북극을 꿈꾸다 - 우리의 삶에서 상상력이 사라졌을 때
배리 로페즈 지음, 신해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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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본 길들지 않은 새들의 헌신적인 삶과, 순식간에 코콜릭강을 건너 북서쪽으로 향하던 작은 카리부 무리의 자유분방함을 기억한다.”(p.13)

배리 로페즈가 그의 저서 북극을 꿈꾸다에서 묘사한 북극 풍경입니다. 전미도서상 수상과 Writer in the World상을 수상한 이 책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이자, 영국의 <가디언>등 다양한 유수 매체에서 격찬을 아끼지 않는 작품입니다.

배리 로페즈는 인간과 자연의 잃어버린 유대를 복원하는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작가이다. 북극의 진면모가 담긴 이 책은 위대한 유산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가디언)

 

5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북극과 사막 등 80여 개 나라를 탐사하며 20권이 넘는 책을 펴낸 배리 로페즈는 우리 시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라 불리는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자연주의자입니다.

어느 여름날 야영에서 그곳 풍경과 1881년 북극 탐사를 나섰다 지금은 미시간주 칼라마주 묘지에 잠들어 있는 젊은이 이스라엘. 이 두 장면은 저자에게 대지가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과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인간의 오랜 투쟁을 상기시켰는데요. 이로써 척박하게만 보이던 땅을 황홀한 상상력으로 펼쳐낸 대작”,

북극을 꿈꾸다가 탄생합니다. 앞서 언급한 두 장면과 5년 동안 여행을 통해 인간의 욕망, 목표 또한 대지의 일부분이며 대지는 스스로 존재한다고 믿는 저자의 북극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저술한 이 책은, 자연과 인간의 유대에 관한 결단과 희망의 이야기를 담은 생태학 인문 에세이입니다.

“1. 큰 곰의 땅 아르크티코스를 포함 모두 9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4,000년 전부터 시작된 북극의 지난한 역사와 진면모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언젠가 그 땅의 가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고 밝혀지는 날이 오리라”(p.45)는 저자의 믿음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입니다.


1893년 프레드릭 잭슨 터너는 한 나라의 역사가 취하는 서사의 방향이 보정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대지는 실재이지만, 동시에 실재가 아닌, 다만 인간 의식의 투사물이자 피조물일 뿐이라는 사실”(p.405)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전미역사학회에서 발표합니다. 이것은 북극에 대한 오래된 인식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데요.

클리블랜드시 만한 빙산들 사이로 비행기가 지나가고, 별에서 북극곰이 날아와 내리는 곳. 사막처럼 상징과 어렴풋한 전조들이 널린 곳.”(p.25) 


존재의 고유성을 외면당한 채 저마다 지닌 욕망의 가치와 시대가 원하는 모습으로만 규정되어 온 북극의 특성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대지처럼 북극 또한 고유성을 지닌 살아 숨 쉬는 실재라는 사실을 전합니다.

새로운 땅에 가면 무엇을 하냐는 질문에 듣소.”라고 대답한 어느 에스키모인, 땅을 신의 얼굴이라고 한 19세기 미국 화가들(p.408). 얼어붙은 생각을 깨고 이들처럼 대지에 깃든 모든 것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이 책이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과거의 지혜가 압박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오늘 밤, 별에서 내려오는 북극곰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자코 툰드라를 걸어보자고, 키 작은 자작나무와 버드나무 잎새를 흔드는 바람을 지켜보자고, 이동하는 카리부 떼의 발굽이 땅을 구르는 소리를 들어보자고,

보퍼트해에 뜬 카약의 노 자루에 귀를 대고 턱수염물범이 내는 깊고 떨리는 트레몰로 소리를 들어보자고, 수술용 메스처럼 날카로운 에스키모의 흑요석 연장을 손가락으로 툭 건드린다고 상상해보자고.”(p.46)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재미있게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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