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뇌과학자 - 괴물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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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뇌와 알츠하이머 병에 대해 연구하던 뇌과학자가 정상 대조군으로 찍어두었던 가족의 뇌 스캔 사진들을 분석하다 마지막 사진에 주목한다.
그 뇌 스캔 사진이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 뇌과학자는 평소 물건을 잘못 두곤 했기 때문에 스캔 사진이 섞인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익명을 유지하기 위한 암호를 풀어보니 문제의 뇌 스캔 사진은 뇌 과학자의 가족 것이 아니었다.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뇌는 바로 뇌 스캔 사진을 분석했던 뇌 과학자 본인의 것이었다!

어느 영화의 줄거리 같은 위 이야기는 사람의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현실에 실재하며 이 책의 저자 제임스 팰런이 겪은 이야기이다.
영화라 해도 흥미로운데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니 제임스 팰런이 2008년에 TED강연에서 이 이야기를 한 뒤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각종 매체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
나 또한 위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는데 사실 내가 이 이야기를 알게 된 건 <괴물의 심연>이라는 제목의 책 소개를 읽으면서였다.
그리고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는 <괴물의 심연>의 개정판이니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을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8장 제목에서 가져온 <괴물의 심연>이라는 제목이 마음에들지만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라는 제목이 직관적이어서 독자에게 다가가기가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

제임스 팰런은 살면서 자신이 사이코패스일 거라는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는 책에서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부터 살펴보지만 우리가 사이코패스 하면 떠올리는 특별히 잔인하고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히려 형제들 중에서는 얌전한 편이었고 마을에 한두 명을 있을 법한 장난꾸러기 정도로 보였으며 동물에게 총을 쏘거나 못 같은 걸 박았다는 끔찍한 친구가 더 사이코패스로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뇌 스캔 사진에서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자신을 돌아보고 분석하며 연구를 시작한다.

제임스 팰런의 사촌인 계보학 애호가 데이비드 보러와 다른 사촌 아널드 팰런은 저자의 부계쪽 가계도에서 미국 식민지에서 일어난 최초의 모친 살해 사건 중 하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토머스 코넬이나 (하지만 증거는 빈약했다고 한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나도 알고 있던, 친부와 계모를 도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리지 보든 같이 살인 혐의를 받거나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보통 사이코패스 하면 방송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추적할 만한 범죄자의 싹을 떠올리는데 제임스 팰런은 어째서 자신의 조상들과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일까?
심지어 사이코패스 성향은 치료로 그 성향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약물로 충동성과 공격성을 어느 정도 낮추거나 조기 개입으로 행동 문제를 줄일 수도 있다고 했는데 저자는 자신에게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있다는 걸 몰랐기에 그런 치료마저 받지 않은 상태였다.

저자는 처음에는 자신이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지만, 자신의 뇌 스캔 사진을 숙고한 뒤에서야 사람들이 자신에게 했던 말과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고 사이코패스의 조짐이 있었으며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 나는 옆에 있는 사람들이 비극적이거나 슬픈 사건으로 울고 있더라도 내가 눈물도 흘리지 않고 심장박동도 흔들리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내가 존 F. 케네디가 총에 맞은 때를 기억하는 이유는 내 주위 사람들이 동요했기 때문이고, 나는 사건의 경위에 대해 더 관심이 있었다. 나이로비대학교에서 일하던 어느 날은 시체보관소로 걸어 들어갔는데, 철제 시체 안치대 위에 흰색 드레스 차림의 여자 아이가 눕혀져 있었다. 나는 그 아이를 보고 유족들에게 한마디 했다. “드레스가 멋지네요.”

p.198”


하지만 수감된 사이코패스 중에 유아기에 신체적/감정적/성적 학대를 당한 사람이 많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사이코패스 중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은 사람이 99%이를 것이라는 추론을 하면서 저자는 자신이 사이코패스의 조짐을 보였음에도 범죄자가 되지 않고 ‘친사회적 사이코패스’가 된 이유는 학대를 당하기는커녕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제임스 팰런은 인격과 행동은 본성(유전)이 80퍼센트 정도를 결정하고 양육(성장 환경)은 20퍼센트밖에 결정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키우느냐’가 범죄자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 그렇지만 나는 운 좋은 사이코패스라는 편이 가장 정확한 답일성 싶다. 친절하고 자애로운 아버지와 통찰력 있는 어머니가 일찍부터 아들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아보고 아들을 잘 이끌어주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내게서 눈을 떼지 않는 동안 나는 역경을 헤쳐나갔다. 2013년 늦겨울, 어머니가 나에게 물었다. “도대체 자서전 하나 쓰는 데 얼마나 걸리는 게냐?” 나는 이렇게 답했다. “엄마, 난 지금 내 자서전이 아니라 엄마의 자서전을 쓰고 있는 거예요.” 어머니는 대번에 알아들었다. 내 정체성의 많은 부분은 어머니가 나를 기른 방식에서 왔다. 나의 이야기는 나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어머니됨과 아버지됨과 부모됨과 양육 방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p.292”


저자는 사이코패스를 만드는 세 가지 요인을 ‘세 개의 다리’라고 불렀는데, 세 개의 다리란 안와전두피질과 편도체를 포함한 전측두엽의 유별난 저기능, 전사유전자로 대표되는 고위험 변이 유전자 여러 개, 그리고 어린 시절 초기의 감정적/신체적/성적 학대를 말한다.
그래서 발달단계와 정신 장애의 관계에 주목했고, 이러한 부분 때문에 저자가 원했던 것처럼 이 책은 양육에도 큰 쓸모가 있다고 생각했다.


“ 가장 당혹스러웠던 것은 온 세상이 내가 유서 깊은 미치광이 폭력배들의 후손임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나 자신이 걸어다니고 말하는 증거가 되어 ‘우리는 태어난 대로 살아간다’는 내 이론을 스스로 반박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공격적이고 기이한 행동을 유발하는 온갖 고위험 유전자 변이를 굉장이 많이 물려받았고 뇌 역시 전형적으로 교도소에서 갓 나온 뇌처럼 생겼지만, 나는 지나치게 폭력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p.152”


저자의 말에 따르면 모든 문화권에 사이코패시(psychopathy)가 약 2퍼센트의 비율로 실재하니 싸이코패스는 모든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불안을 잘 못 느끼고 스트레스가 적기 때문에 면역계가 최고 효율로 작동해서 병을 피할 수 있다거나 많은 사람이 원하는 사랑과 헌신을 가장할 수 있어 짝을 찾는 데 선수이기 때문에 사이코패스 특성이 진화와 생존에 이점이 있어서 지금까지 그 유전자가 전달될 수 있었다는 시각은 재미있다.
하지만 그 뒤 글은 사이코패스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며 모두가 읽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촌철살인이었다.


“가족, 특히 어머니와 아내가 사이코패스을 용인하는 이유는 자기가 그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 누구나 자기가 다른 사람의 행동과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와 특별한 관계라서 그의 안에 있는 선한 사람을 볼 수 있어. 난 그가 착한 남자라는 걸 알아.” 사이코패스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느낌을 주는 법을 알고 있다. 사람을 끌어들여 낚은 다음, 구타하고 굴욕을 준 뒤 “사랑해”란 말을 덧붙이는 경우도 있다. 가족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도 어쩔 수가 없는 거예요. 나도 그의 내면에 짐승이 있는 줄은 알지만, 그를 다를 수 있어요.” 그래서 아내와 어머니는 그를 감싼다.

p.281-282”


자신이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사이코패스을 연구해 온 저자는 사이코패스를 어떻게 생각할까?
제임스 팰런은 사이코패시와 그 유전자를 사회에서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생애 초기에 확인하고 그들이 어려움에 빠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이코패스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있지만 거시적으로는 사회에 보탬이 된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에게 취약해 보이면 안 되며 잠시 마주친 거라면 엮이지 말고 미소만 짓고 지나가버리라고 조언했다.


“사실 나는 ‘사랑에 빠졌다’라고 말하지만, 다이앤에게 완전히 감정적으로 연결되었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와 다이앤 사이에 유대가 생겨난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공감을 통해 그녀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다이앤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매혹적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 우리에게는 공통의 목표와 가치(가족, 자유의지론, 불가지론)가 있어서 동지애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언제나 나에게 외계인처럼 느껴졌다. 다행이도 나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고도 남았다.

p.178-179”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가진 당사자로서(아내인 다이앤을 두고 바람핀 것도 썼을 정도로) 솔직하게 쓴 자전적 이야기와 사이코패스를 연구한 신경과학자로서 전달하는 뇌 과학이나 유전학 등 전문적인 과학 지식이 어우러져 책을 흥미롭게 읽으며 사이코패스(그리고 양극성 장애)에 대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만약 싸이코패스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사이코패스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게 아니더라도 저자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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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종말 - 과학으로 보는 지구 대재앙
밥 버먼 지음, 엄성수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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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후 변화가 두드러지고 세계적인 전염병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미래 전망이 어두워지고 지구 종말을 그리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때에 이런 책의 출간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하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최고 천문학 작가 중 한 명이라는 밥 버먼이 대격변과 재앙을 과학적인 시각에서 이야기하는 이 책은 내게도 흥미로웠다.



1부 ‘우주의 대격변들’에서는 끝 없이 팽창하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우주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그렇다고 우리와 동떨어진 이야기인 것만은 아니다.

나는 지구를 혼혈 행성이라고 설명한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은하수 안에서 태어난 지구에 처음 10억 년동안 허구한 날 소행성과 혜성들이 충돌했는데, 어느 날은 테이아(Theia)라고 이름 붙여진, 화성만 한 행성과 정면충돌했고 그때 지구 지각 전체가 산산조각나면서 지구의 잔해와 테이아의 잔해가 섞여서 지금의 지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말하자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지구와 테이아가 섞인 혼혈 행성인 셈이다.

지구에 테이아라는 행성이 충돌했을 때 지구만 대격변을 겪은 것이 아니었다.
충돌 시 양쪽 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큰 덩어리가 지구 주위를 돌다가 합쳐졌는데 그게 바로 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행성간의 충돌만 해도 난리가 났으니 은하계들이 충돌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일이 일어나면얼마나 큰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지 않은가?
실제로 은하계끼리 충돌한 적이 있고 과학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도 했는데, 두 은하계는 결국 하나의 핵을 가진 거대한 타원형 은하가 되겠지만 별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서로 충돌하기는커녕 접촉도 하지 않을 거라고 한다.
규모가 너무 커지면 이런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니 재미있다.



2부 ‘지구의 대격변들’에서는 우리에게 좀 더 가깝게 느껴지는 대격변과 재앙을 이야기한다.

대양의 표면 온도가 욕조 온수 온도처럼 40도에 달하고 지구 대기 중 이산화 탄소가 2,000ppm 정도까지 치솟았다는 (지금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404ppm으로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대멸종 때 지구 상황이나, 지구 전체가 빙하로 덮여 있는 상태인 눈덩이 지구(Snowball Earth)가 7억년 전에 실제로 일어났다는 이야기는 앞서 읽었던 행성 충돌 같은 거대한 재앙보다도 더 거대하게 다가왔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전염병에 의한 재앙은 말할 것도 없고, 핵이 관련된 대재앙도 그동안 체르노빌이나 일본의 핵발전소 사고를 생각하면 너무도 현실적인 문제여서 소름이 돋는다.

3부 ‘내일의 대격변들’에서는 우리 앞으로 다가올 대격변과 재앙들을 알려준다.
1910년 핼리 혜성이 다가왔을 때나 20세기 말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밀레니엄 버그(Y2K)나 2012년 마야 달력 소동과 비슷하데 앞으로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줄 사건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는데, 가장 가까운 사건은 2020년 12월 21일, 즉 올해 말에 있다.
하지만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대격변과 재앙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은 흥미롭고 어떤 때는 조금 두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을 바탕으로 이러한 것들을 아는 것이 그저 상상력을 발휘했을 때보다 두려움을 경감시키며 과거에 있던 대격변과 재앙을 통해 배우고 앞으로를 대비하면 (물론 은하계 충돌 같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대격변도 있지만) 재앙을 미루거나 어쩌면 막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당장 직면한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들, 그리고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문제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외면해서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것의 종말>은 요즘 같은 때에 더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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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 1부 3 : 피와 뼈 용기의 땅 1부 3
에린 헌터 지음, 신예용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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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 시리즈 세 번째 책 표지를 장식한 주인공은 (첫 번째 책은 사자 피어리스가, 두 번째 책은 개코원숭이 쏜이 장식했으니 당연하지만) 신비한 힘을 가진 코끼리 스카이가 되었고, 2권에 이어 3권에도 표지 일러스트가 그려진 엽서가 앞쪽에 부록으로 붙어있다.

책을 펼쳐 용기의 땅에 찾아온 위기를 짐작케 하는 프롤로그를 읽고 나니 가슴 아픈 장면을 마주하게 되었다.
위대한 아버지로 가장한 개코원숭이 스팅어에게 속은 피어리스가 친구였던 쏜을 공격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쏜은 피까지 보게 되었지만 다행이도 더 큰 일을 당하기 전에 스카이가 나타나서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스카이는 스팅어에 대한 진실을 쏜으로부터듣게 된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구만 리였는데, 스카이도 스팅어가 진짜 위대한 아버지가 아니며 위대한 어머니까지 해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 말을 믿는 동물들은 스카이가 속한 스트라이더 무리뿐이었고 용기의 땅의 다른 동물들은 아직도 스팅어가 위대한 아버지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카이가 스트라이더 무리에 진실을 전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도 못했다.
위대한 어머니를 죽인 것이 스팅어라는 것을 알게 된 스트라이더 무리가 분노해서 스팅어를 찾아갔지만 스팅어는 당연히 자신이 위대한 아버지라고 주장하며 코끼리들의 공격을 피해 나무 위로 올라갔고, 이에 더 흥분하여 나무를 들이 받았던 스트라이더 무리의 우두머리 레인이 나무에 깔려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이렇게 스트라이더 무리는 또다시 지도자를 잃은 데다가 용기의 땅 다른 동물들에게 배척 받게 된다.

쏜과 대화할 때도 그렇고 위 사건에서 스트라이더 무리의 코끼리들이 흥분하며 용기의 땅 자연의 법칙을 어기고 스팅어를 죽이려고 할 때도 스카이는 자연의 법칙은 어기면 안 된다며 스팅어를 죽이는 게 아니라 쫓아내자고 주장한다.
처음에는 그런 스카이가 답답한 원칙주의자라고 생각했는데 사건의 결과를 보니 스카이처럼 좀 더 이성적으로 행동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스카이에게서 지도자의 자질을 볼 수 있었다.
또 스카이는 닿은 동물의 기억을 볼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이 있지만 아직 조절하지 못해서 고생을 했는데, 다른 동물의 기억을 함부로 보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 능력을 휘두르지 않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에서도 스카이의 성품을 알 수 있다.


“스팅어를 해쳐선 안 돼요. 그를 몰아낼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에요.”
“그게 뭐지? 어서 말해 보렴.”
(...)
“진짜 위대한 부모를 찾아야 해요. 그래야 스팅어를 이길 수 있어요.”
p.70


위대한 영혼을 담고 있던 스카이는 용기의 땅을 떠나는 스트라이더 무리에서 떨어져 용기의 땅에 남아 진짜 위대한 부모를 찾아 또다시 길을 떠난다.
스카이를 보호해줄 수 있는 어른 코끼리는 없지만 다행이도 스카이의 곁에는 록과 실버혼 두 친구가 있어 외롭지는 않게 되었다.

스카이에게 도움을 받아 피어리스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났지만 쏜은 여전히 스팅어의 수하들인 튼튼한 가지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스카이와는 헤어지고 이동하던 중에 개코원숭이들에게 공격을 받아 만신창이가 된 너트를 발견한 쏜은 자신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데다 상태가 나빠서 짐이 될 텐데도 너트를 챙겨서 함께 도망친다.
하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둘이어서 건강한 개코원숭이들에게 붙잡힐 위기에 처하는데, 그 때마다 쏜은 하이에나의 대변을 몸에 묻혀 자신들의 냄새를 없애거나 벌집을 떨어뜨리며 급한 상황에서도 지혜를 발휘했다.
그리고 다른 개코원숭이 무리를 마주하게 된다.
개인적인 감정과 상관 없이 너트를 돕고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며 쏜도 개코원숭이 무리의 지도자감이라고 생각했다.

스카이와 쏜에게서 무리의 지도자가 될 싹이 보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삼총사 중에서 가장 먼저 자신의 무리를 가지게 된 것은 피어리스이다.
그 시작은 타이탄을 물리칠 준비를 하라며 교활한 스팅어가 피어리스에게 준 임무 때문이었는데, 스팅어에게 속아서 친구를 공격하고 휘둘리는 피어리스를 보면서 답답했지만 결국 피어리스도 진실을 알게 되니 그래도 다행이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 킹>을 떠올리게 해서 읽기 시작한 <용기의 땅> 시리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쓰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어머니 다음의 위대한 부모가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해서, 그리고 사자 피어리스, 개코원숭이 쏜, 코끼리 스카이 삼총사의 행보가 궁금해서 어른이인 나도 계속 읽게 되었다.
3권에서는 궁금증도 해소되고 삼총사가 직면한 위기가 마무리 되며 용기의 땅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흐뭇하게 책을 덮을 수 있었는데, 아직 용기의 땅 이야기가 끝이난 건 아니니 앞으로도 이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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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 - 여인의 초상화 속 숨겨진 이야기
이정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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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나의 관심을 끈다.
그림 속 이야기도 예외가 아니어서 여성이 책을 읽는 그림을 모아둔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Women Who Read Are Dangerous)>를 흥미롭게 보았고, 이번에도 그림 속에 숨겨진 여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를 펼쳤다.

그림 속 여성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화가와 모델의 관계와 같은 그림의 배경을 알아야 하니 책을 읽으면서 그림 속 여성 개인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림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알게 되며, 저자가 그림을 분석하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그림을 보다 자세히 뜯어보게 된다.
덕분에 그림을 보고 더 깊고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작자 미상의 <폼페이 여인의 초상>이라는 책의 첫 번째 그림부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한순간에 화산재 아래에 묻혀버린 고대 도시 폼페이는 전부터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폼페이 유적지에서 딱딱하게 굳은 화산재에 덮인 채 발견된 이 그림 속 여인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이 책을 읽으며 얻게 된 멋진 수확 중 하나다.

크고 반짝이는 눈을 가지고 시상을 떠올리는 듯한 그림 속 여자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사포(Sappho, 기원전 630~580)인데, 그는 여성을 불완전한 존재로 보았기 때문에 사회 지도층 남성들 사이에서는 동성애가 성행할 정도로 남성 중심의 고대 그리스에서 인기 있는 시인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사랑 노래 아닌 것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만 오래 전 다른 작가들이 신과 영웅 그리고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던 시대에 사포는 사랑과 그리움 같은 개인의 마음을 노래했고, 그의 고향 레스보스 섬에 여성 예술 공동체가 만들어졌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다.
사포가 동성애를 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레스보스(Lesbos)섬 사람들이라는 뜻의 ‘레즈비언(Lesbian)’이 사포로 인해 지금처럼 여성 동성애를 지칭하는 단어가 되었다니 지금까지도 그 영향력은 내가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지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호메로스와 견줄 만큼 명성도 있었으며 시인을 싫어했던 플라톤도 칭송했다고 하니 사포의 시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중세에 그의 시가 음탕하다는 이유로 이곳 저곳을 잘라내며 조각조각나서 단 한 편을 제외한 다른 시들은 온전하지 못하다니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시인으로서 성공하여 행복했을 것만 같았던 사포의 삶은 사랑의 상실한 고통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비극적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더 비극적이었던 것은 레스보스 섬의 문학 공동체가 해체되고 여성들이 노래하던 서정시가 남성의 문화로 귀속되었다는, 사포의 죽음 이후였다.

이렇게 사포에 대해서 읽을수록 내가 지금까지 사포의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것이 의아해서 사포의 시와 명성이 지금 시대에까지 온전하게 전해지지 못한 이유를 생각해보게 되었고, 지금이라도 사포에 대해 알게 되어 다행이며 다른 사람들도 고대 그리스의 시인 사포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알리고 싶은 게 하나 더 있는데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1593~1652 or 1656)가 그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이다.
적장을 유혹해서 그가 잠이 들었을 때 목을 베어 유대 민족을 구했다는 구약 성서 속의 여인 유디트는 여러 예술가들이 그림으로 그려낸 소재이지만,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가 그린 유디트는 다른 남성 예술가가 그린 유디트와는 전혀 다르다.
적장을 유혹한 것에 초점을 맞춰서 관능적으로 그려지거나 아름다움에 집중해서 그려진 유디트와 달리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유디트는 강인하고 현실적이기 때문에, 만약 유디트가 실존했다면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유디트 같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유디트가 탄생하는 데에는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경험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아르테미시아가 열일곱 나이에 아버지의 친구이자 자신의 미술 스승 아고스티노 타시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것이다.
게다가 아르테미시아의 아버지는 타시를 성폭행이 아닌 재산훼손혐의로 고발했으며 아르테미시아의 순결 여부가 재판의 쟁점이 되었다는 것을 보면 1600년대 로마가 여성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다.
여러 면에서 아르테미시아에게 고통이었던 재판 과정을 거쳐 아르테미시아의 아버지는 재판에 승소했지만 타시는 감옥에 고작 몇 개월만 있었을 뿐 오히려 이전보다 그림 주문을 많이 받았으며 아르테미시아의 아버지와도 화해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아르테미시아에게는 온갖 추문이 따라다녀서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그림에 서명을 할 수조차 없었는데 말이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가 그린 <홀로페르네스의목을 베는 유디트>는 예전부터 내게 강렬한 인상을남겼고,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이야기도 알고있었지만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더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그가 유디트 그림을 여섯 번이나 그렸다는 것이다.
책에는 1610년과 1620년에 같은 구도로 그려진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가 있기 때문에 비교해볼 수 있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가 이 작품 속 유디트에는자신의 얼굴을 그려넣고 홀로페르네스에는 타시의 얼굴을 그려넣었다고 하니 그 심정을 짐작해볼 수 있으리라.
그래도 후에 로마를 떠나 피렌체로 가서 여성이 화가로 활동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던 시대에 귀족의 후원도 받으며 활동을 이어갔고 화가로서 성공했다고 하니 정말 잘됐지만, 그 끔찍한 경험 이전의 아르테미시아로는 돌아갈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면 서글퍼진다.


“여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내가 보여 주겠어요. 당신은 카이사르의 용기을 가진 한 여자의 영혼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아르테미시아는 후원자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베는 유디트>를 처음 봤을 때도 인상적이었지만,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강한 인상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한 그림을 보았다.
바로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이다.
전에 <세상의 기원>에 대한 글을 읽어서 그림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림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여성의 성기를 적나라하게 그린 그림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조각상 중에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다비드상도 남성의 성기가 그대로 드러나있으며 그것을 처음 보았을 때에도 별 충격을 받지 않았고, 생각해보니 여성의 성기가 이렇게 드러난 미술 작품은 처음 보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세상의 기원>을 보고 받은 충격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1819~1877)는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 회화의 진정한 가치라고 생각해서 여성의 몸도 미화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보이는대로 그리면서 그동안 미술이 아름다움의 일부로 소비한 여성의 몸에 대한 통념을 비틀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행보는 당시에는 파격적이었으며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 그림 뒤의 이야기를 읽고 여성의 성기만을 그린 <세상의 기원>이 포르노그래피가 아니라 미술 작품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내가 서평에서 소개한 그림은 세 작품이지만 정말이지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여러 사실과 그림을 더 많이 소개하고 싶었다.
몇 개 그림의 선명도가 아쉬워 조금만 더 신경 썼다면 완벽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또 그러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 상쇄할 만큼 내용 면에서 만족했기 때문에 과연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구나 생각했다.
서평 속 그림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면 이 책을 읽으며 더 많은 그림 속 여성들의 이야기를 알아보는 게 어떨까?





#그림읽기 #미술읽기 #명화읽기 #미술책추천 #그림속여자가말하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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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랑스어로 행복한 인생을 배웠다
손원곤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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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지는 좀 되었는데 아직도 왕초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나태한 내 성정도 한몫했지만 영어와 달리 내가 관심을 가지고 흥미로워하는 프랑스어 콘텐츠가 별로 없다는 것이 프랑스어 배움이 더딘 이유 중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했다.
어떤 이유로든 프랑스어 배우는 속도가 더디던 중에 프랑스어를 열정적으로 공부하며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한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 나도 자극을 받고 프랑스어를 계속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 책을 펼쳐보았다.

책은 저자 손원곤 씨가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갔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미국 여행을 했던 이야기가 잠깐 나오고 대부분은 프랑스 파리에서 지냈던 이야기를 하며 알제리와 모로코에서 프랑스어 통번역을 했던 경험까지 담고 있다.
그러면서 프랑스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프랑스에 대한 흥미가 생기게 하고, 저자가 1년만에 프랑스어 능력시험 최고 레벨이라는 DELF B2에 합격한 비결인 프랑스어 공부 방법도 알려준다.

평범한 공대생이었던 저자의 인생을 바꾼 것은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저자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경험을 통해서 더 넓은 세상을 보았으며 영어 실력이 향상되는 좋은 경험을 했고, 그것이 프랑스어를 배우고자 프랑스 파리로 떠나겠다는 결정을 하는 데 바탕이 되었다.
책을 읽다보면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사는 저자의 모습을 계속 볼 수 있는데 저자는 기본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었다.
미국 여행을 갔을 때에는 하버드에 가서 길거리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파리에서 생활할 때는 자신의 관심사를 살려 파리 패션위크 때 스트릿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파리에서 스트릿 포토그래퍼로 활동할 때는 패션 웹사이트에 사진을 팔아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용돈까지 벌었다.
파리에서 지내면서 한때는 한번에 다섯 가지 일을 하기도 했을 정도로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프랑스어에 최대한 노출되도록 노력하며 열심히 어학 공부를 해서 프랑스어는 잘 들리지도 않던 저자는 6개월만에 현지인과 2시간 동안 대화할 수 있게 되었고 결국 1년만에 프랑스어 능력시험 최고 레벨인 DELF B2에 합격했으며 알제리와 모로코에서 통번역 일을 했다는 이야기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 자극을 주고 어학 공부의 동기부여가 된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계속 신경쓰이는 것이 있었다.
책에서 가져온 다음 문장을 보자.


“ 내가 일을 하는 동시에 프랑스어 실력이 향상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주문하기 전 프랑스 현지인들은 각각 메뉴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p.70”


이 문장을 읽으면서 이상하다고 느낀 게 나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내가 문장을 옮기다가 실수로 오탈자를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니다.
나는 책 속 문장을 그대로 옮겼고, 위와 같은 문장들은 책 곳곳에서 읽을 수 있다.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되지 않거나, 한 문장 안에서 어휘를 반복해서 사용하거나, 조사가 잘못되었다거나 하는 이유로 부자연스러워 매끄럽지 못한 문장이 여기저기에 있었던 것이다.
사람이 글을 쓰다보면 어색한 문장을 만들 수도 있지만 출판되는 책이니 교정/교열 과정을 거쳐서 이러한 문장들이 보완되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확고한 인생 철학을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며 열심히 사는 저자의 모습을 보고, 저자의 파리 생활기를 읽으며 파리의 잔디밭에 앉아 에펠탑을 바라보며 와인을 마시거나 카페 테라스에서 커피와 크루아상을 먹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일은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데에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 삶에 자극이 되었지만, 글이 다듬어졌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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