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헤엄치기
토마시 예드로프스키 지음, 백지민 옮김 / 푸른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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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소설을 몇 권 접하지 않았지만 아무튼 적은 경험이나마 바탕으로 하여 생각해보았을 때 퀴어소설, 정확히는 남성끼리의 사랑을 다룬 소설은 나와는 안 맞나보다 싶었는데, 한 소설이 내 안의 퀴어소설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놓았다.
간질거리면서도 끈적한 퀴어소설 특유의 감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회주의 체제하의 폴란드라는 특별한 상황이 깊이를 더해주고 두 사람의 관계와 이야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하는 소설을 만난 것이다.

이 소설의 제목은 <어둠 속에서 헤엄치기>이고, 미국 뉴욕에서 주인공 루드비크(애칭으로는 루지오라 불린다)가 과거를 회상하며 ‘그’라고 부르는 야누시에게 말을 거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또래 남자아이에게 마음이 동했던 루드비크는 공원에서 만난 중년 남자에게서 동성애자의 현실을 보고는 다시는 남자를 이전과 같은 눈으로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게 마음대로 되겠는가, 대학 마지막 학기를 막 마친 여름에 참가한 농촌 활동(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농촌 활동에 강제로 복무해야 했다고 한다)에서 야누시를 만나버린다.

처음 보자마자 야누시에게 끌렸던 루드비크의 시선은 훈련소에서 숙박하며 비트를 수확하는 농촌 활동을 하는 내내 야누시를 좇았고, 어느 날 루드비크가 홀로 산책을 하다가 강가에서 수영을 하던 야누시를 만나면서 말을 트고 둘이 가까워지다가, 루드비크가 읽던 <조반니의 방>을 나눠 읽는 것을 계기로 사이가 급 진전되었다.

약혼녀가 있는 데이비드가 파리에 있는 게이 바에서 조반니를 만나면서 겪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다루었다는 <조반니의 방>은 비인가도서(불온서적)로, 루드비크에게 의미가 남다른 책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런 책을 읽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의 성적 지향을 짐작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누시에게 그 책을 빌려주었다는 것은 루드비크에게 야누시가 특별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야누시도 그런 <조반니의 방>을 빌려 읽으면서 루드비크에게 확신이 생기지 않았을까.


나는 어딜 가는 건지 생각도 하지 않고 계속 걸어가다가 딱히 왜인지는 몰라도 멈춰 섰다. 물속에서 뭔가 거대한 게 움직이고 있었다. 누군가 헤엄치고 있었다. (...) 내가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그 형체는 벌써 방향을 틀어 내쪽으로 헤엄쳐 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태양을 등지고 있단 나는 물 위로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 형체는 이 길쭉한 응달을 헤엄쳐 지나자마자 멈춰서 고개를 들었다.
(...)
“안녕.” 네가 말하는 투는 내가 누군지 모른다는 듯했다. 너의 상체에서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너의 몸은 늘씬하고도 강인했고, 가슴과 배에는 저만의 중력의 법칙에 따라 선이 그어지고 구획이 나뉘어 있었다.
“안녕.” 나는 도망치고 싶은 마음과 너를 바라보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어쩔 줄을 몰라 하며 말했다.
너는 눈을 찡그리고 손날을 눈썹 위에 대어 내 등 뒤에서 비추던 햇살을 가렸다. “나랑 같은 작업반에 있는 애 맞지?”
나는 끄덕였다.
“나는 야누시.” 너는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거기 선 너는 거의 무례할 만큼이나 태평스러워 보였다. 발가벗은 기분이 드는 쪽은 나였다.

p.63-64


그렇게 농촌 활동에서 처음 만나 가까워지기 시작한 둘은 농촌 활동 직후 여행을 떠나 숲속 호숫가에서 텐트를 치고 지내며 함께 수영을 하고 사랑을 나누며 온전히 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갖지만, 영원히 그렇게 지낼 수는 없는 법, 둘의 관계는 비밀로 부쳐두기로 하고 도시 바르샤바로 돌아온다.


“이렇게 돼서 좋다.” 이렇게 말하자 내 목소리의 울림과 몸속에 퍼지는 그 잔잔한 진동에 기분이 좋았다.
“나도.” 너는 내게 고개를 돌렸고, 그러는 너의 눈빛은 밝았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지.” 너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우리가 도착한 첫날 네가 나를 바라보았을 때부터. 너는 읽기 쉽거든.”

p.97


호수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아침에 우리는 짐을 싸고 텐트를 해체했다. (...)
“우리 둘 다 아무한테도 얘기하면 안 되는 거 알지.” 너는 주머니를 조여 닫으며 갑자기 진지한 어투로 내게 말했다.
“뭘?” 나는 물었다. 뭔지 정확히 알았으면서도. 배 속이 수건처럼 비틀려 짜지는 것 같았다. (...)
너는 내게 은밀한 눈길을 던졌다. “이거 말이야.”
나는 괜히 나뭇가지를 주워다가 호수 쪽으로 던지고는, 나뭇가지가 날아가다가 허무하게 떨어지며 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네. 얘기하면 안 되겠네.”

p.111-112


만약 그저 이런 이야기일 뿐이었다면 조금 간질거리는 퀴어소설 그 이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소설의 배경은 사회주의 체제하의 폴란드이기 때문에 (주요 시간적 배경은 1980년이다) 소설에 전체적으로 지금과는 다른 당시 폴란드의 분위기가 묻어난다는 점이 다른 퀴어 소설과 차별화 되는 부분인데, 루드비크와 야누시의 사회주의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는 점이 더욱이 이 소설을 흥미롭고 특별하게 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다른, 밖에서는 절대 말해주지 않는 이면의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알고 있다고 시인해서는 안 되는 진실을 어렸을 적 건네받은 (루드비크는 이를 독이 든 선물이라고도 했다) 루드비크와 교육을 받을 때에도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데에도 당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야누시는 사회주의 체제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갈등하는데, 불온서적으로 분류되는 <조반니의 방>을 함께 읽었던 야누시는 그런 책들을 검열하는 언론통제국에서 일하게 되었으며 사회주의 체제에 편승한다.

그렇다고 루드비크가 강경한, 사회주의 체제의 전복을 부르짖으며 행동하는 영웅적 인물은 아니다.
사회주의 사상에 반하는 인물이라는 낌새가 보이면 잡혀가는 시대였으니 루드비크는 겉으로는 다른 인민들과 마찬가지로 행동하며 눈에 띄지 않게 지냈고, 그런 스스로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 속 아이처럼 진실을 보았으나 동화 속 아이와는 달리 직언하지 않고 진실을 보지 못한 체했다고 말하면서 자신을 경멸했다.

또 체포 위기를 몸소 겪고 나니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닫게 되고 몇 위기를 겪고 현실을 맞닥뜨리면서 체제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루드비크의 신념이 흔들리기도 하는데, 이렇게 인물의 입체적인 면이 현실적이어서 실제로 1980년 폴란드 바르샤바에 루드비크나 야누시가 있었을 것만 같았다.


(...) 나는 호수를, 텐트를 자꾸만 돌이키곤 했다 ?아직은 가늠이 되지 않던 무언가가 탄생한 근원이라도 되었다는 듯 강박적으로. 나는 사임과 같은 너의 몸에서 내가 있을 곳을 찾았었다? 너의 허벅지와 유두라는 둔덕 사이에서, 네 겨드랑이라는 동굴 속에서. 그러나 너라는 지형은 갑자기 도시의 그것처럼 명확해져, 피부는 다세대 주택의 벽돌처럼 달궈졌고 몸의 굴곡은 끊긴 데 없는 일직선처럼 바뀌었다. 대로의 일직선, 전차 선로의 일직선, 길바닥에 격자무늬의 그림자를 드리우던 뻣뻣한 철책의 일직선처럼. 일견 견고해 보이지만 체중을 실으면 떠밀릴 수도 있어서 너무 오랫동안 기대고 있으면 삐걱거리던 것이 금방이라도 자동차가 득실한 번잡한 타르 포장도로로 튕겨 나갈 것만 같던 그런 철책의 일직선처럼.

p.113


이 소설의 또다른 특징은 문장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표현에 공을 들였음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작가가 힘을 주고 쓴 문장은 때로는 부담스럽거나 추상적이어서 오히려 여러 번 읽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의 문장은 그게 아니라 표현이, 문장이 좋아서 여러 번 읽게 된다.

위 인용문은 야누시와 함께 숲속 호숫가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둘의 관계를 비밀로 하기로 하고 도시 바르샤바로 돌아왔을 때 루드비크의 심정을 자연의 곡선과 도시의 직선으로 대조하어 표현한 것이 퍽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책표지의 이미지에서 짐작할 수 있듯, 강가에서 헤엄치던 야누시와 루드비크와의 만남이나 숲속 호숫가에서 수영하고 사랑을 나누며 둘이 함께 보낸 나날들을 비롯하여 여름을 배경으로 한 장면이 많고, 또 그 이미지가 강렬하기에 <어둠 속에서 헤엄치기>는 여름날과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그러니 올여름에는 <어둠 속에서 헤엄치기>와 함께 하는 건 어떨까?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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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매틱스 2 - 유휘, 히파티아 편 매스매틱스 2
이상엽 지음 / 길벗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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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 라파엘로 산치오가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과 같은 고대 그리스 지성들의 모습을 담은 <아테네 학당>에 그려진 유일한 여성, 남성들의 기록이라고 불릴 만큼 여성의 이름이 드문 역사에 뛰어난 철학자이자 수학자로 이름을 남긴 여성, 따르는 자가 많았으나 종교의 공격을 받아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여성, 히파티아의 죽음 이후 알렉산드리아는 학문의 중심이라는 명성을 잃었다.

이러니 내가 히파티아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번에 <매스매틱스 2>를 읽게 된 이유도 히파티아가 8할, 아니 9할은 차지했다.
때문에 피타고라스와 유클리드 편인 <매스매틱스 1>은 건너뛰고 유휘와 히파티아 편인 <매스매틱스 2>부터 읽게 되었는데, 소설의 주인공인 서연이 에피소드마다 다른 시간대에 살아가는 인물의 삶에 덧씌워지기 때문에 각 에피소드가 어느 정도 독립적이어서 별 불편함 없이 읽었다.
서연이 그렇게도 찾는 ‘그’처럼 1권에서 등장한 인물들이 2권에서 언급되기는 하지만, 2권을 읽으면서 인물들 사이의 관계나 기본 설정은 짐작할 수 있었고 말이다.

<매스매틱스 2> 유휘 편에서 서연은 지금으로 따지면 촉한의 국무총리 자리에 있는 제갈량 밑에서 일하는 강유 장군의 여동생 설이의 삶에 덧씌워졌다.
때는 삼국시대, 전란의 시대여서 설이가 된 서연은 오라버니 강유를 따라 병영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제갈량을 만났고, 설이가 가진 수학적 지식을 눈여겨 본 제갈량이 설이에게 국경을 넘어 위나라의 영역 안에 있는 북해에 가서 유휘를 데려오라는 임무를 맡기면서 여정이 시작된다.

유휘는 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학 내용이 집대성되어 있는 <구장산술>을 어린 나이에 통달하여 열아홉 설이 또래의 나이에 주해본까지 쓰고 있을 정도로 수학에 능통한 자로, 수학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제갈량이 그를 촉한 관리들의 교육자로 모셔오려는 것이었다.

전시에 국경을 넘어 위나라 영역으로 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고, 제갈량의 계책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었으면 좋으련만 설이는 위나라 병사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 유휘를 찾아가는 여정 중 남루한 행색을 한 남자 하나를 만나는데, 그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지 유휘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서 소설을 읽다보면 책장이 그냥 휘리릭 넘어가버린다.

내가 앞서 말했다시피 이 소설을 읽게 된 이유는 거의 히파티아 때문이었으므로 유휘 편은 그렇게 기대를 안 했었는데 유휘 편이 재미있어서 <매스매틱스> 시리즈는 앞으로 계속 읽게 되겠구나 했다.

소설은 궁금증을 일으키며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이야기로 재미만 잡은 것이 아니라, 수학적인 면에도 충실해서 (옛날에는 동양이 서양을 앞섰다더니) 유휘 편을 읽으면 동양의 수학 또한 동시대 서양의 수학보다 앞서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수학적 무지 때문에 관리들에게 고혈이 짜내지는 사람들을 보면서는 수학 교육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 것인지도 깨닫게 될 것이다.
또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구고현의 정리처럼 동양 수학과 내가 학교에서 배워서 익숙한 서양 수학이 서로 같은 면이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고 말이다.


“(...) 토지를 구획하든 물건을 나누든 거대한 건설 작업을 하든 곡물을 교환하든 그 어느 것 하나도 수학적인 사고 없이는 결코 합리적일 수 없어요. 왜 나날이 배고픈 백성의 수가 늘어날까요? 전란의 시대라서?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배부른 관리의 수도 똑같이 줄어들어야 맞는 거겠죠. 그런데 오히려 그런 관리들은 더 많아지고 있어요. 지금 이 상태로는 아무리 풍요의 시대가 온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일단 그 즐거움은 둘째 치더라도 끊임없이 수학과 마주해야 하죠.”

p.86-87


바른 성품과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설이를 누나라 부르며 따르는 귀여운 유휘, 그리고 유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난 남자와 설이, 이렇게 수학으로 이어진 셋의 관계성이 좋아서 서연이 지금의 삶을 떠나 또다른 삶에 씌워지기 전에 찾아오는 증상인 두통의 강도와 지속 시간이 길어질 때마다 속으로 이들과 헤어지기 싫다고 생각했다.
고작 110여 페이지만에 등장인물들에게 정이 들었는지, 히파티아 편 때문에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는데 히파티아 편을 앞두고 유휘 편을 계속 읽었으면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글은 잘 써지니?”
“하아. 그게요, 누나. 제 성씨가 세운 나라에서 막상 귀빈 대접받을 생각을 하니까 집중이 잘 안 돼요. 어쩌죠?”
“후훗. 머리에 든 지식은 어른인데, 마음은 아직 영락없는 애네.”
“에이, 누님. 말은 바로 해야죠! 제가 애인 게 아니라 누나가 너무 애늙은이인...”
찰싹!
나는 유휘의 등짝을 시원하게 한 대 때렸다. 아무래도 한 대로는 모자라려나?
“아악! 미안, 미안! 누나 때리지 말아요! 글씨 망가져요! 아야!”

p.89-90


하지만 이별의 순간은 찾아오고, 주인공 서연은 설이의 삶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사라의 삶에 덧씌워져 알렉산드리아 대학의 한 강의실에서 눈을 떴다.
유휘 편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알기라도 한 것처럼 히파티아 편은 처음부터 내 정신을 빼놓았는데, 유휘 편에서 나왔던 미스테리한 인물을 이번에는 서연이 놓치지 않고 딱 붙잡은 것이다.
그리고 서연이 내내 애타게 찾던 ‘그’(내가 숨기는 것이 아니라 서연도 이름을 알지 못해 ‘그’라고 부른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흥미진진해졌다.


“거기 서! 너! 혹시 ‘그’와도 연관이 있는 거야?”
“뭐?”
“‘그’도 너랑 똑같아! 아무리 떠올려보려 해도, 다른 건 다 기억나도 도저히 이름만은 기억이 나지 않아! 마치 애초부터 이름이 없었던 것처럼. 꼭 너와 같이!”

p.137


사라의 삶에 덧씌워진 서연은 알렉산드리아 대학 최고의 수학 권위자이자 사라가 듣는 기하학 수업 담당 교수인 히파티아의 눈에 들어 히파티아의 곁에서 신임받는 조교로 일하며 수학을 배워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첫만남임에도 마치 사라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이아손을 만나게 되고, 강경한 기독교 근본주의자 키릴로스 대주교는 히파티아를 압박해오는데...

<매스매틱스>를 읽다보면 서연이 왜 그리고 어떻게 시대를 넘나들며 다른 사람의 삶에 덧씌워지는 것인지나 서연이 그리워하는 ‘그’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 궁금해지는 것들이 있는데, 히파티아 편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또 흥미롭게 소설을 읽었기 때문에 더는 넘길 수 있는 책장이 없어지자 다음 권을 애타게 기다리게 되었다.

소설을 읽다보면 수학자를 비롯한 등장인물과 수학에 대해서, 그리고 역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유휘 편과 히파티아 편 각각 소설을 끝맺은 뒤 주요 등장인물과 주요 사건, 그리고 소설에 등장한 수학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다루는 부분이 있는 것이 좋았다.
또 수학을 다루는 소설이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이야기가 속도감 있고 흥미로워서 지루함 없이 재미있게 읽었고, 수학적인 면도 고등수학정도를 안다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며 뒤에 소설에 나오는 수학을 모아서 소개하는 부분도 참고하니 어렵지 않았다.

그러니 <매스매틱스 2>를 반도 읽기 전에 내가 왜 <매스매틱스 1>을 놓쳤을까 싶었고, <매스매틱스 2>를 다 읽고나니 <매스매틱스 3>가 기다려졌다.
이렇게 내가 챙겨봐야 할 시리즈가 하나 더 생겼는데, 일단 아직 읽지 못한 <매스매틱스 1>이 다음 권이 출간될 때까지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테지만 역시 금방 읽어버릴 것 같으므로 작가와 출판사는 조속히 <매스매틱스 3>을 출간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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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 강아지 이 음식 먹여도 될까요? - 반려견 맞춤 식재료 바이블
박은정.유승선 지음 / 길벗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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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이 삶의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치 않는 선에서) 강아지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다양한 맛을 경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름대로 먹거리에 신경을 쓰고있다.

그래서 사료를 먹이고는 있지만 우리 강아지의 식사 반 이상은 자연식(화식)이며 간식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준비하기 때문에 강아지가 먹어도 되는 음식인지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고는 하는데,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다는 인터넷의 특성 때문에 검색 결과가 신뢰할 만한 것인지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동물병원이나 강아지 간식 업체 같은 곳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내가 검색한 음식을 강아지가 먹어도 되는지 알려주는 글을 올린 것을 점차 자주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은 그렇게 검색해서 섭취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는 음식이 한정적이어서 영어로 구글링을 하기도 했다.

강아지가 한 가족으로 자리하는 지금은 나처럼 강아지 먹거리에 신경쓰고 직접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강아지가 먹어도 되는 음식인지 찾아보는 수고를 덜어 줄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 <선생님, 우리 강아지 이 음식 먹여도 될까요?>의 가장 큰 특징은 반려견을 위한 식재료에 대해서 반려동물의 영양을 관리하는 펫 영양사와 한의사, 이 두 전문가의 의견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과 한의학의 조합은 낯설 수도 있을 테다.
나도 오래 전에 잘 걷지 못한 강아지를 데리고 침을 맞으러 다니며 지극정성으로 돌본 결과 많이 회복되었다는 일화를 보고 한방치료를 진행하는 동물병원의 존재를 알게 되었지만 동물에게 먹일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해서는 이 책으로 처음 접해서 신선했는데, 이런 동물 관련 한의학 정보는 쉽게 접할 수 없었기에 이 책에 특별함을 부여하는 요소가 되었다.


반려동물에 왜 한의학 얘기가 나올까,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동물병원이 없던 옛날에도 사람들은 동물을 키웠고, 당연히 키우는 동물이 병에 걸리면 치료하거나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병원도 의사도 없으니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초나 음식으로 병을 치료한 것이지요. 모든 동물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어떤 동물은 몸이 아프면 스스로 특정 약초를 찾아 먹어 자가 치료하는 일도 있습니다. (...)

실제로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 수의사 2675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서 수의사 중 약 4분의 3이 동물 치료를 위한 여러 영역에서 한방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답니다. 그만큼 한의학이 반려동물들의 치료와 건강에 새롭고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의미지요.

p.29


펫 영양사의 말에 따르면 화식, 가열식이라고도 불리는 자연식의 장점으로는 반려견에게 포만감을 주며 소화 흡수력이 빠르고, 원재료 자체의 수분 덕분에 수분 공급이 원활해지고(음수량은 건강에 중요하지만 물을 잘 마시지 않아 따로 챙겨줘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연식을 먹이면 건사료를 먹였을 때와 소변량이 달라지는 보인다), 원재료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안전하고 신선하며, 반려견이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고,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을 낮춰주며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자연 치유력도 생기게 된다는 것들이 있다.

<선생님, 우리 강아지 이 음식 먹여도 될까요?>의 본문은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식재료가 나오기에 앞서 반려견의 건강과 영양에 대해 다루며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반려견의 생애주기에 따른 먹이 조절, 중요한 영양소, 건강 상태에 따라 보충해줘야 하는 영양소와 식재료, 주의가 필요한 식재료, 대변상태로 알아보는 건강 상태(동물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몸 상태를 알 수 있는 변 상태 확인은 중요하고 또 많은 도움이 된다), 각 장기가 나빠지면 생기는 증상, 반려견에게 한방 천연물(한방 재료)을 활용하는 법, 한의학 용어, 한의학적 관점의 반려견 건강 상태 체크리스트와 건강 상태별 추천 식품, 혈자리 마사지... 이러한 유용한 정보를 간단하게 다룬것이다.

2장은 이 책의 주요리라고 할 수 있는 장으로, 반려견 영양 식재료 100가지를 소개하는데, 채소류 / 생선류 / 알류 / 고기류 / 유지류(유제품과 기름) / 해조류 /버섯류 / 곡류 / 콩류 / 과일류 / 천연물(인삼이나 오미자 같은 한방재료) 이렇게 분류해서 색깔별로 필요한 식재료를 찾기 쉽게 한 것이 편했다.

그런데 잠깐! 이 책에 수록된 식재료라고 무턱대고 먹여서는 안 된다.
2장에서는 각 식재료의 영양 성분과 효능뿐만 아니라 각 식재료를 적절한 때에 가장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맛과 성질, 재료 고르는 법과 음식 궁합도 알려주며, 무엇보다 식재료를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적어두었으니 꼭 읽어보고 강아지에게 급여해야 한다.
예를 들면 버섯류는 반드시 가열해서 먹여야 하며 의이인(율무)는 변비가 있는 반려견은 주의하고 임신한 경우에는 피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아래에 위치한, 각 식재료에 대한 펫 영양사와 한의사 두 전문가의 의견이 식재료의 이해를 돕는다.

2장에 있는 100가지 식재료만 잘 활용해도 강아지에게 다양한 맛을 선사할 수 있을 텐데, 100가지 식재료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독자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군더더기 없이 핵심 정보만을 전달하며 내부 디자인과 편집에도 신경을 쓴 것이 느껴졌다. (이는 1장을 읽으면서도 느꼈다)

3장에서는 반려동물 특식 레시피 40가지를 볼 수 있다.
이 레시피들은 주식이 아닌 특식으로 주 1회 제공을 권장하는데, 각각 관절, 근육 / 체중 조절 / 면역력 / 구강 건강 / 피부 관리 / 모질 관리 / 장 건강 / 위 건강 / 안구 건강 / 호흡기 관리 / 생리, 출산 등 어디에 좋은 요리인지에 따라 분류되었으며 효과를 상승시키는 한방재료가 함께 소개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효과 상승 한방재료는 극소량만 사용해야 하고 넣지 않아도 된다)

3장의 레시피로 요리를 할 때 2장에 수록된 다양한 식재료 중 비슷한 다른 재료로 대체해서 요리하면 같은 레시피여도 또다른 영양소와 맛을 가진 요리가 탄생할 테니 그렇게 응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사료는 강아지 체중과 활동량별로 얼마만큼먹이면 되는지 적혀있지만 자연식의 경우에는 요리마다 얼마만큼 줘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신경 쓰이는데, 책의 앞쪽에 우리 강아지가 하루에 몇 칼로리를 섭취하면 되는지 계산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식재료별로 칼로리가 적혀 있으니 이것을 활용하면 된다.

3장의 레시피는 9세 이상 노령견(5kg)이나 중형견(9kg)을 기준으로 한 재료양이 함께 기재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일부일 뿐이고, 기본적으로 5kg 소형견 기준으로 해서 재료를 얼마 만큼 사용해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궁금한 점이 참 많았지만 먹는 행위는 매일 하고 또 먹은 것이 건강과 직결된다는 생각에 강아지가 먹어도 되는 음식인지 찾아본 적은 특히나 많았는데, 나처럼 “우리 강아지 이 음식 먹여도 될까요?”라고 물어보고 싶어던 적이 많았던 독자에게 이 책은 24시간 집에 상주하며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해줄 든든한 전문가가 되어줄 것이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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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투자의 비밀 - 실전 수익률 투자대회 총 12회 수상자의, 개정판
김형준 지음 / 이레미디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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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지면서 나도 당연히 높은 수익률을 내고 싶다는 욕심이 났고 그보다 앞서 꾸준히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이런 내 목표에 부합하는 경력을 가진 저자가 쓴 주식투자서 <실전투자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증권사 실전투자대회에서 최소 113%에서 최대 728%라는 수익률을 달성하며 12회 이상 입상했을 뿐만 아니라 (그중 네 번은 1위로 우승을 했다) 하락장, 아니 폭락장에서도 수익을 냈다고 하니, 저자가 실전투자대회에서 사용한 매매 기법을 알려준다는 이 책을 통달하면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많은 주식투자서들 중 이 책을 선택한 것이다.

또한 10년 전 절판된 뒤 중고가가 치솟았던 책의 개정판이라는 말에 그 인기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 것도 책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이 책은 실전투자대회에서 저자를 우승으로이끈 비결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주식투자 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기본기까지 알려주는 책이었다.

먼저 1장에서는 저자의 주식투자 흑역사가 펼쳐지는데, 번 돈은 족족 주식을 하며 잃고 또 그걸 만회하겠다고 대출을 받는 것으로도 모자라 주변 사람들과 부모님께 돈을 빌리기까지 하며 주식투자를 이어간 결과 2억의 빚을 지게 되었던 저자의 이야기는 주식을 잘못 다루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다.

저자는 그렇게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지는 주식투자 실패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2억의 빚을 모두 갚은 뒤에도 성공적으로 주식투자를 이어갔고 책까지 펴내게 되었지만, 독자가 저자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배우고 또 이로부터 얻은 교훈을 명심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확실히 저자의 경험담을 읽으니까 주식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주식투자를 할 때에도 고수익의 내겠다는 욕심에 사로잡히지 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냉정하게 상황을 관찰하고 판단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1장에서는 이렇게 저자의 흑역사로 주식투자에 경각심을 가지게 하며 주식투자를 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 즉 마인드 컨트롤에 대한 이야기와 저자의 전체적인 주식 매매 원칙까지 말하고 2장으로 넘어가서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에 대해 다룬다.

기술적 분석은 차트를 보며 주가가 움직이는 모양이나 추세를 분석해서 주가를 예측하고 매매하는 방법인데, 2장에서는 캔들, 저항선과 지지선, 거래량, 네 가지 이동평균선, 이렇게 기술적 분석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기초 지식(그래도 책을 읽기 전에 캔들을 보고 시가, 종가, 고가, 저가 정도를 파악할 줄은 알아야 한다)과 실전에서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알려준다.

같은 2장에서 기술적 분석 후 다루는 기본적 분석이란 회사를 분석하는 것인데, 단기 매매를 할 때 기본적 분석을 소홀히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자는 가치투자나 장기 투자를 할 때뿐만이 아니라 단기 매매를 할 때에도 기본적인 회사 분석은 해야 한다며 단기 매매 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기본적 분석 방법을 제시한다.

여기에서 저자와 함께 회사 분기보고서를 읽는 방법을 배우면서 자산과 자본은 뭐가 다르며 영업이익과 경상이익과 순이익의 차이는 무엇인지, 그리고 주당순이익(EPS),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배율), ROA(총자산순이익율), ROE(자기자본순이익율) 등 기본적 분석의 여러 지표들의 의미와 이들이 실전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배울 수 있다.

당장 용어만 보면 어려워보이지만 알려준 기본적 분석을 실제 매매에 활용한 사례로 가져온 신성FA를 저자와 함께 분석하다보면 많은 분량의 분기보고서 중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읽으면 되는지와 지표를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지 감이 온다.

이와 같이 저자가 본격적으로 실전 매매 기법을 알려주기에 앞서 기본기를 다질 수 있게 했고, 다음 장인 3장에서 드디어 이 책을 구매한 독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실전에서 수익을 내는 저자의 매매 기법 13가지가 최초로 공개된다.

이번 장은 한 매매 기법에 대해 기본적으로 설명한 후 핵심 정리를 해주고 해당 매매 기법의 실전 사례를 가져와서 매매 기법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실전에서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게 했는데, 여기에서 알려주는 실전 매매 기법이 열세 가지이니 이런 구성이 이 장에서 열세 번 반복되는 것이다.

마지막 4장에서는 앞서 알려주지 못한 주식 이야기, 그러니까 호재가 떴는데 왜 주가는 급락하는지, 상장폐지 리스크는 어떻게 피하는지 등 주식 투자를 하는 초보 투자자가 궁금해 할 정보를 역시 사례와 함께 다뤘다.

<실전투자의 비밀>은 이렇게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주식 투자자로서 알고 있어야 하는 최소한의 기초부터 다지고 나서 실전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은 매매 기법을 사례와 함께 알려주어서, 주식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지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주식 초보인 나도 이해가 잘 되었던 주식투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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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레코딩 마스터 교과서 - 프로처럼 녹음하고 실수를 줄이는 레코딩·믹싱·마스터링 노하우의 비밀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김현부 지음, 윤여문 감수 / 보누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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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나 사운드 클라우드 같이 영상이나 음성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에 자신이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한 것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이런 경우 경제적 이유 때문인지 전문적인 스튜디오를 빌려서 녹음하기보다는 집에서 녹음해서, 그러니까 홈 레코딩을 해서 영상이나 음원을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떤 영상은 집에서 녹음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빼어났고 또 어떤 영상은 노래나 연주 실력이 가려질 만큼 음질이 좋지 않은 등, 실력만큼이나 레코딩 결과물도 천차만별이었다.

취미로 하는 일이든 아니면 본격적으로 음원을 출시할 생각이든 결과물이 좋으면 좋을수록 빛을 볼 테니, 할 거면 홈 레코딩에 대해 A부터 Z까지 알려주는 책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홈 레코딩 해보자.

많은 정보가 담겨있는 만큼 두툼하고 묵직한 <홈 레코딩 마스터 교과서>에서는 녹음뿐만 아니라 이후 작업인 믹싱과 마스터링도 다루고 있는데, 단순히 페이지 수만 보면 믹싱>녹음>>>마스터링 순으로 분량이 많아 보이지만 믹싱을 다루는 2부에는 사진 자료가 더욱 많기 때문에 녹음과 믹싱은 비슷한 비중으로 다루는 듯하다.

그리고 책 제목에 쓰인 ‘마스터’와 ‘교과서’라는 단어가 과장이나 꾸밈말이 아니었을 정도로 이 책은 홈 레코딩을 하는 데 필요한 컴퓨터 사양이나 마이크와 스피커, 헤드폰, 이어폰 같은 모니터링 시스템 등 홈 레코딩에 필요한 장비를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부터 해서, 녹음을 하고 믹싱 프로그램(책에서는 Logic pro X를 사용했지만 DAW 종류와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사용 가능한 믹싱과 마스터링 정보를 다루었다고 했다)을 다루는 것은 물론이요, 마스터링과 (부록으로) 음원 유통 경로와 수익구조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했으니 정말이지 제목의 ‘마스터’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다.

또 이렇게 정보량이 방대하지만 각 챕터의 마지막에 키포인트를 딱 잡아줘서 그 챕터에서 읽은 내용을 한번 정리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현실적이라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인데, 전문적인 녹음실이 아닌 평범한 방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홈 레코딩의 특성을 파악하여 녹음을 잘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 장비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도와 홈 레코딩 실전에서 큰 힘이 되어준다.

그렇다고 실전에서 필요한 방법만을 쏙쏙 빼서 떠먹여주는 것은 아니고 녹음/믹싱의 과정과 장비나 녹음할 악기의 구조와 원리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이해한 뒤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이 과정은 글로 설명이 잘 되어있기도 하지만 당장 눈앞에 악기나 장비나 프로그램이 없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사진과 그림 그리고 프로그램 화면 자료가 많아서 홈 레코딩에 있어서는 아는 게 없다시피한 나도 따라갈 수 있었다.

이렇게 기본 개념을 탄탄히 하고 연습(훈련)을 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배움을 위한 교재의 정석, ‘교과서’라고 부를 만하지 않은가.

그러고보니 교과서 집필진이 되려면 그만한 경력이 필요할 텐데, <홈 레코딩 마스터 교과서>의 저자도 버클리 음대를 졸업하고 석박사까지 마쳐서 가방끈이 긴데다 다양한 뮤지션과 협업해서 음반 작업을 한 경험도 있고, 현재 사운드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레코딩 스튜디오 대표로서 현장 경험도 많아 홈 레코딩 교과서의 저자로 손색이 없다.
그런데도 마찬가지로 경력이 탄탄한, 실용음악과 윤여문 교수가 책의 감수까지 마치며 내용면에서 더욱 신뢰가는 책이 된 것이다.

이러한 장점들을 가진 <홈 레코딩 마스터 교과서>는 독학하여 홈 레코딩을 해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든든한 선생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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