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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슈 하이라이트 Vol.01 미래로봇 ㅣ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1
전승민 지음 / 동아엠앤비 / 2021년 5월
평점 :
<과학이슈 하이라이트>는 과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주제를 한 권당 하나 선정하여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그에 대해 설명하는 책으로, 책의 크기나 전체적인 디자인은 잡지 같지만 잡지는 여러 필자가 기고한 글이 묶인 데 반해 한 필자가 한 주제에 대해 쓴 글이 담겼다는 데에서 책의 느낌을 풍기는, 잡지와 책 사이에 위치한 느낌이다.
본문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온라인 서점에서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Vol.01 미래로봇> 구매 시 포인트(마일리지) 차감으로 받을 수 있는 ‘렌티큘러 미니 브로마이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이 렌티큘러 미니 브로마이드는 엽서 정도 되는 크키여서 렌티큘러 카드에 더 가깝지 않나 싶은데, 렌티큘러 카드를 움직이면 휴머노이드 로봇 HUBO의내부(설계 구조)가 나타난다.
나는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책갈피로 쓰고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책상 옆에 붙여 놓았는데, 선명한 편인 이미지가 물 흐르듯 변환이 되어 렌티큘러 효과가 좋고 겉과 속이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 HUBO의 멋진 반전 매력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렌티큘러 미니 브로마이드를 놓치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는 생각이다.
이제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새로운 과학 도서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첫 번째 책은 ‘로봇’을 주제로 로봇 기술이 현재 어느 수준까지 발달했는지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로봇은 어떠한 모습으로 무슨 역할을 할지 내다보았다.
들어가는 말과 맺음말 사이에 있는 본문은 다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 번째 장에서는 영화 속 로봇의 모습과 현실 속 로봇의 모습(영화 속 로봇의 모습은 이후에도 몇 번 더 등장하여 감초 역할을 한다)을 맛보기로 보여주며 앞으로 이 책에서 만날 로봇과 과학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다.
두 번째 장에서는 마치 머리 없는 소나 개 같은 모습을 하고는 네 다리로 험한 지형이나 장애물도 문제 없이 걸으며 짐꾼 노릇을 톡톡히 하는 4족 보행 로봇, 그리고 두 손으로 일하고 두 발로 걸을 수 있어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에 대해 다룬다.
네발 로봇은 무거운 짐을 옮기는 일뿐만 아니라 미국 보스턴의 병원에서는 코로나19 검사 과정에서 시험적으로 투입되었는데, 로봇의 머리가 있어야 할 부분에 태블릿PC를 달아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이 ‘로봇’하면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일 테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처음에는 실용성이 없고 홍보 목적으로만 쓸모가 있는 정도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재난 현장에서 로봇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재난 현장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어 태세가 전환되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재난 현장은 인간이 생활하던 터전인 만큼 다른 형태의 로봇보다는 인간을 닮아 인간의 행동, 사다리를 기어 올라가거나 벨브를 잠그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유리했던 것이다.
원전 전문가들 말로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1차 폭발 이후 누군가 원전에 들어가 냉각수 밸브 등을 잠그고 나왔다면 2차 폭발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 사례만 봐도 인간이 들어갈 수 없는 재난 장소에서 로봇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수 있을지 짐작이 간다.
또 책 곳곳에서 로봇과 관련해서 우리나라의 기술력도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특히 인간형 로봇 분야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거액의 상금이 걸린, 한국에서는 재난 로봇 경진 대회라고 불렸던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 DARPA Robotics Challenge)에서 2015년에 한국 카이스트(KAIST) 휴보 연구진이 최종 우승을 했으며, 두 팔과 두 다리로 사다리를 오를 수 있는 로봇은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개발한 휴보를 포함해서 세계에서 단 두대 뿐이라고 하니 말이다.
‘로봇’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모습은 인간형 로봇이라고 하긴 했지만, 어떤 영화의 탄생 이후로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로봇이 하나 더 있을 것이다.
그 영화는 바로 마블의 <아이언맨> 시리즈이고, 이쯤되면 눈치챘을 텐데 내가 말하는 로봇은 <아이언맨> 시리즈를 비롯한 마블 유니버스 영화에서 토니 스타크가 입고 나오는 ‘아이언맨 슈트’다.
<아이어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입으면 인체 기능을 폭발적으로 높여주는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활약하는데, 이렇게 사람의 몸을 로봇이 감싸는 형태로 사람의 신체 능력을 높여주는 웨어러블 로봇(외골격 로봇)과 의사를 보조하는 용도로 실용화된 수술용 로봇의 현재와 미래를 세 번째 장에서 만날수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크게 건강한 사람의 신체 능력을 높여줘서 산업 현장이나 재난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종류와 하체 마비 환자나 전신 마비 환자와 같은 환자를 돕는 재활 장비 성격을 가진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다양한 웨어러블 로봇과 그 작동원리는 알면 알수록 놀라웠고 또 의외인 면도 있었다.
전자와 후자는 둘 다 웨어러블 로봇이라 비슷한 원리로 만들어질 것 같지만 군사용/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은 건강한 사람이 신체를 움직이면 그 움직임을 정확하게 따라가는 게 관건이라면 재활/환자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은 로봇 스스로 사람의 몸을 보조해서 안정적으로 걷게 하는 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데, 저자가 이를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동료에게 환자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을 만들어주는 장면으로 설명하니 확 와닿았다.
영화 ‘어벤저스’를 보면 금속 갑옷으로 만든 로봇, 즉 웨어러블 로봇(아이언맨)을 입고 싸우는 슈퍼 영웅 ‘토니’가 등장한다. 토니에게 또 다른 웨어러블 로봇(워머신)을 받아 입고 싸우는 ‘로디’도 중요한 등장 인물. 그는 동료의 실수로 척수에 상처를 입고 평생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몸이 된다. 토니는 로디를 위해 그의 걸음걸이를 보조해 줄 ‘환자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을 새롭게 만들어 준다.
영화 속에서 토니는 천재 과학자다. 거의 ‘궁극의 웨어러블 로봇’으로 보이는 ‘아이언맨 슈트’를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지만 로디를 위한 하반신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을 만들 때는 하나하나 걸음걸이를 시험하면서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이 장면을 보면서 영화 제작진이 웨어러블 로봇의 종류에 대해 적잖이 고민하고 올바르게 연출했다고 생각한 기억이 난다. 실제로 환자 보조 목적의 웨어러블 로봇은 군사용, 산업용 강화복과는 설계의 원리가 기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p.85사실 웨어러블 로봇의 모습은 아이언맨 슈트라기보다는 비교하자면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주인공이 착용한 로봇에 더 가까웠지만, 산업체에서나 환자들의 재활에 보조용으로 사용하는 종류는 그보다 훨씬 가벼워졌으면서도 기능이 뛰어났고, 뇌파를 이용해서 신체 마비 환자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웨어러블 로봇의 경이로운 성과를 보며 로봇이 인류에게 가져다 줄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Vol.01 미래로봇> 중 특히나 2장 휴머노이드 로봇과 3장 웨어러블 로봇에 대해서 흥미롭게 읽었다보니 글이 길어졌다.
네 번째 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 산업 현장에서의 로봇을 다룬다.
산업 현장에서 로봇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이번에 다루는 로봇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아가, 공장에서 단순히 반복 행동을 하는것이 아니라 주위 상황을 인식하고 인간과 협력하여 일을 할 수 있는 ‘협동로봇’과, 정해진 항로를 따라 자동으로 나아갈 뿐이어서 항상 사람이 지켜보고 수시로 설정을 변경해줘야 하는 항공기의 오토 파일럿 기능이나 자동차의 크루즈 기능이 아니라 암초나 파도 등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나아갈 항로를 스스로 결정하는 ‘자율 운항 선박’이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장에서는 우리 생활 속 로봇, 그러니까 공항에서 돌아다니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이나 아마존 물류 창고에서 물건을 옮기는 데 사용되는 물류용 자율 이동 로봇이나 몇 개의 기업에서 추진하고 있는 배달/서빙 로봇과 같은 자율 주행 로봇,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로봇 청소기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리고 드론과 자율주행차처럼 앞서 만난 로봇보다 더 현실감 느껴지는 로봇을 만나보았다.
지금까지는 책이 담은 내용이 주였다면 내가 책을 읽으며 느낀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첫 번째 책 미래로봇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책 내부는 잡지처럼 이미지가 풍부한데, (선명함이 아쉬운 사진 자료가 몇 개 있긴 했지만 그게 거슬리지 않을 만큼) 큼직하고 선명한 사진 자료가 가득해서 다양한 로봇과 그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그리고 로봇의 밝은 전망과 함께 한계와 독자가 가장 궁금해 할 실용화에 대해서도 다루어 (관련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한 아무리 기술이 진보했을지라도 그 기술이 우리 생활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무용지물인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실용화 문제 또한 중요하다) 현실적인 글이 좋았다.
실은 나는 로봇에 대해 그닥 아는 바가 없었는데, 예전에 춤추는 작은 로봇들이 나오는 영상도 보고 로보트 태권브이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을 만들기란 생각보다 어렵다는 정보를 들었던 게 내 뇌에 마지막으로 업데이트 된 로봇 관련 정보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미래로봇 편을 보니 이제는 두 발로 걷는 것은 물론이고 제비돌기를 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이 만들어졌더라!)
그런데도 내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전혀 없는 글, 그리고 로봇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을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알려주거나 로봇의 성과뿐만 아니라 그래서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등 흥미로우면서도 로봇과 깊은 관련이 없는 삶을 사는 독자의 피부에도 와닿는 글에서 현장을 뛰어다닌 과학전문기자와 저술가로 활동한 저자의 경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까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Vol.01 미래로봇>은 로봇에 문외한인 사람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며, <아이어맨>과 같은 영화 속 로봇을 두근거린 적이 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올 여름에 출간 예정인 <과학이슈 하이라이트>의 두 번째 책의 주제는 ‘양자’라는데, 이번에 첫 번째 책을 읽고나니 로봇보다 더 어려워 보이는 양자도 어떻게 다룰지 오히려 기대되며 두 번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