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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사피엔스 -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신인류의 탄생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4
홍기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평점 :
1. 며칠 전 네이버 웹툰에 작은(?) 논쟁이 하나 있었다. 한 작가가 그린 웹툰이 'AI가 그린 웹툰인 것 같다. 그렇다 카더라'로 돌던 썰은 디즈니가 참전하며 실제로 확인되었고, 거기다 디즈니의 저작권 소송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하필이면 그린 병사들 중 하나가 그루트였던 것이었다(무인도에서 구조 받고 싶다면 바닥에 미키마우스를 그려라. 그리하면 디즈니 법무팀에서 데리러 올 것이다 라는 오래된 농담은 허언이 아니다). 어쩌면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는 사건이지만 이 에피소드는 꽤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AI가 작가(그것도 웹툰)을 대처할 수 있는가? 그렇다. 그 수준이 일반인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정교해졌는가? 아직 그거까지는 아닌 것 같다.
2. 지난해 추석 즈음이었던 것 같다. 챗 GPT 관련 영상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지배하더니 너도나도 챗 GPT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사안이 워낙에 핫하다 보니 관련 서적도 꽤 여러 권 등장했는데 워낙에 속도전 이었던 탓에 '이게 뭐야??'를 남기고 몇 페이지 펼치지도 않은 책을 집어 던진 적이 나도 몇 번이나 된다. 타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너도나도 AI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곤 이내 시들해졌다.(사실 이는 한글로 질문한 탓이 더 크기도 하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내린 결론은 챗 GPT는 아직 인간의 지능을 따라올 수 없다. 그럼으로 너도나도 기계에 뒤지지 않는 전문가가 되자는 이상한 결론.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미덕은 여기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3. 이제는 출판사 혹은 시리즈만으로 브랜드가 되어버린 브랜드 라인이 있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이 그렇고 한겨레에서 출판한 거의 대부분의 책이 실패 확률이 낮다. 그리고 여기 21세기 북스의 <서가명강>, <인생명강> 시리즈도 그렇다. 우연찮게 리뷰를 부탁받거나 이 책 좋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어 읽은 책들의 타율이 꽤 높다.
4. 책은 GPT의 기능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등장하기까지의 사회 문화적 관점, 그리고 이를 어떻게 우리 사회에 접목해 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터넷이라는 게 없던 시절, 문헌정보학은 꽤 중요한 학문이었다. 당시 정보라는 건 글을 쓸 수 있고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사람 혹은 기관만이 정보를 독점할 수 있었고 이것이 권력이던 시절이었다. 인쇄업의 발전으로 인해 이가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지만 지금의 인터넷과 비교할 순 없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이제 누구나 인터넷에서 글을 쓰고, 퍼트릴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검색 기능은 점차 발전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블로그나 메신저 등을 통해 능동적으로 정보를 기록하고 공유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웹 2.0, 집단 지성의 시대다. 사람들은 단순한 구글링에 그치지 않았다. AI 즉 인공지능의 등장은 굳이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내가 원하는 걸 알아서 주는 시대가 되었다. 검색창에 '운동화'를 검색한 날은 내 모든 광고 창에 '운동화'가 표시되는 경험 정도는 한 번 정도 해봤을 것이다. 그거다. 웹 3.0. 이 시기에 챗 GPT가 우리에게 왔다.
5. 아마 인공지능은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바꿀 것이다. 인공지능은 기존의 획일화 된 교육을 철저하게 개인에 맞출 것이며 군사 분야에서 또한 효율성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또 여느 변화가 그렇듯 AI는 몇 개의 직업을 없애겠지만 또 그만큼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낼 것이다. 저자가 집중하는 부분은 이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6. 나아가 저자는 챗 GPT에 대한 세간의 환상은 신기루라고 단언한다. 그는 현재의 챗 GPT는 고도화 된 검색엔진 이상의 무엇을 가져다 줄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 물론 3.0에서 4,0으로 진화하는 챗GPT는 지금보다 더 고도화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그것이 인류의 모든 것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거기다 고도화 된 AI는 저작권, 사생활 보호, 윤리 적 가치판단의 문제 등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할 것이다. 서두에서 이야기한 그루트의 변형을 AI는 아직까지 걸러내지 못한다. 첨예하게 대립할 수 밖에 없는 윤리적 딜레마 또한 그러하다.
7.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책임 있게 사용하라. 그가 인공지능에 대해 내리는 결론이다. 그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발전한 것인가라는 궁극적 질문에 모른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난 이 대답이 정말이지 마음에 들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을 경계하는 것. 어쨌거나 새로운 세상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