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글쓰기 - 초보 마케터를 위한 지금 바로 써먹는 글쓰기 필살기
이선미 지음 / 앤의서재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차장님한테 메일 쓰는 법 좀 배우고 싶어요”


응?? 엑셀을 배우고 싶다, 영상 제작을 배우고 싶다, 미팅을 성사시키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메일 쓰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후배님은 내가 쓴 메일이 가장 읽기 쉽다고 했다. 쓸데 없는 서론이 없고, 요점만 간단히, 거기다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들여 쓰기와 볼드, 화려하지 않는 색 처리까지. 

오? 생각해 보니 하루에 10통이 넘는 메일을 받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메일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흰 바탕에 까만 글씨가 정신없이 우두두두 박혀있거나, 날씨에 계절 얘기가 재미없게 쓰인 인사말 읽다 닫아버린 메일도 꽤 된다. 물론 나중에 ‘메일로 보냈잖아?’란 보낸 이의 면박에 ‘그래? 하하하’라고 웃어넘기지만 난 정말로 그 메일을 읽은 적이 없다. 그건 뭐 신경 써서 읽지 않은 내 잘못인 걸로.

뭐 간단한 일이야 이렇게 넘어 간다지만 읽어야 하는 메일임에도 읽히지 못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러고 보니 메일 쓰는 법을이라는 건 생각보다 중요한 그리고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마케터는 생각보다 글쓰기가 꽤 많이 필요한 직업이다. 캠페인 카피 라이팅부터, 콘텐츠 기획서, 카드 뉴스 콘티 등 심지어 최근에는 텍스트 로 된 콘텐츠가 다시 뜰 거라는 세간의 예측에 글쓰기 능력은 더더욱 강조돼있다. 영상이나 사진에 밀려 등한시 되었던 글쓰기 관련 강의도 요즘은 늘 풀 부킹이라고 한다. 이런 세상에서 마케터로, 또 글로 먹고 살고싶은 한 사람으로 ‘마케터의 글쓰기’라는 제목의 콘텐츠는 피해 가기 힘들다. 비단 이 책이 나오기 전에도 비슷한 제목의 책은 세상에 꽤 많이 존재했고 그 많은 책을 찾아 읽었더랬다. 

이 채널의 이전 피드를 훑어보자면 비슷한 유의 책에 대한 리뷰들이 꽤 있는 편인데 그렇게 좋게 읽었던 책은 몇 권 떠오르지 않는다.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유혹하는 글쓰기>이외에는 <대통령의 글쓰기>,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도가 그나마 읽어볼법한 글쓰기 책으로 기억되는데 거기다 이 책을 한 권 더해도 좋을 것 같다. 저자의 전작 <영포티, X세대가 돌아온다>에서 그저 글 잘 쓰는 사람인 줄만 알았던 저자는 글쓰기를 알려주는 데 있어서도 그 재능을 아끼지 않는다. 정말로 이 책 괜찮다.


글을 평소에 곧잘 쓰는 사람들도 마케팅을 위한 글쓰기를 시작하려면 막막해지곤 한다. 어디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관련된 자료는 대체 어디서 찾아야 하나, 아니 요즘 사람들은 대체 어떤 글을 읽을까?(글 좀 쓴다는 사람치고 남의 글을 성의 있게 읽는 사람 잘 없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이런 모든 경우에 대한 마케터의 글쓰기 방법을 알려준다.


마케터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설득이다. 소비자를 설득해야 하고 일이 되게 하기 위해 상사를 설득해야 하며, 파트너십과 에이전시를 설득해야 한다. 이 모든 일에 글쓰기가 필요할진대 저자는 책에서 정확하게 이 지점을 짚어낸다. 어떻게 상대를 배려하는지, 독지에 따라 읽고 싶은 글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꽤 많은 예를 들어가며 자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글의 구성 즉 주제를 앞에 둘지 뒤에 둘지를 상황과 환경에 따라 구분한 뒤 보도자료, SNS, 카피 라이팅 등 우리가 꼭 필요한 글쓰기 스킬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 준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장에 드디어 이메일쓰기 까지 마케터를 위한 글쓰기의 거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여기까지도 좋았는데 저자는 부록으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어떤 글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까지 세세히 알려준다. 다독 다작 다상량, 결국 글쓰기란 많이 읽고 생각하고 써보는 것일진대 이 단순한 길에 이 책은 꽤 괜찮은 가이드가 될 것 같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거나, 왜 내가 쓴 글은 설득이 되지 않을까 고민하거나, 더 좋은 마케터가 되고 싶은 이들이라면 반드시 책상 위에 꽂아두고 글이 막힐 때마다 펴보길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