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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
고경표 지음 / RISE(떠오름) / 2020년 12월
평점 :
우연히 만나서 우연히 사랑하고 우연히 헤어지고, 인생 자체가 우연의 과정
(영화 연애의 온도 中)
책을 읽으며 이 영화 <연애의 온도>가 떠올랐다. 우리는 누구나(아닌 분도 가끔 계시더라..;; 죄송) 한 번 정도는 누군가를 만나 호감을 느끼고, 마음이 닿는다면 연애라는 걸 하고 헤어짐을 겪는다. 사람에 따라 이 지난한 과정을 여러 번 겪는 이도. 헤어짐 없이 한 번에 결혼에 골인하는 이도 있다.(하지만 이 경우 백퍼 후회하더라.. 이것도 사바사)
이제 와 나의 청춘을 뒤돌아 볼 때 가장 후회되는 것은 더 '열심히 공부할 걸'이 아니라 '더 사랑할 걸'이다. 딴엔 최선을 다했다 말할지 모르나 늘 모자랐던 내 사랑에 상처받고 그렇게 떠나간 이들을 이제 와 돌이켜 보면 늘 미안하고 아프다. 헤어질 때 행복하라는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내뱉었지만 늘 나는 그가 돌아오기를 바랬다.
아이러니하게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라난 건 나였다. 사랑을 하며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얼 좋아하는지 알게 되고, 내가 얼마나 지질하고 소심하고 배려 없는 인간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나라는 인간에 대한 밑바닥을 보게 될 때 즈음 그녀는 떠났다. 그래서 헤어지던 날은 그렇게 아팠다. 이건 사랑하는 이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감정의 발화이기도 했지만 그것과 함께 바닥에 닿아버린 나의 모자람에 대한 후회와 분노이기도 했다.
책은 만남과 이별에 대한 에세이, 그리고 자신을 잃지 않고 현명하게 사랑하는 법에 대한 선배의 충고를 담고 있다. 사실 지금도 사랑이 무언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잘 모르겠다'가 내게서 나올 법한 최선의 답이긴 하지만 저자는 그 나름의 가이드를 충실히 다른 이에게 전해준다.
잘 사랑하는 법만큼 잘 헤어지는 법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이 단순히 연애 1번이 아니라 그 연애를 통해 내가 그리고 상대가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 과정을 거치며 우리는 다듬어지고 그렇게 단단해진다.
만약 지금 사랑을 시작하는 이라면, 아니 지난한 사랑에 지쳐 사랑이 힘들거나 다시는 그 사랑이 돌아보고 싶지 않은 이라면 한 번쯤 일독을 권한다. 그리고 내 사랑이 어디가 부족했는지, 다음 사랑은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 자신을 돌아보면 좋겠다.
우리의 삶은 대부분 우연히 이루어진다. 청춘, 그 우연과 우연이 더해지는 마법 같은 순간에 만난 이를, 마음을 다해 사랑할 당신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