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온한 밤을 빈다
시로 지음 / 안밤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시로 님을 알지는 못하지만 겉장 날개에 적힌 이 문장을 보고 바로 알았다. 이 사람, 나와 같은 결을 가진 사람이구나. 사랑과 이별, 가족, 친구, 믿음이나 마음 같은 단어에 취약한 이들이 있다. 단어 하나에 떠오르는 기억들이 벅차 잠을 못 이루고 눈물로 베개를 적시 고야 마는 이들이 있다. 이런 이들은 주로 글을 쓴다. 그리고 그 글이 마음 너머의 누군가에게 닿길 바란다. 만나야 할 사람들은 결국 만난다는 주문과 같은 말을 믿으며.


떠나는 순간 사랑이 끝날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만남이 끝날 뿐, 마음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은 여전히 남아있다. 다만 시간이 갈수록 그 색이 변할 뿐이다.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거짓말한다. 나조차 속았으면 좋겠다.(p.253)


마지막 챕터의 제목은 '거짓말처럼 편안해진 밤'이다. 추측건대 그는 쉬 편안하기 어려운 여러 밤을 보낼 것이다.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그가 얼마나 스스로를 속일지는 모르겠으나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결기에, 그의 다짐에 괜히 마음이 울컥거리는 밤이다. 

오늘 그의 이 밤이 안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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