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았다
이수경 지음 / 청년정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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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주변에 한 명 정도는 있는 이름이다. 전화번호부를 뒤지다 보면 지금은 연락이 뜸하지만 언젠가 내 주위에 있었던 누군가 일지도 모르겠다. 한 가정의 아내, 누군가의 딸이자 세 아이의 엄마. 이 흔하디흔한 사람이 흔하지 않은 희귀 난치병에 걸렸다. 완치가 불가능한 병에 걸린 이의 태도는 극명하게 갈린다. 나의 오늘을 부정하거나 받아들이거나. 누구나 자연스레 후자를 택할 것 같지만, 세 아이의 엄마이나 한 가정의 아내가 선뜻 나의 죽음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내가 아니라 남은 이들을 위해서도 그러하다.


이 책은 후자를 선택한 이의 일기다. 수경 씨는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로 결정했다. 아이들과의 남은 시간이 얼마일지는 모르지만 그 시간 동안 수경 씨는 건강하고 행복한 엄마로 남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10년의 시간이 지났고 희귀병 환자는 다시 워킹맘으로 글을 쓰는 전업맘으로 변신했다. 책의 마지막 챕터의 제목은 '흉터가 무늬가 될 때까지'이다.


책을 덮으며 난치병을 삶의 동력으로 사용한, 흉터를 무늬로 바꾼 수경 씨를 떠올렸다. 물론 수경 씨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한다. 아마도 그와 같은, 흉터를 무늬로 바꾸어가는 수많은 이들이 함께 떠올랐던 것 같다. 수경 씨가 알려준 평범한 위대함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네 삶은 앞으로도 SNS를 뒤덮은 누군가처럼 특별해지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정하는 내가 있고, 그리고 나를 사랑해 주는 이들이 함께 있다면 이 평범하지만 위대한 순간순간은 꽤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수경 씨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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