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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둥글게 살 필요는 없어 - 삶에, 사랑에, 일에 지친 당신을 위한 위로의 문장
쓰담 지음 / 달콤북스 / 2022년 3월
평점 :
품절
라디오를 좋아한다. 중학교 때 우연히 들은 '박소현의 FM 데이트' 이후 지금도 밤 10시는 내게 드라마가 아니라 라디오의 시간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라디오는 팟캐스트로 꼭 다시 듣는다. 라디오에서 처음 들은 노래가 위로가 되기도 했고, 누군가의 사연에 깔깔대기도 했고 혹여 내 사연이 읽히는 날은 하루 종일 마음이 뿌듯하기도 했다. 특히나 모든 라디오의 시작, 좋은 글귀나 문장을 읽어주는 오프닝을 좋아했는데 라디오 작가들은 어디서 매일 저런 글을 발견할 수 있을까 신기해하기도 했다.
<애써 둥글게 살 필요는 없어>라는 책 제목은 아마도 둥글둥글하게 살아야 한다는 누군가의 가르침에 대한 반작용일 거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누구나 어릴 적부터 부모 혹은 어른들로부터 00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늘 듣고 자랐고 거기다 욱하며 욕지기 한 번쯤 뱉어보고 싶었을 것 같다. 그냥 나대로 살게 좀 내버려 두세요 좀.
제법 공격적인 제목과 달리 책은 꼭 라디오의 오프닝 문장 같다. 적어두고 싶은 글, 보관해 뒀다가 꼭 다시 읽고 싶은 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은 글. 그런 글타래가 예쁘게 묶인 책이다. 예쁜 책이다. 오랜만에 예쁜 책을 만났다.
처음에는 한 시간 안에 끝내리라 다짐을 하고 책을 펼쳤는데, 절반쯤 읽고 이내 접었다. 책상 한편에 꽂아두고 처음부터 하루에 몇 페이지씩 천천히 읽을 생각이다. 하루의 시작에 라디오의 그것처럼 한 장씩 읽어도 좋을 것만 같다. 아니 오늘의 운세처럼 아무 곳이나 펴고 읽어도 재밌을 것이다. 사람에 지친, 관계에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한 저자의 위로는 정답고 따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