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8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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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아엔데는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더불어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가로 1942 페루 출생, 저서로는 <사랑과 그림자에 대하여>, <에바루나>, <운명의 딸>, <파울라>등이 있다 

체 게바라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의 고향으로 알려진 칠레는 우리나라처럼 한과 질곡의 역사가 사무친 나라이다. 그래서인지 칠레는 그저 여행하고픈 그런 나라여서가 아닌 뭔가 스며있는 그런 곳일거라는 생각에 가보고 싶은 나라로 손꼽아 놓고 있다

이 책은 1930년에서 피노체트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1973년까지 칠레의 근대사를 사대에 걸친 한 집안의 역사 속에 그리고 있다.

책을 읽다 보니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백년의 고독>이 남성을 중심으로한 부엔디아 가문의 7대에 걸친 이야기인 반면 <영혼의 집>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4대에 걸친 가족사를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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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 있을때가 더 마음이 편했다. 늘 자존심이 세었고, 그 잘난 자존심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고통을 받았다(1/49)

이제 다시는 사랑할수도, 절대 웃지도, 환상도 쫓지 못할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절대라는 말은 있을수 없으며, 시간이 흐르면 모든 아픔은 낫게 마련이다. 나는기나긴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 사실을 몸소 확인할 수 있었다.(1/73)

그 시절을 회상할 때마다 커다란 슬픔이 밀려온다. 인생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듯하다(1/103) 

워낙 사막처럼 건조한 삶을 살다보니 원래 나이보다 훨씬 늙어 보였다  페룰라는 엄격한 부인의 모습이지만 얼굴에는 내면의 비극이 그대로 드러나는 쓰라린 미소를 띠고 있다(1/195)

블랑카에게는 현실의 윤곽이 마치 강한 햇살에 색깔이 모두 바랜듯, 그 강한 햇살에 사물들의 형체도 녹아내리고, 사람들도 소리없는 그림자로 변한 것 같았다  언제든 달콤하게 빛바랜 추억들을 불러내 그 안에서 자신의 안식처를 찾을 뿐이었다  유일한 동반자로 딸 하나만을 데리고 잔인한 현실에서 멀리 떨어져 절망도 기쁨도 없이 성운 사이를 떠돌아 다니는 상상를 하며 스스로를 위안했다(2/19) 

존재할 수도 없는 상상 속의 동물과 식물을 그려 넣으며 그곳에 자신의 유년 시절의 소망과 추억, 슬픔과 기쁨을 모두 담았다(2/47)

이 세상에는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죽을 때도 미지의 세계를 두려워 한단다. 그 두려움은 우리 마음안에 있는 것일 뿐, 현실과는 아무 상관도 없어. 죽음은 탄생과 같은 거야. 그먕 옮기려는 것일 뿐이지(2/82) 

살아오면서 다른 면에서는 그렇게 현실적이고 실리적이었던 이 여인은 어린시절의 사랑을 승화시키며 비극적으로 살아갔다. 그 사랑을 환상으로 채워 이상화했으며, 혼신을 다해 지켜냈다. 블랑카는 평범하고 진부한 현실에서 정화시켜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사랑으로 만들었다(2/121)

그 순간 그녀의 미래가 눈앞에 펼쳐졌다. 드넓은 사막 한가운데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이나 하며 시간을 허비하면서 혼자 늙어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평생 사랑하던 남자도 없이, 혼자 쓸쓸히 늙어갈 모습이 보였다(2/181) 

소작인들이 길고 슬픈 행렬을 이루며 몇 세대를 살아온 땅을 뒤로하고 빌을 질질 끌면서 먼지투성이 길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전보다 더 가난해져서 떠났다 

마침내 복수를 했다는 쾌감에도 불구하고 잠을 이룰수 없었다. 마치 아이들을 너무 심하게 벌 준 아버지 같은 심정이었다(2/247)

여기에다 글을 써봐, 네 안에서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 것들을 밖으로 꺼내봐(2/316)

나는 각기 정확한 자리를 지닌 퍼즐을 맞추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완성하기 전까지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지만 조각들이 다 제자리를 찾고 나면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니고 조화를 이루게 될거라 확신했다(2/326)

기억은 부질 없고, 인생은 너무 짧고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 버려서 우리는 사건들 간의 관계를 제대로 관망하지 못한다고 내가 썼고, 그녀도 그렇게 썼다.

우리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의 환상을 믿고 있다(2/327) 

외할머니는 삶을 증언하는 노트를 오십년 동안 써왔다. 내가 과거를  되살리고, 스스로 공포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그 노트들을 기록한 것이었다(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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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으로 떠나는 여행
한준희 지음 / 꿈과희망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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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이시며 블로그 이웃인 해우(바다 그리고 섬)님이 내신 문학기행이다.

포스팅하신 감성이 넘처나는 글을 보면서 블로그 이웃이 되었는데 직접 서명을 해서 보내  

주시기까지 해서 그 의미는 남다르기까지 하다.
 
그 덕에 그동안 선물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떠올라 몇몇 지인들에게 이 책을 보내드렸다.

그동안 휴가와 이사등이 겹치는 관계로 한동안 책을 읽고 정리를 하질 못했다. 

책을 읽으며 나도 마치 학창시절로 돌아가 선생님을 따라나선 학생처럼 문학기행에 따라나서듯

그가 이끄는 문학의 숲길을 따라 여행을 하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 배경 속으로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다.

마음 속으로 그려왔던 풍경인 '곽재구의 포구기행'에서 보았던 순천만 갈대숲이라던가 해넘이를 

만나게 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익숙한 작가나 책속 풍경으로 갈때면 같은 길이 아닌 서로 다른 길에서 서로 그리워 했던 장소를 

만난듯이 반갑고 기쁘기까지 하다.


개망초꽃  전문/(장하빈)

 

자전거 타고 달리다가 철길 건널목에 멈추었습니다

차단기 내려지고 종소리 땡땡땡땡 울려와

꼬리에 꼬리를 문, 검은 물체가 휙 지나갔습니다

훈장처럼 어깨에 꽂혀 나부끼던 개망초꽃

바람에 날리어 검은 바퀴에 깔리고 말았습니다
 

 
스무해를 개망초 꽃으로 떠돌았지요

등뒤로 덤프트럭 언제 덮칠지도 모르는 길섶에서

나의 페달은 자꾸 헛돌았지요

차단기 굳게 내려진 가슴속, 종소리 울려퍼질 때마다

검은 물체에 대한 기억을 벼랑 끝으로 밀쳐냈습니다.


실어증 앓던, 개망초 같은 시절이었습니다.





 

바다가 무엇보다 슬프도록 아름다운건 거기에 소멸될 수 없는 그리움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냄새, 싸리꽃냄새, 비냄새, 그리고 그리움 냄새. 그리움의 진정한 실체는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108)
 

아무리 지천으로 널려있어도 볼수 없는 대상이 많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개망초꽃이었다. 흔하기 때문에 오히려 소중한 그것, 개망초꽃은 나에게 그걸 가르쳐 주었다.(117)

(그렇다 내가 유난히 애틋해 하는 꽃중의 하나가 개망초였다, 아무도 관심같지 않는 곳에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개망초를 보았을때 그때 나는 속으로 울었다)

아무리 비켜가려해도 스치지 않고서는 지나갈수 없는 길이 존재했던 모양이다(208)

사랑은 차마 마주 보지 못하고 그 사람의 그림자에 시선이 머무는 행위이다. 그러면 그 사람의 마음이 내 안에 무늬를 그린다. 나를 지켜보는 누군가를 위해 하나의 사물이 되어 존재할 수 있는것, 그것이 사랑이다(247)

시간은 기묘한 힘으로 나를 지배했다. 난 내가 아니라 시간 속에서 길을 걸어가는 작은 존재에 불과했다. 슬픔이나 흉터, 그리고 상처들이 내 몫이 아니라 시간의 몫이라는 깨달음(248) 

아름다운 풍경이 슬플수도 있다는 것이 참혹했다.

몇개의 슬픔들이 오늘은 어디쯤에서 길을 잃었을까?

내 슬픔에 모두가 침묵한다고 느낄때 문득 외롭다(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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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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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놓고 거의 2달만에 읽게 된 책이다.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여서 읽고 싶은 것은 많은데 거기에 따라갈 만큼 속도는 나질 않고 밀려 있는 책이 쌓여가는데도 책 주문은 자꾸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내게는 생소한 서인도제도의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오스카와 그의 누나 롤라, 어머니 밸리시아와 그의 조부 아벨라르 등 삼대에 걸친 데 레온 가족의 이야기이다.

이 삼대를 잇는 것은 핏줄보다 진한, '푸쿠'라고 불리는 저주였다.

화자인 '유니오르'는 '주노 디아스' 자신의 애칭이기도 하다.

'오스카'에 대한 특징을 작가의 표현을 대신하여 요약하자면 몸무게가 110kg이 넘었고, 전형적인 도미니카 남자의 사내다운 허풍도 없었고, 목숨이 달렸다해도 여자하나 낚지 못할 인간이었다.

운동에는 젬병이고, 운동신경이 둔한것 이상이어서 공도 꼭 계집애같이 던졌다. 무엇보다 저주스러운  것은 외모였다. 반곱슬머리를 벼락맞은 아프로스타일로 하고, 공업용 고글같은 커다란 안경을 썼다. 눈도 가운데로 모여 좀 지진아 같이 보이는 구석이 있었고, 어려서부터 책만 파는 꼴통이었다.

처음 책을 읽을때 주석이 너무 많아 그걸 읽다보면 본문으로 돌아가 다시 이어나가는게 쉽지 않는 그런  책이어서 내용이 잘 정리가 되질 않았다.

다 읽고 나서 밑줄친 부분을 정리하면서 다시 훑어 보니 '주노 디아스'의 천재적인 글솜씨가 뒤늦게서야 느껴졌다.

'오스카'는 소위 말하는 '왕따중의 왕따'였고 누구하나 관심없을 정도의 볼품없는, 심지어 혐오감을 줄 정도의 외모를 가진 그런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오스카'는 눈물겹게도 오스카와 다를바 없는 나를 위로해주었다. 

<책속 밑줄>

-----------------------------------------------------------------나는 평생 사랑을 기다려왔어. 내겐 절대로 사랑이 오지 않을 거라고 얼마나 많이 생각했던지. 마치 천국의 한조각을 삼킨 기분이야(64)
 
넌 아무것도 아니야. 그녀는 언제나처럼 나를 굴복시키려고 약한 고리를 열심히 찾았지만, 나는 약해지지 않았고 그러지도 않을 셈이었다. 저편 어딘가에서 내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나로 하여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었다(79)

사랑에 빠진 여자는 어디서나 그렇듯 듣고 싶은 말만 듣는 법이다(165)

은행에는 수억이 있으면서 영혼에는 단 일원도 없는 그런 인물(168)

인생이란 그런거다. 아무리 열심히 행복을 모아봤자 아무것도 아닌듯 쓸려가 버린다.

누군가 나한테 묻는다면, 난 세상에 저주따윈 없다고 대답하겟다. 삶이 있을뿐, 그걸로 충분하다고(246)

"세월이 이렇게 많이 흘렀다는 게 믿어져? " "난 믿어져. 우리는 시계니까, 그이상은 아니지."

아벨라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 이상이야, 우린 경이로운 존재니까"(280)

오랫동안의 절망으로 아래 눈꺼풀만이 두꺼비처럼 불룩해졌을 뿐이었다. 그러나 속은 완전 상처투성이었다. 검은 반점들이, 곤두박질치는 자신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313)

내가 밖으로 돌면서 배운게 있다면, 사람이란 무엇에도 익숙해질수 있다는 거야(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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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0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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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정기구독 잡지를 통해 알게된 <내인생의 책한권>이란 코너에서 소개된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바로 구입해 읽었던 책이다

그때 책 첫페이지에서 나는 이미 예감을 했다 이 책을 다 읽을때까지 덮지 못하리라는 것을....

기억 상실증에 걸린  한남자가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미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비슷한 느낌의 전개가 이어진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떤 장소, 사물,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을때 느끼는 안개에 싸인듯한  

희미한 기억들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잊고 싶은 기억일수록 더욱 또렷해지고, 떠올리고 싶은 기억일수록 더욱 흐릿해지는 기억들

작가는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기억을  하나하나 찾아서 더듬어 가듯이 길을 떠나게 된다.

퇴락한 거리, 스산한 광장, 인적없는 골목, 마른풀꽃 냄새와 안개낀 숲의 나무 향기가 나는 듯한  

마치 한편의 옛날영화를 보듯 소설로  빠져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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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 밑줄>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날 저녁 어느 카페의 테라스에서 나는 한낱 환한 실루엣에 지나지 않았다.(12)

(첫 페이지 처음 한줄에서 나는 그만 숨이 막혔다 (좋은 책의 첫 한줄이 전체를 좌우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하게 하던 책) 


수천수만장의 바캉스 사진들 뒤쪽 한구석에 서서 그는 즐거워하는 사람들 그룹너머 저 너머에 수영복을 입은채 찍혀 있지만 아무도 그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며 왜 그가 그곳에 사진 찍혀 잇는지 알수 없다 나는 그 '해변의 사나이'는 바로 나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해변의 사나이'들이며 모래는 우리들 발자국을 기껏해야 몇 초동안 밖에 간직하지 않는다(89)

 
우리가 저 아래 눈 위로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던 그 마을을, 마치 성탄절 때 진열장 안에 만들어 놓은 장난감들처럼 조그만 마을의 정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던  그 맑은 밤들을 다시 살아보고 싶었다. 그런 밤이면 모든 것이 단순하고 걱정없어  보였고 우리는 미래를 꿈꾸곤 했다

지평선을 가로막는 그 산들보다 더 절망적인 것은 없었다. 엄청난 당혹감이 나를 사로 잡았다.  오히려 나는 어떤 거리감을, 풍경에서 오는 어떤 정밀한 슬픔을 느꼈다.  그런데 그풍경 속에서 우리는 무었인가?(273)


저녁 어둠이 내렸다. 그 초록빛이 줄어들어감에  따라 함수호의 빛이 흐려져 갔다.  물위에는 아직도 희미한 광채를 내면서 보랏빛 감도는 그림자들이 스치고 있었다(303)

 
한 어린 소녀가  황혼녘에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해변에서 돌아온다. 그 아이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계속해서 더 놀고 싶었기 때문에 울고 있다...그녀는 벌써 길모퉁이를 돌아 갔다 그런데 우리들의 삶 또한 그 어린아이의 슬픔과 마찬가지로 저녁속으로 빨리 지워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304)

(이 장면이 왠지 영화의 한장면처럼 슬프면서도 아릿하게 느껴진다  나의 삶도 빨리 사라져 버리는 것에 아쉬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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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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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문학동네(1판 12쇄)2008.11.21(455쪽)
 
참으로 오랜만에  기이한 소설을 읽었다

이책을 읽은건 지난 4월에 지인으로부터 빌려 읽게 되었는데 한참이 지나서 이제야 정리를 해본다.

박민규에 이어 꽤 괜찮은 작가를 만난 기분이다. 아직 한국 작가들에게 실망하는 것은 조금 이르다는 생각을 하게한 작가이기도 하다.앞으로 천명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노파-금복-춘희 3대에 걸친 공간과 시간을 뛰어넘는 환상적이고도 무한한 상상력에 매료되었다.

글을 읽으면서 남미문학의 대표인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과 이사벨 아엔데의 <영혼의집>을 떠올리게 했다.

또한 거구인 춘희는 <오스카와오의 짥고 놀라운 삶>의 오스카와 흡사 이미지가 비슷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서 오는 외로움, 여성다움도 아름답지도 않고 오히려 뭇남성보다 더 큰 거구인 춘희는 서커스의 코끼리와 진한 우정을 교감하며 다른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는 그녀만의 세계가 나를 속수무책이게 했다.

이 소설에서 자주 나타나는 개망초, 아마 나는 이 개망초에서 춘희와 대비되는듯한 청초하면서도 아름다운 그 무엇이 바로 다름아닌 춘희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외롭고도 외로운 삶에서 개망초는 그녀가 가는 곳마다 마치 위로하듯 한귀퉁이에 무리지어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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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인생을 살아간다는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10)

걱정하지마.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날거야. 보고 싶은 것들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어 있어(141)

무릇 위대한 문학작품의 탄생이란 이처럼 엉뚱한 장소에서, 뜻밖의 상황에서, 사소한 연유로 말미암는 경우가 태반이기 마련이다(146)

개망초. 그것은 춘희가 평대에 처음 도착했을때 역 주변에 무성하게 피어 있던, 슬픈듯 날렵하고, 처연한듯 소박한 꽃의 이름이었다. 이후 그 꽃은  가는 곳마다 그녀의 뒤를 따라다녀 그녀가 머물 벽돌공장의 마당 한쪽에도, 교도소 담장 밑에도, 기찻길 옆에도 어김없이 피어 있을 참이었다(150)

눈은 아주 조금씩 멀기 때문에, 그동안 나는 많은 것을 볼수가 있고, 그것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저장할 시간이 남아 있거든 . 그러면 나중에 아무것도 볼수 없게 되었을때 그것을 하나씩 끄집어내서 볼수가 있지. 그러나까 그게 꼭 슬픈 것만은 아니란다(245)

세상에는 비밀을 함께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으며, 비밀은 오직 혼자만이 간직하고 있을 때에야 비로소 비밀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348)

고통은 그저 고통일뿐 다른 어떤 것으로도 환치되지 않았다.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고 그녀의 가슴 한가운데엔 고통이 화석처럼 굳게 자리를 잡았다.(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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