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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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검색도중 그의 에세이라는 것에 망설이지 않고 주문했다 진주를 발견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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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0
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 장석봉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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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도서관 순례에서 발견한 이 책은 바로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시튼동물기>를 쓴 사람의 책이었다.

그는 자연학자이자 화가이며 작가로써 영국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이주하였으며 야생동물을 그리는 삽화가로 일하면서 최초의 작품을 쓴 것이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이야기>이다.

솔직히 우리는 저자의 이름과 그가 쓴 책이름만 들어서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이 현재의 주입식 교육의 산물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시튼의 책을 제대로 읽어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어릴적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고백한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시튼은 <동물기>라는 책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를뻔 했다는 것이다.

'동물기'는 일본인들이 책으로 만들면서 붙인 이름인데 우리나라에 그대로 전해진 것이라 한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우리나라 출판문화가 일본을 그대로 베끼는 것에 분통과 배신감마져 들었다. 아직도 일본의 잔재가 남아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공계 전공서적에서도 충분히 볼수 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도 그가 최초로 쓴 작품이면서도 모든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대부분 우리 인간은 인간 위주의 관점에서 동물에 대해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시튼은 동물감각의 개성과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는 것이다.

"야생동물은 모두 인간과 친척이다" 비록 우리와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 나름대로의 느낌과 소망이 있는 생명체이고 그들의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

이 책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아내를 잃은 '늑대왕 로보의 전설' , 사람과 개의 우정을 다룬 '나의 괴짜친구 빙고', 새끼에 대한 모성애를 그린 '여우의 눈물' 등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야생동물은 인간의 보살핌도 좋지만 진정 원하는 것은 자유였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었다.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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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정령 슬픔에 젖은 목소리였다. 더이상 이전의 그 우렁차고 도전적인 울음소리가 아니라, 단지 길고 애처로운 통곡소리에 불과했다.

녀석은 마치 '블랑카', '블랑카'하고 부르는 듯 했다.....

발자국을 쫓아 우리가 블랑카를 죽인 곳까지 온 녀석은 가슴이 찢어지는듯 비탄에 젖은 울음소리를 냈다. 너무나 슬퍼서 듣기가 힘들 정도였다(37)

 

권좌를 빼앗긴 사자, 자유를 박탈당한 독수리, 짝을 잃은 비둘기, 이들은 모두 심적인 충격으로 죽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무법자라면 이 세가지 충격을 모두 이겨낼 수 있을까?  아침이 되자 그 답을 알게 되었다. 로보는 몸은 다치지 않았지만 영혼은 이미 떠나 있었다.(44)

 

사람과 개가 변치 않고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은 정말 놀랍고도 아름다운 일이다.(140)

빙고는 마지막까지도 나의 개였다. 그 무시무시한 고통 속에서 죽어 가던 그 마지막 순간에 녀석이 간절히 원한 것은 바로 내 도움이었던 것이다.(153)

 

야생의 어미가 가진 사랑과 증오는 진실한 것이었다. 빅슨의 유일한 바람은 새끼를 자유롭게 해 주는 것뿐이었다. 빅슨의 모성애는 강했지만, 그보다 더 강한, 더 고매한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새끼의 구차스러운 삶을 어미 스스로 마감시켜 주는 것이었다.(191)

 

야생동물들에게는 정녕 아무런 도덕적, 법적 권리가 없는 것일까? 단지 자신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생명체에게 그토록 심한 고통을 가할 수 있는 권리가 인간에게 과연 있는 것일까?(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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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두는 여자
베르티나 헨릭스 지음, 이수지 옮김 / 다른세상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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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체스두는 여자>라는 책 제목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 낙소스에서 두아이의 엄마이자 아내로서 호텔의 룸메이드로 일하는 평범한 여자이다.

늘 똑같이 반복되는 날마다의 일상이 그녀에겐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러던 어느날 한 프랑스인 부부가 머문 호텔방을 정리하면서 실수로 쓰러뜨린 체스 말 하나가 그녀가 다른 세상에 대하여 눈을 뜨게하는 하나의 장을 열어준 것이다.

남편 선물로 체스판을 사기 위해 30년전 스승인 쿠로스를 찾아가 부탁하면서 시작된다.

사실 체스를 두는 것 자체가 어쩌면 드러내서는 안될 그 무엇인가 하는 것에서 의아했다.

아마 체스두는 것은 특정계층만의 게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엘레니는 남편에게 체스판을 선물하지만 남편은 아예 관심도 없다. 그래서 그녀는 교본을 가지고  배워 보려하지만 한계에 부딪힌다.

그녀는 체스를 배우면서 자신의 현실로부터 어떤 비밀스러운 도피 등을 표현할 방법이 그녀에겐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스승과 체스를 두면서 그녀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집중력과 상당한 전략적 감각을 나타낸다.

좋은 스승은 제자의 뛰어난 점을 잘 찾아내어 준다.

그는 자신의 제자를 위해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냈던 코스타와 체스를 두게 함으로써 그녀가 체스대회에 나갈수 있도록 훈련을 시킨다.

책내용은 잔잔하면서도 특별한 반전이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평범한 어떤 인물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모티브로하여 우리들 누구나가 느꼈을 법한 일상으로부터의 도피를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체스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엘레니는 체스의 기물들의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

즉, 시합을 지배하는 것은 킹도, 룩이나 나이트, 퀸도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적군 차단이나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졸병인 폰이 경기의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알게됐다.

"폰이 체스의 영혼이라면 퀸은 체스의 심장이다" 라는 것을 명확히 이해함으로써 그녀는 체스라는 게임의 법칙을 이해하였다.

이 책을 단순히 체스라는 게임에 관한 책이겠거니 하고 읽기보다는 무언가에 대한 열정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어떤 것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사람을 달라지게 만든다. 자기 안에 있던 잠재된 것들을 발견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엘레니의 스승인 쿠로스는 제자의 잠재력을 발견해주고 그것을 펼칠수 있도록 도와주는 참된 모습을 보여주어 마음이 따스해졌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엘레니에 대한 묘사가 조금 약했다는것이다, 체스를 두는 그녀의 모습을 좀더 세밀하게 표현했다면 좀더 흥미로울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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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먹어요
아녜스 드자르트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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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치 못한 결혼생활과 가족으로부터 소외된 사십대 중반의 중년여자라면 과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란 물음을 하지 않을수 없다.

사십대 중반인 미리암은 완전무결한 차가운 성격의 남편에 대한 혐오감과 모든걸 혼자 알아서 하는 엄마의 도움이 아무 쓸모없게 만드는 완벽한 아들에 대한 증오로 모성애를 상실하게 되고, 그들 父子사이에 자신의 자리가 없음을 알고 우울증에 시달린다. 아들의 친구로부터 여자와 엄마의 자리를 동시에 되찾으려 결국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 그런 이유로 그녀는 가정을 떠나서 서커스단의 주방일을 하며 6년만에 돌아와 식당을 개업하게 되면서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끝내 식당으로 성공을 하게 되고 자신에게 그토록 마음에 상처로 남아있던 아들과도 관계도 회복하는 가슴따뜻한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배신 또는 사랑을 잃게 되었을때 갖게되는 공허함은 사람을 한동안 무기력하게 만든다. 미리암은 그런것을 그복하기 위해 요리를 한다. '먹는다'는것은 성(性)과 성(聖)의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 제목이 좀 특이한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음식을 판다는것 즉 매식은 매춘의 의미를 연상시기게 하는 무언가를 내포하고 있다.. 그녀(미리암)는 고통이 아니라 쾌락이, 금욕이 아니라 세상 모든 욕망의 충족이 자신의 죄를 면제받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주변에는 꽃집남자, 종업원 벤, 알리가 있어 도움을 준다. 이세상은 참 공평하다. 누군가로부터 상실된 사랑을 다른 누군가로부터 받게 되니 사랑은 순환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게되는 것을 볼때면 이 세상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길에도 굴곡이 있듯이 인생에도 굴곡이 있게 마련이다.  삶도 처음에는 내리막길 시작한다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굴러가지만 진짜 오르막은 나중에 나타나는데 내리막길로 전속력으로 내던져지게되는 내리막 출구와 같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서서히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야만 한다.

<책속밑줄>

나는 사랑으로, 사랑에 의해 요리를 한다. 손님들을 사랑하기 위해 내가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질문의 사치스러움이 바로 그 사치스러움을 갖지 못한 창녀들을 떠올리게 한다(8)

 

아무도 날 비웃지 않았으니까.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우리는 모드 전과저, 방황하는 자들이었고, 아무도 동료의 행동에 놀라거나 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서로 감내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니까.(29)

 

나는 어떤 종류의 줄에 매달렸던 걸까? 진짜 훌륭한 마술사, 진짜 훌륭한 곡예사를 만나기 전에는 사람들은 늘 거기에 감춰진 줄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런 트릭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로지 훈련의 문제일 뿐이다.(32)

 

어느날, 우리는 허공을 앞두게 될 것이다. 어느 누구 탓할 사람도 없다. 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에 질겁하고, 아무도 그것을 맡아 해결하지 않는 것에 분노한다.(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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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기도하는 집 - 오늘의 작가 1
이윤기 지음 / 세계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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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고 이윤기님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작품들을 찾아보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곤 <이윤기의 그리이스로마신화>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책을 번역한 사람정도만 아는 것에 불과 했다 하지만 그중 어느 한권도 읽어보지 못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의 작품들중 최초 장편소설인 <하늘의 문>은 이미 절판되어 몇몇 사람들에 의해 소장되고 있어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나무가 기도하는집>은 우선 제목에서부터 무언가 느낌이 특별할것 같아 읽게 되었다.

종교적인 이야기가 아닌 인간과 인간사이, 인간과 자연사이에는 빈틈이 없는 합일체를 이루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는 짤막한 신화가 소개되어 이 책의 특별한 묘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이민우는 세상의 지식보다는 세상의 이치를 누구보다도 느낌으로 아는 그런 사람이다.

그러기에 우연히 그의 집에 찾아온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은 자야 아가씨에 대해 어떤 질문도 대답도 요구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상처를 햇빛에 들춰내기보다 달빛 속으로 스며들게 함으로써 스스로 자아를 찾아가게 만드는 아름다운 신화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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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야 아저씨는 삶의 굽이굽이에 매복하고 있는 듯한, 믿어지지 않는일, 믿어지지 않는 광경이 그 삶을 아주 색다른 것으로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아는 사람이다.

특별하지 못한 남자와 특별하지 못한 여자의 특별한 만남도 그렇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남들에게는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일이 자기에게는 한번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살던 사람이기도 하다.(28)

그는 나무와 함께 있을 때면 행복의 파장 비슷한 것을 경험하고는 했지만, 그것이 나무가 지니고 있는, 사람의 원초적인 습관과의 만남을 통한 행복이라는 것은 이해하지 못했다.(76)

그는 기다리기만 했다. 기다리는 일만이 자기에세 허용된 선택인 듯이 그는 자야 아가씨에게 변화가 오기를, 상처 입은 영혼이 그 어머니인 자연에 익숙해지기를. 이 세상으로 오던 날의 자연스러움을 되찾게 될 날을 기다렸다.

무엇을 기다리는지 모르면서도 기다렸다. 그는, 아무일도 하지 않고 있으면서도 무엇인가 이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음에 분명하다.(83)

더 물러날 데 없는, 뿌리뽑힌 경험이 있는 나무와 상처 입은 경험이 있는 영혼이 서로 의지가지로 삼고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84)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이 무엇인가? 창피하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무엇인가? 혹,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으로의 너무나 인간적인 복귀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징후는 아닐 것인가?(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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