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0
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 장석봉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날 도서관 순례에서 발견한 이 책은 바로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시튼동물기>를 쓴 사람의 책이었다.

그는 자연학자이자 화가이며 작가로써 영국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이주하였으며 야생동물을 그리는 삽화가로 일하면서 최초의 작품을 쓴 것이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이야기>이다.

솔직히 우리는 저자의 이름과 그가 쓴 책이름만 들어서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이 현재의 주입식 교육의 산물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시튼의 책을 제대로 읽어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어릴적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고백한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시튼은 <동물기>라는 책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를뻔 했다는 것이다.

'동물기'는 일본인들이 책으로 만들면서 붙인 이름인데 우리나라에 그대로 전해진 것이라 한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우리나라 출판문화가 일본을 그대로 베끼는 것에 분통과 배신감마져 들었다. 아직도 일본의 잔재가 남아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공계 전공서적에서도 충분히 볼수 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도 그가 최초로 쓴 작품이면서도 모든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대부분 우리 인간은 인간 위주의 관점에서 동물에 대해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시튼은 동물감각의 개성과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는 것이다.

"야생동물은 모두 인간과 친척이다" 비록 우리와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 나름대로의 느낌과 소망이 있는 생명체이고 그들의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

이 책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아내를 잃은 '늑대왕 로보의 전설' , 사람과 개의 우정을 다룬 '나의 괴짜친구 빙고', 새끼에 대한 모성애를 그린 '여우의 눈물' 등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야생동물은 인간의 보살핌도 좋지만 진정 원하는 것은 자유였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었다.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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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정령 슬픔에 젖은 목소리였다. 더이상 이전의 그 우렁차고 도전적인 울음소리가 아니라, 단지 길고 애처로운 통곡소리에 불과했다.

녀석은 마치 '블랑카', '블랑카'하고 부르는 듯 했다.....

발자국을 쫓아 우리가 블랑카를 죽인 곳까지 온 녀석은 가슴이 찢어지는듯 비탄에 젖은 울음소리를 냈다. 너무나 슬퍼서 듣기가 힘들 정도였다(37)

 

권좌를 빼앗긴 사자, 자유를 박탈당한 독수리, 짝을 잃은 비둘기, 이들은 모두 심적인 충격으로 죽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무법자라면 이 세가지 충격을 모두 이겨낼 수 있을까?  아침이 되자 그 답을 알게 되었다. 로보는 몸은 다치지 않았지만 영혼은 이미 떠나 있었다.(44)

 

사람과 개가 변치 않고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은 정말 놀랍고도 아름다운 일이다.(140)

빙고는 마지막까지도 나의 개였다. 그 무시무시한 고통 속에서 죽어 가던 그 마지막 순간에 녀석이 간절히 원한 것은 바로 내 도움이었던 것이다.(153)

 

야생의 어미가 가진 사랑과 증오는 진실한 것이었다. 빅슨의 유일한 바람은 새끼를 자유롭게 해 주는 것뿐이었다. 빅슨의 모성애는 강했지만, 그보다 더 강한, 더 고매한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새끼의 구차스러운 삶을 어미 스스로 마감시켜 주는 것이었다.(191)

 

야생동물들에게는 정녕 아무런 도덕적, 법적 권리가 없는 것일까? 단지 자신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생명체에게 그토록 심한 고통을 가할 수 있는 권리가 인간에게 과연 있는 것일까?(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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