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두는 여자
베르티나 헨릭스 지음, 이수지 옮김 / 다른세상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먼저 <체스두는 여자>라는 책 제목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 낙소스에서 두아이의 엄마이자 아내로서 호텔의 룸메이드로 일하는 평범한 여자이다.

늘 똑같이 반복되는 날마다의 일상이 그녀에겐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러던 어느날 한 프랑스인 부부가 머문 호텔방을 정리하면서 실수로 쓰러뜨린 체스 말 하나가 그녀가 다른 세상에 대하여 눈을 뜨게하는 하나의 장을 열어준 것이다.

남편 선물로 체스판을 사기 위해 30년전 스승인 쿠로스를 찾아가 부탁하면서 시작된다.

사실 체스를 두는 것 자체가 어쩌면 드러내서는 안될 그 무엇인가 하는 것에서 의아했다.

아마 체스두는 것은 특정계층만의 게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엘레니는 남편에게 체스판을 선물하지만 남편은 아예 관심도 없다. 그래서 그녀는 교본을 가지고  배워 보려하지만 한계에 부딪힌다.

그녀는 체스를 배우면서 자신의 현실로부터 어떤 비밀스러운 도피 등을 표현할 방법이 그녀에겐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스승과 체스를 두면서 그녀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집중력과 상당한 전략적 감각을 나타낸다.

좋은 스승은 제자의 뛰어난 점을 잘 찾아내어 준다.

그는 자신의 제자를 위해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냈던 코스타와 체스를 두게 함으로써 그녀가 체스대회에 나갈수 있도록 훈련을 시킨다.

책내용은 잔잔하면서도 특별한 반전이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평범한 어떤 인물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모티브로하여 우리들 누구나가 느꼈을 법한 일상으로부터의 도피를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체스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엘레니는 체스의 기물들의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

즉, 시합을 지배하는 것은 킹도, 룩이나 나이트, 퀸도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적군 차단이나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졸병인 폰이 경기의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알게됐다.

"폰이 체스의 영혼이라면 퀸은 체스의 심장이다" 라는 것을 명확히 이해함으로써 그녀는 체스라는 게임의 법칙을 이해하였다.

이 책을 단순히 체스라는 게임에 관한 책이겠거니 하고 읽기보다는 무언가에 대한 열정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어떤 것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사람을 달라지게 만든다. 자기 안에 있던 잠재된 것들을 발견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엘레니의 스승인 쿠로스는 제자의 잠재력을 발견해주고 그것을 펼칠수 있도록 도와주는 참된 모습을 보여주어 마음이 따스해졌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엘레니에 대한 묘사가 조금 약했다는것이다, 체스를 두는 그녀의 모습을 좀더 세밀하게 표현했다면 좀더 흥미로울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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