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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먹어요
아녜스 드자르트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평탄치 못한 결혼생활과 가족으로부터 소외된 사십대 중반의 중년여자라면 과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란 물음을 하지 않을수 없다.
사십대 중반인 미리암은 완전무결한 차가운 성격의 남편에 대한 혐오감과 모든걸 혼자 알아서 하는 엄마의 도움이 아무 쓸모없게 만드는 완벽한 아들에 대한 증오로 모성애를 상실하게 되고, 그들 父子사이에 자신의 자리가 없음을 알고 우울증에 시달린다. 아들의 친구로부터 여자와 엄마의 자리를 동시에 되찾으려 결국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 그런 이유로 그녀는 가정을 떠나서 서커스단의 주방일을 하며 6년만에 돌아와 식당을 개업하게 되면서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끝내 식당으로 성공을 하게 되고 자신에게 그토록 마음에 상처로 남아있던 아들과도 관계도 회복하는 가슴따뜻한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배신 또는 사랑을 잃게 되었을때 갖게되는 공허함은 사람을 한동안 무기력하게 만든다. 미리암은 그런것을 그복하기 위해 요리를 한다. '먹는다'는것은 성(性)과 성(聖)의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 제목이 좀 특이한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음식을 판다는것 즉 매식은 매춘의 의미를 연상시기게 하는 무언가를 내포하고 있다.. 그녀(미리암)는 고통이 아니라 쾌락이, 금욕이 아니라 세상 모든 욕망의 충족이 자신의 죄를 면제받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주변에는 꽃집남자, 종업원 벤, 알리가 있어 도움을 준다. 이세상은 참 공평하다. 누군가로부터 상실된 사랑을 다른 누군가로부터 받게 되니 사랑은 순환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게되는 것을 볼때면 이 세상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길에도 굴곡이 있듯이 인생에도 굴곡이 있게 마련이다. 삶도 처음에는 내리막길 시작한다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굴러가지만 진짜 오르막은 나중에 나타나는데 내리막길로 전속력으로 내던져지게되는 내리막 출구와 같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서서히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야만 한다.
<책속밑줄>
나는 사랑으로, 사랑에 의해 요리를 한다. 손님들을 사랑하기 위해 내가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질문의 사치스러움이 바로 그 사치스러움을 갖지 못한 창녀들을 떠올리게 한다(8)
아무도 날 비웃지 않았으니까.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우리는 모드 전과저, 방황하는 자들이었고, 아무도 동료의 행동에 놀라거나 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서로 감내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니까.(29)
나는 어떤 종류의 줄에 매달렸던 걸까? 진짜 훌륭한 마술사, 진짜 훌륭한 곡예사를 만나기 전에는 사람들은 늘 거기에 감춰진 줄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런 트릭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로지 훈련의 문제일 뿐이다.(32)
어느날, 우리는 허공을 앞두게 될 것이다. 어느 누구 탓할 사람도 없다. 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에 질겁하고, 아무도 그것을 맡아 해결하지 않는 것에 분노한다.(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