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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병원에 왔습니다 - 잘 몰라서 더 진심인 우당탕탕 취재기
신윤섭 지음 / 동그람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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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부터 당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미지의 공간, ‘기쁨과 슬픔이 엇갈리고 좌절과 용기가 교차하고 만남과 이별을 나누게되는 신비의 세계, 동물병원으로 떠나보자.

 

아이가 저렇게 될 때까지 얼마나 아팠겠어요. 같이 살고 있는 보호자들도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동물들이 통증을 표현하는 데 서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후로는 저렇게까지 악화되기 전에 내가 미리 발견해야겠다 싶어서 강아지나 고양이 환자가 내원하면 일단 입술부터 들춰보는 게 습관이 되었어요.”

 

반려견이 인간은 때론 단순히 공감 능력을 뛰어넘어 서로의 감정이 전이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보호자가 누군가로 인해 불안, 초초한 감정을 드러내면 반려 견은 상대로부터 보호자를 지키기 위해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보하자가 느끼는 감정의 흐름에 자신의 행동을 맞춘다고 볼 수 있는데, 반려동물을 많이 접할수록 실감하게 되는 부분일 것이다.

 

제가 내과 수의사로 일한지 7년이 되었는데, 모든 시간을 통틀어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라고 말 할 수 있어요. 의사 입장에서 많이 위독하거나 어려운 질병을 가진 환자들이 고비를 넘기고 회복해서 퇴원할 때가 가장 기쁜 것 같아요.”

 

지구는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잖아요. 여러 생명체들이 공존하는 곳이고 길 고양이도 엄연히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생명인데, 본인에게 조그만 피해가 간다는 이유로 생명을 앗아간다는 건 너무 이기적인 행동이라 생각해요. 물론 캣맘분들도 불쌍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밥을 주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의 마음도 십분 이해하시라고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불현 듯 필자가 사는 동네 세탁소의 마스코트, 노령견 시추 한 마리가 떠오른다. 다리가 불편해 늘 의자 위에서 방석을 깔고 자리보전하고 앉아 있는데, 세탁소 사장님은 우리 집 상전이라며 할머니가 된 반려 견에 대한 배려라 했고, 말씀마다 애정이 묻어났다.

 

수의 테크니션이라는 용어가 일반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들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사람 병원으로 치면 간호사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한다.

 

세상에 많고 많은 밥벌이 가운데 본인이 좋아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테크니션이라는 데에 동의하지 않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나같이 아픈 동물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물리고 다친다고 해서 특별히 억울해 하지도 않는다.

 

이렇듯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책임감 있는 반려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은 무엇보다 반려동물의 생이 끝나는 날까지 함께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해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는 증가하고 있는데 그에 비례해 주인에게 버림받는 동물들 역시 거리로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의사의 동물 안락사 행위는 긴장, 불안, 우울을 유발하는 요소로 수의사들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수의사가 안락사를 허락하는 상황은 더 이상 어떤 치료로도 회복될 수 없을 때, 어떤 강력한 진통제를 사용해도 통증을 느낄 때라고 한다. 수의사 입장에서 안락사라는 단어는 쉽게 꺼낼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아픈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가 자신의 손으로 동물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반려동물 수명연장의 7할은 보호자의 관심과 애정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보호자의 의지가 없으면 아무리 뛰어난 의술도 무용지물이 된다.

 

펫로스를 극복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마음껏 그리워하시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생각하면 슬플까 봐, 얘기를 꺼내면 울까 봐 억누르지 마시고 마음껏 슬퍼하시고 마음껏 아이에 대해서 얘기 하세요. 그러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끼실 겁니다. 물론 한 번으로는 힘들겠지만 여러 번 아이에 대해서 추모하고 슬퍼하고 나면 마음도 조금씩 나아질 거예요.”

 

반려동물은 유행에 따라 선택하는 소유물이 아니에요. 평생을 책임지고 보호하며 함께해야 하는 가족입니다. 강아지나 고양이의 어릴 때 귀여운 모습만 보고 쉽게 입양을 결정하지 마시고 적어도도 10~20년이란 긴 시간 동안 동물들이 나이가 들어 아프거나 힘든 모습도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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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망치지 않는 대화법 - 후회가 줄고 오해가 풀리는 소통의 기술, 2023 세종도서 교양 부분 선정
임정민 지음 / 경향BP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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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말기술이나 말재주가 뛰어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상대와의 쌍방향 소통을 중심에 두고 좋은 태도로 상호 교류를 하는 것이 진정한 대화이다.

 

행복한 사람이란 좋은 환경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태도를 지닌 사람이라고 한다. 일과 관계, 인생을 좀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면 대화를 하기 전에 먼저 좋은 태도부터 갖추도록 하자.

 

친절, 칭찬, 공감, 배려, 겸손, 양보, 다정함. 이 모든 것은 진정 인간다운 것이며, 우리가 품격 있는 따뜻한 말로 소통을 해야 하는 이유다.

 

말다툼을 할 때 손가락을 상대편 쪽으로 내지르며 삿대질을 하면 상대는 기분이 상당히 나쁘고 불쾌하다. ‘언어적 삿대질을 당하면 이를 맞받아치려는 심리가 작용해 더욱 거칠고 험한 말이 나온다.

 

욕구는 쉽게 말해서 내 감정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우리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상대의 행동 때문에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고 착각하는데 사실은 내 감정의 근원이자 원인은 바로 욕구이며, 그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 감정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협상 전문가 리어 찰스는 다른 사람을 설득하려면 먼저 당신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상대가 나의 바람대로 해 주길 원한다면 이렇게 화법을 바꾸는 작은 차이로 상대가 내 말을 들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부드러운 소통의 시작이다.

 

여기서 분명하게 기억해야 할 부분은 내가 거절하는 것은 상대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부탁에 대한 거절이라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가 되었든 부탁을 들어줄 수 없는.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뿐이다.

만약 내가 부탁을 거절했는데 상대가 나를 나쁜 인간으로 몰아세우거나 화를 내는 식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한다면 그 사람과는 인연이 아닌 것이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에게 대해 천천히 알아가며 친분을 쌓고, 왠지 말이 안 통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설사 가족이라 할지라도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소통을 하고 소통사람이 한다. 그리고 사람감정을 가진 존재이다. 침묵보다 나은 말이 없다면 그저 묵묵히 침묵하며 그 순간의 감정을 헤아리고 그 감정에 머무는 것이 또 하나의 소통 방법이다.

 

미러링은 기본적으로 무의식에서 나타나는 행동이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사용할 때도 그 효과가 증명되었다. 특히 상대와 라포를 형성할 때 매우 효과적이다.

 

나의 생각과 상대의 생각을 우리는 서로 모르고, 알더라도 생각의 차이가 발생한다. 그래서 머릿속의 생각을 밖으로 꺼내어 자신이 전하고 싶은 생각과 마음을 말로 잘 표현해야 한다. 무슨 뜻으로 얘기한 건지, 어떤 의도였는지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상대는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통이 힘든 이유 중의 하나는 이 때문이다. 자신의 의도를, 원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말해 주면 좋은데 우회적으로 돌려 말하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지 못하면 소통이 어긋나 버린다.

 

말의 의도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말을 하는 화자, 즉 자기 자신이다. 자신이 이 말을 왜 하는 지, 상대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그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고, 상대도 수동적으로 듣고 말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알려고 서로 노력한다면 우리의 소통은 분명 훨씬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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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영어생활자로 살아남는 법 - 발음에 집착하는 당신이 알아야 할 일터의 언어, 태도에 관하여
백애리 지음 / 그래도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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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강한 여성이 되기로 했고 몸부림치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곧장 서랍을 열어 깊숙이 넣어둔 여권을 펼쳐 만료일을 확인했다.

 

서른이 되기 전에 내 인생부터 해결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영어라는 공공의 적이 내 앞을 가로막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구직 마켓에서 보잘것없는 나를 원하지 않을 것 같아서 뭐라도 붙들고 원망해야 했다. 계속 영어에 집착하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굳게 믿었다. 나는 영어만 잘하면 인생이 술술 풀릴 줄 알았다.

 

우리는 언어를 배우면서 뜻하지 않게 사과할 일도 생기고 마음이 미어지는 경험도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조금이라도 상처를 덜 받기 위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시작한 출발 지점, 말이 하나씩 통한 게 신기하다고 좋아하던 기특한 기억을 붙드는 게 낫지 않을까. 난 늘고 있어, 그걸 믿자.

 

도착 첫날의 밤이 그렇게 흘러갔다. 피부색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나를 계산하지 않고 의심 없이, 경계심도 없이 환대해준 선한 사마리아인들 속에서,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존재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렬히 행동하는 건강하고 젊은 에너지에 둘러싸여 생활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생활에도 은근한 지지가 되었다.

 

미국만 영어를 쓰는 게 아닌데 어째서 그동안 다양성에 노출되지 않은 채 한쪽에만 매몰되어 있었던가. 미국 드라마를 보며 최대한 미국 원어민의 발음을 모사하려고 애썼던 시간들이 이렇게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글로벌 기업이나 국제조직에서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인데 전혀 대비를 해 놓지 못했다니, 준비는커녕 필요를 감지하지도 못했다. 미리 연습할 시간도 없이 이렇게 닥쳐서야 알게 되다니 한심한 노릇이었다.

 

영어 공부를 위해 이것저것 머리를 짜내어 새로운 연습법을 실습한 것뿐인데 어느새 나는 내 목소리를 듣는 올바른 경청 자가 되어 있었다.

 

좋아하는 소재에서 시작 지점을 설정해야 한다. 그걸 매개로 영어와 접점이 만들어지고 세계가 확장한다.

 

유럽연합EU 안에서 교육체계가 호환이 되니 인접 국가에 가서 유학하는 게 쉬었고 이웃 나라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조건이 형성되어 있었다.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국제기구에 대한 접근성이 월등히 높았다. 실제 국제기구 통계를 보면 유럽의 참여도가 가장 놓다. ................. 하지만 나는 어땠나.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는 심지어 두 개로 쪼개져 국경을 넘으면 곧장 월북인데? 이런 조건을 하나씩 따지고 보면 고립된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새삼스레 서러운 일이다.

 

지금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열등감을 어떤 방식으로 다룰지 고민하면 콤플렉스가 언젠가 나를 도울 날이 올 거라고, 그 첫 번째는 나의 열등감을 깔끔하게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구직을 위해서 스스로를 세상에 드러내야 한다. 약점도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상황을 여러 차례 구술하다보니 초라한 내 처지가 명료하게 와닿았다. 슬슬 현실을 알아차리는 대신 창피한 게 없어졌다.

 

유럽에서 일하고 싶어요.’

이제 나의 소망이 저 나무에 걸려있다. 이 메모는 나 자신에게 말하는 집요한 암시이기도 했다. 유럽에서 사는 것이 내 목표가 아니었다. 이곳에서 나는 프로페셔널로 일해보고 싶었다.

 

나는 어쩌면 빛을 기다리며 무급 인턴쉽을 지속하는 추운 겨울을 생존한 건지도 모르겠다. 성장할 기회를 주는 사람들 옆에서 발을 맞추며,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지는 결국 밝은 여름과 어두운 겨울이라는 시간을 모두 손에 쥔 현재의 내 몫이었다.

 

여전히 내 영어는 부족하다. 그러나 말도 안 되는 영어 실력으로 누구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출발할 때는 몰랐다. 나의 회복탄력성은 얼마나 탄성이 있는지. 마음에 근육이 붙고 힘이 생기는 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는지. 주변에서 나누어주는 지혜를 흡수하는 자세와 경계가 사라진 글로벌한 세계에서 고쳐야 할 태도는 무엇인지. 출발하지 않았다면 이 모든 걸 끝까지 몰랐을지도 모른다.

 

그 갈망을 현실로 바꾸고 싶어 여권을 갱신한 날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여정은 끝이 없다. 지속할 뿐이다. 막막한 마음에지지 말자는 다짐을 거듭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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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 인문학 최고의 보물창고 대가 고전·인문 시리즈 (LINN 인문고전 시리즈) 4
헤시오도스.오비디우스.토마스 불핀치 지음, 김성진 편역 / 린(LINN)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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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포스의 신들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는 불사의 몸을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는 인간과 전혀 다르지 않다. 어쩌면 인간보다 더 옹색하기도 하다. 그들은 다른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질투도 하고 화를 내며 삐치기도 잘한다. 제우스 역시 다른 신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하데스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 자라는 뜻이다. 모습을 감추는 투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티타노마키아 때는 이를 이용해 크로노스의 무기를 탈취하는 확약을 펼쳤다. 이것은 죽음은 보이지 않게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은유로 해석되기도 한다.

 

아테나는 인간을 만든 프로메테우스를 도왔고,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죽일 때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열두 가지 노역을 해내는 헤라클레스를 도와주었다. 또한 트로이 전쟁이 끝난 후 이타카로 돌아가는 중 고생하는 오디세우를 위해 멘토르가 되어 도와주었다. 여기서 멘토라는 말이 생겨났다.

 

영웅으로서 페르세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용기인품이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메두사의 머리를 가져오라는 소리에 질겁을 했겠지만, 페르세우는 묵묵히 이를 수행하러 갔다.

이런 담력은 그 수많은 영웅과 비교해 봐도 뒤지지 않는다. 또한 페르세우스는 살면서 적을 만들지 않았다. 항상 주변 사람들을 돕거나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페이리토스는 화해의 표시로 손을 내밀고 부르짖었다. “처분대로 하시오! 어떤 배상을 원하시오?” “그대와의 우정을!”

 

헤라클레스 앞에 두 명의 여신이 나타났다. 한명은 욕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요염하게 생긴 여신으로, 그녀는 자신과 같이 가는 길을 고통이 없고 언제나 쾌락이 있을 것이라고 유혹하였다. 다른 한명은 덕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신이었다. 이 여신은 자신과 함께 가는 길을 고통의 길이고 몹시 힘들지만, 의로운 그는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길이라고 하였다.

헤라클레스는 두 가지 길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는 고민 끝에 덕성의 여신과 함께 가기로 했다. 즉 헤라클레스는 어렵고 힘든 길이라 하더라도 의롭고 옳은 길을 가야겠다고 그 길을 선택하였다.

 

에로스가 가진 화살 통에는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황금 화살과 사랑을 거부하게 만드는 납 화살이 있다. 그런데 이 황금 화살의 효과가 참으로 무시무시하다. 절대적이기 때문에 신조차도, 심지어 에로스 본인조차도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자존심이 너무 세서 많은 님프에게 구애를 받았으나 모두 귀찮다며 외면한 것이었다. 화가 난 님프 한명이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에게 기대해 그에게 저주를 내렸다. 그 저주로 나르키소스는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졌으며 자신에게 애착을 가진다는 뜻의 나르시시즘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자신이 만든 창작물을 실제로 사랑하여 결혼하게 된 피그말리온 이야기는 예술 창작의 소재로 이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심리학에서도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피그말리온 효과란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판도라의 상자 속에서 빠져나와 세상을 떠돌며 인간을 괴롭힌 여섯 번째 저주는 배고픔이었다. 이때부터 인간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다른 생명을 죽여 먹음으로써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스 신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불행한 비극의 인물인 오이디프스는 그의 운명 때문에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이다. 오이디프스는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결과적으로 운명에서 벗어나려 했기 때문에 그 운명을 맞이해버렸다는 비극의 시초적인 인물이다.

 

시시포스가 신들을 기만한 죄로 받은 형벌은 매우 특이하다. 그 형벌은 산 정상으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것이다. 바위는 정상에 오면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올려야 하는 영원한 노동이다. 바로 이 무의미함이 인간의 삶과 똑같다.

 

세상에는 많은 신화가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특히 그리스 신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이 완벽한 존재라기보다는 인간들처럼 실수하고 사랑하고 질투하고 실연의 아픔에 힘들어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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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가스라이팅이야 - 자기 불신에서 벗어나 삶의 확신을 되찾는 자아회복 지침서
에이미 말로 맥코이 지음, 양소하 옮김 / 에디토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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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은 피해자가 자신의 현실 인식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드는 정서적 학대입니다.

 

가스라이팅은 의심과 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피해자들은 내가 맞게 판단한 건지 스스로 의문을 제기하게 되면서 결국엔 옳고 그름, 건전함과 불건전함, 가스라이터의 시각과 자신의 시각을 구별해내기 어려워지죠. 이 때문에 점점 현실 점검을 위해 가스라이터에게 의존하게 되지만, 이는 자신이 혼란만 지속시킬 뿐입니다.

 

가스라이터들이 피해자로 고르는 대상은 주로 상처받기 쉬운 연약함을 지녔거나 호감이 가는 사람입니다. 전자는 타인의 형편없는 태도도 눈감아주며 함께 있으면 편하고 어떤 제안이든 선뜻 동의해 주는 사람입니다. 공통적으로 가스라이터에게 소리 내어 지적할 가능성이 적은사람들입니다. 후자는 자신감 넘치며 사회적 성공을 거둔, 매력적인 사람들입니다.

 

자존감은 개인적 가치관과 연관이 있습니다. 자존감 수준은 우리가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으며 그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지탱하는 지, 그리고 어떤 대우를 받고자 하는지에 대해 핵심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죠.

 

자존감 회복에 있어 나를 사랑하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자존감은 자아, 즉 자기 인식이 어떤 지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스라이팅 피해자가 스스로를 다시 사랑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를 사랑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경계는 다른 사람에게 내가 누구이며 내가 무엇이 괜찮고 무엇이 괜찮지 않은 지를 알리는 시그널입니다. 나의 사적 공간을 정하고 나를 화나게 하는 행동을 멈춰달라고 표현할 때 그 기준이 되어주죠. 주의할 것은, 내가 경계를 설정한다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경계는 오로지 나 자신에 관한 것이니까요.

 

진정 애정 어린 관계는 서로 강요하거나 압박하지 않습니다. 경계를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자기주장을 하는 건 내가 원하는 것만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내가 당신을 존중하는 만큼 당신도 나를 존중해주기를 기대한다는 의도입니다.

 

가스라이터들은 경계를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가스라이팅을 하고 싶은 대상이 경계를 뚜렷이 설정하면 가스라이팅을 하기가 어려워지니까요. 그래서 피해자의 경계 설정을 약하게 만들기 위해 쓰는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죄책감입니다.

 

가스라이터들은 언제나 손바닥 위에 피해자를 올려놓고 싶어 합니다. 그래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들은 원래대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피해자에게 주입합니다.

 

가스라이팅을 장기간 당하고 나면 피해자는 자기 감각을 잃게 됩니다. , 내가 나에게서 단절되는 것이죠. 그래서 치유를 위한 자기 관리는 자기 연민을 통해 나에게 다시 연결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가스라이팅 피해자들은 가스라이터에게 늘 도움을 받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려 왔기 때문에, 자기가 누군가를 도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건강한 관계에서는 서로가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줍니다. 실질적 도움까지는 못 주더라도 응원하고 지지해주며 힘을 북돋아주죠.

 

가스라이팅 밖으로 온전히 탈출한 분들에게----

 

여러분은 강하고 용감할뿐더러 스스로 회복할 힘을 충분히 지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다정하고 굳세며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낼 자격과 능력 또한 겸비했습니다. 전보다 더 강하고, 더 자신감으로 가득 차고, 그리고 더 온전히 자기 자신을 느끼며 인생의 다음 장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여러분께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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