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밍
정성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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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만으로 나이 두 자릿수를 막 넘겼을 무렵, 나는 어느 날 문득 그렇게 아빠가 기타를 연주하시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는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몸집보다 훨씬 큰 기타를 들고 아빠 흉내 내기 시작했다.

 

나는 클래식 기타를 배움으로써 기초적인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었다. 나는 이때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이더라도 그 일을 하며 살기 위해서는 내가 싫은 것들도 버텨내고 거쳐야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건 어느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현재의 나를 보고 많은 사람이 나의 과정들이 어땠는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모든 것들은 이 과정에 담겨 있다. 꾸준함, 포기하지 않는 의지, 그리고 기타를 사랑하는 마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것들은 모두 제쳐두고 오로지 그것만을 바라보고 몰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 즉 내가 하는 일과 전혀 관련 없는 것처럼 보이는 여러 요소들과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때 나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더라도 의지할 곳 없이, 쉴 틈 없이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 마음이 사라질 수도 있겠구나 하고 느꼈다. 한 번은 너무 힘든 나머지 새벽 중에 내가 키운 강아지를 안고 펑펑 울기도 했다.

 

내가 그렇게 유튜브 채널을 유지하고 앨범을 꾸준히 발매할 수 있었던 것은 아빠의 역할이 매우 컸다. 그땐 계속 활동을 요구하던 아빠가 밉기도 했지만, 그런 아빠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성장 할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이때 처음으로 나로 인해서 누군가가 기타리스트의 꿈을 꾸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것을 보았고, 내 음악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연주자들과 이미 만들어진 곡들로 하는 합주의 경험만 있던 나는 그런 즉흥적인 합주가 익숙하지 낳았다. 그래서 사실상 아무것도 보여준 것 없이 곡이 끝나고 무대를 내려왔다. 나는 망연자실했다. 그때 비로소 느꼈다. 지금의 내가 그들과 같은 무대를 설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기타리스트로서 쌓아온 것들 덕분이고 아직 그럴 실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이 즉흥 연주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뚜렷하게 있다. 바로 밤과 별이다 항상 새벽에 작업하며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을 사랑하고, 항상 그런 것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내가 사랑하는 이미지들을 내 연주로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무언가 뚜렷한 계획이나 목적이 없다면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상실하고 결국 그 시간들을 내다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무작정 시작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버리고 그 목표치를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원곡 그래도 연주하면 개성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개성을 담아 연주하면 원곡의 느낌이 사라져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종의 딜레마다. 그러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최대한 많은 스타일을 시도해 보자였다.

 

이 음악적 지식과 경험이 나의 어떤 빈 공간을 채워준 느낌이었고 내가 기타리스트로서 성장하면서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벽 하나가 허물어진 느낌이었다. 여전히 갈 길은 멀었지만, 꿈을 향해 크게 한걸음 나아간 느낌이 들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도 끈기와 노력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극복할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렸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에 달린 것이기에.

 

그런 가수 친구들과의 만남은 내게 또 다른 만나의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어느 날은 찬혁이를 통해 가수 아이유 님에게 연락이 왔었다. 아이유님이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앨범이 있는 데, 그중 한 곡을 내가 편곡하고 연주로 참여해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과거의 나는 그런 부분들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고, 그런 남들이 원하는 정성하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남들이 내 인생을 살아 주는 것도 아니고, 내 인생을 책임져주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나의 목표 중 하나는 인스트루멘탈의 대중화이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나의 연주로 이루어내고 싶다. 지금까지 수많은 곡들을 편곡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줬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나의 영향력은 너무나도 작다.

 

크고 거창한 목표일수록 그에 필요한 더 큰 노력을 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 미래의 나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삶. 나느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지금도 발버둥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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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죄
윤재성 지음 / 새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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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센 손아귀가 뺨을 감싸 쥐었다. 남자는 단단한 나무껍질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살아야하는 이유를 찾아. 짐승이 아닌 사람으로 살고 싶거든 그래야 해.”

평생 자아 없이 사육돼온 가축에겐 다소 벅찬 당부였다.

 

신임 검사들도 저렇게 사육되었다. 조직 안에서 못 견디는 애들은 낙오하고, 예쁜 애들은 뽑혀 가고.

 

더 말하기도 짜증이 나서 전화를 끊었다. 죽은 고래를 둘러싸고 상어들이 해안가로 몰려들고 있었다. 피 냄새는 상어뿐만 아닌 다른 것을 불러온다. 깊은 바다 속, 심해 밑에 잠긴 거대한 것....

 

꽉 쥔 주먹에 거머리 같은 핏줄이 솟았다. 지켜야 할 것 앞에서, 그는 검사로도 인간으로도 무력했다.

 

싸우는 건 저희가 하겠습니다. 사모님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황경미는 대답 없이 아이를 끌어안았다. 순조는 조직이 죽인 남자의 가족을 두고 일어섰다. “아빠가 없어도 보육원보다는 나을 겁니다.”

 

할 수 있는 것들은 실제로 많았다. 귀머거리 장님 흉내를 내는 것, 공짜 술상을 받는 것, 닭 잡던 칼이 소 잡는 칼 될 때가지 충성스럽게 기다리는 것.... ..................

할 거면 제대로 찌르라고 해, 어설프게 굴지 말고.” “....?” “좀 빨리 가지.” 검사장이 말하자 기사는 속도를 높였다. 다행히 오늘 몫의 쪽지 시험은 끝난 모양이었다.

 

하루는 아버지가 들어올 시간에 비닐하우스로 도망가 잠든 적이 있었다. 손전등 불빛에 깨어나자 핏발이 곤도선 흰자위가 보였다.

나가고 싶지? 소원대로 해주마.’ 머리카락을 잡혀 끌려간 밭 한복판에는 구덩이가 있었다.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으나 소용없었다. 머리만 빼고 묻어버린 아버지는 삽을 던지고 가버렸다.

생매장의 기억은 공포스러우면서도 안온했다.

 

김 선배는 그래서 죽은 겁니다. 불의가 정의보다 무거운 줄을 몰라서, 망나니 주제에 능력보다 큰 칼을 휘두르려다가.” 그녀는 옛 연인을 향한 모욕에 화를 내야 할지, 동의를 해야 할지 판단이 안 서는 표정이었다. 순조는 재차 회유에 나섰다.

 

검사님, 그러다 진짜로 잘리세요. 위원회에 밉보이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세요?” “해임되겠죠. 면직이나 정직일 수 도 있고.” “그런데 왜...” “평생 입을 수 있는 옷은 없어요. 언젠가는 해져서 안이 보이게 됩니다.”

 

물 밑은 안온했다. 위를 올려보다 저녁놀빛 거품들이 흐릿한 형광등 밑을 떠다녔다. 바다 깊은 곳으로 들어가 산호초 틈에 몸을 누이고 잠들 날을 기다리는 고래가 된 기분이었다.

 

분위기가 으스스하게 돌아갔다. 그건 무립니다.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시죠. 할 줄 알았던 순조는 입을 꾹 닫은 채 허공만 응시하고 있었다. 미도는 저 모습을 어디서 봤는지 생각해 냈다. 연수원 모의재판에서 상대를 깨부수기 직전에 늘 짖던 표정이었다.

 

손쓸 수 없는 원한이, 멀어서 무용한 정의가, 이틀 뒤로 다가온 동생의 생일이, 물 아래에서 보았던 빛과 함께 떠내려 왔다. 손바닥의 가시를 빼지 않고 방치했던 이는 그녀 자신이었다.

 

사시 수석이라더니, 그 꼴로도 당당하구먼.” “근본 없는 출생이 어디 가겠습니까? 흙탕물에서 자란 미꾸라지 들이 다 그렇죠.”

 

아버지는 자기가 한 말은 지키는 사내였다. 허기를 견디는 동안 석양이 내려앉아 세계를 불태웠다.

벌거벗은 허수아비처럼 지는 해를 멍하니 바다보다 시력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 손상된 망막은 천천히 회복됐지만 심장 부근의 상실감은 영영 메워지지 못했다. 그것이 마지막 남아 있던 애정과 양심, 죄책감 따위였다는 사실은 오랜 시간이 흐르고서여 깨닫게 되었다.

 

폭력의 씨앗은 짓밟힘으로써 싹의 틔웠다. 잔디로 덮인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순조는 선글라스를 썼다. 숲을 무너뜨릴 바람이 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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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관리도 실력입니다 - 상황을 이해하고 태도를 결정하는
함규정 지음 / 청림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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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완전히 멘탈 나갔잖아.”, “요즘 간, 쓸개 다 빼놓고 다닌 다니까.” 사람들은 직장생활의 힘겨움을 이렇게 표현하고는 한다. 과도한 업무량에 성과에 대한 압박까지, 사실 누구에게나 직장생활은 고되다. 그런데 정말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사람이다 단순히 업무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더 힘들다.

 

자신을 속이지 말자. 스스로를 속인다는 게 사실 쉬운 일도 아니며, 완전히 속일 수도 없다. 겉으로는 아무리 괜찮은 척해도 당신이 얼마나 힘든지, 가슴이 얼마나 쓰라린지 이미 당신 자신은 알고 있다.

 

이 세상에 나쁜 감정은 없다. 우리 안에 자연스럽게 발생한 감정들을 잘 조절하고 현명하게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내 마음이 안정되고 단단해지려면 혼자만의 시간은 필수다. 자신을 둘러싼 주변 상황, 사람들의 관계, 업무에 대한 생각 등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는 적막한 시간이 필요하다.

 

화를 내서 상대방의 행동을 고치려고 하지 말자. 감정적으로 대하면, 상대방 역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화 같은 강렬한 감정을 자주 드러내야 하는 당신이 우선 고역이다.

 

자기 자신은 스스로가 통제하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있고 싶은 곳에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상대방의 눈치를 보며 끌려 다니면 마음속에 답답함, 억울함, 좌절감과 같은 감정이 쌓이게 된다. 싫은데도 좋다고 말하다 보면 마음이 힘들어진다.

 

착한 사람이라고 해서 거절을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착한 것과 거절을 못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엄밀히 보면 거절하는 것도 자기관리 능력이다. 거절을 못해 이리저리 휘둘리게 되면 결국 본인이 했어야 할 일을 못하게 된다..................... 내가 불행한데 다른 사람이 행복해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있어야 상대가 있는 법이다. 지나치게 눈치 보지 말자. 자신이 행복해야 다른 사람들을 기꺼이 도울 수 있다.

 

많은 사람이 항상 자신의 부족한 면을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평생을 완벽해 보이는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살아간다. 문제는 나만 못났다고 생각하는 데에 있다. 그런 생각은 당신만 하는 게 아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완벽주의 상사도, 개성 강한 신입직원도, 나보다 능력 있어 보이는 입사 동기도 다 똑같다.

 

자격지심에서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에게도 너그러울 수 있다. 스스로 옹졸하게 만드는 자격지심에서 벗어나자. 당신은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하고 멋진 사람이 맞다.

 

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가 나만 다치게 될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서 문제는 상처 입을까 봐 마음을 반만 준다고 상처 받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상대방에게 자연스럽게 가는 마음을 조절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반을 주었다고 해서 상처도 반만 받을 수 있다는 건 착각이다.

자존감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늘 이 순간부터 나 자신을 소중히 대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 가장 가까이에서 나와 함께할 존재는 부모도 아니고, 형제자매도 아니고 친구들도 아니다. 바로 나 자신이다.

 

현명한 사람은 남들보다 한발 앞서 시도한다. 그리고 한발 앞서 실패를 경험하고 감정을 추스른 후 다시 일어나 나아간다. 무언가를 시도하는 일은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지금 이 책을 덮자마자 시작하면 된다. 잘해야 한다는 두려움만 버리면, 당신의 목표에 좀 더 쉽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된다.

 

강한 감정이 약한 감정을 압도한다. 그리고 여유로움은 단연코 상대를 포용하는 큰 감정이다. 예상치 못한 여유로움을 보일 때, 상대방의 감정은 점차 누그러지고 세력이 약화된다. 그렇게 당신은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감정을 압도할 수 있다.

 

우리의 감정은 상상 그 이상으로 엄청난 힘을 가진다. 이런 영향력을 가진 감정을 현명하게 다룰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똑같은 환경 속에서 누구는 불행한 삶을 살아간다. 당신의 행복과 성공은 주변 사람들과 처한 환경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당신 안의 감정이 결정한다. 그래서 감정은 결코 무시할 수도 없고 무시해서도 안 되는 소중히 여겨야 할 우리의 일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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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열여덟 어른 - 자립준비청년이 마주한 현실과 남겨진 과제
김성식 지음 / 파지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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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준비청년이란 아동복지시설(보육원, 그룹홈, 가정위탁)에서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에 퇴소하여 홀로 살아가는 이들을 말한다.

 

보호대상아동은 아동양육시설에 맡겨진 후 만 18세까지 시설의 보호 아래에서 자란다. 18세를 기준으로 퇴소를 하는 이유는, 법적으로 성인이 되었다는 의미 때문이다. 하지만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만 18세부터 성인이 되지만, 민법상으로는 만 19세 미만은 미성년자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결핍 속에서 살아간다. 자립준비청년들도 이 진리를 깨닫는 순간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들이 본인인 줄 알았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도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가장 불화, 이혼 등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개중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가정의 아픔을 얘기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런 친구들 덕에 비밀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처음 계획한대로 꾸준히 한길을 가는 경우도 있고,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역량을 키우는 자립준비청년들도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혼자의 힘으로 이런 부침들을 견뎌내며 버터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생계를 해결해 주는 것보다 꿈을 꾸게 하는 것이 중요한지 이해하고, 꿈과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취업 교육의 한계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직업은 꿈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사회는 알고 있을까.

 

자립준비청년에게 퇴소의 경험은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문을 열고 이동하는 것과 같다. 퇴소 날, 시설의 문을 열고 바깥으로 몸을 옮기는 순간은 짧고 간단했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18세가 넘어서야 이런 경험을 처음 할 수 있기 때문에 자립준비 청년에게는 이 시간들이 특별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진 자기만의 공간은 바깥세상에서도 내가 쉴 수 있고, 몸을 뉘일 수 있고, ‘존재해도 된다고 말해준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립준비청년이 더 안락하고 안전한 주거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인생의 굽이굽이마다 예기치 못하게 비수를 꽂은 이들이 있었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용기를 내고 당당해지라고 요구할 수가 없었다. 보육원에서 살았다는 것은 덮기에는 너무나 큰 비밀이고, 펼쳐 보이기에는 이질적이었다.

 

우리 캠페인의 메시지는 첫 해부터 지금까지 동일하다. 열여덟에 어른이 될 수밖에 없는 자립준비청년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동정과 편견으로 보지 말고 보통의 청춘으로 봐달라는 메시지였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소중한 이유는 성공하거나 모범적으로 자랐기 때문이 아니다. 마침표를 찍지 못했더라도 그 시간을 견뎌내고 고통에 아파했던 모든 것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지원되는 교육과 프로그램들이 자기다움을 생각하고 자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 일방적인 주입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결과를 경험하게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제는 자신의 삶을 꿈꾸는 자립준비청년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캠페이너들이 캠페인을 하겠다고 결심하며 똑같이 했던 말들이 있다. “평생 도움을 받았으니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평생 도움을 받았으니에 담긴 수동적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능동적 상태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바꾸는 결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고통이 없기를 바라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인생을 살기 때문에 우리는 아픈 것 아닐 까. 인생은 원래 고통과 기쁨과 희로애락이 섞여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삶의 기준을 바꿔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현재는 열여덟 어른이지만, 미래의 가능성을 놓치지 말자는 것이다. ................ 열여덟 어른을 벗어내고 자기다움을 갖추게 됐을 때, 또 다른 정체성으로 자신을 보여 줄 수 있을 때 이렇게 인사해 주길.

안녕 열여덟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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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을 걷는 소방관 - 소방관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직업 공감 이야기 비기너 시리즈 5
김강윤 지음 / 크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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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 나오는 군침을 겨우 참으며 하얀 쌀밥을 한 숟가락 크게 떠서..... “화재 출동! 화재 출동! 순간 식당 안에 모든 소방관의 동작이 정지되고 스피커를 일제히 쳐다본다. 그러는 찰나 모든 식당 문을 박차고 뛰어나간다.

 

누군가 나에게 소방관이라는 직업의 매력을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다.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나의 생명을 거는 고귀함이 있는 직업.’

 

소방관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화재진압이다. 화재진압은 소방의 꽃이며 상징적인 업무다. 불이 나면 가장 먼저 달려가 진압, 확산방지 그리고 화재 원인까지 조사한다. 이와는 별개로 화재가 발생하면 불을 끄는 것뿐만 아니라 화재를 예방하는 활동도 한다.

 

출동이 아니면 훈련인데 이러한 훈련만이 출동에서 소방관들 스스로 자신을 지키고 시민을 지킬 수 있는 길이다.

 

소방차는 위험을 무릅쓰고 빠르게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 이유는 하나다. 그곳에 소방관을 기다리는 다급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나와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가족, 친구라고 생각해보자.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고 달리고 있다면 잠시 옆으로 기꺼이 길을 터주자. 그런 행동이 누군가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큰 배려일 수 있다.

 

소방관은 현장이라는 곳에서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타인을 위해 봉사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자기 앞에 닥치는 위험을 고스란히 맞으라는 뜻은 아니다. 나도 살고 남도 살아야 한다.

 

현장에서 몸으로 행하는 일이 주를 이루는 직업이지만 늘 책을 가까이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화재의 성상, 위험물, 소방설비 등 소방과 관련된 학문은 현직 소방관들도 늘 관심을 가지는 학문 분야다.

 

현대의 소방관은 불 끄고, 구조 잘하고, 환자 치료나 이송만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다양한 능력이 요구되고 그런 능력이 있는 직원일수록 내부적으로 역량을 발휘할 기회도 많이 주어진다.

 

많은 구조대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분야가 수난구조다. 소방관이 되기 위해 치러야 할 시험 준비와 더불어 조금씩 자신을 단련하기를 바란다. 당신이 소방관이 되고 나서 맞닥뜨려야 할 현장의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가혹하다.

 

15년을 현장에서 일했다. 한 번 도 같은 현장은 없었으며 매 순간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그런 현장을 나는 사랑한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바로 그곳이다.

 

불은 뜨겁다. 누구나 뜨겁다는 것이 내 몸에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본능적으로 느낀다. 살고자하는 본능이다. 소방관은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르는 불 속으로 들어간다. 살기 위해 모두가 피하는 뜨거움을 소방관은 피하지 않는다. 아니 피 할 수 없다. 왜 두렵지 않겠는가? ........ 하지만 이런 두려움을 상쇄시키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바로 훈련, 장비, 동료다.

 

큰돈 벌고 성공해서 명예로운 삶을 사는 것도 좋겠지만 그저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를 함께하는 사람과 세상 만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 소방관이 되고 나서 그런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인지 조금, 아주 조금 알게 되었다.

 

소방관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감당하기 힘든 현실과 싸우는 고난의 길일 수도 있고, 때로는 타인의 위해 희생한다는 고귀한 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뭐가 되었든 나는 이일을 사랑한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는 소방관의 뒷모습을 보자면 적어도 그들이 가지는 직업적 매력을 따지지 않더라도 작은 경외심은 생기지 않을까 한다.

 

여전히 내가 나가는 현장은 사람이 같은 사람을 구하기 위한 곳이다. 누군가의 가족, 친구를 살리기 위한 고귀한 과정이다. 단순히 육체적 표현으로만 판단하여 살고 죽는 것을 결정할 수는 없다. 인간이 가진 최소한 감정과 비록 얼굴은 모르지만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이 손으로 뻗어 나와야 하는 직업이다.

 

소방을 한자어로 보자면 사라질 소, 막을 방 이라는 뜻인데, 이것은 단순히 불을 끄는 개념이 아니라 모든 위험에서부터 오는 위험을 막고, 불안을 사라지게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본다. 바로 이 두 글자가 소방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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