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글쓰기 - 기억을 회고록으로, 아이디어를 에세이로, 삶을 문학으로 담는 법
빌 루어바흐 지음, 홍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절판


내 삶의 글쓰기를 통해 나의 힘을 발견하라!

자서전, 에세이, 회고록 등 창조적 논픽션을 쓰기 위한 첫걸음

 

회고록이나 수필을 쓰려고 하는 당신이 자신의 삶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은 누가 뭘 해도 벅찬 일일 수 있다. 이 책은 일생이라는 거대한 글감을 좇으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려는 초보 작가들에게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일반적인 글쓰기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작가의 어떤 면모가 드러나야 하는지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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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은 낯선 영역으로부터 타인에게 보내는 글이다. 작가라는 영역에서, 자아라는 영역에서, 나라는 영역에게 보내는 글이다. 여기서 회고록이라 하면 종이 위에 풀어놓은 기억, 꾸밈없는 실화만을 말하는 것이다.

 

내가 볼 때 회고록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문학성이다. 단순히 사실성을 지키기 위해 급급해하는 것보다는 드라마의 필수 요소부터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다시 말해 첫째는 문학성, 둘째는 사실성이다. 이는 회고록을 쓸 때 따라야 할 위계질서 같은 것이다.

 

좋은 글, 좋은 수필은 곧장 주제로 뛰어든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그렇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여러 편을 써본 뒤에는 당신의 글도 주제와 정면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글을 써라, 종이를 메우고 모아라, 거칠든 다듬어졌든, 좋든 나쁘든, 지금 당장 그런 것은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매일 글을 쓰는 것, 다양한 글감들을 비축해두는 것이다. 서론이나 결론 따위는 잊어버려라.

 

장면 중간에 설명이나 판단, 정보나 의견을 끼워 넣으면 단꿈에 빠져 있던 독자를 흔들어 깨우는 꼴이 된다. 설명은 방해물이다. 설명은 우리가 보거나 냄새 맡거나 듣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만든다.

 

장면과 장면이 어떻게 연결되는 지 주시하고, 주제와 대상과 생각이 어떻게 나타나는 지 주시하라. 하지만 아직 이들을 정리하려 들지 마라. 지금으로서는 그저 한 문장, 한 문장씩 비집어 열어 장면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자. 그렇게 해서 돌담을 장식할 돌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바라는 만큼 시간을 실컷 쏟아라.

 

무슨 이야기를 하든 초고에서는 정확하고 진솔하게. 하나도 남김없이 종이 위에 쏟아 붓자. 그리고 사실을 살짝 비켜간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경고이자 거대한 표지판이 되어 다신에게 알려줄 것이다.

 

훌륭한 회고록에는 극적인 사건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독자들이 원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회고록의 형식 자체가 그런 극적인 사건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에세이가 작가와 독자가 나누는 대화라면, 그 안에서도 작가만의 목소리가 드러나야 한다. 그걸 끝이 아니다. 독자에게 드러내고픈 자신의 이야기를 정확히 전달하려면 작가는 목소리를 적절히 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

 

글에서 목소리가 마법처럼 드러나는 것은 수년에 걸쳐 습작한 결과다. 작가가 문장을 다루는 기술이 능수능란해짐으로써 그 사람 특유의 문장이 막힘없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작가라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고, 낯선 것을 설명하고, 말하기 어려운 것을 말하기 위해 문장 단위에서 좀 더 다채롭고 강렬한 비유를 사용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명료하지 않은 글을 아무것도 아니다. 당신이 글에 담은 의미를 독자가 알아서 추측해야 한다면 그 의미를 제대로 읽어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어떤 것도 운에 맡기지 마라. 당신의 임무는 언어를 다스리는 것이다.

 

글쓰기가 당신의 안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 왜 쓰는가? 아주, 그리고 당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왜 읽는가? 뛰어난 글에는 필연성이 있다. 이글을 써야만 한다는, 그것도 이렇게 써야만 한다는 필연성이 있다. 그런 글에는 필요 없는 부분이란 없다.

 

바로 당신의 글을 출판하는 비결에 관한 이야기다. 그 비결은 바로 이것이다. ‘좋은 글을 써라이게 전부다.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좋은 글은 이 세상 모든 편집자들이 바라는 것이다. 좋은 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편집자마다 각기 생각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문제될 것은 없다. 당신이 좋은 글만 쓴다면 누구든 당장 출판하자고 나설 테니 말이다.

 

원고를 보내기 시작할 때는 출판되기만 하면 돈을 긁어모을 것이라는 생각은 애초에 접어두자. 돈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우리는 지금 예술을 논하고 있다. 당신이 진정 받게 될 대가는 독자다. 금전적 대가가 따른다 해도 그것은 그저 우연한 횡재일 뿐이다.

 

글쓰기에 대해 내가 당부하고픈 원칙은 단 하나다. 당신의 습작 기간을 소중히 여겨라. 당신 스스로 배우는 사람이라 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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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똥을 눈 아이 안도현 선생님과 함께 읽는 옛날이야기 1
안도현 지음, 김서빈 그림 / 상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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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이 새로 쓴 옛날이야기

안도현 시인이 동해안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설화 중에 요즘 어린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골라 고치고 다듬어 현대판 버전으로 새로 쓴 안도현 선생님과 함께 읽는 옛날이야기시리즈 (5) 첫 번째 책이다. 옛날이야기에 안도현 시인의 상상력이 더해져 신비스럽고 기발한 다섯 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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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태우고 헤엄치는 바위

, 뭐야?” 남자가 소리친 건 이미 우리가 바다 한가운데까지 나왔을 때였어.

 

미리 말하지만 나는 절대로 그를 괴롭히려던 게 아니야. 믿어줘. 나는 단지 오랜만에 느낀 온기가 반가웠을 뿐인걸.

 

해변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그곳이 우리가 있던 해변이 아님을 금방 알아차렸어. 바위 친구들이 코빼기도 안 보였거든. 하지만 뛰어내리는 남자를 말릴 수가 없었지.

 

두 사람은 해와 달의 정령이거든. 해와 달이 뜨지 않는다는 건 더 이상 연오랑과 세오녀가 이곳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 소문에 두 사람이 건너편 육지에 있다고 하던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구름 사이로 다시 해가 나타났지. 곧게 비친 빛살을 받으며 사람들이 크게 환호 했어.

 

나는 이제 생각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익숙한 존재가 사라지는 것 아닐까 하고, 나는 내 곁을 지키는 친구들을 있는 힘껏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어.

 

물고기 똥을 눈 아이

, 이게 뭐야?” 원호는 똥과 눈이 마주쳤어. 그러니까, 원호가 싼 건 똥이 아니었어. 물고기였지.

 

이거다!” 원호은 신나서 발을 굴렀어. 모르긴 몰라도 오어사에 가면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있을 것 같았지.

 

아이요?” “. 아이는 강 근처에 살면서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버리고 물고기를 잡아다 괴롭혔지. 물고기 변을 봤을 땐 천벌을 받았구나 생각했단다.”

원호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어. 지민이와 그동안 하천에 한 짓들이 떠올랐거든.

 

이 강에 물고기를 놓아주고 잘못을 빌면 용서받을 수 있어. 나도 그렇게 용서받았거든. 물론 앞으로 나쁜 짓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해.” “네 그럴게요! 약속해요.”

 

하선대 이야기

미월은 하선대에 내려와 앉은 순간 동해 바다의 아름다움에 미료됐어.

 

이곳에 다시 오려면 일 년을 꼬박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지. 미월은 마지막까지 남아 바다를 바라보다가 바위에 입맞춤을 하고 올라갔어.

 

지난 칠석 때 용왕과 옥황상제가 나눈 대화가 천계에 소문나 있었거든. 소라고둥으로 자신을 훔쳐보던 이가 용왕이라는 걸 알게 된 거지. 어쩐지 미월은 다음 칠석을 손꼽아 기다리게 됐단다. 이 기다림의 이유가 바다가 그리워서인지, 용왕을 만나고 싶어서 인지는 자신도 몰랐어.

 

과연 용왕과 미월은 다음 칠석에 만나 사랑을 나눴을까? 여전히 바다가 육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 주는 사랑을 생각해 본다면, 정답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숲속의 도서관

남자애는 당황한 얼굴로 미래를 훑어보며 다가왔어. “아니, 네가 여긴 어떻게 왔어?” “나 책 반납하러 왔는데?” “?”

 

아래는 용계천이야. 용계천을 들여다보면 마음을 씻을 수 있어.” “마음을?”

 

.... 혹시 하얀 소복을 입은 남자아이니?” “!” 이강 선생은 싱긋 웃었다. “오는 길에 강을 보았지? 아무래도 강에 사는 용을 만난 것 같구나. 네가 덕동에 올 수 있었던 것도 다 그 용의 장난 때문 일거야.”

 

바다에서 용을 만난 날

다른 사람들은 방금 일어난 일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어. 이 해변에서 널 발견한 건 오직 나뿐이었지.

 

용을 만났다고, 그 용이 사람으로 변해서 나랑 얘기도 했다고. 몰랐겠지만 용은 여자애고, 또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여기 혼자야. 너는 오래 전에 친구들을 떠나보내고 혼자 남게 됐다고 했어. 천 년마다 돌아오는 하늘이 열리는 날, 폭풍우에 꼬치를 다치고 홀로 떨어졌다고 했지.

 

벌써 우리가 만난 지도 1년이 지났어. 너는 아직도 그곳에서 사람들 눈을 피해 하늘을, 바다를 수영하고 있겠지? 가끔 외로울 때면 너도 나를 떠올려 줬으면 좋겠다. 너와 다시 수영할 날을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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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일기장 개나리문고 8
조경희.심윤정 지음 / 봄마중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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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저학년 성장 동화

 

너무 사랑하는 엄마지만 늘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잔소리 좀 그만 했으면 좋겠고, 다른 사람에게 세련되고 예쁘고 교양 있어 보기면 좋겠다. 엄마의 끝없는 잔소리에 지치고, 좋아하던 여자 친구에게 딱지를 맞은 건우는 우연히 소원 일기장을 얻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개나리 문고> 시리즈는 초동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문해력을 길러 주는 창작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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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 손님한테는 안 팔아요. 그냥 가요.”

채소 장사가 손님의 손에 들려 있던 검은 비닐봉지를 사납게 낚아챘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두 사람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손님이 정말 심하네. 채소를 팔아서 얼마나 남는다고. 쯧쯧쯧.”

 

, 아줌마 손님 정말 교양 없다. 그치?”

하영이가 손님한테서 눈을 떼지 모한 채 내 귀에 대고 속 삭였다.

 

어머, 건우야...”손님 아줌마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순간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었다.

 

나는 하마처럼 계속 물을 들이켰다. 하영이가 교양 없는 아줌마 손님 이야기를 꺼낼까봐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하영이가 말한 교양 없는 아줌마 손님은 바로 우리 엄마다.

 

인사 잘해라,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 양치해라, 숙제해라. 자면서 이불 걷어차지 마라.....

 

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잔소리

 

엄마 때문에 우리 반 예쁜이, 하영이와의 달콤한 시간도 망쳐버렸다.

 

정말이지 엄마는 구제불능이다.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전혀 모르는 모양이었다. 엄마 때문에 하영이 앞에서 얼어붙었던 일을 생각하면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라 심장이 녹아내릴 것 같다.

 

갑자기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초등학생이 어른을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빠는 엄마를 이해하는 것이 자판기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음료수가 나오는 것처럼 쉬운 일인 줄 아는 모양이다.

 

요정이야할머니가 덧붙였다. “요정이라고요?”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요정다운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라면을 뒤집어쓴 것 같은 뽀글머리에 꽃무늬가 어지럽게 수놓아진 블라우스, 고무줄 바지 위로 보록하게 튀어나온 뱃살까지....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은 몸을 써야 하는 거잖니. 몸은 늙었어도 머리는 아직 쓸만 하단다. 그러니 네 소원을 말해보렴.” “소원이요?” “기운 없으니까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랄. 소원을 빌 거냐 말거냐?”

 

요정은 돈 안 받아. 대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네 몫이란다. 그리고 닥 일주일 동안만 빌릴 수 있어. 일주일이 지나면 반납해야 해.

 

손해 볼 건 없으니까. 한 번 써 보지 뭐. 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이상하게 집안이 조용했다. 엄마의 잔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엄마는 족발을 먹지도 낳고 내가 먹는 모습만 바라보았다. 나는 새로워진 엄마가 마음에 쏙 들었다.

 

일기를 쓰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매일매일 소원이 이루어지면 신이 날 텐데 점점 일이 꼬여 가는 것 같았다. 나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때 몇 가지 장면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커다란 개는 소원 일기장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더니 우적 우적 씹어 먹다가 일기장을 갈기갈기 찢기 시작했다. “저리 썩 꺼지지 못해!” 멀리서 초대형 스피커를 삼킨 것 같은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시장바구니를 휙휙 저으면서 커다란 개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네가 안 다쳤으니까 그걸로 됐어.” “돈 아깝잖아. 엄마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돈....” 여기까지 말했을 때였다. “그래도 건우 너보다 중요하지는 않아!”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일기장이 반짝거리는 새 일기장으로 변신해 있었다. 일기장은 머잖아 새 주인을 만나게 될 것이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일기장을 손에 넣은 아이는 김빠진 콜라 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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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통의 편지 -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나무픽션 6
설흔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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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퇴계 이황에게 날아온 편지에서 시작된 공부 수업

시대의 큰 스승. 퇴계 이황의 공부법을 감동적인 소설로 읽다!

 

조선 위대한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퇴계 이황에게 공부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다면, 퇴계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네통의 편지>는 노년의 퇴계가 배움에 목말라하는 사람을 초대해 1일 수업 형식으로 각자에게 딱 맞는 공부법을 알려주는 네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고전 소설 시리즈로 연암의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붉은 까마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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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은 그 인물의 정체에 대해 말을 아꼈다. 공부에 목말라 하는 자라고 넌지시 밝히기는 했으나 사실 그런 정보는 있으나마나 한 것이었다. 선생을 찾는 사람들 중에 공부에 목말라하지 않는 이가 어디 단 한명이라도 있었던가.

 

무식한 놈 소리에 마음이 상했다는 이야기는 배순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돌석이 하루에 수십 번도 더 듣는 말 또한 바로 그것이었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그 무식한 놈 소리를 퍼부어 대는 자들이 돌석과 같은 처지에 있는 노비들이라는 사실이었다.

 

돌석이 책을 들고 양반처럼 공부한다는 소식은 미처 손 쓸 새도 없이 빠르게 다른 노비들에게 퍼져 버렸다. 애쓴다며 격려하는 이들도 가뭄에 콩 나듯 한둘은 있었지만 대개는 드러내 놓고 비웃기 일쑤였다.

 

바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 일입니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지 생각하며 무작정 남의 뒤꽁무니만 따라 하는 공부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나는 왜 책을 들고 오랜 시간을 견뎌 내야 하는가. 왜 나는 농사나 고기 잡는 일이 아니라 공부를 하는가의 이유를 마음 깊은 곳에서 분명히 깨닫고 정리한 뒤에야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먼저 공부는 질문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학문이란 문학, 그러니까 궁금한 것을 잊지 마십시오. 궁금하지 않으면 공부는 결코 시작되지 않습니다.

 

공부란 우리가 이 세상을 올바로 살아가기 위해 곡 익혀야 할 삶의 기술입니다. 재물을 모으거나 쟁기를 만드는데 만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삶을 올바로 살기 위한 기술이니 다른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훨씬 어렵겠지요.

 

공부를 시작하기는 했으나 벽에 다다른 상태로 보는 게 좋겠습니다. 이 고비만 넘긴다면 공부에 큰 진전이 있을 것입니다.

 

온 힘을 다해 닦기를 여러 번 반복해야 비로소 원래의 밝음을 되찾을 수 있지요. 그러나 일단 닦아 놓기만 하면 이야기를 달라집니다. 두 번, 세 번, 네 번, 닦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드는 힘이 줄어들고, 거울은 이전보다 훨씬 빨리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꾸준히 공부하는 것으로써 고비를 넘겼다면 이제 공부를 즐길 차례입니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거워하는 것만 못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분명 아는 것의 단계가 올 터이고, 그 단계를 넘어 좋아하는 것, 즐기는 것에 이르는 단계가 오리라. 얼마나 오래 걸리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잘 설명해 주었네. 공부란 결국 마음을 다잡는 일일세. 마음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 그 어떤 공부를 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야; 어느 상황, 어느 때이건 이것 하나 만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니, 공부의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늘의 괴로움은 마음을 한 뼘 더 키울 수 있는 값진 양식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 괴로움은 힘들다며 투정 부리고 멀리 쫓아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두 손 들어 반갑게 맞이해야 할 진귀한 손님 같은 것은 아닐까.

 

결국 오늘날의 선생을 만든 것은 재능이 아니라 끝없이 공부에 매진하는 미련함과 끈기였다. 돌석은 붓을 들어 미련함으로 장애를 돌파하라.’ 적었다 선생의 지난 시절에 대한 회고를 듣고 돌석의 가슴속에서 불현 듯 떠오른 구절이었다.

 

결국 공부를 한다는 것은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 바동거리다가 마침내 그 의미를 깨닫고 무릎을 치며 기뻐하다, 나중에는 스스로 그 존재 자체에서 멀어져 영원으로 향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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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배달합니다, 복배달
원율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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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배달합니다

입학, 졸업, 취직, 승진. 쉬지 않고 달려온 우리들의 일상에 따스하고 배부른 휴식을 배달하는 힐링 소설.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며 힘들게 삶을 살아낸 독자들에게 따듯하게 위로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는다. 오늘도 힘들게 삶을 살아낸 독자들에게, 배달이 필요한 세상 모두에게 내일을 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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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고욱은 개미였고, 재익은 베짱이였다. 달라질 줄 알았다. 열심히 공부하면, 재익보다 좋은 대학에 가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졸업장을 받으면, 자신이 훨씬 더 잘살게 될 거라 믿었다. 그리고 오늘 구재익을 만났다. 그 순간 확인 한 건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고욱은 개미 같은 배달원, 재익은 베짱이 같은 집주인, 꿈꿔왔던 미래와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다들 기분이 좋은지 서로 계산하겠다고 난리였다. 대기업에 붙은 내가, 은행에 들어간 내가 하고 싸우는 동안 고욱만 입을 다물었다. 결국 탕수육은 삼성전자가. 술값은 국민은행이 내고 자장면만 각자 내기로 했다. 다들 반짝반짝 빛나는 신용카드를 꺼내 들었다. 학생증 체크카드를 아직도 쓰는 사람은 고욱 하나뿐이었다.

 

호진은 무슨 일수 대출 홍보물처럼 생긴 핑크색 명함을 한 장 내밀었다. 햄볶으라니, 정말... 어쩌라는 건지... 고욱은 당황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배달? 행복? 행복을 배달한다고?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처음이지만 긴장할 필요 없다. 음식을 받아서 가져다주기만 하면 된다. 요즘에 비대면으로 두고 가길 원하는 사람도 많고, 오히려 천천히 가져다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도 많다. 그냥 간단한 심부름 정도라고 생각하자!

 

맛나게 드셔보...” “고욱?” 익숙한 목소리에 고욱은 고개를 들었다. 가늘지만 짙고 끝이 꼬부라진 눈썹에, 툭 튀어나온 입술, 무엇보다도 저 비열한 웃음. 맙소사, 구재익이었다!

 

메시지 알림이 거의 100개가 넘었다. 구재익이 친구들을 초대한 단체 메시지 방이었다. 그 방에는 고등학교 때 재익과 친하게 어울렸던 일진들이 모두 들어와 있었다.

 

소장님, 사람들이 원래 이런가요? 무시하고, 욕하고, 겨우 만원, 이만 원짜리 밥 하나 시켜놓고 그렇게까지....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세상이 왜 저한테만 이렇게 가혹한지 모르겠어요. 흐흑

 

내일도 오늘처럼 일하려고, 살려고,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게 사는 게 인생이라서 그래요. 그렇게 누군가는 가족을 먹여 살리고, 누군가는 부모님의 병원비를 벌겠죠. 자식에게 밥을 해 먹이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고욱씨는 사람들한테 내일을 배달하는 거예요.”

 

사장님이 함부로 무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따님 애지중지 키우셨 듯 저한테는 다 자식 같은 직원들이에요. 말조심하세요!”

 

그 시간, 재익은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야식으로 시킨 치킨 다리를 뜯고 있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해온 작업의 효과가 가 슬슬 나타날 때가 되었다. 누군가를 괴롭힐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고립이었다. 주변에 친구가 없거나, 무조건 지지해줄 가족이 없으면 사람은 무너지게 되어 있다.

 

고욱은 항상 가속만 생각했다. 입학과 동시에 졸업만, 졸업과 동시에 취업만, 하는 생각에 주변에 좋은 것들을 제대로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살아온 것 같았다. 그리고 처음엔 인생 후퇴라고 생각했던 배달 일을 하면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다.

 

이렇게 재익에게 당하는 게 분하고 억울했다. 무엇보다도 고욱 때문에 다른 식구들이 피해를 보는 게 가장 속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기력함이 원망스러웠다.

 

영상에 나온 사람은 제 친한 친구입니다. 절대 음식에 손을 댈 그런 친구가 아니고요. 학창시절에 괴롭힘을 당했던 이야기도 사실이에요.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취업 준비한다고 해서 제가 복배달 소개해줬어요. 그 제이크라는 사람, 제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콩밥 먹을 준비 하세요.” 역시 로펌! 고욱이 주먹을 꽉 쥐었다.

 

고욱의 마음이 아무리 급해도 전기 스쿠터는 천천히 달려갈 뿐이다. 어쩌면 스쿠터는 고욱을 닮았는지도 모르겠다. 남들보다 빠르지도, 잘나지도 않은 게 영락없는 고욱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느릴지언정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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