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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력 (양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3년 5월
평점 :
▪15만부 기념 양장 리커버 에디션
책 읽기, 글쓰기, 말하기, 공감 및 소통능력도 어휘력이 먼저다! 지금 우리가 다시 어휘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어휘력은 사람과 사람사이를 연결하는 힘이자 대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며 어휘력을 키운다는 것은 이러한 힘과 시각을 기르는 것이다. 동시에 자신의 말이 상대의 감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야 ‘어른’다운 ‘어휘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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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나 ㅡㅡㅡ 대상
나를 제외한 전부가 대상이다. 대상은 내가 아니며 결코 내가될 수 없다. ㅡ 소외와 불안, 두려움, 욕망과 슬픔 등이 발생한다.
언어는 나다. 나의 세상은 언어의 한계만큼 작거나 크다. 나, 그리고 대상, 세상은 이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나를 제외한 전부가 대상이다. 대상은 내가 될 수 없지만 나는 모든 대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따금 내가 나에게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인간에게 극한의 스트레스를 주는 감정은 ‘억울함’이다. 정당한 분노임에도 억누를 수밖에 없어 생기는 억울함은 모멸감과 비루함을 동반한다. 울화병, 억울병이 생긴다. 감정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언어적 직관이 부족한 사람에게 시적 상상력, 은유, 함축, 의인화 운운해봐야 난해한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언어적 직관이 통한다는 의미다.
어쩔 수 없다. 말은 인격이다. 고사성어나 전문용어, 어휘를 많이 안다고 ‘사람으로서의 품격’을 갖췄다 할 수 없다. 그건 그냥 유식하고 교양 있는 거다. 나는 소위 유식하고 교양 있다는 사람들이 인격을 갖추지 못한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인격은 기본적인 어휘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상대에게 어떠한 의도로 쓰는지 에서 극적으로 드러난다.
사람을 평가하면서 세를 과시하는 어휘를 쓰지 않도록 조심하자. 인간의 도구화를 피할 길 없는 세상이라지만 이것만 지켜도 영혼을 다치는 사람들이 한결 줄어들 것이다.
사람의 속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이며 무엇보다 살아있는 생명체이기에 변화한다. 그 무한함을 간편하게 맥락 지어 일정한 몇 개의 범위에 집어넣으려 한다며 어리석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나를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말들’이 여기에서 나온다.
쉽게 하는 말은 쉽게 타인의 영혼을 짓누른다. 과정에 공감하고 노력에 감동하는 말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프로메테우스의 불처럼 듣는 이의 영혼을 환하게 밝혀 새로운 세상을 사루 있게 해준다. 손익계산서만 들여다보는 악덕기업주처럼 주제넘게 말하지 말자. 누구도 남의 인생에 대해 평가할 권리가 없다.
우리는 서로의 경험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어휘를 선택한다. 내 눈대중이 네 눈대중이려니, 내 입맛이 네 입맛이려니. 그러나 현대인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 살아도 같은 문화권에 살고 있지 않다. 저마다 경험이나 생각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어떤 글이 잘 쓴 글인지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없으나 어떤 글이 못 쓴 글인지는 말할 수 있다. 수식어를 남발하거나 요란한 글을 못 쓴 글이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고 줏대가 없는데 있는 척 해서다.
누군가의 말에 반감을 넘어 증오심까지 생기는 이유는 질적으로 편향돼 있고 양적으로 적은 표본을 취해 자료나 근거랍시고 들이대며 앞뒤 안 맞는 논리와 저질의 어휘력으로 자기가 옳다고 우기기 때문이다.
편향된 자료만 참고하면 편향된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 편향된 자료까지도 자료로서 가치 있다. 그러나 자료의 성질을 알고 참고하는 것과 모르고 참고하는 것은 논지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를 반대로 이용하면 내가 정한 논지에 부합하는 자료만 취해서 객관성을 인증받은 양 포장하는 식의 나쁜 글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관점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도망칠 구멍이 많은 비겁한 어휘를 고른다. 관점이 올라르지 않은 상태에서는 극단적이고 편협한 어휘를 쥐려 한다. 말을 하고 글을 쓸 때 늘 도사리는 유혹이자 위험이다.
“모든 도덕적 자실 가운데서도 선한 본성은 세상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자질이며 이는 힘들게 분투하며 살아가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과 안전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착하지 못하고 친절하지 못한 건 누워 있는 시간을 포함해 노는 시간이 너무 적어서다.
사람은 머리로 안다 해도 가슴 받아들이지 못하면 변화하지 않는다. 내용인즉 아무리 옳아도 가슴을 울리지 못하면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 반대로 가슴만 둥둥 울려댈 뿐 머리에 닿지 않으면 개꿈처럼 공허하다. 올바른 논거, 정확한 낱말만으로는 부족하다. 표현이 아름다워야 하고 가슴을 흔들 수 있어야 한다. 결과는 달변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명백히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