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살아 볼게 - 그림 그리는 여자, 노래하는 남자의 생활공감 동거 이야기
이만수.감명진 지음 / 고유명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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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고 소박하지만 삶에 대한 따듯한 성찰이 있는 동시대 청춘들의 이야기.

작은 방을 하나 얻어 살면서 두 사람은 주변의 작고 소소하지만 가까운 행복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를 직접 그리고 글을 쓰면서 두 사람만의 낯선 도시 서울 적응기를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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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적인 이야기를 드러내기가 민망하고 어색한, 소심한 성격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지나가는 순간들을 붙잡아 두고 싶어 하루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은 변하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어쩌면 내가 변한 게 아니라 나조차도 모르던 나의 취향을 오빠 덕분에 찾은 게 아닐까. 정답은 잘 모르겠지만 하루 한 번 우리는 서로를 산책시켜 준다.

 

파란 트럭을 타고 탁 트인 촌길을 달려 눈처럼 하얀 파밭으로 들어설 때만큼은, 방학 동안 놀지도 못하고 끌려 나와 뿔이 난 어린 마음도 사르르 녹아내렸다.

 

나만 알고 있는 오빠의 모습을 볼 때마다 오빠한테 내가 세상 편한 사람인 것 같아서 고맙고 행복하다.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한 잔에 오천원이나 하는 커피를 쉽게 사 마시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같은 돈이면 밥을 사먹지 무슨 커피냐며 사람들을 흉본 적도 있다.

지금은 진이와 산책할 때마다 꼭 커피를 마신다. 게다가 하릴없이 집에서 쉬는 날에도 혼자 커피를 마시러 나간다. 사람은 조금씩 바뀐다. 남을 흉보거나 비판할 때는 좀 더 신중해져야겠다.

 

함께 지나온 시간이 서로 모든 것에 익숙해져서 이제는 눈빛만 봐도, 입만 떼도 상대방이 할 말을 알아채는 초능력이 생겼다. 우리는 가끔 서로의 말을 쌈 싸 먹는다.

 

몇 년째 잘 되지도 않는 가난한 밴드를 하느라 벌이도 변변찮은 나는 진이에게 많이 모자란 사람이다. 내가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지만 부족한 대로 진이 곁에 있어 주는 일만큼은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다.

 

뉘엿 뉘엿 해가 저물어 가는 넓은 모래사장에 홀로 앉아 모래성을 쌓고 있는 꿈을 꿨다. 밀려오는 파도에 금방 사라질지도 모를 모래성을 묵묵히 쌓으면서 무너지면 어쩌나 하면서 꿈속에서도 불안해했다. 요즘 들어 내가 부쩍 수박 겉핥기식으로 사는 것 같아 오빠에게 자주 넉두리를 하곤 했는데 그것 때문이었을까?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야무지게 살아야지 다짐한 후 우리는 당분간 해변에 가지 않기로 했다.

 

처음 진이를 만났을 때 놀랐던 건 밥을 화난 것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먹는 것이었다. 늘 대화가 가득한 식사시간을 동경해왔던 나로서는 섭섭하고도 답답한 장면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지만 오늘도 나는 진이와 맛있게 밥을 먹는다. 말은 내가 걸면 되니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얼토당토않는 강박증이라 어디 가서 말하기도 부끄러웠는데, 오빠에게도 그런 습관이 있다니까 왠지 위로가 된다. 나만 이상한게 아니었어...

 

꽃이 주는 에너지를 좋아한다. 보고만 있어도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스윽 올라가고 저절로 집중하게 된다. 꽃 하나하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이지 못난 구석이 없다. 저마다 제 모습 그대로 이쁨을 뿜어내고 있다. 뿜뿜이들 같으니라고.

 

나는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일한다. 상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작한 곳에서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고 배우며 꿈을 꾸고 있다.

진이를 만난 곳도 바로 이곳이다.

 

프리랜서의 삶은 스스로 엄격해야 망가지지 않는 다는 것!! 느낌표 팍팍 찍을 만큼 깊이 공감하는 말이다. ‘혼자서도 잘해요와는 아주 먼 삶을 살아왔던 내가 어쩌다 혼자서 모든 걸 관리해야 하는 삶을 살게 되었는지, 삶은 참 아이러니하다.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야 할 무수히 많은 일 가운데 먼저 떠나는 이를 보내주는 일은 오로지 나만의 역할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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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없이 완벽한 사람은 없다 - 행복과 희망을 끌어당기는 감정 지침서
황근화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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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희망을 끌어당기는 불안 극복 감정 지침서

지은이는 20여 년을 한 직장에 다니면서 희로애락을 함께한 선배들이 떠나는 뒷모습, 동료들의 승진 경쟁 뒤에 가려진 고통, 후배들이 새롭게 적응하면서 겪는 고민을 직접 듣고 경험하면서 인간에게 불안한 감정은 늘 함께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으로부터 불안한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과 모든 감정의 변화는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된 다는 것을 알고 조금씩 변화해 나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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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선의 자기계발 지침이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성공의 자리에 오른 많은 성공한 자들의 일화는 평생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불가능이란 너무 완벽한 결과를 바라는 자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부터 생겨난다.

 

불안감은 무지와 불확실함 속에서 아주 강하게 나타난다.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위험성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안은 마음이 편하지 않은 감정이다.

 

모든 과정에서 정답을 찾으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남들이 정해놓은 정답에 맞춰 살아가지 말고, 시대가 만들어놓은 해답을 따라 스스로가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야 한다.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지 답은 구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법이다.

 

불안감은 바로 나를 보는 게 아니라 나의 단점만 보고 부족한 것만 보는 것에서 시작되기에 단점에 파묻혀 나를 규정해버리는 순간 불안감은 더욱 심해진다. 이런 상황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로 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안함이나 두려움 없이 완벽한 사람은 없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경제적으로 높아만 가는 생활 기준과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에게 불안과 두려움은 삶의 필수조건이 되었다. 하지만 불안이 기회를 만들고, 두려움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고 생각하면 자신감이나 긍정적인 사고로 바뀔 수도 있다.

 

때로는 최선을 다했어도 안 되는 것을 포기해야 될 때도 있다. 하지만 포기라는 것을 거기서 멈추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된다. 포기는 다시 준비해서 다른 방향으로, 다른 방법을 찾아 시작할 수 있는 출발선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비교가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나쁘게 생각되는 것은 아마 비교의 결과가 좋지 않았던 기억이 좋았던 기억보다 더 강하게 무의식 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서 비교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고, 어는 수준인지를 깨닫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이 나보다 더 잘하는 것이 있다면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알아채고, 배우며, 습득하면 된다.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어리석은 선택이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가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성공하는 사람은 생각하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하기보다 자신이 믿고 선택한 방향으로 빠르게 결정하고 곧장 행동으로 옮긴다.

 

세상이 균형을 맞춰가며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나와 다른 누군가가 있기에 서로 부족함을 채우고, 모르는 것은 배워나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 자신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삼아라.”

미국의 심리치료사 로빈 노우드는 근심과 걱정이 아무리 많아도 나 자신부터 챙기고 나를 먼저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모든 일을 계획하고 실천한다 해도 몸이 아프면 해야 할 것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사람은 감사와 고마움의 마음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간다. 일상에서 늘 감사함을 느끼며, 사람들의 작은 도움이나 호의에도 고마움을 표현하게 된다. 습관처럼 이런 마음으로 살게 되면 인생이 즐겁고 행복해지는 것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불안함을 없애기 위해서 생각을 바꾸는 연습도 필요하다.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몸과 마음에 배어 있는 습관은 매일매일 경험하는 행동들이 학습에 의해 습득되어 주기적인 반복행동으로 나타난다.

 

살아가면서 고생하지 않는 사람은 없고, 그런 삶도 없다. 배고픈 사람은 허기에 못이겨 고생하지만 배가 부른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하느라 고생한다. 이래저래 고생하기는 마찬가지고, 세상살이에서 중요하게 주어지는 문제는 오늘 보람찬 하루를 보냈는지,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사람 곁에는 늘 그런 사람만 모이고,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파되는 것이니, 꿈과 희망을 가지고 열정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늘 긍정의 힘이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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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에너지 마을에 놀러 오세요 - 에너지 자립 마을 이야기 귀를 기울이면
임정은 지음, 신슬기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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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며> 시리즈 네 번째 책 햇빛 에너지 마을에 놀러 오세요’. 는 미래 세대와 함께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마을의 이야기입니다.

기후 환경 재난을 해결하는 열쇠, 태양광 발전. 햇빛 발전 협동조합을 조직해서 태양광 발전기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일회용품, 과대포장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분리하기 등 누구나 일상에서 손쉽게 실천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

 

며칠 전 윤미 시는 엄지 마을 해님 빌라 3층으로 이사 왔어요. 창문 밖의 탁 트인 풍경이 참 좋았지요.

 

이제 친구니까 편하게 말할게. 저기 파란 지붕 보여? 저기가 우리 마을 대표 카페야. 난 저기 자주 놀러 가. 거기서 책도 읽고 마을 사람들이랑 얘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놀아. 그럼, 다음에 또 봐 윤미 언니!”

윤미씨는 작아지는 미래를 보며 오래 손을 흔들었어요.

 

, 그리고 윤미 씨도 그 태양광 발전기 설치할 테야? 그거 달면 전기세 줄일 수 있어. 설치비는 좀 드는 데 이사 갈 때 가져갈 수도 있고. 길게 보면 이익이야. 저기, 마을 입구에 카페 있지? 거기 가서 물어봐.” ‘카페? 미래가 알려 줬던 거기인가?’

 

저는 지돌이에요. 제로웨이스트 숍. ‘지구 돌봄 숍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지구를 돌보자는 뜻을 담고 있어요. 손님들이 저를 지구 돌봄 매니저라고 부르는 데 줄여서 지돌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태양은 우리에게 공짜로 따스한 빛도 주고 열도 주잖아요. 이 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려는 시도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고 그게 가능하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어요. 다만 전기를 만드는 기술이 완벽하지 않았고, 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까 현실적이지 않았죠. 그런데 이제 기술력도 뛰어나고 비용은 확 줄었어요.”

 

윤미씨도 가끔 그런 생각으로 우울할 때가 있었습니다. 빙하가 녹아 바닥에서 먹이를 구하기 힘든 북극곰이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굶주리는 모습을 볼 때, 기상 이변으로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가 일어날 때, 그래서 집을 잃고 다친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가 가슴이 답답했어요.

 

어유, 이게 다 뭐야. 나 혼자 만든 쓰레기라니 너무 민망한데...”다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 돌아왔습니다. 세탁실 한쪽에 쌓여 있는 쓰레기를 내려다보니 윤미 씨는 한숨이 새 나왔어요., 귀찮아도 종류별로 열심히 분리하는 편이라고 자부하는 윤미 씨였지만, 엄청난 쓰레기양에는 할 말이 없었지요.

 

지구에도 부담을 덜 주고, 사람에게도 덜 해로운 성분으로 만든 세제, 치약, 샴푸 등이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마트나 백화점처럼 개별 포장한 제품이 아니라, 커다란 통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조금씩 덜어서 판다는 거였어요.

 

이러다가는 병이 나고 말거야.’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퇴근할 때까지 책상에 앉아서 눈이 빠지게 컴퓨터만 쳐다보고 일했으니까요. 이렇게 가혹하게 일해야 먹고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점점 힘들어졌지요.

 

사실 윤미씨는 그 전까지는 동물에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고양이가 한번 눈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달라졌습니다. 고양이들이 위험한 도시에서 어떻게 살아 있는지 놀라우면서도 걱정스럽고 마음이 쓰였습니다.

 

엄지 마을에 온 뒤 윤미 씨는 자신이 한층 의젓하고 커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이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고, 근본적으로 지구,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이제 윤미 씨도 잘 느끼고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 조합원 중에서도 정말 열심히, 적극적으로 협동조합 활동에 참여한 분이 계세요. 누구인지 다들 아시겠죠?

 

우리의 고마운 마음을 담아서 햇빛 발전 협동조합 올해의 조합원상을 드립니다. 앞으로 나오세요, 윤미 님.

 

, 여러분, 제가 다음 달에 책방을 엽니다. 여기 엄지 마을에요. 엄지 초등학교 정문 바로 앞에요. 상가 임대 계약을 마치고, 한창 인테리어 공사 중이에요. 개업하면 우리 책방 많이 많이 사랑해 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책방 사장으로 사는 삶을 떠올려 봤습니다. 이웃 주민들, 초등학교에 오가는 아이들을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며 엄지마을에 스며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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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에너지 마을에 놀러 오세요 - 에너지 자립 마을 이야기 귀를 기울이면
임정은 지음, 신슬기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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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며> 시리즈 네 번째 책 햇빛 에너지 마을에 놀러 오세요’. 는 미래 세대와 함께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마을의 이야기입니다.

기후 환경 재난을 해결하는 열쇠, 태양광 발전. 햇빛 발전 협동조합을 조직해서 태양광 발전기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일회용품, 과대포장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분리하기 등 누구나 일상에서 손쉽게 실천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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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윤미 시는 엄지 마을 해님 빌라 3층으로 이사 왔어요. 창문 밖의 탁 트인 풍경이 참 좋았지요.

 

이제 친구니까 편하게 말할게. 저기 파란 지붕 보여? 저기가 우리 마을 대표 카페야. 난 저기 자주 놀러 가. 거기서 책도 읽고 마을 사람들이랑 얘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놀아. 그럼, 다음에 또 봐 윤미 언니!”

윤미씨는 작아지는 미래를 보며 오래 손을 흔들었어요.

 

, 그리고 윤미 씨도 그 태양광 발전기 설치할 테야? 그거 달면 전기세 줄일 수 있어. 설치비는 좀 드는 데 이사 갈 때 가져갈 수도 있고. 길게 보면 이익이야. 저기, 마을 입구에 카페 있지? 거기 가서 물어봐.” ‘카페? 미래가 알려 줬던 거기인가?’

 

저는 지돌이에요. 제로웨이스트 숍. ‘지구 돌봄 숍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지구를 돌보자는 뜻을 담고 있어요. 손님들이 저를 지구 돌봄 매니저라고 부르는 데 줄여서 지돌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태양은 우리에게 공짜로 따스한 빛도 주고 열도 주잖아요. 이 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려는 시도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고 그게 가능하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어요. 다만 전기를 만드는 기술이 완벽하지 않았고, 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까 현실적이지 않았죠. 그런데 이제 기술력도 뛰어나고 비용은 확 줄었어요.”

 

윤미씨도 가끔 그런 생각으로 우울할 때가 있었습니다. 빙하가 녹아 바닥에서 먹이를 구하기 힘든 북극곰이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굶주리는 모습을 볼 때, 기상 이변으로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가 일어날 때, 그래서 집을 잃고 다친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가 가슴이 답답했어요.

 

어유, 이게 다 뭐야. 나 혼자 만든 쓰레기라니 너무 민망한데...”다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 돌아왔습니다. 세탁실 한쪽에 쌓여 있는 쓰레기를 내려다보니 윤미 씨는 한숨이 새 나왔어요., 귀찮아도 종류별로 열심히 분리하는 편이라고 자부하는 윤미 씨였지만, 엄청난 쓰레기양에는 할 말이 없었지요.

 

지구에도 부담을 덜 주고, 사람에게도 덜 해로운 성분으로 만든 세제, 치약, 샴푸 등이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마트나 백화점처럼 개별 포장한 제품이 아니라, 커다란 통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조금씩 덜어서 판다는 거였어요.

 

이러다가는 병이 나고 말거야.’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퇴근할 때까지 책상에 앉아서 눈이 빠지게 컴퓨터만 쳐다보고 일했으니까요. 이렇게 가혹하게 일해야 먹고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점점 힘들어졌지요.

 

사실 윤미씨는 그 전까지는 동물에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고양이가 한번 눈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달라졌습니다. 고양이들이 위험한 도시에서 어떻게 살아 있는지 놀라우면서도 걱정스럽고 마음이 쓰였습니다.

 

엄지 마을에 온 뒤 윤미 씨는 자신이 한층 의젓하고 커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이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고, 근본적으로 지구,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이제 윤미 씨도 잘 느끼고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 조합원 중에서도 정말 열심히, 적극적으로 협동조합 활동에 참여한 분이 계세요. 누구인지 다들 아시겠죠?

 

우리의 고마운 마음을 담아서 햇빛 발전 협동조합 올해의 조합원상을 드립니다. 앞으로 나오세요, 윤미 님.

 

, 여러분, 제가 다음 달에 책방을 엽니다. 여기 엄지 마을에요. 엄지 초등학교 정문 바로 앞에요. 상가 임대 계약을 마치고, 한창 인테리어 공사 중이에요. 개업하면 우리 책방 많이 많이 사랑해 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책방 사장으로 사는 삶을 떠올려 봤습니다. 이웃 주민들, 초등학교에 오가는 아이들을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며 엄지마을에 스며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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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봉태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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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도 책임도 많은 치열한 삶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어른으로 살고 싶어서.

배우 봉태규가 세 번째 에세이를 출간한다. 남편이자 아빠, 배우이자 작가 그리고 아들까지, 다양한 책임을 수행하며 느낀 어른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다.

괜찮은 어른이 되려는 과정에서 생각해 본 것들, 시도해 본 것들, 의문들,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들을 진솔하게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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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안아줄 것 같아요. 스스로의 존재를 이 세상이 정해 놓은 기준과 사회적 잣대로 휘두르고 쳐내는 동안 혼자서 얼마나 많이 외롭고 힘들었을까요? 그러니 다 괜찮다고, 그저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어요.

 

잘못된 행동에 대해 아이를 엄하게 꾸짖고 나무라는 건 어른의 권위를 보여주는 태도라고 본다. 그렇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사회가, 어른이 진정으로 보여줘야 하는 태도는 권위가 아니라 포용과 수용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걸 간소화하거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 아니오같은 간단한 선택지를 내놓은 건지는 모르게지만, 가끔 우리는 어떤 것도 선택하고 싶지 않거나 난 도무지 모르겠는 걸..’하고 결정을 뒤로 미루고 싶을 때도 많다고 생각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강요라는 건 썩 내키지 않는다는 거지.

 

난 내가 그렇게 실지 않았다. 많이들 지적하는 입도 처음에는 눈에 거슬렸지만 계속 보니 개성이 도드라져 좋아 보였다. 키가 작거나 하는 문제도 연예인이라는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굳이 지적을 받는 거라 쉽게 무시하기 좋았다. 연예인이라 하여 모두들 키가 클 필요는 없지 않은가? 나 같은 범인도 존재해야 전체적인 밸런스가 맞는 거라 생각한다.

 

그저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그게 무엇일까? 불현 듯 책이 떠올랐다. 내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것, 연기를 하면서 시나리오나 대본은 수도 없이 읽었지만 정작 책은 멀리 했었다. ‘어차피 내가 읽는 것들이 소설과 비슷하지 않은가라고 착각했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읽어대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책들은 밤을 새워가며 읽었고 조금씩 책에도 내 취향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 아버지를 원망하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 신기하게도 이날의 기억은 그 이유에 포함되지 않는다. 내가 이상한 건가? 아니면 아버지의 행동이 정당했던 건가? 어느 무엇이어도 상관없다. 그때의 우리 아버지와 나는 그냥 그랬으니깐.

 

비록 내 아버지를 좋은 아버지로 여기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완벽한 이름과 향기를 지니고 있는 존재였다. 아버지가 된 지금, 다시 생각한다. 좋은 아버지는 어떤 아버지인가?

 

당시에 나는 큰 엄마를 엄마라 불렀는데 아마도 이렇게 시작되었던 것 같다. 막연하게 언젠가 만날 수 잇을 거라는 기대감이 아니라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 나에게는 엄마가 두 명이 생겼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엄마,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 엄마.

 

집 안의 살림살이가 없어질수록 내 안에는 낯선 평화가 구색을 맞춰 들어섰다. 이 모든 게 다 돈 덕분이었다. 거대한 빚은, 뿌연 먼지만 흩날리는 메마른 공간에 홀로 덩그러니 남겨져 고통 받았던 일곱 살 어린아이를 구해준 한 줄기 빛이 되었다.

 

최근에 내 인생에서 가장 근사한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어느 날 밥을 먹던 둘째 아이가 불쑥 난 집이 제일 좋아라고 이야기를 하길래 아빠도 집이 제일 좋다는 대답을 해주고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제일 편해. 난 세상에서 집이 제일 편해. 그래서 제일 좋아.”

당연하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 대답에 내 감정이 일렁거리는 건 아마도 다리 밑에서 눈물을 흘리던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이제야 들었기 때문 일거다.

 

거절은 내가 누려야 하는 당연한 권리이다. 그것에 인색한 분위기가 명확하게 존재한다고 하여도. 둘째 아이에게 꼭 고맙다고 말해야겠다. 거질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아빠로 만들어줘서.. 이런 걸 모르고 더 어른이 되지 않게 해줘서 고맙다고.

 

누군가는 오늘도 혼자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을 테다. 어려운 시간도 홀로 꿋꿋하게, 다른 이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지혜롭게 해쳐가며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이도 분명 있을 법하다.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 친구들의 마음 씀씀이에 놀랄 때가 많습니다. 정작 부모인 저는 아낄 필요도 없는 마음을 아껴 쓸 때가 많은데 오히려 아이들이 어른인 저를 너그럽게 보살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 행복한 날이다. 가만히 눈을 떠본다. 당연하지만 변함없이 우리 집이다. 지금 무엇을 기대하고 상상해볼 수 있을까? 이전과 같은 오늘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변함없이 그래도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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