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센스 99 - 불황을 이기고 성장하는 직장인의 무기
고미야 가즈요시 지음, 장혜영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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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일을 잘하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분명 출발선상은 비슷했는데 저 멀리 앞서 나가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시간 제약, 숫자 문맹, 아이디어 고갈에서 자유롭고, 한정된 자원에서도 최대치의 성과를 일군다. 비결이 무엇일까? 타고난 능력일까? 아니다. 답은 센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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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파악한다.’는 것은 극비 데이터를 조사하거나 통계를 암기하는 영역처럼 거창한 일이 아니다. 필요한 숫자는 언제나 눈앞에 있다. 단지 그것을 인식하고 못하고의 차이다.

 

발견 센스는 사물을 보는 힘이다. 같은 걸 보고도 달느 걸 발견해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 번 못 보는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못 본다. 발견 센스를 키우기 위해 명심할 4가지 원칙이 있다.

1.의식하면 사물이 보인다

2.고정관념은 사물을 가린다

3.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본다

4.정말 필요한 것을 안 볼 때도 많다

 

일센스가 높은 사람의 발견법

-요점부터 파악한다

-힌트 먼저 얻는다

-분해한다

-정보를 줄인다

-깨달은 점은 바로 메모한다

-비교한다

-일부를 교체한다

-시점을바꾼다

-여럿이 함께 의논한다

-열린 마음을 가진다

 

배우고 습득하려면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싶다면 3가지를 유의해야 한다.

첫 번째,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두 번재, 좋아하는 일이라면 약간의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일단 해본다.

세 번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한다.

 

독서력을 높이는 6가지 방법

-독서를 위한 시간을 확보한다.

-컨디션이 좋을 때 읽는다

-매일 읽는다

-독서로 실무와 이론을 연결시킨다

-막다른 길을 만났을 때가 찬스다

-쓰는 습관을 가진다

 

실제로는 단순 노동만으로도 먹고 살수 있다. 적당히 일해도 굶어죽니는 않는다. 이런 생각에 익숙해지면 편한 방식으로 사고하고, 지금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안주하게 된다. 하지만 그럭저럭이야말로 훌륭함의 적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면 자신의 힘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 해도 내 힘으로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대응할 수 있는 다른 부분을 찾아야 한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가능성을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일센스가 높은 사람이다.

 

직감의 전제는 가치관이 되어야 한다. 돈만 잘 벌면 되는 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로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은가? 둘 중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직감이 달라진다.

굳건한 가치관이 없이 논리로만 결정하면 유일한 가치관은 이 된다.

어떤 삶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항상 자문하면서 가치관을 명확히 해두길 바란다.

 

발상 자체를 못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발상이 태어나기 힘든 상황에 처했을 분이다. 달리 말하면 발상을 저해하는 요인을 제거하면 누구나 발상 센스를 발휘할 수 있다.

 

발상 저해 요인

-일상생활의 폭이 좁다

-과거의 성공에 집착한다

-사고력이 결여되어 있다

-관심의 폭이 좁다

-유머가 없다

-안 되는 이유를 찾는다

-시키는 일만 한다

-아웃풋 습관이 없다

-오랜 시간을 들여 일한다

-기억력으로 승부한다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바로 그 점이 최대의 리스크다. 따라서 리스크를 감수한느 것이 최대의 리스크를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갑자기 리스크를 무릅스기는 어려운 일이다. 자칫 큰 리스크를 짊어지게 될 우려도 있다. 평소 일상의 작은 리스크를 견뎌보는 연습이 리스크를 직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인물 센스는 첫 만남 속 태도에서 드러난다. 시리학 이론에 따르면 첫인상의 영향력은 상당해서 첫인상을 바꾸려면 제법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누군가를 첫인상으로 판단하듯이 다른 사람도 나를 첫인상으로 판단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들은 비즈니스에 필요한 자원으로 사람. 물자. . 정보를 꼽는다. 이중 가장 중요한 자원은 역시 사람이다. 인간관을 높이면 자신과 타인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나이를 먹고 이것저것 다 경험해 보면 알게 된다고들 하지만, 사람을 보는 눈과 깊이는 세월만으로 수련할 수 없는 영역이다. 수양을 통해서만 기를 수 있다.

 

성공 습관이 있다면 실패 습관도 있다.

-늦게 잔다

-폭음,폭식을 일삼는다

-아침부터 스마트폰 게임을 한다

-SNS를 과도하게 한다

-미룬다

-험담한다

-소극적으로 사고한다

-하고 나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일 센스가 있는 사람들의 특징

-자신의 강점을 살리고 활용한다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예기치 않은 위기도 침착하게 대응한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기를 즐긴다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유지한다

-동료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협력한다

-문제를 발견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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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에 배워 평생 써먹는 단단한 돈 공부 - 별난 사회 선생님의 돈이 보이는 경제 교실 우리학교 사회 읽는 시간
권재원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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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는 것과 잘 사는 것, 같을까 다를까?”

돈을 벌어도, 벌지 않아도 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열다섯을 위한 단단한 돈 공부.

 

현직 사회 교사이자 청소년을 위한 인문 교양서를 다수 집필해 온 권재원 저자가 쓴 돈을 중심으로 경제를 살피는 책이다. 돈을 벌든 벌지 않든 우리는 평생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나의 행복을 위한 도구로 돈을 가까이 하며 슬기롭게 모으고 불리고 소비할 수 있도록 평생 써먹을 단단한 돈 공부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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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V)

잘사는 삶 = 덕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돈

 

V=F(M-G)

덕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돈 = 우리가 버는 돈 기본적인 욕구 충족에 필요한 돈

 

수식으로 표현해 보았더니, V를 늘리는 방법은 두 가지임을 알 수 있니다. 하나는 M을 늘리는 것, 한마디로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입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죠. 다른 하나는 G를 줄이는 것, 한마디로 욕구 충족에 필요한 돈(자원)을 줄이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가 경제 활동에 관해 자주 하는 오해를 깨닫게 됩니다. 바로 돈을 더 많이 버는 활동이라는 오해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경제란 욕구 충족의 효율성을 높이는 활동입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버는 것보다 욕구가 더 커지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돈의 능력

돈은 아주 유능한 해결사입니다. 해결사로서 돈의 가장 큰 장점은 해결력 그 자체보다는 범용성, 즉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사실 돈은 완벽한 해결사는 아닙니다.

 

돈이 가진 또 다른 힘은 보존 능력입니다. 돈은 상하거나 썩지 않습니다.

 

우리가 잘 살기 위해 어느 정도의 돈이 꼭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의 돈이 늘 우리 곁에 머물러 있도록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즉 곁에 있을 때 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합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제 화동 기간 동안 소득을 극대화합니다.

-소비를 최소화합니다.

돈을 더 버는 것은 당연히 경제 활동이지만, 돈을 덜 쓰는 것 역시 경제 활도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먼저 스게 되는 된을 자본이라고 합니다. 상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생산 수단이나 노동력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죠. 그리고 창업에 필요한 자본에 돈을 보태는 것을 투자라고 합니다.

 

근로 기준법은 기업가보다 불리하기 쉬운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률로, 노동자에게 가장 중요한 법입니다. 노동력을 사용하는 기업가(사용자)가 노동자를 함부로 대하거나, 계약보다 더 많은 노동을 요구하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강요하는 등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도록 법으로 막고 있지요.

 

우리는 흔히 소득이 많은 사람을 고소득자라고 하고, 재산이 많은 사람을 부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돈으로 바꿀 수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산 중에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즉 가치가 있는 것들을 따로 분류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자산입니다.

 

가치가 늘어나 수익을 올릴 것을 기대하고 재화나 금융 상픔을 구입하는 것을 자산투자라고 합니다. 자산 투자는 어떤 재화를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샀던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기 위해 구입하는 것입니다. 이 차액이 바로 수익입니다.

 

예금은 가장 간단하고 위험도가 낮은 금융자산입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고 정해진 이자를 받아 돈을 불리는 것이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원금을 잃을 우려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위험도가 낮기 때문에 수익률도 낮습니다.

 

경제가 활발하게 성장하는 시기를 호황이라고 하고, 침체하는 시기를 불황이라고 합니다. 자본주의 경제는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데 이 과정을 경기 변동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같은 시간이 주어지지만, 누구나 시간이 부족하고 빠듯합니다. 애초에 우리는 한정된 시간 동안만 지구에서 살아가는 유한한 존재입니다. 돈을 벌기 어렵다면 시간을 합리적으로 잘 관리해서 시간 부자가 되어 봅시다. 부자가 별건가요? 희소한 자원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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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면역력을 키우는 어른의 소통법 - 손절은 쉽고 대화는 어려운 우리에게 필요한
게이브리엘 하틀리 지음, 최다인 옮김 / 부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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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을 몰라 끊어 내기만 했던 사람들을 위한

중재 전문가의 현명한 소통 솔루션

 

신체 면역력을 키우면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해도 대항할 힘이 있는 것처럼, 관계 면역력을 키우면 인간관계 스트레스로부터 나 자신과 우리 관계를 지킬 힘이 생긴다. 지금껏 갈등의 유일한 해결책이 손절이라고 믿었다면, 소중한 관계를 지키고 싶은 의지가 있으나 방법을 몰랐다면, 이제라도 인간관계에 후회가 남지 않는 소통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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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나의 행동을 긍정적 관점에서 해석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의견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 자체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며 갈등을 겪을 때마다 관계 안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는 데 있다.

 

생각을 바꾸는 3단계

1.단계: 내 생가과 행동 알아차리기

2.단계: 그에 따른 결과 또는 관계 목표 고려하기

3.단계: 달라지고 싶다면 생각과 행동 재조정하기

 

주변 사람들의 행동과 버릇을 바꾸는 것을 욕망한다고 해도 당신이 실제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자기 대응뿐이다. 목표는 상대방의 짜증 나는 행동에 대응하는 나의 생각, , 태도를 그야말로 재구성해서 자신의 심리적 역동을 바꾸는 것이다.

 

자신에게 한 가지 구체적인 목표만을 요구해야 변하겠다는 의지를 유지하가 쉬워진다. 시간이 지나면 처음과 달리 이 구체적이고 명확한 행동 변화가 힘들거나 귀찮게 느껴지지 않는다. 무의식적 행동, 즉 습관이 된다는 뜻이다.

 

지금 겪는 갈등이 인간관계 문제든 내적 고민이든, 그 어떤 유형이든 우리는 딱 알맞은 선택지를 찾아야 하며 그러려면 먼저 감정을 다스려야 한다. 감정을 조절하면 경청과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된다. 다시 말해 몸짓 언어, 숨은 의미, 화자의 의도, 뒷배경을 세세히 살펴서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에게 진실로 느껴지는 이야기를 마음속에 품고 있지만, 이 관점은 우리가 상호 작용하는 상대방의 생각과는 완전히 딴판일 수도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사실을 토대로 삼고 있겠지만, 분위기와 맥락, 관점의 영향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중립적 관점에서라도 누가 자기 말을 들어 주면 우리는 감정적으로 매우 후련해진다. 무시당하거나 외면당한다고 느꼈던 사람이라면 이것만으로도 실질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당신이 를 찾아내는 데 애를 먹고 있으며, 이렇게 애쓰는 동안 갈등 관계에 있는 상대방은 당신이 바라는 정서적 만족감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면 상담사 또는 기꺼이 귀 기울여 줄 친구에게 속내를 털어 놓은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보류는 관계 당사자들을 만족시키면서 장기적으로 유대감을 유지하는 섬세한 기술이다. 관계를 보류할 때는 깔끔하고 상냥한 태도를 유지해야 최선의 결과를 거둘 수 있다.

 

한창 갈등을 겪을 때 과열된 감정은 자기 성찰 능력에 방해가 된다. 자기 관점에서만 상황을 바라보게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갈등을 해결하려면 반드시 중립성을 확보하고 다른 사람의 관점을 충족하는 합리적 결과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내 삶의 주도권은 이미 내 안에 있다

-내 감정을 느껴보자.

-‘자존감긍정 선언을 활용하자.

-내가 실망에 대처할 수 있다고 믿자.

-취약성은 내면의 힘을 보여 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과소평가자 vs 과대 평가자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나 갈등에 부닥치면 사람들은 대부분 자연스레 둘 중 한 가지 반응을 보인다. , 문제를 과소평가하거나(가끔은 아예 회피해 버리거나) 부정적으로 과대평가해서 방어적 태도를 드러낸다. 후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내고, 이기적 방식을 택하고, 자기 주장만 고집해서(그렇게 함으로써 불에 기름을 부어서) 갈등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다. 양쪽 모두다 자연스러운 행동 패턴 이기는 하지만, 둘다 마음의 평화나 차분함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끔은 관계를 놓아 보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을 때도 있다. 상황과 역동이 건강하지 않을 때도 있으며, 그런 관계에서는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큰일에서든 작은 일에서든 타협이 가장 나은 해결책일 때도 많다. 누군가를 잘라내거나 관계를 끊을 마음을 먹었다면 그 관계를 중시해야 할 다른 이유는 없는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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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콰마린
백가흠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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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잠잠하고 고요한 아콰마린의 빛으로 함몰되어라.”

 

<마담뺑덕> 소설가 백가흠 10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아콰마린속 여러 인물의 삶에서 드러나듯 과거는 단순히 지나간 일로만 남지 않는다. 언제든 그것은 다시 살아나 현재의 우리를 시시각각 압박해 온다. 과거를 모른 척 덮어두기만 한다면 우리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작가는 우리가 외면해왔던 역사의 아픈 지점을 가리키며 우리 모두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리고 자신이 믿고 있는 문학의 힘으로, 과거 상처받았던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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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첫 문단은 그렇게 시작된다. 서울 도심, 청계천에서 여자의 것으로 보이는 잘린 왼쪽 손이 발견됐다.

비극은 되살아나고 다시 죽는다. 비극은 현재에 저항하기 위해 부활한다.

 

진짜 손톱이래요. 이런 색깔을 아콰마린이라고 한답니다. 엄지, 검지, 중지의 방향은 제각각이에요. 그런데 이걸 일부러 이렇게 만든 것 같답니다. 손이 뻣뻣하게 굳기를 기다렸다가 그런 거 같다고요.

 

김세영은 2월에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는 누가 보낸 것이고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골똘했으나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케이는 자기가 너무 나약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에 스스로 실망이 컸다. 경찰로서 어떤 열정이나 순수한 정의감마저 모두 잃어버린 것 같아서 자책했다.

 

남자가 피식 웃었다.

전도가 아니라... ,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네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복수라는 종교를 믿어요. 우리는 그 일부분이고요

 

복수의 일부분?”

그래요. 복수.”

 

우리는 다 그렇게 연결되어 있어요. 당신은 둘 중 첫째예요. 마지막 남은 하나의 유일한 하나를 만나야 합니다. 아버지를 위해서, 할머니를 위해 복수해야지요. 무엇보다 당신이 빼앗긴 인생을 위해서 그녀를 만나야 해요.”

 

그건 아주 개인적인 일입니다.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후회와 반성. 참회의 과정 같은 거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손을 자른 이유로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반장님도 해보세요. 잘라내보면 그 후회나 반성의 존재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없애보면 있었던 게 드러나지요.

 

김세영이 하는 말을 알아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케이만이 그의 아버지에 관한 일일가하고 짐작했다. 다른 팀원들은 김세영이 하는 말의 뜻을 알지 못해서 더 큰 의문이 들었다.

 

이번에도 발을 스스로 잘랐을까요? 그것도 두발을 다요?”

 

글쎄요. 모두가 같지는 않으니까. 참회할 게 많은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목숨을 내놓아도 죄가 씻어지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데, 발 정도로 삶이 구원받을 수 있다면 양호한 사람이겠네요.”

꼭 그런 사람처럼 얘기하네요? 그럼, 당신도 구원이나 참회의 의미로 손을 자른 거군요.”

 

케이는 그냐의 문자를 받고서야 아주 오래전 있었던 한 사건이 떠올랐다. 당신에 함께했던 동료를 떠올렸다. 몇몇은 승승장구하며 지금도 요직에 있는 사람도 있었고, 몇은 경찰을 그만두고 뭘하며 지내는지 알지 못했다. 오랜 시간 자신의 인생을 조금씩 갉아먹었던 이유가 자신의 과오로 얼룩진 과거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나쁜 자식들

 

처음 한쪽을 자를 땐 두려움과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두 번째는 다르지요. 우리도 정말 가능할까, 싶었는데 대단한 의지를 가진 부류들이에요. 저런 의지로 그런 일들을 저질렀으니, 우리가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우리는 모두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가족이 되었고요. 그게 다예요. 현원씨가 어떤 상실감이나 소외감 같은 것이 있을 수도 있는데, 당장은 서로 믿자는 말밖에 할 수가 없을 것 같군요. 조금 쉬었다가 일을 잘 마무리합시다.”

 

케이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깨어났다. 지난밤 아무런 기억이 없다. 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벽에 비친 거대한 자신의 그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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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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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비가 내리는 날에는 카페 도도에 갑니다.”

 

비밀스러운 주인장 소로리와 수수께끼 같은 도도새 콤비가 비가 내리는 손님들 마음에 무지개를 띄워준다.

따뜻한 힐링이라는 입소문으로 20만 부 넘게 팔린 일본의 인기 소설 카페 도도, 두 번째 이야기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가 출간되었다. 일하는 도시 여성들의 에피소드 모음인 이번 책의 주제는 상처 치유. 회사 동료 사이, 가족과 친구 사이에 주고받은 상처로 마음에 비가 내린 이들은 소로리의 요리를 먹는 동안 밝고 포근한 무지개를 가슴에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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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카페 도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짧은 다리에 작고 동그란 머리를 가진 새는 이 가게의 이름이기도 한 도도새다. 사랑스러운 도도의 표정을 살피다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보내고 말았다.

 

모래사장에만 피어나는 꽃과 해변의 새 이름을 가르쳐준 것도 아버지였다. 도요새, 논병아리, 딱새, 참새만 한 크기에 회색과 흰색 날개를 가진 백할미새는 가즈키의 눈에도 보였다.

짹짹 짹짹

재잘거리는 듯한 새 울음소리를 아버지가 흉내 내는데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배꼽을 잡곤 했다. 피부로 느끼는 추억은 순식간에 그날로 데려다준다.

 

아빠

자기도 모르게 소리 내어 외친 것은 파도 소리와 함께 흩어질 거라 마음을 놓았기 때문일까. 이번에는 바다를 향해 과김히 소리친다. “아빠 고마워!”

 

상처받지 않는 포타주, 있습니다

가즈키는 메뉴 이름을 찬찬히 쳐다보았지만 도저히 상상이 안 간다. 그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안락한 장소로 숨어 들어가고 싶었다. 숲 향기로 온몸을 채우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걸음이 빨라졌다.

소로리 씨는 틈만 나면 손님들한테 이상한 물건을 막 주고 싶어 해요. 신경 쓰지 마세요,” 무쓰코가 웃는다.

이상한 물건 아니예요. 대야예요.”

소로리는 외야석의 목소리 같은 건 무시한 채 계속 말을 잇는다.

손님들이 들은 말들은 이 대야에 씻어 흘려보내세요. 마음의 상처를 씻어 내는 거죠.”

어딘가 표현이 어색하긴 했지만 순수하게 납득이 갔다. 상처를 받았다면 그때마다 씻어서 흘려 보내면 된다.

 

알지 못하는 사이 아즈사에게 상처를 입히고 말았고 그런 자신을 돌아보는게 두렵다고.... 듣고 있던 소로리가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말하고 가게로 들어가더니 손에 뭔가를 들고 다시나왔다.

괜찮으시면 이거 가지세요.”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요. 보세요.”

소로리는 삼각형 모양이 옷걸이를 마름모꼴을 만들었다가 다시 원래의 삼각형 모양을 되돌려놓았다,

구부려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어요. 어때요?”

 

하지만 너무 깊이 생각하다 보면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죠. 그러니까 훈련하는 겁니다. 원래 모양으로 돌려보기도 하고 다시 바꿔보기도 하면서요.”

 

어른이 되자, 정체를 알 수 없는 세상이라는 녀석은 아무리 벗어 던지려고 애써도 거듭거듭 투명망토를 뒤집에 씌웠다. 그러면서도 정작 필요할때는 멋대로 벗겨진다. 편리한 굿즈와는 아주 거리가 멀다. ‘투명망토를 쓰지도 않았는데 왜 나는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거지

 

소로리 씨는 투명망토 아세요?”

누룩과 팥의 파워 덕분인지 아니면 단맛과 짠맛의 상반된 힘이 효과를 낸 것인지 아카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밖에선 북풍이 세차게 불고 있습니다. 오늘 밤은 많이 추워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카페 도도의 가게 안에서는 촛불이 어렴풋이 흔들리고 이내 곧 구워질 빵 냄새가 떠다니고 있습니다.

조용히 평온하게. 오늘 밤도 저물어갑니다.

 

평온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오로지 어두워지길 기다리는 시간, 밤하늘의 별을 바라 보는 시간, 낙엽으로 만드는 퇴비가 천천히 숙성되길 기다리는 시간, 그리고 따뜻한 촛불의 흔들림에 몸을 맡기는 시간, 그런 시간 하나하나가 더 없이 소중한 풍요로가 소로리는 생각한다.

 

부엌에 돌아와 서랍을 열고 봉투 다발을 꺼냈습니다. 소로리가 자신의 감정을 적고 봉인해두는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다시 마당 한가운데 서서 하나하나 개봉해나갑니다. 그러자 봄바람에 실려 봉투 속의 말들이 멀리 훨훨 날아갑니다.

자네라면 할 수 있어

자네답지 않아

말들이 바람을 다타고 날아가나 싶었는데 순식간에 모두 사라졌습니다.

상처 입은 말들, 상처 준 말들, 모두 날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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