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소자의 달콤한 상상 - 뒤집어야 비로소 보이는 답답한 세상의 속살
홍석준 지음 / 바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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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야 비로소 보이는 답답한 세상의 속살

현실을 그대로 마주하고 끄덕이는 게 어쩐지 어려웠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여러 가지 상상을 통해 그동안 꽉 막혔던 것 같은 경험을 끄집어내어 소설적 상상력으로 풀어가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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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과 교만이 넘쳤던 일련의 꿈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비교의 나라에라도 다녀온 걸까. 아니면 그저 현실의 장면이었을까 익숙하지만 낯설고 싶은 상황들.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은 옆을 보며 지낸다. 남의 것과 내 것을 함께 보며 무엇이 더 나은지 본능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거기서 끝나면 좋겠지만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우울, 질투, 우월, 무시, 어떤 감장이든 홀로 느끼지 못하고 상대가 필요하다.

 

바라는 건 일하지 않는 자유가 아니야. 내가 하는 일을 알아주는 따뜻함 속에서 즐겁게 일하는 거야. 내가 보내는 안타까운 눈초리를 더는 원하지 않아. 난 내일에 자부심이 있거든. 인간으로서 가진 일하는 권리를 당당하게 누리며 사람답게 살고 싶어. 지금처럼 불행 속에 인간 이하의 삶은 좀 힘드네.

 

보이지 않는 끈에 걸려 넘어져 백수를 자처하고 있던 난 다시 불타올랐다. 모든 끈을 잡아내 심판할 수 있는 자리는 나만의 천직이 분명했다. 아무런 끈 없이 경쟁자와 붙어 당당히 합격해 자리를 차지했다. 그동안 잡아낸 지저분한 인연이 수천, 수만 건이다. 굵직한 대형 유착 관계부터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연결고리까지. 마차 이 나라는 끝없는 선으로 이루어진 듯 했다.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그래서 더욱 모두가 집착하게 되는.

 

근데 말이야. 처음엔 잠깐 주춤하는가 싶더니 사람들이 답답해 죽겠는 거야. 만나도 별로 할 이야기가 없거든. 서로 본인 이야기를 하자니 내 사정이라도 좀 꺼리게 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신경 쓸까 봐 말도 못 꺼내는 거지.

 

깃털보다 가볍게 한동안 날아갈 듯 지냈어요. 스트레스라곤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었죠. 그동안 눌려왔던 기분이 모두 이 책임 때문이었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되었죠. 아무 부담이 없으니 긴장을 완전히 내려놓고 다녔어요. 말이나 행동, 그리고 생각까지도 걸러냄 없이 쉽게 쏟아냈어요. 이어진ㄴ 결과에 대해 어떤 고려도 하지 않았죠. 제가 돌아올 화실이 없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책이 담긴 검은 상자는 생각보다 가벼웠다. 그는 오래전부터 당연히 수천 페이지가 넘을 거래 예상해왔다 가뿐하게 상자를 받아 들면서 역시 진리는 단순한 모양이구나 생각했다. 혼자만의 공간으로 자리를 옮기고 숨을 한 번 쉬었다 뱉었다. 부스러지기 쉬운 낙엽을 다루듯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심히 상자를 열었다.

 

한창 긴장하면서 달려왔는데 요즘은 마음이 차라리 편하다. 주변을 둘러보고 나도 둘러보면서. 사람답게 살고 있나 따져보는 게 나쁘지 않다. 친구들과 맨날 경쟁하느라 제대로 된 대화도 못 나누었는데, 고미도 털어놓고 생각도 공유하면서 더 친해진 기분이다. 어떤 친구는 습관적인 거짓말이 걸림돌이라 노력중이라 하고, 다른 친구는 새치기가 일상의 재미였는데 고쳤다고 한다. 나도 뒤에서 남 이야기하면서 스트레스 푸는 못된 버릇을 이번에야 말로 바로 잡았다. 어려운 친구가 있으면 서로 먼저 도우려고 하고, 자발적인 봉사활동도 자리가 없어서 못할 지경이다.

 

조용한 아침이다. 불안이 없는 개운한 시간. 어제와 같은듯하지만 분명 다르다. 내 안의 자아가 조금 자랐다. 매일 일어나면 가만히 나를 느껴본다. 얼마나 단단해졌는지, 또 넓어졌는지, 성장한 부분을 찾아 들여다보며 스스로 발전에 만족하며 기뻐한다. 살면서 신경 쓰고 챙겨야 할 건 이게 전부다. 나로 시작하고, 나를 통하고, 나로 끝이 난다. 타인과 어울려 살지만 서로의 존재는 비교되지 않는다. 각자의 온전한 삶을 자신의 속도로 차분히 만끽하며 지낼 뿐이다. 우리가 가진 게 영원히 변하지 않는 세상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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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산다는 것 - 느림의 철학자 피에르 쌍소가 전하는 “서두르지 않는 삶”
피에르 쌍소 지음, 강주헌 옮김 / 드림셀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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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철학자 피에러 쌍소가 전하는 서두르지 않는 삶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삶을 음미하며, 오롯이 내게 집중하는 법 느림더 많이 가지려고 바쁘게 살아갈수록, 더 피폐해지는 현대인들. 진정한 삶의 의미를 놓친 해 영혼이 지쳐가는 줄 모르고 그저 앞만 보고 달리지는 않는 가 돌아보며, 행복을 찾는 가장 효과적인 처방과 해결책으로 느림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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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달라진 것은, 노동의 한계를 넘어서서 행동하는 것이 한층 우월한 가치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힘이 빠져 죽고 말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따라서 몽상가들, 예컨대 묵상하거나 기도하는 사람들, 조용히 지내는 걸 좋아하거나 존재의 즐거움 자체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이런 흐름을 뒤흔들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다.

 

그 행동의 성격을 따져보지도 않은 채.

 

안타깝게도 지칠 줄 모르는 사람들은 피로라는 걸 전혀 모르는 듯했다. 우리를 극도로 자극해서 잠을 방해하고 타인의 관계까지 저해하는 피로가 아니라, 우리 몸이 조금씩 잠식당해 결국 우리 몸에서 비롯되는 피로를 말하는 것이다

 

심술궂은 사람들이 우리의 이런 몽상을 눈치 채고, 우리의 피난처를 공격하고 우리의 감미로운 선율을 훼방하려 할 것이다. 높은음은 물론이고 자지막한 음까지 주변의 시끌벅적한 소음에도 사라지지 않듯이, 나는 우리의 감미로운 선율이 그들의 악의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일상적인 것이 어떤 방향성을 지닌다면, 즉 일상적인 것이 일정한 몸짓에 따른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따라서 누구나 인정하고 예상할 수 있는 일정한 리듬에 따라서 행해진다면, 몽상의 시간은 일정한 것을 다시 창조하고 다시 시작하는 셈이다

 

우리가 관심을 보이면서 고려해야 할 만한 모든 것을 빠짐없이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면, 계획을 향한 여정에서 위는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무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느림과 기억’. ‘현재는 순식간에 흘러가며, 조금 전까지 앞에 있던 순간들을 금세 뒤에서 끌고 간다. 이처럼 과거의 순간들은 하나의 똑같은 궤적에 간직되기 때문에 떨어져 나가거나 망각에 빠져들 위험이 없다

 

망설임은 인간의 속상이다. 이런 속성 때문에 인간은 세상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다가 결국에는 신념까지 갖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망설임에도 세상의 질서에 속하는 것일까?

 

요란하게 소리를 지르느라 이제는 목소리를 잃어버리고 온갖 언어와 양식이 뒤섞인 문화 속에서, 우리는 이리저리 치이지 않으려고 언제 사라지고 물러서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거친 파도가 위를 휩쓸어 삼켜버리려 할 때도 계속 눈을 부릅뜨고 있어야 하며, 촛불을 바라보며 몽상에 잠길 수도 있어야 하고, 화염에 싸인 거대도시의 불덩이를 뚫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어야 한다

 

휴식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피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휴식이다. 요컨대 피로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일을 조금씩 줄여가는 데서 얻는 즐거움을 생각해보면 된다. 피로가 줄어듦에 따라 휴식도 존재감을 잃어간다. 이런 휴식에는 여전히 일정 정도의 행위와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는 시건 및 긴장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는 이런 것들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걸 보는 데서 행복을 느낀다.

 

다른 하나는 모든 흥분 상태가 배제되는 휴식으로, 앞의 후식보다 더 확실한 휴식이다. 이 휴식에는 어떤 일을 끝내겠다는 만족감마저 표현되지 않는다. 마음이 평온할 때나 갈등을 일으킬 때도 의식에 영향을 주는 흐름에 휩쓸리지 않는 이런 휴식 상태에 이르는 것은 무척 어렵다.

순박한 사람들은 두 유형의 휴식을 모두 경험한다.

 

내일 또 다른 하루가 태어날 것이다. 내일 나는 다시 견자가 될 것이다. 만물을 향해 손을 뻗고 계절의 바퀴를 돌릴 것이다. , 여름, 가을, 겨울, 어떤 계절이든 나에게는 마음에 들 것이다. 빛이 저물 때까지 나는 그 빛과 함께 할 것이고, 밤이 새벽에 의해 찢겨나갈 때까지 밤과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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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섬 제주 유산 - 아는 만큼 보이는 제주의 역사·문화·자연 이야기
고진숙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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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매주 새로운 테마로 진짜 제주를 만나다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제주의 자연 유산이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펼쳐진다. 주호부터 탐라를 거쳐 지금의 제주에 이르는 역사와 설화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생히 담았다. 섬사람만이 들려 줄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문화의 현장으로 제주인과 비제주인을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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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 한라산에서 가장 멋진 털진달래를 볼 수 있는 곳은 선작지왓이다. 영실 코스의 급경사를 오르고 난 뒤 마침내 평지가 나타나서 한숨 돌릴 무렵, 푸른 하늘 아래 진분홍빛 꽃이 눈앞에 가득한 모습은 동산에서 오는 피로를 단숨에 앗아 간다.

 

2

P.65 숨은물뱅되는 오름에서 흘러내린 비와 수시로 펼쳐지는 안개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렇게 높은 곳에 30만 평이 넘는 광활한 고산 습지가 있다는 것이 경이로울 뿐이다.

 

3

P.101 제주의 바람은 거칠게 보이지만 일관성이 있다. 경루엔 북서풍이, 여름엔 남동풍이 줄기차게 분다. 해류도 일관성을 갖는다. 쿠로시오 해루와 황해 난류가 제주를 일정한 시간에 지난다. 겉으로 보기엔 무질서해 보이지만 매우 규칙적인 이런 움직임을 이해하면 어디로든 갈 수 있다. 탐라국은 그럴 이용해 해상 왕국을 만들어 냈다.

 

4

P.147 거북등절리와 주상절리 두 가지의 절리가 생기는 이유는 용암 때문이다 잘 흐르면서 넓게 퍼지는 파호이호이 용암이 바다를 만나면 거북등절리를 만든다. 반면 끈쩍끈적한 아앙 용암이 낮은 곳에 차곡차곡 쌓인 후 굳으면 주상절리가 된다.

 

5월 돌하르방은 제주도가 원조가 아닐 가능성도 크고 제주 전통과도 무관하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돌하르방이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고, 그것에 대해 제주 사람들조차 거부감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네이밍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제주 사람들은 친근함과 존경심을 갖는 대상에게 하르방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6

P.231 제주 사람들이 된장을 즐겨 먹게 된 건 제주에 염전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탓이다. ‘세상에. 사방팔방이 바다인 섬에서 소금이 귀하다니!’싶겠지만 제주 바다는 소금 결정이 만들어지기 힘들었다. 용천수가 바다에서 많이 솟아나 염분 농도가 낮기 때문이다.

 

7

P.273 바람은 제주인들에게 고달픈 삶을 선사하고 외로운 유배객에게는 그 쓸쓸함을 더해 주었지만 그로 인해 제주는 더없이 아름다운 섬이 되어 세계의 찬사를 받게 되었다. 제주는 바람의 노래가 가득한 섬이다.

 

8

P.315 오름에 올라가면 바다가 보이고 섬이 보이고 한라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것만으로도 눈도 마음도 시원해지는 곳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에는 오름에 올라갈 때 흘린 땀이 산위에서 정말 빛의 속도로 휘발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9

P.366 해녀 사회엔 계급이 있어서 하군, 중군, 상군으로 구분된다, 하군은 바닷가 가까운 데서 헤엄쳐 가 물질을 하는 해녀들을 말하고, 상군이 되면 뱃물질이라고 해서 배를 타고 먼 바다까지 나가서 물질한다. 상군 가운데에서도 아주 기량이 뛰어난 해녀를 대상군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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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19 풍류객에겐 귤림추색이고, 관광객에겐 이국정 정휘이지만 귤 익는 때가 되면 제주 사람들은 거리에서 사라진다. 모두 귤을 따러 가서다. 감귤밭이 집중된 서귀포에서는 병원에도 삶이 없고 약국도 개점휴업이다.

 

11

P.445 제주에만 있는 음식 중 가장 고개를 갸우뚱할 음식은 고도리젓일 것이다. ‘고도리’? 무슨 화투 이름인가? 젓갈류라고 했으니 생선 이름일 듯도 한데... 그렇다. 고도리는 생선이름이다. 고도리는 고등어 새끼를 말한다.

 

12

P.479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등재된 대상지역은 한라산,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 그리고 성산일출봉이다. 그러니까 성산일출봉이 제주의 368개 오름의 대표란 뜻이다. 이런 쾌거가 가능했던 것은 해안요새와 같은 극정인 경관과 화산 분출을 이해하는 세계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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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 - 호모사피엔스에서 트랜스휴먼까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찾는 열 가지 키워드 묻고 답하다 5
전주홍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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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과학적 사실은 한때 당대의 상식을 뒤집는 논쟁거리였다. 이 경이로운 발견들이 탄생하고, 발전하고, 사람들에게 널리 인정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보면서 경이로운 과학의 발전 뒤의 비판과 논쟁의 모습을 통해 철학적 윤리적 생각 거리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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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의 기능이나 역할에 대해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부족하고, 아직까지 유전자는 사람의 특성이나 표현형을 아주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르스퍼 기술로 유전자 변형 아기를 탄생시킨다는 생각은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193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토머스 헌트 모건은 초파리 실험으로 염색체가 유전 현상을 매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염색체는 DNA와 단백질 등으로 이루어지진 고분자 물질입니다. DNA는 네 중류의 염기(아데닌 구아닌, 티민, 시토신)로 이루어진 비교적 간단한 고분자인 반명, 단백질은 스무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고분자입니다.

 

1976년 심장과 뇌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크리스티안 바너드가 최초로 심장 이식에 성공함으로써 마음이 심장에 자리 잡고 있다는 믿음을 무너뜨렸습니다. 심장은 혈액을 공급하는 기계적 장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또다시 확인 된 거예요. 물론 과학적 논쟁과는 별개로 문화와 예술적 측면에서 심장은 여전히 마음의 장기로 남아있습니다.

 

기원전 4세기 무렵 학문의 중심지였던 이집트의 알렉산드라에서는 사형수의 시체를 해부하는 것이 일시적으로 허용되었습니다. 이시기 헤로필로스와 에라시스트라토스는 인체 해부 연구를 활발히 진행했습니다. 특히 에라시스트라스토는 시체를 부검하여 질병이 장기의 극소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20세기에 접어들어 1930년 노벨 생리의학사응ㄹ 수상한 카를 란스튜타이너가 ABO 혈액형을 발견함으로써 현대적 의미의 안전한 수혈이 가능해졌습니다. 혈액형이 다른 사람의 피를 수혈 받으면 부작용으로 혈액 응집현상이 발생하는데. 이전에는 이 응집현상을 환자의 질병 문제로 보았죠. 1940년에 이르러 란트슈타이너가 또 다른 혈액형 결정인자인 Rh인자까지 밝혀냄으로써 수혈 앞에 놓인 장벽 대부분을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백신 개발의 기원은 기원전 430년 투키디데스가 치명적인 전염병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그 질병에 두 번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 관찰한 데서 비롯합니다. 10세기경 중국에서는 두창에 걸린 환자로부터 고름을 채취하여 건강한 사람에게 인위적으로 감염시키는 인두 접종을 시행했습니다.

 

18461016일 모턴은 현재 에테르 돔이라는 이름이 붙은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수술 극장에서 에테르 마취에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지금도 1016에테르의 날또는 세계마취의 날로 기념되고 있습니다.

 

1994년 제프리 프리드머은 분자유전학 방법을 사용하여 돌연변이로 망가진 비만 유전자를 찾아냈습니다. 이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식용을 억제하며 살이 찌지 않기 때문에 말랐다는 뜻이 그리스어 랩토스에서 다와 렙틴이라고 이름을 붙였지요. 이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1950년대와 60년대를 지나면서 과학자와 대중 모두 유전자 돌연변이의 축적이 노화를 일으킨다는 개념을 수용했습니다. 특히 데넘 하먼은 자유 라디칼 이론을 내놓았는데, 유해한 활성산소가 DNA을 손상시켜 노화가 일어난다는 주장이지요.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에 대응하는 황산화 기전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산화 스트레스와 항산화 방어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 점점 세포가 손상되면서 노화가 촉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학 지식은 불완전하고 불확실하며 불충분하므로 기초 연구의 성과가 임상 현상에 잘 적용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중개연구라는 용어는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조바심의 또 다른 표현인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과학의 현실을 직시하고 꾸준히 참고 기다리며 발견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자세가 더욱 절실히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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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것보다 사연이 많아! K-요괴 도감 반전 도감 2
이고은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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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고대 문헌 속 요괴부터 현대의 도시 전설 속 요괴까지, 요즘 스타일로 새롭게 탄생한 한국 요괴 35! 그들의 구구절절한 사연과 요괴력, 필살기와 MBTI, 물리치는 방법등을 싹싹 털어 한국 요괴의 매력을 최대치로 담은 요괴 도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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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우 요괴

사람으로 변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미남이나 미녀로 변신해 사람을 홀려 간을 뺏는다. 또 여우 구슬을 이용해 사람의 정기를 빼앗아 신통력을 높이기도 한다.

 

-구미호에 홀렸을 때 치료하는 방법

인삼, 적복신, 원지, 귀전우, 백출, 창출, 당귀, 1. 도노 5, 웅황, 주사 각 3, 우황 사향 각 1. 이 약들을 가루내고 술을 넣어 알약을 만들고 잘 때 목향 달인 물을 먹으면 된다. (동의보감 병편 7, 벽사단 중)

 

달걀귀-,,입 없는 사람

얼굴이 밋밋하다고 절대 만만한 요괴가 아니다. 어두운 밤길에 일부러 사람 앞에서 걷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는데, 그의 얼굴을 본 사람은 깜짝 놀라 죽음에 이르게 된다.

 

-물리치는 방법

물리치는 방법 없다. 하지만 나를 해치려고 따라오는 요괴는 아니다. 밤새 쉬지 않고 걸어 다니는 두 사람을 산에서 마주치지만 않으면 된다. 무섭지만 땅을 보고 걷거나 눈을 감고 걷는 방법도 있다

 

망태 할아버지-한반도 도개비들의 대장

도깨비들의 대장이다. 어른 말을 안 듣는 아이들을 잡아 등에 짊어진 망태기에 넣어 멀리멀리 데려가 버린다.

 

-세계의 요괴

부기맨:아이방 벽장 속이나 침대 밑에 몰래 숨어 있다가 아이를 잡아가는 영미권의 요괴

트롤: 집에서 자고 있는 인간의 아기를 자신의 동굴로 데려가고 인간의 집에 자신의 아기를 두고 오는 북유럽의 요괴

야도우카이: 큰 짐을 짊어지고 다니며 어린이를 잡아가는 일본의 허름한 할아버지 요괴

 

식인충-하늘에서 비처럼 내리는 식인벌레

크기는 작지만, 치명적인 독이 있다!! 사람이 먹는 음식에 섞여 배에 들어가거나, 사람 피부에 파고들어 가서 사람을 죽게 한다.

 

-토막상식

기생충: 다른 동물체에 붙어서 양분을 빨아 먹고 사는 벌레

바이러스: 동물, 식물, 세균 따위의 살아 있는 세포에 기생하고, 세포 안에서만 증식이 가능한 비세포성 생물.

 

어둑시니 - 두려움을 먹고 자라는 요괴

천성이 관종! 관심을 가지고 쳐다보면 점점 커진다. 보면 볼수록 몸집이 어마 어마하게 커져서 결국 사람을 깔려 죽게 만들기도 한다.

-물리치는 방법

쳐다보면 점점 커지므로 어둑시니를 보지 말고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라! 그러면 어둑시니는 점점 작아지다가 사라진다.

 

자유로 귀신-길에서 차를 세우는 여자

한밤중 자유로에서 지나가는 차를 멈춰 세운 뒤에 갑자기 문을 확 열고 차를 타서 운전자를 깜짝 놀라게 한다.

 

-물리치는 방법

속도를 내라. 일정 속도 이하로 운전하면 자유로 귀신이 갑자기 문을 열수도 있다. 자유로는 50~90km/h 속도로 달리도록 되어 있다. 50km/h 이하로는 절대로 달리지 말라!

 

장산범-여러 사람들이 목격한 하얀 털뭉치

산속을 번개 같은 속도로 달리다가 갑자기 나타나 사람을 놀라게 한다! 성대모사를 엄청나게 잘해서 온갖 소리를 흉내 내 사람들을 홀린다.

 

-어떤 할머니의 어린시절 목격담

친구들과 산에 나물을 캐러 갔는데, 한 친구가 목이 마르다고 했다. 그때,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내려가 보니, 시냇물을 없고 두 개의 강력한 눈빛, 하얀 고운 긴 털의, 짐승 같기도 사람 같기도 한 그것이 입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졸졸졸물소리를 내고 있었다.

 

해치-선과 악을 구분하는 수호신

선과 악을 분간하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또한 물의 힘을 이용하여 불을 다스린다.

 

-필살기: 시시비비 가리기

-추정 MBTI: ENTJ 정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성실한 수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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