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 - 호모사피엔스에서 트랜스휴먼까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찾는 열 가지 키워드 묻고 답하다 5
전주홍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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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과학적 사실은 한때 당대의 상식을 뒤집는 논쟁거리였다. 이 경이로운 발견들이 탄생하고, 발전하고, 사람들에게 널리 인정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보면서 경이로운 과학의 발전 뒤의 비판과 논쟁의 모습을 통해 철학적 윤리적 생각 거리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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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의 기능이나 역할에 대해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부족하고, 아직까지 유전자는 사람의 특성이나 표현형을 아주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르스퍼 기술로 유전자 변형 아기를 탄생시킨다는 생각은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193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토머스 헌트 모건은 초파리 실험으로 염색체가 유전 현상을 매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염색체는 DNA와 단백질 등으로 이루어지진 고분자 물질입니다. DNA는 네 중류의 염기(아데닌 구아닌, 티민, 시토신)로 이루어진 비교적 간단한 고분자인 반명, 단백질은 스무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고분자입니다.

 

1976년 심장과 뇌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크리스티안 바너드가 최초로 심장 이식에 성공함으로써 마음이 심장에 자리 잡고 있다는 믿음을 무너뜨렸습니다. 심장은 혈액을 공급하는 기계적 장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또다시 확인 된 거예요. 물론 과학적 논쟁과는 별개로 문화와 예술적 측면에서 심장은 여전히 마음의 장기로 남아있습니다.

 

기원전 4세기 무렵 학문의 중심지였던 이집트의 알렉산드라에서는 사형수의 시체를 해부하는 것이 일시적으로 허용되었습니다. 이시기 헤로필로스와 에라시스트라토스는 인체 해부 연구를 활발히 진행했습니다. 특히 에라시스트라스토는 시체를 부검하여 질병이 장기의 극소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20세기에 접어들어 1930년 노벨 생리의학사응ㄹ 수상한 카를 란스튜타이너가 ABO 혈액형을 발견함으로써 현대적 의미의 안전한 수혈이 가능해졌습니다. 혈액형이 다른 사람의 피를 수혈 받으면 부작용으로 혈액 응집현상이 발생하는데. 이전에는 이 응집현상을 환자의 질병 문제로 보았죠. 1940년에 이르러 란트슈타이너가 또 다른 혈액형 결정인자인 Rh인자까지 밝혀냄으로써 수혈 앞에 놓인 장벽 대부분을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백신 개발의 기원은 기원전 430년 투키디데스가 치명적인 전염병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그 질병에 두 번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 관찰한 데서 비롯합니다. 10세기경 중국에서는 두창에 걸린 환자로부터 고름을 채취하여 건강한 사람에게 인위적으로 감염시키는 인두 접종을 시행했습니다.

 

18461016일 모턴은 현재 에테르 돔이라는 이름이 붙은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수술 극장에서 에테르 마취에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지금도 1016에테르의 날또는 세계마취의 날로 기념되고 있습니다.

 

1994년 제프리 프리드머은 분자유전학 방법을 사용하여 돌연변이로 망가진 비만 유전자를 찾아냈습니다. 이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식용을 억제하며 살이 찌지 않기 때문에 말랐다는 뜻이 그리스어 랩토스에서 다와 렙틴이라고 이름을 붙였지요. 이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1950년대와 60년대를 지나면서 과학자와 대중 모두 유전자 돌연변이의 축적이 노화를 일으킨다는 개념을 수용했습니다. 특히 데넘 하먼은 자유 라디칼 이론을 내놓았는데, 유해한 활성산소가 DNA을 손상시켜 노화가 일어난다는 주장이지요.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에 대응하는 황산화 기전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산화 스트레스와 항산화 방어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 점점 세포가 손상되면서 노화가 촉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학 지식은 불완전하고 불확실하며 불충분하므로 기초 연구의 성과가 임상 현상에 잘 적용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중개연구라는 용어는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조바심의 또 다른 표현인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과학의 현실을 직시하고 꾸준히 참고 기다리며 발견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자세가 더욱 절실히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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