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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섬 제주 유산 - 아는 만큼 보이는 제주의 역사·문화·자연 이야기
고진숙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8월
평점 :
1년 52주, 매주 새로운 테마로 ‘진짜 제주’를 만나다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제주의 자연 유산이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펼쳐진다. 주호부터 탐라를 거쳐 지금의 제주에 이르는 역사와 설화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생히 담았다. 섬사람만이 들려 줄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문화의 현장으로 제주인과 비제주인을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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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P.25 한라산에서 가장 멋진 털진달래를 볼 수 있는 곳은 선작지왓이다. 영실 코스의 급경사를 오르고 난 뒤 마침내 평지가 나타나서 한숨 돌릴 무렵, 푸른 하늘 아래 진분홍빛 꽃이 눈앞에 가득한 모습은 동산에서 오는 피로를 단숨에 앗아 간다.
▪2월
P.65 숨은물뱅되는 오름에서 흘러내린 비와 수시로 펼쳐지는 안개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렇게 높은 곳에 30만 평이 넘는 광활한 고산 습지가 있다는 것이 경이로울 뿐이다.
▪3월
P.101 제주의 바람은 거칠게 보이지만 일관성이 있다. 경루엔 북서풍이, 여름엔 남동풍이 줄기차게 분다. 해류도 일관성을 갖는다. 쿠로시오 해루와 황해 난류가 제주를 일정한 시간에 지난다. 겉으로 보기엔 무질서해 보이지만 매우 규칙적인 이런 움직임을 이해하면 어디로든 갈 수 있다. 탐라국은 그럴 이용해 해상 왕국을 만들어 냈다.
▪4월
P.147 거북등절리와 주상절리 두 가지의 절리가 생기는 이유는 용암 때문이다 잘 흐르면서 넓게 퍼지는 파호이호이 용암이 바다를 만나면 거북등절리를 만든다. 반면 끈쩍끈적한 아앙 용암이 낮은 곳에 차곡차곡 쌓인 후 굳으면 주상절리가 된다.
▪5월 돌하르방은 제주도가 원조가 아닐 가능성도 크고 제주 전통과도 무관하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돌하르방이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고, 그것에 대해 제주 사람들조차 거부감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네이밍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제주 사람들은 친근함과 존경심을 갖는 대상에게 하르방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6월
P.231 제주 사람들이 된장을 즐겨 먹게 된 건 제주에 염전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탓이다. ‘세상에. 사방팔방이 바다인 섬에서 소금이 귀하다니!’싶겠지만 제주 바다는 소금 결정이 만들어지기 힘들었다. 용천수가 바다에서 많이 솟아나 염분 농도가 낮기 때문이다.
▪7월
P.273 바람은 제주인들에게 고달픈 삶을 선사하고 외로운 유배객에게는 그 쓸쓸함을 더해 주었지만 그로 인해 제주는 더없이 아름다운 섬이 되어 세계의 찬사를 받게 되었다. 제주는 바람의 노래가 가득한 섬이다.
▪8월
P.315 오름에 올라가면 바다가 보이고 섬이 보이고 한라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것만으로도 눈도 마음도 시원해지는 곳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에는 오름에 올라갈 때 흘린 땀이 산위에서 정말 빛의 속도로 휘발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9월
P.366 해녀 사회엔 계급이 있어서 하군, 중군, 상군으로 구분된다, 하군은 바닷가 가까운 데서 헤엄쳐 가 물질을 하는 해녀들을 말하고, 상군이 되면 뱃물질이라고 해서 배를 타고 먼 바다까지 나가서 물질한다. 상군 가운데에서도 아주 기량이 뛰어난 해녀를 ‘대상군’이라 한다.
▪10월
P.419 풍류객에겐 귤림추색이고, 관광객에겐 이국정 정휘이지만 귤 익는 때가 되면 제주 사람들은 거리에서 사라진다. 모두 귤을 따러 가서다. 감귤밭이 집중된 서귀포에서는 병원에도 삶이 없고 약국도 개점휴업이다.
▪11월
P.445 제주에만 있는 음식 중 가장 고개를 갸우뚱할 음식은 고도리젓일 것이다. ‘고도리’? 무슨 화투 이름인가? 젓갈류라고 했으니 생선 이름일 듯도 한데... 그렇다. 고도리는 생선이름이다. 고도리는 고등어 새끼를 말한다.
▪12월
P.479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등재된 대상지역은 한라산,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 그리고 성산일출봉이다. 그러니까 성산일출봉이 제주의 368개 오름의 대표란 뜻이다. 이런 쾌거가 가능했던 것은 ‘해안요새와 같은 극정인 경관과 화산 분출을 이해하는 세계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