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09세 찰리에게 배운 것들
데이비드 본 드렐리 지음, 김경영 옮김 / 동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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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의 역사와 삶이 담긴 놀라운 인생 수업

혐오와 비난으로 가득 찬 세상에 지칠 때, 삶이 내 맘대로 흘러가지 않아 불안할 때,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현명한 선택을 할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순간에 찰리 화이트가 살아오면서 깨우친 지혜와 철학으로 가득 차 있는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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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는 의사였다. 덕분에 인간의 몸이 어떻게 작동하고 멈추는 지 알았다. 찰리는 자신의 남다른 수명에 유전학적과 운의 요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이 놀라운 친구를 떠올리며 찰 리가 살아 있는 역사와 유전자 복권 당첨자 이상의 존재임을 깨닫는다.

 

찰리는 그런 불행을 겪었을 때 여전히 소년이었고, 이따금 찰리의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노년의 찰 리가 어린 시절을 돌아봤을 때는 외로웠던 순간이 고통스러웠던 순간보다 더 힘들었다.

 

찰리는 용감한 이야기를 하면 더 용감해지기 쉽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이야기를 낙관적으로도 비관적으로도 할 수 있다. 패배의 기억을 곱씹을 수도 있고 투지의 기억을 곱씹을 수도 있다. 실패를 강조할 수도 있고, 성공을 강조할 수도 있다. 찰리는 삶의 즐거운 부분만 줄기차게 이야기 했고, 덕분에 더 행복하게 살았다고 믿는다.

 

어떤 목표를 보고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어쩌면 이룰 수 없는 꿈이겠구나’. 이때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이라는 말이 없는 척하는 것이다. 찰리는 그걸 기가 막히게 잘했다.

찰리는 물약의 시대와 염기 서열 분석의 시대 사이, 현대 의학이 시작되던 문턱에서 의사 교육을 받았다. 의학은 미래로 가기 위해 악취가 진동하는 과거에서 벗어나야 했다.

 

찰리는 이 편지를 87년간 소중히 간직했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유난히 따뜻했던 어머니의 편지글을 자주 이야기 했다. 이 편지는 찰 리가 마지막 숨을 내 쉴 때도 그의 겨에 있었다. 찰리의 어머니는 찰리를 믿었고, 찰리에게서 기쁨을 찾았고, 찰리는 어머니의 바람대로 올바른 길을 갔다.

떳떳하게 살았다.

 

무엇보다 겸손함을 배웠다. 자신이 배운 의료 지식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적은지 금세 깨달았기 때문이다. 찰리는 배운 지식으로 고통스런 종기를 짜내고, 국소 화상에 연고를 바르고, 심한 자상을 꿰멜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진단을 내린 대부분의 병은 치료할 수 없었다.

 

선택은 결국 자긍심의 문제였다. “겁이 나서 군에서 사임하지 못할 것 같았지”. 찰 리가 말했다. 그래서 다시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려고 했다. “해군에 지원했데 시력이 기준에 미달해서 데려갈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더군 의사가 왜 시력이 좋아야 하는 지 알 수 없었지만, 안 된다더군.”

육군 항공대에 갔더니 나를 바로 데려갔어. 실제로는 진금을 했지. 원래 중위 대신 돌아가자마자 대장을 만들어줬어.”

 

찰리는 익숙한 환경에서도 모험을 즐겼다. 대변화의 시대에 적응하는 찰리의 능력은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에서 기쁨을 찾는 면모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실패에 따르는 위험을 신경 쓰지 않았다.

 

나나니벌’. ‘미장이벌로알려진 부지런한 곤충에서 유래한다는 것이다. 이 작은 해충은 회반죽 같은 진흙을 층층이 쌓아 둥지를 짖는 데, 이때 고리를 높이 치켜들고 억척스러운 자세로 죽어라 작업에 몰두한다. 이 모습은 언제나 정직하고 겸허한 노동자의 상징이었다.

 

찰리가 질문을 곱씹으며 계속 말했다. “난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 지나갈 일이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이겨내고 끝까지 무너져선 안돼요. 참고 견디세요. 부정적인 생각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나는 지금도 찰리의 모습이 생생하다. 그는 눈은 침침 하지만 정신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며 이 종이에 단순한 진리들을 빼곡히 써 내려가고 있다.

열심히 일해라.

기쁨을 널리 퍼뜨려라.

기회를 잡아라.

경이로움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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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적 생각 - 사람과 브랜드 사이 - 알게 하기, 좋아하게 하기, 관계 맺게 하기
조준형 지음 / 김영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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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빵을 탄생시킨 브랜더 조준형의 브랜딩적 생각

 

편의점 앞 오픈런을 일으킨 포켓몬빵 열풍의 주역, 브랜더 조준형의 책이다. 저자는 싸이월드, 홈플러스, 탐스(TOMS), 죠스떡볶이, 삼립호빵 등 굵직한 브랜드를 이끌고 지금은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맡고 있는 브랜딩 전문가다.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브랜딩 원칙, 현장의 생생한 경험담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아이디어를 상품화는 과정에 필수적인 사고방식을 브랜딩적 생각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한다. 번뜩이는 브랜딩 인사이트와 함께 유명 브랜드의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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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것을 표시하는 행위를 조금 더 본질적으로 파보면, 자기 것과 남의 것을 구별하는 의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브랜드의 본질은 구별이고, 이것이 지금 브랜드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인 차별화로 이끈 것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는 가치 체계를 지녀야 해요. 가치 체계는 그 기업이 어떤 창업 이념을 지녔는지, 세상에 어떤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돈을 벌어왔는 지, 세상에 어려운 일이 덮쳤을 때 어떤 태도로 어떤 일을 행했는지, 세상이 분열되었을 때 어떤 편에 섰는 지 등 그 기업이 쌓아온 생각과 행동에서 출발합니다.

 

나의 브랜드와 함께 생각의 프레임에 넣어야 할 것은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을 바라보며 관찰하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원인을 찾고, 브랜드와 사람 간의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를 강화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바로 브랜딩입니다.

 

브랜딩에는 고객과의 접점 모든 곳에 이미지와 품질을 인식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책임감 있는 관리도 포함됩니다. 그래야 이게 당신에게 좋은 것이라고 알릴 수 있으며, 그 활동이 고객의 신뢰를 형성하는 바탕이 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좋은 것을 사지 않습니다. ‘좋다고 알려진 것을 삽니다.

 

브랜드는 결국 비즈니스를 잘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 비즈니스 카테고리에서 고객의 신뢰를 얻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에,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일괄적 메시지가 중요하죠.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것이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상품명을 짓고, 글을 쓰고, 서체를 고르고, 이미지를 찍어 디자인하고, 영상을 만드는 것도 그 과정 중 심플함과 재미, 기괴한 것과 의외의 방법은 쓰지만, 이것들은 수단일 뿐이에요. 목적은 이해가 되어야 합니다.

 

인간은 사고와 행동 사이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인지 일관성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그것 깰 때 의외성에서 오는 신선함으로 독특성을 만듭니다.

 

브랜드는 차별적인 하나의 생각이나 개념이고 브랜딩은 그 차별적인 생각과 개념을 만들고, 널리 퍼뜨리고, 고객을 거기에 참여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런 면에서 브랜드가 브랜딩을 하는 것은 하나의 무브먼트라고 할 수 있죠.

 

브랜딩, 커뮤니케이션, 마케팅을 업으로 삼은 이로서 이런 상품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고 기쁨이며 자랑입니다. 포켓몬빵은 제 가슴에 훈장을 달아주었어요. 제 평생의 자긍심과 자랑이 되겠죠. 실력보다 운이 움직여주었고, 이는 크게 감사한 일입니다.

 

일 잘하는 사람에게는 보이는 것

- 내가 속한 조긱의 사업 목적을 숙지하고, 시기별로 그 상황이 변하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

- 자신의 업무로 그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이 분명한 사람

- 공급자에게 필요한 것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의 관점을 균형있게 갖춘 사람

- 다르게 해서 주목받는 법을 아는 사람

-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자원(시간, 인력, 비용)을 추산할 수 있는 사람

- 그 자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부를 설득할 논리와 근거를 구성할 수 있고, 네트워크를 통해 부족분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

- 자신의 이름을 걸고 퀄리티 수준을 지키며 실행하는 사람

- 실행 중간 상황을 공유해 결과 추정치가 예상 법위를 벗어나지 않게 하고 기대 수준을 과리 할 줄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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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하면 일도 관계도 술술 풀리는 기적의 말투 99
야마자키 다쿠미 지음, 김지윤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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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서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인생과 사람이 편해지는 말 습관

일도 관계도 편하게 하는 한끗, 센스 있는 말투를 다룬 책이다.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호감을 얻고 좋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공통점과 그들만의 말투와 센스를 분석해 기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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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머릿속은 항상 어질러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삼자가 하나하나씩 끄집어내 주면 차츰 정리되면서 머릿속이 개운해집니다. 이후에는 정리를 도와준 이와 계속 이야기하고 싶어지겠죠. 멋진 대화의 시간을 선물 받았다고 느낄 테니까요.

 

인간관계에서 초조함은 금물입니다, 지나치게 요구하면 상대는 멀어지게 되어있습니다. 공적인 일에서든 사적인 일에서든 마찬가지입니다. 무리하게 붙잡으려다가 자칫하면 그게 마지막 만남이 될지도 모릅니다.

 

뒷담화를 즐기는 사람은 뒷담화로 무너집니다. 남에 대한 소문을 퍼트리기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에 대한 소문에도 신경을 쓰게 마련이지요. 뒷담화는 과정이 들어갈 뿐 아니라 누구나 소문의 출처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누군가에게서 전해 들었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닙니다.

 

애써 칭찬을 부정하지 마세요. 이는 겸손해 보이기보다는 자신감 없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칭찬 그대로를 받아들여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마지막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표현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러면 상대 역시 당신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호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인간은 무의식중에 상대방의 레벨을 측정합니다, 레벨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보다 낮아 보이는 이에게 무관심하기 십상입니다. 그런 사람과 대등하게 이야기하려면 자신의 레벨을 끌어 올려야 하겠죠.

 

이야기를 중간에 중단한다는 것은 시간 절약 외에 또 다른 이점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무리 오래 토론해도 결론이 나지 않던 이야기를 한 걸음 떨어져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면 '그 의견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싶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전환되기도 합니다.

상대방은 '깍듯하게 감사 인사를 하는구나', "꼼꼼하게 회의 일시를 체크하네' 정도이지만, 이를 챙기지 않는 사람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이러한 차이가 쌓여 당신을 '성실한 사람','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상대가 '개념'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면 "예를 들면 어떤 것인가요?" 하고 질문함으로써 상대와 '정의'를 공유하는 습관을 들입시다.

여기서는 어디까지나 상대방과 '서로 이해'하기 위해서 질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꼬투리를 잡거나 몰아붙여서는 안 됩니다.

 

문제에 휘말렸을 때 가장 먼저 해결하고 싶은 것은 문제 자체가 아닙니다.

그 문제가 야기한 짜증, 초조함, 우울한 기분에서 해방되고 싶습니다. 따라서 클레임이나 문의를 받았을 때는 우선 상대가 지금 어떤 마음인지 헤아려야 합니다.

 

함부로 조언하지 말 것, 그것을 기억해 주세요. 고민을 털어놓은 동료는 여러분에게 말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다시 인식하고 해결할 방법을 떠올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조언과 충고는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쏟아 낸 후, 여러분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물을 때, 그때 조심스럽게 건네도록 합시다.

 

궁지에 몰렸을 때는 일단 평정심을 되찾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기분을 좋게 만드는 무언가를 합시다. 저처럼 기운 나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고 잠시 산책을 하거나 아니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습니다. "오히려 좋아, 이걸 극복하고 더 성장해 보겠어" 그러면 정말로 문제가 해결된 기분이 들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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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살고 싶지 않다면 당신이 옳은 겁니다
캐서린 모건 셰플러 지음, 박선령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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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은 적당히하는 법이 없다!

완벽주의자들을 향한 오해와 편견, 굴지의 기업 CEO들과 일하며 진정한 완벽주의에 대한 오랫동안 연구해온 캐서린 모건 세플러는 완벽주의란 아주 강력한 에너지라고 말한다. 완벽주의자들의 성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꿰뚫고 초점을 바꾸어 완벽주의 사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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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유형의 완벽주의

-전형적 완벽주의자 : 자기 주변에 구축하는 질서는 벽을 쌓기 위한 게 아니라 존경 받기 위한 것이다.

-낭만형 완벽주의자 : 완벽하게 사랑받기를 바란다.-게으른 완벽주의자 :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다른 유형의 완벽주의자가 경험하지 못하는 상실감을 느낀다.

-난잡한 완벽주의자 : 노골적으로 한계를 무시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모든 걸 할수 없다는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열정형 완벽주의자 : 완벽한 결과를 원한다.

 

완벽주의는 생각, 행동, 감정, 인간관계를 통해 생기를 불어넣는 자연스러운 충동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예술 작품을 만들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충동만큼 건전하다.

 

자신의 에너지를 의도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면, 항상 힘들게 느껴지는 삶이 아닌 자기가 원하는 삶을 일굴 수 있다. 아무도 이런 말을 해주지 않았겠지만, 자기가 원하는 삶을 일군 뒤에도 여전히 힘들게 느껴지는 시간이 많다. 차이는 그런 어려뭄도 가치 있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자기 업무 분야, 가족, 지역사회, 세상에서 리더가 되고 싶다면 통제하는 방법이 아니라 강해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남을 통제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거나 그 주변에 있고 싶어 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통제는 제한을 조장하고 힘은 자유를 독려한다.

 

5가지 유형별 자기 처벌

-게으른 완벽주의자(반추) :자신을 타인이나 이상화된 버전의 자신과 부정적으로 비교한다.

-전형적 완벽주의자(분열) :해야 할 일 목록에 따라 움직이지만, 의미 있게 참여하는게 아니라 공허한 분주함에 집중한다.

-낭만형 완벽주의자(비위 맞추기) : 아무도 부탁하지 않았는데 자진해서 도우믈 제공한다.

-열정적 완벽주의자(대인관계와 관련된 혼란) :사랑과 지지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도를 벗어난 행동과 사회적 위축으로 모든 사람을 밀어낸다.

-난잡형 완벽주의자(정체된 발전) :자신의 아이디어(또는 자기 자신)가 번창하고 발전하고 성숙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치유가 필요하다. 누구나 회복해야 할 것이 있다. 모든 종류의 회복은 우리가 얼마나 자기 처벌을 포기할 의향이 있는 지와 비례한다.

 

고통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머리에서 지워버려라. 기쁨으로도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자기 역할을 한다는 건 우리의 슬픔, 분노, 불안을 인식하고 얘기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하고만 관련된 게 아니다.

 

치유를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해야 하지만, 그 일을 같은 강도로 경험할 필요는 없다. 치유를 준비하기 위해 동기부여, 충동조절, 지원, 취약성, 자기 연민 같은 것들이 모두 완벽하게 준비될 필요도 없다. 치유에 필요한 것은 작은 문제에 완벽하게 접근하는 게 아니라 일관성 있게 접근하는 태도이다.

 

완벽주의를 관리하려면 회복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필수적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모든 완벽주의자는 부적응자이면서 동시에 적응자이다. 이미 부정적인 대처 기술과 번 아웃 전략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대처 기술과 회복 전력도 마음껏 사용해야 한다.

 

당신이 얼마나 잘하든, 얼마나 발전하든, 진화를 위해 무엇을 하든, 저항은 당신이 성장하는 동안 그에 맞춰 모습을 바꾼다. 저항의 예는 무궁무진하지만, 우리 문제의 핵심인 완벽주의자의 저항에는 본인이 고유한 가치에 대한 저항이 포함된다.

저항에 대한 해결은 규율이 아니라 즐거움이다. 즐거움은 많은 문제에 대한 해독제 역할을 한다. 자신에게 진정한 즐거움 안겨주는 것을 찾으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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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 온다 창비교육 성장소설 10
이지애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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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

여섯 살 난 아이를 컨테이너에 남겨두고 종적을 감추고 친권을 포기한 아빠를 둔 민서, 민서와 함께 그룹 홈에서 생활한 해서, 솔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셋은 아빠로 대표되는 가족의 안온함을 느끼지 못한 채 자라난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을 늘 남에게 내비치며 가족에 대한 결핍감에서 벗어나고자 애를 쓰는 세 청춘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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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여파인지 속이 텅 빈 것처럼 공허하다. 아무리 꿈속이라지만 아빠의 전화번화가 없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어떻게 아빠 번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한 번도 가진 적 없었는데. 하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없는 건 이렇게 슬프구나.

 

선생님들은 평소에 무덤덤한데다가 감정 표현이 적고 딱히 큰 사고를 친 적이 없는 내가 약물 치료에 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한다는 진단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는 심리 치료를 거부했다. 대신 학습치료와 약물치료는 꾸준히 받기로 약속했다.

 

나만 아닌 척 하면 사람들은 몰라. 나한테 그만큼 관심도 없어. 거기서 살았던 시간이 내 인생의 오점 같아서 지울 수 있다면 싹 다 지워 버리고 싶은 데 네가 그렇게 그룹홈에 열락하고 지내는 것도 싫어.”

그럼 나도 언니 인생의 오점이야?”

그룹홈에서 만난 게 자랑스럽진 않아.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나중에 남친 만나면 그룹홈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어. 나중 얘기긴 한데 완벽이한테도.”

 

계란말이는 부드럽고 알맞게 짭조름했고 나물 반찬은 시선하고 들기름 향이 나서 좋았다. 솔 언니는 나물 반찬을 번갈아가며 하나씩 맛보고 있었다. 좋아도 되는 걸까. 맛이 있다는 감각이 지금 우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이상했지만 주인의 마음과 다르게 혀는 제 할 일을 한다.

 

책임을 묻자면 해서 언니와 완벽이의 아빠가 5050일까. 아니면 언니가 임신하지 못하도록 뜯어말릴 책임이 내게도 있었던 걸까. 하지만 시간을 되돌린다고 한들 해서 언니의 선택을 말릴 방법은 없을 것 같았다. “이제 완벽이 아니야. 듣기 싫어.”

언니는 이제 완벽이를 완벽이라고 부르는 것까지 난리였다. “알았어. 그래서 애는 어쩔 건데.”

 

언니들과 식사를 마치고 솔 언니에게 돈 봉투까지 쥐여 주고서 집에 돌아온 날 나는 결국 탈이 났다. 입맛이 좋지 않아 적게 먹은 게 얹혀서 그런지 시원하게 게워지지도 않았다. 그렇게 하루 저녁을 꼬박 앓다가 아침이 되어 전날 점심으로 먹은 것을 다 게워 내고서야 나는 편안해졌다.

 

언니는 나한테 왜 잘해줬어? 내가 불쌍했어? 그거 알아? 나한테 잘해 주다가 뒤통수 치는 게 제일 상처 주는 거다.” 이럴거면 처음부터 시작하지도 말았어야지. 책임지지도 않을거면서 제멋대로 주는 호의는 악의보다 나쁘다. 오히려 사람을 더 아프게 한다.

 

편의점 알바를 마치고 돌아온 집 안이 적막했다. 다 같이 산지 얼마나 됐다고 나는 이 적막함을 싫어하게 됐다. 틀어 놓을 티브이도 없어서 나는 그냥 아기 매트에 누워 얼굴을 비비며 부드러운 감촉을 느꼈다.

 

예정일을 넘기고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완벽이는 오지 않았다. 예정일이 가까워지면서 솔 언니와 나는 밤새 몇 번이고 깨서 언니의 방을 확인했다. 예정일을 넘기고서는 더 심해졌다.

나는 초조해졌다. 내가 완벽이가 오는 걸 두려워하는 걸 알고 완벽이가 늦게 오는 걸 아닐까. 나는 완벽이에게 미안해졌다.

 

기다리던 완벽이가 왔다. 오랜만에 내린 빗방울에 젖은 흙냄새가 코 끝을 맴돌았다.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내가 알 필요는 없을 것이다. 것보다 중요한 건 내가 슬프고 화가 난다는 것과 완벽이는 이런 일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책임감으로 마음이 무거워지면서도 완벽이를 마주하는 일이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두려운 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세상에 나오는 걸 너무 겁내서 미안해. 나는 마음속으로 사과하며 축하한다고, 애썼다고, 해서 언니와 완벽이에게 진심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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