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효과 - 무명 화가에서 문화 아이콘으로
나탈리 에니크 지음, 이세진 옮김 / 아트북스 / 2006년 9월
절판


몰이해라는 모티프
대중의 몰이해와 평단의 호평 사이에 생기는 괴리는 예술에 대한 '인정'의 심급이 서로 다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비전문가들은 무의식적으로 이 차이를 '대중(사람들)'이라는 분화되지 않은 공통의 범주와 그에 상반되는 '예술가'라는 범주에 연결한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우리는 그림의 관찰자와 심판자들을 적어도 4개 부분집합으로 구분할 수 있고, 그 부분집합들 역시 그 수數나 예술가에 대한 거리가 각기 다르다. 우선 같은 예술가(동료이자 경쟁상대) 집합이 있을 수 있고, 그 다음에는 비평가 집합이 있다. 그리고 화상畵商과 수집가 집합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대중이라는 집합이 있을 것이다. 이것들이 '4개의 인정 집단'이다. 4개 집단들은 예술가에 대한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그 집단의 범위가 좁다.-20,21쪽

이 4개 범주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해당하는 대중은 일반적으로 예술가를 인정하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집단이다. 사회 내에서 공간상 예술가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시간적으로도 뒤늦게 변화한다. 반 고흐 사례에서 대중이 몰이해를 보였다면, 그것은 '비웃음'과 '당황' 사이에서 오랫동안 보다 완강한 태도, 나아가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던 이 대중들에게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증인은 이렇게 전했다. "나는 마침내 다섯 번째 방에 도달했다. 그곳에서는 먼저 호기심이 일어나고, 비웃음이 터지며, 순진한 감탄이 퍼지고, 토론이 벌어졌으며 당황이라는 반응이 나타났다."
-21쪽

하지만 바로 여기서 우리는 억측에 사로잡힌다. 비평가들은 신문이나 특수한 저작을 통해 그들 활동의 자취를 남길 수밖에 없는 반면, 대중의 여론은 수명이 짧은 음성언어에 의존하기 때문에 후세에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 여론을 후세에 전달하는 방법은 문서화된 여론조사 정도뿐인데, 그나마도 당시에는 생소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역사가는 당시에 출판된 비평의 경우 그 세세한 요소까지 분석할 수 있는 반면, 특별한 전문적 식견이 없는 보통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판단했는지 파악할 수 없다. 다만 당대의 몇몇 증인들의 회상을 통해 일화들이 전해질 뿐이다. 이들의 증언은 잊히기 쉽다는 점에서, 나아가 사후에 편집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정하기 짝이 없다. 또한 이들의 증언은 주관적인데, 그것은 이 증인들 역시 여론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므로 왜곡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2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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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2008-04-1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가 숭배 문화는 반 고흐 이후 시작되었다!

빈센트 반 고흐를 실마리 삼아 풀어낸 천재 숭배의 메카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