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먼지와 잔가지의 과학 인생 학교 - 과학 공부한다고 인생이 바뀌겠어?
이명현.장대익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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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종교의 나라다. 방송 채널은 물론, 지하철 역과 번화가 거리, 병동에서 종교 전도사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 그런 종교의 나라다. 반면에 과학의 나라는 못된다. 우선 방송 채널 가운데 이렇다할 대중 과학 프로그램이 없다. 유튜브에 물론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나 과학도들이 있지만 게인 차원에 머물고 있을 뿐, 평생 교육 운동의 차원은 못되고 있다. 자연과학을 전공한 과학도조차 밥벌이인 자기 전공 외에는 타 분야에 대해 신경쓸 여력이 없다. 가령 천문에 심취한 뇌과학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조류에 흥미있어 하는 물리학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나의 자연과학 공부도 한두 특정 분야에 한정되어 있다. 뇌과학이나 진화생물학 정도다. 솔직히 물리, 화학, 천문 쪽으로는 고딩 수준에서 제자리 걸음 상태다.

대중의 과학 지식을 제고하기 위해 두 명의 과학자가 용감히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전파 망원경으로 천문을 연구하는 천문학자 이명현과 《다윈의 식탁》으로 유명한 진화학자 장대익이다. 두 사람은 "21세기의 핵심 교양은 과학이다"라고 외치면서, 과학 공부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과학 지식은 세상을 크게 바꾸었다. 지동설과 진화론, 상대성이론 같은 과학 지식을 떠올려보라.

그런데 자연 세계를 설명하는 이런 딱딱한 과학 지식이 과연 나 자신의 삶과 행복 그리고 인생의 의미에 대해 뭔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나 싶은 의심이 들기 쉽다. 삶의 의미와 행복의 문제는 주로 철학과 종교의 영역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령 두 과학자는 인간의 본질을 각각 '별먼지'와 '잔가지'로 바라보는데, 얼핏 이런 과학적 시각이 내 개인적 삶에 뭔가 특별한 영향력을 끼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두 과학자에 따르면, 과학 정신,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 태도는 우리 인생에 위안과 행복을 주고, 타인과 공감하고 연대하는 법을 깨닫게 하고, 만물과 공존하는 열린 시각을 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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