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사고력 - 인류 진보의 핵심적인 역할
마르크 가스콘 지음, 에두아르드 알타리바 그림, 손성화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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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문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진정한 문해력의 발휘는 비판적 사고력이 도맡아 한다는 것은 정작 잘 모른다. 문해력은 어휘력, 독해력, 이해력, 상상력, 창의력, 문제해결력 등이 포함된 '거대한 덩어리 개념'이다. 흔히 '비판적 사고력' 얘기가 나오면 곧잘 '논리학'과 '토론'에 방점이 찍히곤 한다. 물론 논리적 오류나 각종 편견에 대한 성찰 및 검증, 그리고 민주적인 토론을 통해 합당한 의견을 도출할 줄 아는 소통 재능은 중요하다. 하지만 비판적 사고력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비판적 사고력의 기본과 궁극을 논한다면, 메타인지와 문제해결력이 아닐까 싶다. 메타인지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힘이다. 그리고 문제해결력은 비판적 사고력의 효용성을 대변한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잘 보여주는 비판을 위한 비판, 딴지를 위한 딴지는 탁상공론으로 흐를 공산이 높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비판적 사고는 지금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유용한 지적인 도구이다.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그림책 작가 마르크 가스콘은 비판적 사고력이 인류 문명의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한다. 먼저 과학기술의 발전은 비판적 사고력이 없다면 불가능했다. 가령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지동설과 아이작 뉴턴의 만유인력, 찰스 다윈의 진화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모두 '의문을 제기하는 능력'과 '다르게 연결하는 능력'인 비판적 사고와 실험정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 외에도 역사, 환경, 기업, 인권과 시민권 등의 분야에서 비판적 사고력은 어둠을 밝히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했다. 참고로 이 책 표지의 주인공은 스웨덴에 사는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다. 비판적 사고력으로 무장한 이들은 그레타 툰베리처럼, 무지에 대항해 싸우고, 편견을 이성으로 대체하고, 미신과 독단을 밀어내며 차별과 불평등을 개선해왔다.

비판적 사고를 무시하면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가. 영국의 호화 원양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침몰, 1985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은 비판적 의견과 건설적인 조언을 무시한 참혹한 대가였다. 다행스럽게도 비판적 사고는 훈련과 학습을 통해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독일 발도르프 교육과 이탈리아 몬테소리 교육 등이 바로 비판적 사고를 배양하는 대표적인 교육방식이다.


지금이야말로 비판적 사고가 가장 절실한 때다. 유튜브 같은 디지털 소셜네트워크를 중심 진원지로 삼아 가짜뉴스, 허위정보, 과대광고, 언론 조작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비판적 사고력은 사실과 현실을 토대로 상황과 맥락을 제대로 파악해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균형을 잡아준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비판적 사고력은 합리주의와 경험주의의 건전한 조화를 이끌어낸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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