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은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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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조건은 무엇일까. 경제적 독립과 사회적 책임감이 어른의 기본 조건일 것이다. 그래서 결혼해서 자기 가정을 꾸리는 것이 사회적으로 공인된 어른의 표식으로 간주된다. 세상은 '나잇값'을 들먹이곤 한다. 나잇값이란 그 정도 나이가 되었으면 이렇게 해야지 하는 사회적 기대치를 말한다. 마치 나이별로 마땅히 완수해야 하는 미션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삶은 생각보다 더 다양하고 분화되어 있다. 막연히 나이나 나잇값으로만 어른의 조건을 논할 때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

"생각할 게 많고 고려해야 할 게 너무나 많은 어른의 삶. 그러나 세상에는 무수한 종류의 어른이 있고, 그들은 각자 자기 방식을 유지하며 서로 어울려 살아간다. 그러니 당신은 당신의 짐을 기꺼이 짊어지고 당신의 인생을 살아가면 될 일이다."(61쪽)

어른의 조건엔 이상적인 성분이 현실적인 성분보다 더 많다. 마치 공자왈맹자왈 하던 때의 '군자'나 '선비'처럼 말이다. 우리가 어릴 때 몰래 꿈꾸던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이 어른의 조건이 되기도 한다. 중년의 나이가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청년의 마음을 갖고 산다. 그래서 문득 내가 그리 어른스럽지 않다는 자괴감 비슷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아이와 어른을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은 행동 방식이 자기 중심적인지, 현실 중심적인지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쾌락 원칙에 따라 행동하면 아이고, 현실 원칙에 따라 행동하면 어른인 것이다. 나는 어릴 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조급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저자는 반대로 "어렸을 때는 나이 든다는 것이 인생의 무덤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나이 듦의 감각이 훨씬 더 편하고 좋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마흔두 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는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한동안 분노와 슬픔, 불안과 걱정에 시달린 혼돈의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 병마를 손님처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으면서 한 가지 분명한 깨달음을 갖는다.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음을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삶이야말로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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