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디퍼런트 - 사람과 숫자 모두를 얻는, 이 시대의 다른 리더
사이먼 사이넥 지음, 윤혜리 옮김 / 세계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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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조건과 유형을 논할 때면 참조하는 레퍼런스가 있기 마련이다. 만약 그 레퍼런스가 '호르몬'이라면 어떨까. 흥미롭게도 골든 서클의 창시자 사이먼 시넥은 행복감과 관련된 네 가지 뇌내 호르몬에 기초해 리더의 유형과 조건을 다루고 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엔도르핀과 도파민, 협동하기 위해 자신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과 공감과 신뢰를 쌓아나가는 옥시토신이 그러하다. 이 '리더 호르몬 4총사'는 다시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이기적 호르몬(엔도르핀, 도파민)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상호간 신뢰감과 충성심을 형성하기 위해 작용하는 이타적 호르몬(세로토닌, 옥시토신)으로 나뉜다. 저자는 이 네 가지 체내 화학 물질을 통해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호르몬이 일깨우는 리더십의 핵심 가치 혹은 덕목은 용기, 의지, 통찰력, 창의력, 공감력, 신뢰, 책임감, 소통력 등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네 가지 호르몬의 적절한 균형이다. 나는 이 호르몬의 균형을 동양사상에서 강조하는 '중용'으로 승격시키고 싶다. 잘 알다시피, 동양의 사서삼경은 모두 리더십을 바탕에 깔고 있는 통치철학이고, 특히 《대학》과 《중용》은 제왕학의 최상급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중용의 으뜸은 '충서'인데, 공교롭게도 네 가지 화학 물질의 작용과 연관이 깊다. 특히 세로토닌과 옥시토신 같은 이타적 호르몬은 이기적 호르몬보다 성군 같은 훌륭한 리더의 조건에 더 잘 어울린다. 좋은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을 소중하게 대하며, 조직 안에서 면역력을 형성하고 안전감을 유지해 주어야 한다.

"세로토닌은 자신감을 고취시켜 리더에게는 직원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고, 직원들에게는 리더를 향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옥시토신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업무에 흥미를 느끼게 하며, 인지능력을 향상시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운다. 또한 면역력을 높이고, 혈압을 낮추며, 성욕을 높이고, 충동과 중독을 줄인다. 무엇보다 우리가 협동하도록 이끈다."(116쪽)

이같은 호르몬 리더십은 참신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라면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구상이다. 리더가 기업문화를 결정한다. 나는 재벌 2세 가운데 창업주를 뛰어넘는 리더가 나오기 힘든 배경에 호르몬의 불균형이 있다고 본다. 경영 비즈니스 세계에서 '호부견자'의 쪽팔린 상황을 피하려면, 기업의 번창을 계속 유지하려면, 결국 리더십 호르몬의 중용과 더불어 이타적 호르몬의 왕성함이 요청되는 것이다.

그동안 리더십 유형이라면 거개가 '요순우탕' 같은 성인군자 이상형이거나, 세종과 성종, 링컨과 처칠,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같은 역사적 인물이거나, 아님 '수우미양가' 같은 등급에 따라 똑게(똑똑하고 게으른 리더),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리더), 멍게(멍청하고 게으른 리더), 멍부(멍청하고 부지런한 리더) 등으로 나누곤 했다. 그리고 리더십 조건이라면 지와 사랑, 좌뇌와 우뇌, 논리와 직감, 기버와 테이커, 그리고 '리더십 DNA' 같은 화려한 자기계발 수사학이 떠오른다. 이제 여기에 호르몬 리더십을 추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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