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역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남경태 지음 / 들녘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동양사는 실패했고, 서양사는 성공했다!

 

이것이 이 책의 주제다. 너무 심한 말 아니냐는 질문이 터져 나옴직한 말이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위 주장이 전혀 터무니 없는 주장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뭐냐는 항변도 나옴직하다. 간단하게 말해서 15세기 이후부터

서양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서양식 제도와 문화가 전 지구를

덮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기준삼는다면 위 주장이 잘못된 주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치적으로 민주주의, 경제적으로 자본주의, 사회문화적으로도 서양식 가치관과

양식이 전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또 하나, 동양은 정신문화이고 서양은 물질문화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은

너무나도 편협한 사고방식이다. 동양의 물질은 15세기까지 서양을 압도했고 서양의 정신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그러한 주장은

자기 위주의 변명에 불과하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그 상태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역사적으로

탐구해보자고 한다. 그 다음에 이 현실에서 어떻게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지를

특히 한국의 상황에 맞추어서 해 나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서문과 후기에서 강조한다.

 

간단하게 (자세한 것은 책을 읽어보시길!) 설명하자면, 서양은 지리적 중심이 없어서

분열과 각개약진으로 문명의 이동이 원활하고 서로간에 자극을 주면서 발전을 해온데

비해서 동양은 문명의 지리적 중심이 확고하여 통일지향적이고 이 통일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정체될 수 밖에 없었기에 15세기 이후에 서양문명에게 문명의 주도권을

넘겨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문명의 차이는 정치가 모든것에 우선하는 동양과 정치가 경제에 종속적인 서양의

차이로 구체화되고 동양에서는 형법과 행정에 대한 법이 서양에서는 민법이 발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차이도 설명이 된다.

 

정치적으로는 분열되어 있었지만 그리스도교로 통합된 중세의 시기가 지나고, 본격적인

근대의 시기를 거치면서 서양이 비로소 세계사의 주역으로 떠오르게 되는 과정을

저자는 동양의 같은 시기를 비교하면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더 중요한 것은 근대 세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거쳐야 할 중요한 행정으로

이것은 시민혁명- 시민사회- 내전-의회민주주의-공화정 의 사이클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서양은 이 과정을 수많은 피와 땀과 (물론 침략도 포함하여) 노력으로 만들어 냈지만

동양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치 않고 근대 세계로 진입한 것이 지금의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 행정의 압축과 단축은 있어도 생략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서양의 역사에서 탄생한

제도를 올바로 이식해 운용하려면, 서양이 걸어온 '정상적인 궤도'를 기본 축으로 삼고

어떻게 하면 고통과 부작용을 줄이면서 그 행정을 단축할 수 있느냐에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역사에는 지름길이 있을 뿐, 결코 비약은 없다"

 

이 책은 이러한 역사인식의 토대위에서 한국사회, 한국역사에 대하여도 핵심적인 사유를

제시한다.

 

조선의 문제, 통일의 문제, 신자유주의 문제 등에 대하여도 일관된 관점과 깊은 사유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세계의 역사에 대하여 아니 우리 인간이 어떻게 문명을 이루고 태초 이래로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 또한 앞으로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에 대하여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충분히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데에 매우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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