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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 웰스 : 붐비는 지구를 위한 경제학
제프리 삭스 지음, 이무열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현재 미국의 3대천재 경제학자라고 일컬어 지는 제프리 삭스가 전지구적 문제를 담은 책을 새로이 내놓았다.
'붐비는 지구를 위한 경제학'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은 저자가 2000년 부터 유엔 밀레니엄개발목표의 책임을 맡아 유엔에서 많은
활동과 더불어 저자가 재직중인 컬러미아대학 지구연구소에서 여러 전문가의 연구성과와 더불어 실제로 가능한 방법들을 모색한 책이다.
21세기를 맞이하여 가장 긴급한 과제는 각 나라와 민족의 문제와 더불어 붐비는 지구상에서 공동의 운명을 맞고 있는 현실에 대처하는
일이라고 하면서 현재 세계가 택하고 있는 생태, 인구, 경제의 궤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평소대로 영업을 계속할 경우' 우리는 사회적, 생태적 위기를 맞을 것이고 그 결과는 비참할 거라고 경고한다.
또한 소위 '시장'의 힘만으로는 문제해결에 결코 이루지 못함을 지적하면서 특히 미국의 잘못된 정책을
조목조목 통계를 들어서 지적한다.
저자는 다가오는 몇십년 안에 다음의 네 가지 목표를 확실하게 달성해야 한다면서 그 해법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첫째, 극히 위험한 추세를 보이고 있는 기후변화, 멸종, 생태계 파괴를 피해갈 수 있도록 에너지,토지,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
둘째, 출산율의 자발적 감소를 통해 2050년까지 세계인구를 80억 명 이하로 안정시키는 일.
셋째, 2025년까지 극단적 빈곤을 종식시키고 부자나라들 안에서도 경제를 보다 안정시키는 일.
넷째, 국가 간 협력 및 비정부 부문의 역동성과 창조성을 기반으로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의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일.
위 문제가 왜 전 지구적 문제인지 각각 구체적인 통계치로 분석을 하고 있다. 물론 실제로 각 나라마다의 사정이
다르고 정치경제적환경이 다른 점은 충분히 인정하더라도 그 해법은 다음과 같다. 전 세계의 부국 즉, G20의 나라의
총 GNP 대비 0.7%만 위 문제해결에 내어 놓으면 된다고 한다. 그것은 오히려 부국이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통계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이후 유럽의 발전이 미국의 마셜플랜에 의한 것이었음을 기억하면 통합된 세계경제와 분열된 세계사회의
역설이 안타깝다고 한다.
특히 미국의 자유시장주의자와 극단적기독교가 역사적교훈을 잊어버리고 세계적 협력을 훼방하고 있는 점을 안타깝게
지적한다. 세계인구의 5퍼센트밖에 안되는 미국이 세계 온실가스의 4분의 1을 배출하고 있으면서도 2008~2012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을 1990년기준치 대비 최소 5퍼센트를 낮추자는 교토의정서를 거부한 점과 전 세계군사비를 모두 합쳐도
미국의 군사비에 못미치는 현실을 지적한다.
미국의 안보와 경제성장은 군사비지출이 아니라 개발 및 인도주의원조와 외교에 지출하는 금액을 비교하여
펜타곤의 이틀치비용(32억달러)으로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전 지역의 종합적인 말라리아 억제비용을 시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2억달러정도만 지출한 경우를 비교하면서 아프리카와 중동, 중앙아시아의 분쟁해결이
군사력만이 아닌 빈곤과 질병 , 인구억제와 더불어 경제개발프로젝트만이 테러와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수치로
제안한 내용은 매우 탁월하다.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구체적인 취업률과 기술발전 및 빈곤과 분배에 대하여도 북유럽의 사회복지국가와 유럽의 혼합경제와
미국을 대표로 하는 자유주의 진영의 각각의 수치를 비교하면서 보수와 진보의 이념대립을 통계적으로 극복하자고 주장한다.
이 책은 미국일방주의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사회민주주의를 옹호하고자 하는 책은 더더욱 아니다.
지구라는 공동체에서 우리 인류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그에 필요한 인간의 기본적인 교육, 보건, 의료, 주거, 경제를
모두 함께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방법을 현재의 실상이 얼마나 긴급하고 즉각적인지 설명하고 그 해법을 제시하고자 하는 책이다.
실제로 염화불화탄소(CFC)가 지구오존층에 구멍을 내는 문제를 과학자들이 제기하자 세계최대 CFC제조업에인 듀폰의회장은
공상과학소설이라고 비난하였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대중들이 그 문제를 이해하고 새로운 기술로 CFC를 대체하는 일련의
과정은 지구적 협력이 불가능 하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또한 에이즈치료제인 항레트로바이러스의 사례도 우리가 힘을 합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그래서 과학기술, 정부나 국가, 민간기업, 비정부기구간의 고유한 역할과 협력에 대해 실제적인 자료제시와 더불어
함께 할 것을 주장한다. 협력하되 모두가 이익이 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다만 시장주의나 자유주의로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음을 강조한다.
마지막 '아니야' 다음에 '그래'가 온다.
그리고 그 '그래'에 미래의 세계가 달려 있다.
저자는 스티븐 윌리엄스의 위 시를 마지막 장에 배치하여 에너지와 용기는 최종 순간에 '그래'가 나올 때까지
'아니야'에 저항하는 것이다라며 우리의 분발을 촉구한다.
국민국가내의 문제나 몇몇 지역의 문제를 떠나 전 지구적으로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기에 더할나위 없이
탁월한 책이라고 본다.
커먼웰스/제프리 삭스/21세기북스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