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역사의 길을 걷다 - 정태남의 유럽문화기행
정태남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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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역사가들에게는 로마는 영원한 로망이고 역사다.

그 이름으로 짜르와 카이저가 나왔고 독수리문양은 서구나라의 대표적인 문양이 되었다.

 

시오나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로 우리에게 로마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쓴 로마사에 대한 것은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아쉬움이 컸다.

 

이탈리아공인건축사를 하고 있는 지은이가 오랫동안 이탈리아에 살면서 옛 로마의 영토를 발로 다니면서

쓴 이 책은 로마사를 한권으로 압축하되 역사에 나오는 지역과 건축물을 하나하나 우리에게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설명하기에 일종의 기행서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로마지역의 조그마한 도시에서 성장하여 지중해를 '호수'로 만들기 까지 어떻게 발전하였고

어떻게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지를 매우 쉽게 설명해준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 책을 차분하게 설명한다.

 

로마시민은 있어도 로마민족은 없다는 걸 이해하기에는 우리들이 너무 협소하게만 이 세상을 바라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로마는 정복지와 피정복민들에게도 똑같이 로마시민권을 주어 다민족, 다문화, 다종교사회를 건설하였다.

만약 로마가 자기들만 우선적권리를 주고 나머지 피정복민들을 착취와 압박의 대상으로만 대했다면

광대한 영토와 다양한 인종들이 그렇게 평화적인 시대를 지내지 못했을 거란 점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지금의 팍스아메리카나가 특히 배워야 할 점이 바로 이 점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느끼게 된다.

 

커다란 제국이 무너져 가는 과정은 통제되지 않는 권력과 그 밑의 간신배들이 나라를 운영할 때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파시즘이나 메세나 팰시스등 서양언어의 대부분이 라틴어에서 나온것도 일일이 설명하기에 교양적지식으로서도

이 책은 많은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

 

혹자는 로마제국이 약소국들을 침략하여 자기들만 번영을 이루었다고 하여 비판을 하기도 하는데 후기 오현제시대의

황제들이 속주출신들인 점이 많은것을 고려하면 너무 일방적인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시오노나나미의 '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가 방대한 '로마인 이야기'의 압축판이라면 이 책은 거기에

로마역사에 나오는 모든 지명과 건축물사진도 함께 설명하는 한권으로 읽는 로마사라고 할 수 있다.

 

로마는 왕정으로 시작하여 공화정과 제정으로 인류가 아직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모든 정치체제를 차근차근

하나씩 실험했고 그 과정에서 무엇이 장점과 단점인지도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웅변해주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로마사연구는 그 자체가 인류역사를 연구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제국의 탄생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것에서 출발하였으나 제국의 멸망은 탐욕과 이기심으로 인한 것이니

이 책을 읽는 것은 한 나라가 아니 한 시대가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한 눈으로 보게 하여 준다.

 

저자의 깊은 인문적 교양과 문화와 건축에 대한 깊이가 이 책의 품격을 더욱 높여준다.

 

로마역사의 길을 걷다/정태남/마로니에북스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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