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동물의 세계를 즐겨 보면서 느낀 점은 '우와~ 동물도 사람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하는 것이었다. 먹고 마시고 자고 번식하고 등의 생활은 사람과 비슷하였다. 다만 동물은 그저 살기 위한 생존으로 인간처럼 '이성'이 없고 '감정'도 별로 없는 '무식'(?)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후에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단세포동물에서 다세포 동물 나아가 가장 진화된 동물이 포유류이고 그 가운데 인간이 생물에서 가장 최고의 높은 '경지'에 올랐다고 배웠다. 어떤 동물이던지 인간과 비교하면 너무 수순이 낮고 그래서 인간은 생물계에서 최고의 높은 자리에 있는게 당연하고 이 당연함은 결국 나머지 생물에 대한 인간의 지배가 매우 '정당'하다는 것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었다.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는 그러한 인간의 우수성 내지 무조건 '최고'라는 우리의 인식을 여지없이 깨트려버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벌의 종류가 이 세상ㅇ에 9가지 밖에 안되는 -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모든 종은 무지 많은 종류가 있음에도 단지 9종- 매우 특이한 존재로서 개개의 꿀벌은 그 자체로서는 절대로 생존할 수 없는 존재이다. 그 존재의 어려움을 꿀벌들은 군락을 이루어 해결한다. 무리지어 서로 '협동'하고 '분업'하면서 그들 존재의 연속성을 유지시켜 나가는 점을 보면 마치 꿀벌의 군락은 마치 포유류와 같아서 '명예 포유류'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포유동물의 번식률은 극단적으로 낮다. 꿀벌도 마찬가지다. 포유동물의 암컷은 자손을 양육하기 우해 일시적으로 젖샘에서 젖을 분비한다. 꿀벌의 암컷인 일벌도 로열젤리를 분비한다. 포유동물은 자손에게 안전한 양육환경을 제공한다. 자궁이 그러한데 꿀벌 역시 벌집이라는 '사회적 자궁' 속에서 유충을 안전하게 양육한다. 포유동물의 체온은 약 36도이다. 꿀벌은 유충의 체온을 섭씨 35도로 일정하게 유지한다. 포유동물은 커다란 두뇌로 척추동물 중 가장 뛰어난 학습능력과 인지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꿀벌의 학습능력과 인지능력은 척추동물을 능가할 정도다. 가히 무척추동물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라고 한다. 이 책은 위 내용을 하나하나 입증해 나가면서 꿀벌에 대한 놀랄만한 지식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꿀벌의 세계에 대한 부족함도 토로한다. 그 세계가 너무나 궁금하고 너무나 알고 싶은 내용이 많다는 점을 이야기 한다. 꿀벌은 그저 하나의 곤충이 아니라 꿀벌의 세계가 마치 개체로서의 꿀벌이 아닌 그들 생활의 터전인 군락자체가 하나의 꿀벌 즉, 초개제 (개체를 뛰어 넘는)로 생태학의 일반적인 구별로만 인식해서는 절대로 꿀벌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 한다. 인간과 꿀벌의 세계는 이러한 생태학적인 유사함 뿐만이 아니라 꿀벌의 수분활동(꽃을 피워서 열매를 맺는) 없이는 인간의 생존이 위험하다고 한다. 꿀벌이 없으면 우리는 과일과 곡식을 제대로 얻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몇년전 미국에서 꿀벌의 활동이 매우 저조했을때 북미대륙에서의 농작물 수확이 엄청나게 떨어져 난리(?)가 난 일을 떠올려보면 매우 구체적인 지적이다. 꿀벌을 포함한 수 많은 곤충이 어떻게 인간과 유기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 알게 되면 인간이 생물계의 최고지위(?)라는 오만함을 버려야 함을 이 책을 지적한다. 더욱이 '협동'가 '함께 하는 것이' 생존의 가장 중요한 점을 인간이 깨닫지 못하고 서로가 '경쟁'으로만 치닫은 우리 인간세계의 어리석음도 매우 아프게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