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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인은 보았다!
요시다 타이치 지음, 김석중 옮김 / 황금부엉이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누구가 죽는다. 이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지만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사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거다.
나이가 조금 들면서 주위에서 여러 부고를 받고 장례식장을 가게 되는 일이 많아지게 되고
장례식장에 가면 고인이 돌가가신 이유와 나이, 조금 더 나아가자면 어떻게 살았나 하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대개 3일장이니 돌아가신 후 3일내에 장례를 치르고 삼우제정도만 지내면 고인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를
다 하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그럴까?
남은 가족들은 장례를 치른 후 고인의 유품을 정리할 때 참으로 여러가지가 생각이 난다.
이 것은 고인이 아끼던 건데...이 것은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나 등등..
게다가 고인이 우리네가 일상에서 겪는 병원에서의 죽음이나 가족과 함께 살던 상황에서 불의의 사고로 인한 죽음일
경우에는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고인이 홀로 외로이 살다가 고독사를 한다던가 따로 떨어져 살다가 죽은 경우에는
유족이 치루어야 할 일이 장례만이 아닌 여러가지가 있게된다.
이 책은 운송일을 하다가 시체가 있던 방을 정리하여 고인의 유족에게 유품을 정리하던 일로 업무를 바꾸게 되어
일본유일의 유품정리회사를 운영하는 저자가 그 동안 겪은 일중 46가지의 사례를 담담히 기술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많은 경우가 혼자 외로이 살다가 죽은 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반년이 지나 발견된 시신을 장례업자가 처리(?) 한 후
그 시신이 있었던 방과 집을 정리하는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한 책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이 갖는 특수성으로 인해 '고독사' 문제를 일본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바 있고
저자는 지금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하고 있다.
또한 ,
"그대로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 말을 걸어 보기 바란다. 잠깐의 대화가 실마리가 되어 살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며 자살자나 독거노인의 외로운 죽음에 유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를 가슴깊이 이야기 한다.
그리하여 누구나 죽는 인간이기에,인간의 죽음에 차별이 없기에 가까운 사람에 대한 배려가 결국 자신에 대한
배려 -후에 남은자의 고통을 간직하기 보다는 함께 하였다는 스스로의 위안을 위해서라도 - 가 된다고 이야기 한다.
당장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던 부모님이아 형제들에게 전화 한 통이라도 좋으니 안부를 전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의 토로도 함께 이야기 한다.
유품정리는 천국으로의 이사를 도와주는 일로 저자가 하는 일을 정리하면서 ,살아 있는 동안, 살아가면서
빈몸으로 태어났지만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가는 인생도 함께 이야기 하여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
죽음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