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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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작가
김훈
출판
생각의나무
발매
200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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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소설가, 전 신문기자

 

 

출생  1948년 5월 5일 (서울특별시)

가족  딸 김지연, 아버지 김광주

학력  고려대학교 영문학 (중퇴)

데뷔  1994년 문학동네 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수​ 2009년 제29회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

경력  2002.01 한겨례신문 편집국 민권사회2부 기동취재팀 부국장급

 

 

 

 

  남한산성과 현의 노래를 읽고 시간이 꽤 흐른 지금에서야 칼의 노래를 읽었다. 김훈 작가님의 칼의 노래를 읽는 근 일주일간 많이 외로웠고 허무했다. 때론 가장 두려운 것이 진실과 마주하는 것인데 나는 이 허무한 역사적 진실과 그 끝에 서 있는 한 영웅의 이야기에 마음이 무거웠고 책장을 넘기는 손이 무거웠다.

 

  책은 저자 스스로가 이순신이 되어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적과 싸운다. 그의 칼은 겨누어야 할 방향을 잃었고 그의 배는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지 못했다. 한 나라의 존망을 손에 쥔 장수가 가늠할 수 없는 적과 대면하고 있을 때의 고독과 허무함은 우리 같은 범인들이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김훈 작가님의 소설은 여운이 많이 남는다. 남한산성에서의 무기력한 인조와 현의 노래에서 가야의 멸망 앞에서 금을 켜는 우륵의 이야기가 그랬다. 어쩌면 그것은 모든 이야기가 끝에서 시작되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기승전결이 없이 결에서 결로 끝나는 이야기 속에 허무와 희망과 고통과 쾌락을 버무려 우리가 말로 형용하기 힘든 감정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어 읽는 이로 하여금 명량해협의 전선 위에 떨고 있는 조선의 수군으로 만든다.

 

  三尺誓天(삼척서천) 山河動色(산하동색) 一揮掃蕩(일휘소탕) 血染山河(혈염산하), 석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과 강을 새파랗게 떨게 하고 한번 휘둘러 소탕하면 산과 강을 피로 물들이리라는 이순신 장군의 검명이다. 얼마나 적들의 피로 산과 강을 물들이고 싶었을지 나는 그의 마음을 가늠할 수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내고 누군가의 인정을 받는 것을 성공이라고 한다면, 보이지 않고 볼 수 없는 곳에서 앞으로 나아가고 정할 수 없고 정해지지 않는 적들과 싸워내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영웅이라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이순신 그는 진정한 영웅이다. 

 

 

 

우수영에서 내 군사는 120명이었고 내 전선은 12척이었다. 그것이 내가 그 위에 입각해야 할 사실이었다. 그것은 많거나 적은 것이 아니고 다만 사실일 뿐이었다. 다른 아무것도 없었고 그 밖에는 말할 것이 없었다.

                                                                                                - p.58 -

​나의 사지는 내 앞에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잘 죽을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는 길은 너무 멀어서 끝은 보이지 않았다.

                                                                                                - p.87 -

히데요시가 전 일본의 군사력을 휘몰아 직접 군을 지휘하며 바다를 건너올 것이라는 풍문 앞에 조정은 무겁게 침묵하고 있었다. 나를 죽이면 나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임금은 나를 풀어준 것 같았다. 그러므로 나를 살려준 것은 결국은 적이었다. 살아서, 나는 다시 나를 살려준 적 앞으로 나아갔다. 세상은 뒤엉켜 있었다. 그 뒤엉킴은 말을 걸어볼 수 없이 무내용했다.

                                                                                               - p.165 -

그 빈 공간과 빈 시간 앞에서, 내 허리에 매달린 칼의 허망을 나는 견딜 수 없었다.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견디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첩보는 지나간 것들의 지나감을 전했고, 바다는 늘 아무 일도 없었다.

                                                                                                - p.2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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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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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작가
요나스 요나손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1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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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요나손

 

1961년 7월 6일 스웨덴 백시에에서 태어난 그는 예테보리 대학교에서 스웨덴어와 스페인어를 공부했다. 졸업 후 15년간 기자로 일했고, 1996년에는 OTW라는 미디어 회사를 설립, 직원 1백 명에 이르는 성공적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07년 스위스 티치노로 이주한 뒤 <첫 소설에 감히 도전할 만큼 성숙했다>고 생각한 그는 오랫동안 구상해 온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집필하게 된다. 세계사의 주요 순간마다 <우연히> 자리하게 된 한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를 배꼽 잡게 엮어 낸 이 비범한 작품은 2009년 처음 출간되어 인구 9백만의 나라 스웨덴에서 1백만 부 이상 팔리는 엄청난 기록을 세운다. 현재 2013년 말 개봉 예정으로 스웨덴에서 영화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만의 확고한 형태를 만들어간다. 자신의 형태를 완성해버린 사람들은 남들보단 자신의 의견을 중요시하고 도전보다는 안주하기를 원하고 모험적인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나이가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감에도 더 새로운 것에 탐닉하고 모험을 즐기고 사람들과 융화될 수 있다면, 더 가득 찬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100번째 생일을 맞은 노인이 있다. 알란은 백 번째 생일을 맞아 자신이 지내는 요양원 창문을 넘어 탈출하고 터미널에서 우연히 만난 사내가 잠시 맡겨둔 돈 가방을 들고 무작정 떠나게 된다. 그리고 알란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그가 겪은 일들, 그가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시대별 사건들마다 등장하는 알란은 매 사건마다 그만의 유머러스함으로 그 상황을 즐기고 또 앞으로 나아간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알란이라는 100살 할배의 인생에 여러 역사적 사건들을 대입해놓았다. 책을 역사적 시각이나 진지한 자세로 바라본다면 조금은 불쾌하거나 찝찝한 마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듯이 이 책도 하나의 블랙코미디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알란의 파란만장한 인생사 속에서 내가 느낀 것은, 끝없는 긍정적인 생각과 창문을 넘어 도망칠 수 있는 모험심과 용기가 사람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자세가 좋은 일들만을 가져다 주지는 않을 것이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기도 하고, 나 자신이 해를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은, 그 모든 것이 삶의 일부분이고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아주 소중한 시간일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100살이 될 때 즈음에는 의학기술이 발달해서 노인정이 아닌 직장을 다니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내 현실의 창을 넘어 모험을 할만한 용기는 없더라도 그런 용기를 가지고 행동에 옮기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응원해줄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싶다. 작가의 허를 찌르는 위트에 웃음 아닌 웃음을 터트리며 알란의 발자국을 뒤쫓다 보면 마음이 상쾌해지게 될 것이다.

 

 

  최악의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다. 양로원 직원들이 알란의 백회 생일 기념 파티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그는 우리속의 동물이 되어, 선물이며 그 멍청한 축가들이며 케이크로 목구멍까지 채워지리라. 자기는 아무것도 요구한 게 없는데도!

  그리고 이제 죽을 수 있는 시간은 단 하룻밤밖에 남지 않았다. 

 

 

- p.4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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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는 놈, 꿈만 꾸는 놈, 꿈을 이루는 놈 - 나는 10년마다 새로운 꿈을 꾼다
정진일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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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는 놈 꿈만 꾸는 놈 꿈을 이루는 놈

작가
정진일
출판
책이있는풍경
발매
201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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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진일


  저자 정진일은 1999년부터 10년 동안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교육행정 공무원으로 재직한 그는 2009년 3월 공무원이라는 선망의 직장을 그만두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강사로서 강단에 서 있는 자신을 상상할수록 가슴이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그의 도전은 늘 거침없고 당당했다. 그에게는 10년 동안 실무에서 탄탄하게 쌓아온 실력과 15년 가까이 춤꾼으로 무대 위에서 발산한 엔터테이너로서의 끼가 있었다. 파워포인트, 엑셀, 미디어 활용, 스마트 워크 스킬은 물론 기획, 보고서, 문제 해결, 프레젠테이션,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하는 비즈니스 분야와 강의법, 강사 양성, 컨설팅 등 강사 실무 과정, 그리고 셀프 리더십, 자기계발, 동기부여, 퍼스널 브랜드를 높이는 역량 계발 분야까지 다양한 콘텐츠와 재미있는 강의와 강연으로 전국이 그의 무대가 되었고, 지금 그는 가야 할 곳보다 불러주는 곳이 더 많은 스타 강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단어가 가진 뜻처럼 우리가 말하는 '꿈'은 보통 이뤄내기 힘든 희망사항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럼에도 극소수의 사람들은 그 꿈을 보기 좋게 이뤄낸다. 그래서 꿈을 현실로 이뤄낸 사람들을 우리는 성공했다고 말한다. 또 이루기 힘든 꿈조차 갖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거나 하루하루를 살아내기에 급급한 사람들은 꿈을 사치라고 생각한다.

 

  책은 우리에게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등학교 시절 춤에 빠졌던 이야기부터 안정적인 공무원에서 행동 변화를 전파하는 강사가 되기까지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깨닫게 하고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도록 돕는다. 요즘은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 만큼 물질 위주의 세상이 펼쳐져 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는 내가 얼마를 버느냐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 버는 액수에 따라 사람들의 대우가 달라진다. 장래희망도 자신의 관심이나 적성에 맞는 것이 아니라 돈을 많이 벌고 사람들에게 좋게 보이는 직업이 더 선호 받는다. 어른들은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수 있다고 말하지만 현실이 그렇게 녹록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럼에도 우리가 꿈을 꾸는 건 후회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죽고 나서 천국이나 지옥에 가게 될지, 아니면 윤회하여 나 아닌 다른 생명으로 태어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 생에서 내가 한 선택이나 내가 살아온 삶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는 않다. 책에서 보면 아무것도 해보지 않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사람은 죽을 때 '걸걸걸' 하며 죽는다고 한다. '걸걸걸'은 공부를 더 열심히 해볼걸,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볼걸, 더 열심히 살 걸 등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를 말한다. 우리가 걸걸걸 하며 생을 마감하게 되지 않으려면 꿈을 꿔야 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확실한 행동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저자의 경험처럼 다니기 싫었던 학교에서 스타가 되고 전교 부회장까지 하게 될 정도의 액션을 취하여 우리 인생의 그래프가 좀 더 굴곡지고 더 높이 솟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그러한 변화를 위한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요즘 20대들은 대부분 '취업' 자체를 꿈이라고 말한다. 취업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려운 현실이다 보니 그렇게 말하는 20대들이 많은 것 같다.

  모두들 "취직만 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다"며 입을 모은다. 실제로 어려운 관문을 다 통과해 최종 합격하면 얼마 동안은 꿈을 이룬 행복감에 흠뻑 젖어 산다. 하지만 몇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매너리즘에 빠진다. (중략) 더이상 꿈을 이룬 행복감을 느낄 수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꿈이 불완전했을 경우다. 사실 '취업' 자체가 꿈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에 취업하는 것은 꿈이 될 수 있지만 어떤 일이든 상관없이 취업만 하면 되는 꿈은 진짜 꿈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 꿈은 유효기간이 짧다. 취업했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순간 곧바로 '이건 아닌데' 하며 후회할 수도 있다.

 

- p.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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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통 - 한국 최초 미대륙 횡단 자전거 레이스에 도전하다
김기중 지음 / 글로세움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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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통

작가
김기중
출판
글로세움
발매
20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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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기중


저자 김기중은 YTN <공감 인터뷰> MBC <이야기쇼 울림> KBS2 <세계는 지금>에 출연. 울트라 마라톤 사이클리스트. 왕발. 모두 그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100킬로그램이 넘는 고도비만으로 인해 마음의 벽을 두고 살다가 무리한 다이어트로 희귀 난치성 질환인 베체트병을 얻었다. 이십대에는 병마와 싸우며 무기력한 삶을 살았다. 삼십대에 우연히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소심한 아저씨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는다. 2011년에는 극한의 스포츠 ‘램 RAAM 미대륙 횡단 자전거 레이스’ 2인팀 부문에 이형모 씨와 함께 출전해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같은 해 ‘호주 크로커다일 트로피’도 한국인 최초, 아시아 두 번째로 완주하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13년에는 램 솔로 부문에 한국인 최초로 참가하였다. 무릎을 수술하고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겪으면서도 결코 도전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그는 극한의 도전을 할 때마다 기부 캠페인을 펼치며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우리가 어떤 일에서 성공하려거나 두각을 나타내려면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크고 작은 도전을 해야 한다. '도전'이라는 말의 뜻은 국어사전에서 정면으로 싸움을 걸다는 뜻으로 나온다. 즉, 도전이라는 말은 내가 무엇인가에 싸움을 걸어 내가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것이다. 그 싸움을 거는 상대가 국가고시가 될지 경쟁회사가 될지 아님 야속한 이 세상이 될지는 본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저자는 어렸을 적 비만으로 많은 고통을 겪다 대학생이 되어 살을 뺌과 동시에 베체트병이라고 불리는 난치성 질환인 전신 관절염이 찾아왔다고 한다. 다행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저자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치료와 학업을 병행하며 증세가 많이 호전되었고, 애플사의 입사를 권유 받을 정도의 인재가 되었지만,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 저자는 다시 병마와 무기력함으로 인해 고통받게 된다. 그렇게 무기력한 중년이 되어가던 저자는 자전거와의 우연한 만남 덕분에 그는 자전거로 미대륙을 횡단하고 1,400여 km에 이르는 호주 크로커다일 트로피 레이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완주를 하게 된다. 

 

  그가 자전거에 빠지기까지의 여정을 읽으며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마음에 많이 와 닿았다. 세상을 살다 보면 뚱뚱하다는 것, 가난하다는 것, 몸이 불편하다는 것이 그 사람의 참된 모습을 왜곡시키고 또 사회가 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장막을 쳐버리고 시선을 거두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렇게 되면 군중 속에 고립된 이들은 그 고독감과 자괴감에 괴로워하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마음의 벽을 쌓게 되고, 그 벽은 점점 견고해지며 허물어뜨리기 힘들게 된다. 앞서 말한 도전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면 도전이란 바로 자기 자신과 싸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쟁취하기 위한 도전은 표면적으로는 그 목적의 대상과 싸우는 일이 될 수 있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 경쟁상대는 남이 아닌 바로 자신이 된다. 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도전도 그 목표 점수를 달성할 수 있느냐 지만 그 과정은 나 자신이 그 내용을 이해하고 납득할만한 노력을 했느냐가 될 것이다.

 

  저자는 미대륙 횡단(RAAM)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자신이 찾던 것이 '사랑'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우리내의 삶과 사람들은 인정이 넘치고 따듯하고 정답기도 하지만, 더럽고 치졸하고 끔찍하기도 하다. 그게 사람들이고 삶이다. 그런 삶과 사람들을 우리가 포용하고 그 속에서 사랑한다면, 삶의 여정 속에서의 의미와 소중함을 발견하고 조금 더 꽉 들어찬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왜 램을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는지 알겠다. 가면 갈수록 점점 더 극복하기 힘든 고난이 찾아왔고 문제가 쌓여 갔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는 하나였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달려야 한다.'

  그것 뿐이었다.

 

                                                                                              - p.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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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두렵지 않아 NFF (New Face of Fiction)
니콜로 암나니티 지음, 윤병언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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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두렵지 않아

작가
니콜로 암마니티
출판
시공사
발매
201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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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니콜로 암마니티


저자 니콜로 암마니티(NICCOL? AMMANITI)는 1966년 로마 출생. 대학에서 생물학을 공부하다 중단하고, 1994년 졸업 논문을 위해 작성했던 초고들을 바탕으로 첫 소설 《아가미》를 완성, 소설가로 데뷔했다. 1998년 단편집 《진흙》(1996)에 수록된 《마지막 새해전야》가 모니카 벨루치 주연으로 영화화되고, 연이어 데뷔작 《아가미》가 영화화되면서 대중적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같은 해 발표한 《널 데리고 갈 거야》는 자국 내에서만 100만 부가 판매되는 큰 인기를 얻었고, 이어 2001년 작 《난 두렵지 않아》가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며 35개국에 번역, 국제적인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이 작품으로 같은 해 비아레조 상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인정받은 그는 2007년에는 《신께서 명하는 대로》로 스트레가 상을 수상, 명실상부 이탈리아 현대 문단을 주도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 작품 역시 2008년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에 의해 영상으로 옮겨져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7년 만의 신작으로 암마니티의 《나와 당신》(2010)을 선택, 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작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가 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많은 소설들이 영화화되어 그 영화들까지 좋은 평가를 얻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많은 시도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소설을 읽게 되면 읽는 동안 마치 극장의 영사기가 돌듯이 내 머릿속에서 책의 내용이 영화와 같이 상영된다. 그래서 그 소설이 내 속에서 나만의 색깔로 영화화되어 그 내용의 해석과 등장인물의 설정이 무궁무진한 반면에 그런 소설들을 우리가 볼 수 있도록 많은 배우들을 섭외하여 촬영이 되면 그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와 배우들의 색이 입혀지게 되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은 아이들의 성장소설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의 그들만의 힘겨루기, 그리고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굴 속에 갇혀 있는 필립포의 등장으로 주인공인 미켈레와 그의 부모, 친구들과의 갈등이 생기게 된다. 책의 구성은 일반적인 성장소설이지만 저자는 9살 미켈레의 시각으로 이 사회의 부조리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필립포와 싹트게 된 우정으로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마음과 절대적인 권위의 아버지와의 맹세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그래도 용감하고 순수한 소년인 미켈레는 필립포와의 우정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행동한다.

 

  나도 초등학교 때 친한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활동적이고 되게 말을 잘 하는 친구였었다. 그 친하던 친구와 함께 집에 가는 길에 같은 반이었던 싸움을 잘하던 우리 반 애와 내 친구가 싸움이 붙었다. 친구는 마르고 약한 체질이라 몇 대 맞고 코피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싸움은 끝났고 우리 반 싸움 잘하던 아이가 나를 잡아끄는 바람에 나는 친구가 피를 흘리고 서있는데도 달려가 주지 못 했다. 그리고 얼마 후에 그 친구는 전학을 가게 되었고 내 마음 한구석에 멍이 되었다. 책을 읽는데 친구에게 뒤늦게라도 달려가지 못한 그때의 내 비겁했던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려 책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내 친구에게는 그때의 내 모습이 부조리를 조장하고 방관하는 미켈레의 아빠와 마을 어른들로 보였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이 책의 결말에 여운이 남는다.

 

 

 

 

"아버지, 한 가지만 얘기해주세요."

아버지는 꽁초를 창밖으로 내던졌다. "그래, 뭐니?"

"왜 그 아이를 구덩이에 가둔 거예요? 그 이유를 정말 모르겠어요."

아버지가 문손잡이를 붙들었다. 나는 아버지가 대답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아버지는 나한테 돌아와서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입에서 술 냄새가 났다. "미켈레. 이건 이제 우리 남자끼리 하는 얘기다. 잘 들어둬. 네가 그곳에 또 가게 되면 사람들이 걜 죽일 거야. 그러겠다고 맹세했어. 사람들이 그 아이한테 총 쏘는 걸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우리가 도시에 가서 살기를 네가 원한다면, 그곳에 다시는 가면 안 돼. 그리고 다시는 입도 뻥끗해선 안 돼. 알아들었어?"

 

                                                                                            - p.2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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