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가 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많은 소설들이 영화화되어 그 영화들까지 좋은 평가를 얻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많은 시도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소설을 읽게 되면 읽는 동안 마치 극장의 영사기가 돌듯이 내 머릿속에서 책의 내용이 영화와 같이 상영된다. 그래서 그 소설이 내 속에서 나만의 색깔로 영화화되어 그 내용의 해석과 등장인물의 설정이 무궁무진한 반면에 그런 소설들을 우리가 볼 수 있도록 많은 배우들을 섭외하여 촬영이 되면 그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와 배우들의 색이 입혀지게 되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은 아이들의 성장소설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의 그들만의 힘겨루기, 그리고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굴 속에 갇혀 있는 필립포의 등장으로 주인공인 미켈레와 그의 부모, 친구들과의 갈등이 생기게 된다. 책의 구성은 일반적인 성장소설이지만 저자는 9살 미켈레의 시각으로 이 사회의 부조리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필립포와 싹트게 된 우정으로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마음과 절대적인 권위의 아버지와의 맹세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그래도 용감하고 순수한 소년인 미켈레는 필립포와의 우정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행동한다. 나도 초등학교 때 친한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활동적이고 되게 말을 잘 하는 친구였었다. 그 친하던 친구와 함께 집에 가는 길에 같은 반이었던 싸움을 잘하던 우리 반 애와 내 친구가 싸움이 붙었다. 친구는 마르고 약한 체질이라 몇 대 맞고 코피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싸움은 끝났고 우리 반 싸움 잘하던 아이가 나를 잡아끄는 바람에 나는 친구가 피를 흘리고 서있는데도 달려가 주지 못 했다. 그리고 얼마 후에 그 친구는 전학을 가게 되었고 내 마음 한구석에 멍이 되었다. 책을 읽는데 친구에게 뒤늦게라도 달려가지 못한 그때의 내 비겁했던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려 책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내 친구에게는 그때의 내 모습이 부조리를 조장하고 방관하는 미켈레의 아빠와 마을 어른들로 보였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이 책의 결말에 여운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