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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어둠 - 극단주의는 어떻게 사람들을 사로잡는가
율리아 에브너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평점 :
이 책은 관념적이지 않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작가가 직접 잠입하여 경험한 것들을 기본으로 한 책이기에 그 충격은 더 크다. 막연하게 "그런 일이 있대."라는 소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극단주의자들의 단체들은 실제 존재하고 있고, 활동의 범위가 점차 넓어져가고 있다. 혐오를 생산하고, 이로 인해 (자신들이 규정한)경계밖의 사람들을 차별하거나 폭력을 가하고 실제로 경계 밖으로 퇴출하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다시 혐오를 재생산하는 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낸다. 그 과정은 '재미'로 시작하게 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며 미디어의 관심을 끌고 언론인과 대중이 정체성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 개개인의 취약성을 이용하여 '빨간약'을 먹이고, 굴복시키고, 복종하게금 만든다. 또한 부당함에 연대 투쟁한다는 느낌을 강화하고 집단 정체성을 다지며 회원들이 더욱 밀접한 유대 관계를 맺도록 한다. 그렇게 위해서 그들은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어떻게 하면 극단주의를 긍정적으로 포장하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그것이 어떠한 권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
소수자성을 가진 당사자 언론인에 대한 강도 높은 괴롭힘은 결국 반극단주의자들에 대항하는 언론인들을 위축시키고 공포와 불안감을 느껴 자체검열을 하게끔 한다. 그리고 허위정보 유포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여론형성을 한다. 이러한 전략적인 행동으로 인해 시민 담론의 붕괴와 정치적 마비 상태, 소외와 불확실성은 '진실의 쇠퇴' 현상이 일으킨 가장 심각한 결과다. 나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충격적인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극우주의자'에 대한 인상 또는 이미지의 편견을 깰만한 극우주의자들을 모습이다. 그들은 '부드럽고' '친절하며' 또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혐오', '배제', '소외'의 전략 취하는 집단이 '부드럽고 고통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우리의 정치적 태도에 입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데,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하는 행위에 어떻게 재미와 부드럽게 라는 표현을 사용하는지, 너무나도 아이러니하고 소름끼친다. 그들의 전략은 집요하며, 그들자체로는 '놀이'처럼 행하며, 그 단위는 지극히 사적인 커뮤니티(데이트앱이나 친목모임 등을 통해)를 구성하는 것으로 그 시작을 연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기술적으로나 전략적으로 고도화되고있는 극단주의에 대해 대항하려면 미래 트렌드를 더 잘 에측해야 한다고 말한다. 발생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 얼마나 듣기만해도 지친다. 하지만 우리는 민감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음모론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인상 깊은 것은 온라인 혐오의 피해자들을 연결· 지원하는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다. 언론인과 할동가 등 극단주의의 협박 타깃이 될 만한 사람들이 취약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연대, 지지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결국 신뢰와 안전의 고리들을 유지, 강화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작가가 제안한 대안은 작가가 파악한 극단주의를 실체를 보여줌으로써 그 시작을 알리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다. 그 전략은 이제부터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늘 위협을 받고 있고,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는 분위기 속에서 의지를 굳히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 개별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평등, 자유, 생명권 등에 대한 깊은 고민과 의지를 가지고 평화의 방법으로 평화를 유지하는 연대가능한 개인, 단체 등과의 협력 또는 지지를 통해 극단주의에 대항(또는 저항)하여야 할 것이다. 그 길은 반지의제왕에서 절대반지를 찾아가는 여정보다도 더 힘들 수 있겠으나, 이것은 지금 당장 우리가 겪고 있고, 앞으로 격어야 할 현실이기에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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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출판 서평단 하니포터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