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밍 - 다시 열일곱 살이 된다면
정여울 지음 / 민음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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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섬세하고, 깊고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선명한 글은 문학의 힘을 강력하게 느끼게 해준다. 그만큼 작가에게 문학은 생명을 이어가는 힘이자, 삶을 풍성하고 힘있게 살아가는 원동력이며, 작가의 삶 중심부에 살아 숨쉬는 세포같은 느낌이다. 작가가 17살에 읽었던 책들은 나 역시 잃었던 그리고 지금도 읽고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작가의 글에 공감하고, 공유하기도 하며, 나도 읽은 책인데도 이렇게 읽어내고, 표현할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하고, 놀라워하기도 한다. 특히 작가와 함께 읽어내려가다보니, 내 내면이, 그리고 그 스토리가 단단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가의 글은 또 다른 희열과 감동을 느끼며 물러지고, 건조해져가는 나의 감성을 회복시켜 주었다. 작가의 소리는 무게감이 있고, 아름답다. 그래서 필사하여 오래 두고 싶은 글들이 많다. 지금 나처럼 물러지고, 건조해져서 삶의 무게감이 지나치게 묵직하게 느껴질 때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읽는 내내 힘있게 흘러가는 강물이 빛에 쪼개져 빛나는 것을 넋놓고 바라보는 기분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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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은 나에게 정말 뜻깊은 나이야. 고등학생이 된 나이. 지옥 같은 입시전쟁의 출발선에 선 나이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이제 나는 내 인생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생각한 나이거든. 게다가 내 인생이 도대체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기나긴 암흑의 터널로 들어가는 것 같은 공포를 처음으로 제대로 느낀 나이였어. …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소설책을 그야말로 끝없이, 지칠 때까지 읽고 또 읽는 거였어. 이야기의 힘만이 내 모든 고통을 잊지 해 주었거든. 또한 이야기의 힘만이 내 가 살아가야 할 날들이 결코 끝없는 절망의 시간이 아니라고 증언해 주었거든. … 이야기의 힘이 나를 그 지옥 같은 입시전쟁에서 버티게 해 준 가장 큰 위로였어."

주인공 제제가 불행한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치유의 스토리이다. 어른들은 자신들도 한때는 그렇게 장난꾸러기였다는 사실을 깡그리 잊고 어린 제제를 무조건 벌주고 때리고 욕한다. - P21

심리학이 우리에게 희망을 줄 때는 결국 인간이 더 높은 차원의 까달음과 인격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임을 증명할 대가 아닐까? 죽을 때까지 한 발 한 발 ‘더 나은 인간‘을 향해 변해 가는 우리 자신의 ‘열린 마음‘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심리학의 보물이다. 그리하여 인간의 진정한 위대함은 ‘이미 그러함‘이 아니라 ‘항상 조금씩 되어 감‘에 있으니. - P25

사랑에는 관심조차 없는 존재에게 사랑의 빛을 실어 나르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힘이다. - P28

당신의 감정이 너무 메말라 있다면, 마음 속에도 햇빛 한 자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면 부디 메리, 콜린, 디콘이 가꾸는 비밀의 화원으로 언제 어디서나 소풍을 나오시기를. 메리가 가꾸는 비밀의 화원, 그곳에서는 우리가 잃어버린 사랑, 우리가 가진 줄도 몰랐던 꿈,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한 ‘내면 아이‘가 살고 있으니까. - P39

우리에겐 아직 더 다정하고 친밀한 시선으로 가꾸어야 할 수많은 비밀의 화원이 있다. … 메리와 함께, 버려진 정원을 가꾸는 시간은 곧 잃어버린 내 안의 눈부신 꿈과 잠재력을 되찾는 시간이다. - P40

어떤 브랜드로도 표현할 수도 없는 나, 어떤 사회적 관계망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나, 그것이 바로 ‘정신적 자아‘일 것이다. 바로 그 하나뿐인 나를 찾고, 만들고 다듬고, 깍아 내는 과정이 ‘개성화‘다. 이제 우리의 윌은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연인, 누군가에게 진정 필요한 사람이 됨으로써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창조하는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되었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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