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멋진 날 비룡소의 그림동화 248
이수지 그림 및 옮김, 리처드 잭슨 글 / 비룡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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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선생님 신작, 아이도 나도 참 많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나왔다

 

 

 

언뜻 보고 선생님의 글이 아니라 살짝 실망했었는데
(<이수지의 그림책>, <나의 명원화실> 등을 읽어 보니 글도 정말 잘 쓰셔서
이왕이면 글과 그림 함께 작업하시길 기대했다)
직접 우리말로 옮기셨네, 다행이다^^;

 

 

 

 

 

선생님의 책은 제목 타이포도 멋지다
놀다가 비 오는 창밖을 내다보는 막내(?),
그림 그리다 재미 없어졌는지 바닥에 엎드린 언니,
창 옆에서 낮잠 자는 강아지,
음악의 볼륨을 높이는 오빠......

속표지와 판권면에 어우러져 이렇게 보여 주는 방식이 새롭고 마음에 든다
(선생님의 작업은 다 좋아 보이고 멋져 보이는 건 분명 팬심이다^^)

 

 

<이렇게 멋진 날>의 앞 면지와 뒤 면지다
선생님의 그림책은 늘 그렇지만 면지도 이야기를 한다
도대체 이렇게 멋진 날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어두컴컴한 데다 비까지 쏟아지고
집안에서 무료하기 짝이 없었는데
'이렇게 멋진 날'이라니......


작가 소개의 선생님의 말씀처럼
'먹구름이 몰려오든, 폭우가 쏟아지든 다 멋진 날인 아이들,
오늘이 즐겁고 오늘이 전부인 아이들'
아이들은 재미있는 놀이만 찾아내면 멋지지 않은 날이 없고
음악과 아이들의 신 나는 춤사위를 따라 맑은 푸른빛이 감돌기 시작한다


다 함께 콩콩
쿵쿵
신 나게 두 발을 구르는...

집에선 늘 살금살금 걸어야 하는 우리 아이는 책 속의 주인공들이 몹시 부러운 표정이었다


드디어 우산을 들고 장화를 신고 다 함께 비 내리는 밖으로 나가
첨벙첨벙 뛰고 룰루랄라 노래하고
무채색에 푸른빛이 더해지더니 연두 풀빛까지 도드라져 점점 환해지는가 싶더니
이웃집 친구들도 알록달록 예쁜 우산을 들고 쏟아져 나오는데 어느덧 날이 갠다
막내는 살짝 아쉬운 것도 같은 표정^^;


아직 구름은 많지만 파란 하늘에 알록이 우산들과
초록빛 싱그러운 들판에서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뛰는 아이들
들판에서 바람을 타고 미끄럼 타고
모두의 로망인 나무 오르기(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다)
알록달록 우산이 낙하산 같기도 하다
책을 읽는 나도 아이도 엉덩이가 들썩들썩 함께 놀러 가 고프게 한다

 

 

 

끝부분에 등장하는 엄마는 어느새 잠든 막내를 안고서
든든하고 온화하고 따뜻한 미소로 아이들과 함께 한다
마치 <파도야놀자>의 엄마처럼^^


<이렇게 멋진 날>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은
따라 뛰고 놀고 웃고 춤추고 싶게 만드는 섬세함과 경쾌함이 있다
선생님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몸짓과 표정이

책 속에서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자유롭다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라 역시 재미있어했다
선생님의 그림책 볼 때마다 느끼지만
아이의 마음을 정말 잘 이해하고 표현해서 아이들도 좋아하나 보다


올여름은 정말 비가 많이 왔었는데
<이렇게 멋진 날>을 조금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가 올 때면 나는 늘 아이 옷 젖을까, 감기 걸릴까 걱정부터 하는데
아이는 장화 신고, 비옷 입고, 우산 쓰고 첨벙거릴 생각에 신 나기부터 했다
난 금방 비가 좀 잦아들거나 그칠 테니 조금 이따 나가자고
아이는 비가 그칠까 봐 어서 빨리 나가자고
매번 실랑이였더랬다


<이렇게 멋진 날>을 보며
함박웃음 짓는 아이와 눈을 마주하면서
그동안 내가 너무 아이 마음을 몰라 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했다


다음에 가을비가 내리는 날엔 내가 먼저 나가자고 졸라봐야지
"야호! 오늘은 정말 멋져"라고 같이 소리치며 말이다


그리고 기분이 살짝 우울한 날엔 이 책을 꼭 봐야겠다
신기하게도 기분이 막 좋아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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