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게임> 시리즈 그 세 번째는 '도라도 스파이의 최후'
표지 오른쪽 하단의 문구가 인상적이다주의! 차례대로 읽지 마시오!오잉? 차례대로 읽지 말라니, 이건 이야기책이 아니란 말인가?게다가 27가지 결말 이건 또 무슨 소린가?일단 읽어 보자
책을 읽는 내가 주인공이다나의 임무는 스파이적국 도라도에 몰래 숨어 기밀문서를 빼내 동료들과 함께 나의 나라 트루탈리아로 돌아가다 그만도라도의 비밀경찰에 붙잡혀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비행기 조종, 암호 해독, 감옥 탈출이 나의 특기나는 무사히 도라도를 탈출할 수 있을까?꼭 영화 주인공 같다등장인물이 그리 많진 않다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많을 경우 이야기가 상당히 복잡해질 수도 있겠다 싶다 근데 이마저도 내가 선택하는 이야기 속엔 등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
6페이지, 드디어 첫 번째 선택이다빠밤빠~ 빠밤빠~ 빠밤빠~ 빰빠바바~ 그래 결심했어!옛날 '이휘재 인생극장'을 혹시 기억하시는지?2가지 선택지가 있고,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다늙은 엄마 연식 다 드러나지만, 읽으면서 딱 그게 생각나서 더 재미있었다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상황 속의 주어진 단서들을 종합해 논리적으로 판단, 선택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이런 게임 같은 방식이 책으로 구현 가능하다니 놀랍고 신기했다
32페이지에서 우리가 탄 비행기가 윈드마스터라는 걸 어찌 알았지?이상하다는 생각에 첫 번째 무전을 따라 71페이지로 이동했는데오올~ 나의 생각이 맞았다 나의 판단이 맞아떨어졌을 때의 그 희열이라니^^책 속에서 뒤로, 다시 앞으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읽다 보니 내용에 더 집중하게 되고 흥미진진해서 빠져들게 되었다처음 내가 선택한 이야기는 너무 빨리 끝나서 적잖이 당황했었는데헤이븐이 이중스파이로 황급한 마무리였다게다가 앞에 소개된 등장인물 중 비밀경찰 대장은 내 이야기 속엔 등장도 하지 못 했다나의 선택에 따라 결말도 해피엔드만이 아니라, 노멀 한 결말, 나쁜 결말까지 평범하지 않다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도 보통은 한 페이지, 길어도 두 페이지 정도를 부담 없이 집중해서 읽고 생각하고 선택해서 이동하여 다시 읽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므로 만화책만큼이나 책에 재미를 붙일 수 있겠다평소 모험, 추리를 좋아하는 아이게임을 좋아해서 책을 멀리하거나 긴 호흡의 책 읽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모두에게 강력 추천한다선택하지 않은 길이 궁금한 건 당연지사맨 앞으로 되돌아가 다시 모험을 시작, 읽고 또 읽게 되었다여기서 이걸 선택하면 어떤 결말이 될까? 계속 고민하고 기억을 더듬어 가며 읽다가 안되겠다 맵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한 찰나,
책 뒷부분에 잠깐! 이야기를 다 읽기 전에는 절대 펼쳐 보지 말라던판도라의 상자 같은 그곳을 열어 보니친절하기도 하셔라, 27결말의 스토리 맵이 있었다좋은 결말과 그럭저럭 결말, 나쁜 결말을 구분해서 결말 칸을 색칠해 보는 활동도 할 수 있다권말의 끝없는 퀴즈와 스파이 가이드도 책의 재미를 더해 주는데,끝없는 퀴즈는 다른 결말로 몇 번을 읽어야 풀이가 가능했고(책의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독서 퀴즈 형식이다)스파이 가이드는 특히 남학생들이 환호할만한 내용이다작고 가벼운 문고판이라 가방에 쏙 넣어 가지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든 읽기에 편하다
역시 작가가 모험을 즐기는 탐험가라 작가의 성향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1983년 작품인데도 읽어 보면 오래된 느낌이 전혀 나지 않을 뿐더러오히려 하이퍼링크 같아 현대적인 느낌마저 든다'고릴라박스'는 처음 들어보는 출판사다 했는데판권을 보니 '(주)비룡소의 색다른 상상력 브랜드'였다
끝없는 게임은 4, 5편 출간 예정이고 현재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로도 제작 중이며 계속 출간된다니 기대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