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네 어릴 때 생각이 난다.네가 막 걷기 시작했을 무렵 뿅뿅 소리 나는 샌들을 신고 아장아장 동네 골목으로 들어가던 모습이.그럴 때면 나는 뿌듯한 감정이 들면서도 왠지 네가 그대로 영영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 가슴이 저렸지.부모들은 한 번쯤 다 겪는 감정이고.그런데 이제 나는 네가 골목 안으로 들어가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울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눈앞에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온 힘을 다 해 다른 선택지를 찾는 건 도망이 아니라 기도니까.너는 너의 삶을 살아.채운아.나도 그럴게.그게 지금 내 간절한 소망이야.이건 희생이 아니란다.채운아.한 번은 네가, 또 한번은 내가 서로를 번갈아 구해준 것뿐이야.그 사실을 잊지 말렴.미안하다.-------------------김애란 작가의 장편소설은 처음입니다작가들 사이에서도 천재라 불리운다 들었고그의 단편소설이 참 좋았습니다아들이 지금 <바깥은 여름>을 읽고 있는데 조금 어렵다고 하네요맞아요작가가 말하고자하는 바를 오롯이 이해하기에 중2는 아직 너무 어려요ㅋ<칼자국>은 필사도 조금 했었는데 작가님의 문장이 참 좋았더랬어요<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세 아이가 서로 얼키고 설킨 이야기입니다많이 복잡하고 아프지만그걸 간결하고 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으로 풀어내어 감동적이었어요올해 읽은 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책입니다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