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이 도마 위를 뚜벅뚜벅 걸어 나가듯 이십여 년간 칼국수를 팔며 평생 가족을 거둬 먹인, ‘나‘에게 칼자국처럼 아픈 어머니. 무능한 것도 모자라 뜨내기 때밀이와 바람이 난, 순간을 사는 난감한 아버지. 하지만 이 이야기가 마냥 우울하거나 언짢지 않은 건, 어머니가 ‘칼을 쥔 여자’였기 때문일게다. 담담하게 그려낸 어머니의 일상에 가슴 한 켠이 방바닥처럼 점점 따뜻해진다. “어머니와 함께했던 날들의 풍경이 스쳐 가는” 김애란의 자전적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