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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취도시, 서울 - 당신이 모르는 도시의 미궁에 대한 탐색
이혜미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2월
평점 :
제목 : 피라미드 밖으로 더 밀려나지 않기 위해 버티는 사람들
#07 / 똘망토끼 / 착취도시, 서울(이혜미)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남편이 지인의 추천을 받아 구매해 두었던 책이다. 연말이라 바빠서 두껍지 않은 사회과학 책을 찾는 꼼수를 부리는 나의 레이더에 포착되었는데, 아차차 읽을수록 간단치 않은, 무겁고 불편하고 어려운 책이었다.ㅣ
운 좋게 좋은 부모에게 태어나 단 한번도 주거 문제로 힘들어 본 적 없는, 복받은 사람인 나에게 서울은 늘 살기 좋고 편안한 도시였건만, <착취도시, 서울>이라니…
표지에서 밝혔듯 내가 모르는 서울의 미궁에 대한 탐색이었다.
· 이 책을 읽고나서 드는 생각
이 책은 2019년 5월, 10~11월에 연재된 한국일보의 <지옥고 아래 쪽방>, <대학가 신쪽방촌> 보도에 대한 뒷이야기이다.
화려한 도시 서울의 숨은 곳에는 애써 찾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상이 있었다.
뉴스에서나 본 쪽방. 그 속에서의 삶을 나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지만 이혜미 기자는 2018년 11월 9일 국일고시원 화재 후 문제를 인식하고, 정확한 보도를 위해 수없이 많은 날을 쪽방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조사하거나 대학가 원룸 건물의 우체통과 계량기 전수 조사는 물론, 주민들의 증언을 수집하는 등 직접 탐문 취재하는 과정과 기사가 나간 후의 이야기까지 생생하게 들려준다.
빈곤 비즈니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되, 빈곤을 벗어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아닌, 빈곤을 고착화하는 산업. 가뜩이나 돈 없고 오갈 데 없는 이들의 곤궁한 처지를 이용해, 마땅한 노력 없이 불로소득으로 폭리를 취하고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데에만 관심을 보이는 형태
면적 대비 월세는 강남 타워팰리스 월세의 수배에 이르는 쪽방
현금으로 고스란히 들어오는 수입
탈세
대를 잇는 쪽방 비즈니스
대학의 기숙사 신축을 반대하면서 청년들의 고혈을 빨아 부를 축적하는 신쪽방 건물주
욕받이에 기자 대접 못 받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이런 사명감으로 지난한 과정을 거쳐 기획 기사를 세상에 내놓는 기자가 우리 사회에 해 줄 수 있는 역할을 실로 크다.
특히 스스로가 겪은 빈곤을 고백하며 출발한 청년 주거, 2부 대학가 신쪽방촌은 특히 더 참담했다. 기자도 언급하고 있지만 영화 기생충의 이미지가 계속해서 떠올랐다.
기회와 희망의 도시 서울을 찾은 이들에게 그들은 언제까지 착취를 해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