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츠나구 2 - 인연이 이어주는 만남과 마음 사자 츠나구 2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정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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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맞이해야 하는 죽음이지만 아직 먼 이야기라고 여겼던 것 같다. 소중한 사람과 이별한 뒤에야 쌓인 그리움과 아쉬움에 만약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곤 했다. 그래서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존재 '츠나구'가 등장한다는 설정의 이 소설이 궁금해졌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연결해주는 창구 츠나구 업무를 할머니로부터 이어 이어받은 '아유미'는 츠나구 업무를 의뢰하는 전화가 걸려오면 의뢰인을 만난다. 서로의 인연이 맞아야 성사되는 업무는 한 달에 한 건에서 세 건 정도로 망자와 만나고 싶은 이유와 이름을 알려주면 망자에게 의견을 묻고 거부하지 않으면 만남은 성사된다. 산 사람도 죽은 사람도 일생에 딱 한번만 만날 수 있기에 그 선택은 신중해진다.


보름달이 떠오르는 날 가장 오랜시간 만날 수 있기에 그 날 지정된 장소에서 하룻밤 동안 생전 모습 그대로 만날 수 있다. 그렇게 아유미는 어린 시절 헤어진 아버지를, 존경하는 역사 속 인물을, 먼저 떠나 보낸 딸을, 그리웠던 첫 사랑과의 만남을 이어준다.


<사자 츠나구2>는 <사자 츠나구1>으로부터 7년 후의 이야기로 그 사이 주인공 '아유미'는 장난감 회사에 다니는 사회 초년생이 되었다. 츠나구 역할에 좀 더 능숙해지고 만남을 지켜보며 깨달음을 얻는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과정과 함께 의뢰인의 사연이 들려지고 감격스런 만남의 순간을 들여다보는 동안 그들이 느꼈을 그리움의 크기에 닿은 행복과 벅참과 감동과 아쉬움에 공감하며 울컥해진다. 일생에 단 한번 만나고 싶은 사람과 단 하루 만나게 된다면 난 누구와 무엇을 하고 싶을까. 그 순간을 상상해보면서 또 한 번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소설 속 존재 츠나구가 부러워졌다. 누군가가 그리운 사람이 있다면 읽어보길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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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못다 한 이야기들
마르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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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의 결혼식을 며칠 앞 둔 줄리아는 절친 스탠리와 웨딩드레스를 고르던 중 아버지 개인비서로부터 파리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는다. 비행기가 도착하는 나흘 후 열리는 장례식이 줄리아의 결혼날과 맞물리면서 어쩔 수 없이 그녀의 결혼식이 취소된다.


장례식 다음 날 줄리아의 집으로 특대형 상자가 배송되어 온다. 상자에는 돌아가신 아버지 '안토니'와 너무나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진 밀랍인형이 들어 있었고 작동해 보라는 메시지에 따라 리모컨을 누른 줄리아는 눈을 뜨고 미소 짓는 아버지를 만난다.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줄리아에게 안토니는 생전 삶이 끝나고 며칠 동안 차마 못다 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된 안드로이드를 연구했으며 자신은 샘플이라고 설명한다.


사업으로 항상 바빴던 아버지와 몇 년째 연락도 하지 않으며 서먹했던 부녀가 그렇게 오랜만에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 단 며칠 동안 주변의 시선을 피해보고자 취소도 환불도 되지 않는 아담과 가기로 한 신혼여행 티켓을 활용해 몬트리올로 여행을 떠나게 된 두 사람은 여행지에서도 묵혀 둔 감정과 추억들을 꺼내며 티격태격한다.


안토니의 이끌림으로 거리의 화가 앞에 앉게 된 줄리아는 그곳에 붙어 있는 한 사람의 얼굴에 시선이 고정되고 아주 오래전 묻어둔 소중한 이름 '토마스'를 떠올린다. 그리고 안토니는 아주 오랫동안 전해주지 못한 토마스의 편지를 줄리아에게 건네주는데...20여 년간 모르고 지났던 진실을 발견한 줄리아는 너무 늦었을지 모르지만 뒤늦은 답장을 하고 싶은 마음에 안토니와 함께 몬트리올에서 돌아와 다시 독일로 떠난다.


<차마 못다 한 이야기들>은 어쩌다 보니 마음과 달리 엇갈린 부녀간에 남겨둔, 후회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쁘다는 핑계로 챙겨주지 못했지만 결국 딸의 행복을 바랐던 아버지. 그 아버지가 만들어 낸 괴이하고 기발한 계획은 딸의 진심을 찾아가게 한다. 잃어버린 가족 간의 사랑을, 친구와의 우정을, 따뜻한 이웃과의 정을 그려내는 마르크 레비의 작품들은 기욤 뮈소와는 다르지만 또 비슷한 감성을 불러일으켜 매번 즐겁게 찾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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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20분의 남자 스토리콜렉터 10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허형은 옮김 / 북로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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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데커 시리즈'인 줄 알았던 < 6시 20분의 남자>는 제75레인저 연대 특수부대 대위였던 '트래비스 디바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시리즈였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군에 입대한 디바인은 어떤 사건으로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진 채 퇴직을 결정하고 자신에게 벌주기 위해 MBA를 딴 후 애널리스트가 된다. 그리고 매일 아침 6시 20분 열차에 올라탄다.


'카울앤드컴리'에서 인턴생활을 하는 디바인은 매일 아침 출근을 위해 6시 20분 맨해튼행 기차를 탄다. 기차가 잠시 멈춰 서는 중간 지점에 위치한 카울앤드컴리의 CEO 카울의 집 수영장에는 매일 비키니 차림으로 나와있는 여인으로 인해 출근길 시선을 집중시킨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업무를 이어가던 어느 날 발신자 불명의 한 통의 이메일을 받은 디바인은 '여자가 죽었어'라는 한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기도 전에 회사 동료이자 비밀리에 데이트했던 세라가 52층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누가 이 사실을 알고 먼저 자신에게 보내온 것일까. 자살처럼 보였던 세라의 죽음에 누군가가 개입된 것일까. 석연치 않게 생각하는 디바인에게 경찰이 찾아와 세라와의 관계를 물어온다.


그리고 디바인을 찾아온 또 다른 누군가는 그를 퇴역 장군 '캠벨' 앞으로 데려간다. 특수부대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알고 있는 캠벨은 그 일을 빌미로 요원으로서 함께 일하자는 명령 같은 제안을 하고 거절할 길을 찾지 못한 디바인은 '카울엔드컴리' 회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종의 사건의 증거를 찾아낼 임무를 맡게 된다. 세라 사건과 회사의 출입 금지 구역인 51층에 주목한 디바인은 증거를 찾아 나서지만 믿기 힘든 조작된 증거만을 발견한다.


러시아 출신의 천재 해커 '밸런타인', 변호사 준비 중인 '스피어스', 데이트 앱 스타트 업 회사를 운영하는 하버드 출신의 천재 '탭쇼'와 룸메이트로 함께 살고 있는 디바인은 밸런타인에게 발신자 불명의 이메일 추적을 부탁한다. 매일 아침 카일의 수영장에서 나와 있던 묘령의 여인 '몽고메리'를 만나게 된 디바인은 그녀의 도움으로 51층에 접근할 기회를 얻게 되는데 그가 그곳에서 발견한 진실은...


특수부대 출근의 뇌섹남 '트래비스 디바인'은 세 명이 권총을 겨누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훈련으로 완성되어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바꿔 버리는 매력을 가진 캐릭터였다. 데커와는 다른 능력과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데이비드 발다치가 그려내는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6시 20분의 남자 디바인은 본의 아니게 애널리스트가 아닌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가 가진 능력으로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사건을 풀어갈지 출간 예정이라는 후속작 <칼날 The Edge 2023>의 국내 출간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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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스터리 사건 수첩 - 금은방 강도 사건부터 도깨비집 사건까지, 기이하고 괴상한 현대사
곽재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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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에서는 큰 이슈를 모았던 사건을 재구성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보게 된다. 사건의 결말은 항상 안타깝지만 증거를 분석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기에 자주 찾아보게 된다.


유명하고 큰 이슈를 모았던 사건들은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모아지고 많은 정보가 공개되어 전후사정을 인지되지만 공개되지 않은 수많은 범죄들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 미스터리 사건 수첩>은 잘 알지 못하는 과거 사건을 들려준다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권총을 들고 대범한 범행을 실행한 범인의 어이없는 이유, 당당하게 경찰서에서 경찰 행세를 한 사기꾼, 갑자기 사라진 아이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범인으로 추측된 호랑이 등등 소개된 15가지 사건의 이야기 속에는 지금은 믿기 힘든 미신이나 간첩, 스파이 등 분단현실과 전쟁 이후의 사회배경을 엿보게 해 줌과 동시에 여전히 지금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는 범죄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한다.


이 책의 머리말에 밝히고 있듯이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이 충분히 잊힐 수 있는 시간이 경과된 60여 년 정도가 지난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개인의 사적인 부분보다 당시 시대와 사회 배경을 중점적으로 얘기해 준다. 그래서 책을 열기 전에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보이던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들려질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좀 더 내가 알지 못했던 과거의 모습으로 떠나게 했고 지금의 시대와 비교 대조해보게 했다.


15개 사건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나 지금이나 범죄는 어느 시대나 존재했다는 것, 늘 다양하고 기이한 사건은 계속되었다는 것, 그 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초석이 되었다는 것을 짚어 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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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사냥 스토리콜렉터 108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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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사냥>은 영재 범죄심리학자 출신의 LAPD 특수강력범죄수사단 형사 '로버트 헌터'가 주인공을 등장하는 '로보트 헌터'시리즈의 10번째 이야기이자 6번째 이야기 <악의 심장>의 속편이다.


<악의 심장>에서 로버트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함께 범죄심리학을 전공한 동창이자 룸메이트였던 '루시엔 폴터'가 자신의 범죄기록을 53권의 백과사전으로 만들어 놓을 만큼 잔인한 연쇄살인범이었다는 사실과 함께 끔찍한 진실을 알게 된다. 범죄심리학 천재 두 명이 연쇄살인범과 경찰로 맞붙어 치열한 대결을 펼친 끝에 패배한 루시엔은 3년 반 동안 감옥 안에서 로버터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을 다진다. 그리고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그는 로버트를 향한 메시지를 남겨둔 채 탈옥한다.


루시엔의 탈출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루시엔의 게임에 참여하게 된 로버트는 인간의 모습을 한 악마가 당당하게 걸어온 전화를 받는다. 다음에 저지를 범죄가 무엇일지 맞춰보라며 알쏭달쏭 한 수수께끼를 낸 루시엔은 제한 시간 60분 안에 찾아내지 못하면 즉시 폭발한다고 알려온다. 촉박한 시간을 앞두고 다급하게 추리해 가던 로보트. 하지만 그가 만난 것은...


변장술이 뛰어나고 억양마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루시엔은 로보트 주변을 맴돌며 자극하고 FBI의 추적도 따돌리며 결국 로버트와 1:1로 대면한다. 이번에는 과연 누가 이길 것인가.


인간의 모습을 한 악마라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루시엔은 사악하고 그가 탈출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로버트를 괴롭히기 위해 행한 범죄들은 잔인했다. 뛰어난 머리를 실제로 행하며 범죄연구에 쓰겠다는 루시엔을 막기에는 한 발씩 늦거나 좀 더 촘촘하지 못한 로버트가 계속 당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 루시엔을 가장 잘 알고 물 먹일 수 있는 건 로버트뿐이었다. 전작 <악의 심장>을 푹 빠져 읽어서 <악의 사냥>의 기대치가 높았는데 이번에도 역시 끝까지 집중할 만큼 흥미진진하다. 두 사람의 팽팽한 긴장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악의 심장>을 먼저 만나보길 추천하며 루시엔의 이야기가 또 다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12편까지 이어진 크리스 카터의 로버트 헌트 시리즈의 빠른 출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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