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오인칸 브레이스웨이트 지음, 강승희 옮김 / 천문장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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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출신 작가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출간과 동시에 영국과 미국 출판사의 주목을 받으며 영,미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뿐 아니라 영화화도 결정되었다고 한다. 읽는 동안 주변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만들었던 으스스한 저 제목은 매번 사귀는 남자를 죽이고 마는 동생이 간호사인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뒷처리(?)를 부탁하는 말이다



빼어난 미모로 남자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는 동생 '아율라'는 사귀는 남자친구와 갑작스런 이별을 한다. 죽음으로...그럴 때마다 간호사로 일하는 언니 '코레데'는 도움을 요청하는 동생의 전화를 받은 뒤 고무장갑, 표백제를 챙겨들고 나타나 아율라의 범죄현장을 완벽하게 처리해준다.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녀의 범죄현장을 감춰주고 있지만 마음 한편에 자리잡고 있는 죄책감은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환자 '무흐타르'에게 털어놓는다. 



동생과 다른 외모, 다른 큰 키를 가진 '코레데'는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타데'를 짝사랑하는 중이다. 어느 날 병원을 찾아 온 아율라가 타테의 눈에 띄이고 아율라의 관심에 잡히자 코레데는 안절부절 불안해진다. 벌써 세 번째 범죄를 이어간 아율라가 조만간 네 번째 범죄를 일으킬 듯 하기에...막아보려고 중간에서 노력을 다하지만 오해만 쌓여가고 드디어 동생에게 청혼을 계획하는 타데를 보며 코레드는 아율라와 타테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 고민한다.   



기존의 스릴러 소설과 다르게 임팩트있는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 독특했다.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과 결과는 긴장감있게 진행되며 앞 뒤의 상황은 독자에게 충분한 상상력으로 남겨준다. 처음부터 엄청한 사건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다음을 궁금하게 만들어 바로바로 이어가다 순식간에 결말까지 이르게 만들고 범죄를 저지르는 동생, 범죄를 감춰주는 언니!! 비뚤어졌지만 둘 사이에 흐르는 교감과 우애도 강하게 남는다. 쉽게 만나보지 못하는 나이지라아의 생활과 풍습을 살짝 엿볼 수 있어서 좋았고 신선한 구성이 기억에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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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4-0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숑이 2019-04-17 09:53   좋아요 0 | URL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 - 내 인생의 판을 바꿀 질문
김창옥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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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 웬지 뜨금해지는 질문의 제목에 내 답을 떠올려본다. 음...

가끔은 리셋해서 다시 살아보고 싶기도 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기특해지기도 한다. 인생은 어떻게 사는 게 정답이라고 정해진 것도 없고 열심히 살고있다 생각하지만 책 속에서 던지는 "나는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대로 앞으로도 살 것이다", "내가 살아온 방식으로 나의 자녀도 살았으면 좋겠다."는 질문의 YES, NO 어디에도 체크하기 쉽지 않은 건 왜일까?  


자신에 대해 발견하길 (self-teller) 자신을 지켜가길 (self-care)  자신을 사랑하길 (self-esteem) 자신을 성숙시키길 (self- development) 바라는 마음으로 들려지는 이야기에는 강사님의 인생경험이 진솔하게 오픈된다. 그 솔직하고 과감하게 자신을 내어주는 이야기는 읽어가는 내내 공감되고 감정이입 되어 뭉클하게 또 대단하게 전해지며 계속해서 다음 장으로 읽어가게 만든다.  

  

자신의 과거를 이해하고 껴안아야 자신 속에 살고있는 아이가 성장할 수 있다는 메세지, 나를 솔직하게 만나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메세지, 자존감을 높이고 내 삶의 가치와 감사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세지를 전달받는다. 어쩌면 길고 어쩌면 짧은 인생의 길에서 만나게 되는 수 많은 사연들!! 드러내지 않을 뿐 누구의 인생에도 사연없는 인생은 없다고 하는데... 세상은 그렇게 타인의 삶에 관심이 없으니 사연 뒤에 숨지말라는 메세지는 가장 인상깊게 남는다.        


과거의 '나'를 통해 내 속에 살고있는 '나'와 살면서 조금씩 잃어버린 '나'를 만나게도 해주고 현실 속의 '나'를 되돌아보게 해주고 '나'를 아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잠깐 멈춰 내 인생의 전후를 살펴보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 방송에서 뵈었을 때부터 좋아하던 김창옥 강사님이 들려주는 책 속의 이야기에는 쉽지 않은 이야기를 정말 진솔하게 들려주어 가슴을 울릴 정도로 감동적이었고 인생을 깊고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제안해주어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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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숙녀 에놀라 홈즈 시리즈 2
낸시 스프링어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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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의 여동생이 활약하는 '에놀라 홈즈'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에서 생일날 암호로 가득한 책을 남긴 채 엄마가 사라지고 홀로 남은 여동생을 기숙학교로 보내려는 오빠들의 계획이 맘에 들지 않는 에놀라는 홈즈의 무대인 런던으로 도망친다. 어리지만 명탐정의 동생답게 눈에 보이는 사건을 무시하지 못하고 해결하던 그녀가 이번에는 당당히 익명의 사장을 내세워 비서로 둔갑한 채 독립한다. 엄마의 암호책을 푼 덕분에... 

 

갑자기 사라진 어머니에 여동생까지...찾아내지 못해 자존심에 상처입은 홈즈는 방도를 찾지만 가명과 분장으로 다른 인물인 채 살아가는 에놀라는 그의 코 앞에 사무실까지 열었다. 그러던 중 준남작의 딸인 레이디 세실리가 행방불명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에놀라는 그녀를 찾아내고자 준남작의 집을 방문하고 사라진 당시의 정황을 확인하며 방안에 남겨진 그림과 일기장을 관찰하고 그녀를 유혹했다는 소문이 자자한 알렉산더 핀치를 찾아나서기도 한다. 그녀는 사랑의 도피를 한 것일까? 납치된 것일까? 아니면 자신처럼 가출한 것일까?  

 

자신을 찾아나서는 홈즈오빠를 견제하면서 엄마와 연락을 강구하고 사건을 조사해가던 에놀라는 분장한 모습으로 홈즈와 조우하기도 하고 홈즈 앞에서 존재가 노출되기도 하며 잡힐뻔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오빠의 머리 위를 날아다닌다.  

 

이 작품의 배경이 여성을 가정이라는 범주에 가두어두고 숙녀가 되기 위한 교양과 매너를 갖추는 것을 우선시했던 빅토리아 시대라는 점에서 어린 소녀 에놀라의 활약은 더 특별하다. 가문의 품위를 위해 마이크로프트와 홈즈 오빠는 에놀라에게도 그런 여성이 되길 당연시하지만 어려서부터 엄마에게 자유로운 교육을 전달받은 받은 에놀라에게 그런 범주는 수용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리고 여성이라는 굴레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홈즈오빠와 동등하게 발휘해가는 에놀라가 더 비범해보이는 부분이다. 에놀라(enola)의 이름을 거꾸로 읽으면 홀로(alone)인 것처럼 가는 길이 고독해보이기도 하지만 시대에 순응하지 않고 오빠에게 뒤쫒기며 사건을 뒤쫒는 그녀의 활약을 응원하며 지켜보고 싶어진다. 전 편보다 더 익숙하고 재밌게 다가온 에놀라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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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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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 작가님 신작이 나올 때가 되었다며 기다리던 중에 <우리와 당신들>이 나타났다. 작년 출간된 <베어타운>의 다음 이야기인 이번 신작!! 조심스럽게 마무리 된 사건의 다음 이야기가 들려질거라 예상하지 못했었다.

 

 

아이스하키로 하나되던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 '베아타운'에 일어났던 충격적인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자 사건을 두고 힘의 논리와 인간의 본성이 뒤 얽혀 마을 사람들은 분열되고 베어타운 안에서는 이 모든 일의 원인을 묘하게도 바로잡으려는 사람에게,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몰아가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또한 베어타운 아이스하키 코치가 선수들과 함께 경쟁팀 헤드로 이적하면서 베어타운 아이스하키 팀도 흔들리고 팀과 관련된 사람들, 상처주고 상처받은 아이들의 운명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사건의 주인공 단장 가족에게도 보이지 않게 생겨난 틈은 어느 새 점점 벌어져간다.  

 

    

아이스하키가 인생의 전부였던 단장 페테르, 베어타운 아이스하키팀 최고의 공격수였던 벤이, 샛별이었지만 한순간에 기회가 꺼져버린 아맛...불투명했던 미래였지만 정치적 개입으로 재정비된 베어타운 아이스하키 팀에서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피해자이면서 위안보다 차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하는 마야, 뜻하지 않게 드러난 사생활로 모멸을 견뎌내야 하는 벤이, 자신의 실수로 자매같던 친구를 잃어버린 아나...외부의 시선과 내부의 갈등 사이에서 싸우며 생존해간다.

 


아이스하키로 단합이 되었던 베어타운에서 한순간 모든 것이 무너지고 각자에게 위기가 끊임없이 다가오지만 그 안에서도 꿈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 불타고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의지를 다지는 사람들, 화해하는 모습에서 희망이 엿보이기도 한다. 현실적인 결말이었지만 마지막은 폭풍은 모두 지나가고 잔잔해진 베어타운을 상상하게 해준다.

 


베어타운에 살고있는 많은 등장인물들 각자의 사정과 이어지는 사건들이 해결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여러 심리가 보여지기도 했고 가족의 갈등과 화해가 엿보이는 가족소설 같기도, 아픈 대가를 치르며 성장해가는 청소년 소설 같기도,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멋진 러브스토리 같기도 했다. 이전에 보아오던 프래드릭 배크만 작가님 작품과는 다른 무거운 느낌도 있지만 함축적인 표현에서 전해지는 의미와 작품 안에서 찾아지는 따뜻함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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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걸스 1 걷는사람 세계문학선 3
마샤 홀 켈리 지음, 진선미 옮김 / 걷는사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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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예쁜 삶을 살고있는 소녀들이 등장할 듯한 제목과는 다르게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 전후를 살아낸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사교계 거물이자 브로드웨이 배우인 미국인 캐롤라인, 지하조직에서 반나치 활동을 한 폴란드인 카샤, 여성 전문의로 수용소에서 일하던 독일인 헤르타!! 서로 다른 나이와 다른 환경에 놓인 세 명의 여성은 전쟁이 엄습해 온 상황에서 각자가 선택했고 또 선택할 수 없었던 인생을 살아낸다. 캐롤라인, 카샤, 헤르타의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2차세계대전이 시작된 즈음 그들과 주변인물을 둘러싼 이야기를 시작으로 전쟁이 끝나고 난 이후의 모습까지 20여년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배우이자 사교계 인물이면서 영사관을 통해 자원봉사의 활동을 하던 캐롤라인은 전쟁고아와 수감자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시작부터 끝까지 아름다운 행동을 보여준다. 폴란드인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이 약탈당하고 이유없이 끌려가는 상황에서 지하조직의 반나치활동을 하던 카샤는 엄마와 언니와 함께 여성 전용 수용소인 라벤스뷔르크로 끌려간다. 10대인 카샤가 바라보고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 참혹했기에 카샤의 삶이 가장 안타까웠다. 여성에게는 쉽지 않은 의대를 힘겹게 졸업한 헤르타는 전공인 피부과로 생계를 버텨낼 수 없자 라벤스뷔르크 수용소 의사로 취직하고 상상과 상식을 초월하는 업무에 그만 둘 결심을 하지만 결국 그 안에서 함께 한다. 그런 헤르타를 이해하기는 쉽지않다. 그렇게 전쟁은 세 여성의 운명을 세 갈래로 갈라놓았다.          


가장 안타까운 마음으로 집중하며 머릿속에 그려지는 카샤의 삶!! 수용소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 체 하루하루 눈 앞에 보여지는 당혹스러움과 공포 앞에 복수를 다짐하지만 할 수있는 일은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침대에 눕혀 주사를 맞은 뒤 극심한 고통을 받고 깨어날 뿐...카샤처럼 수용소에 갇힌 그들은 '래빗'으로 불리는데 수술 후 깡총깡총 뛰어다닌 그들의 모습을 빗대고 나치의 실험토끼였기 때문이다.   

   

현실은 더 참혹했겠지만 소설은 특별한 묘사보다 담담히 사실을 들려주며 전개된다. 그리고 마침내 전쟁이 끝나면 마냥 평화로운 현실로 돌아가면 될 듯 했지만 전쟁은 또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고 감당해야 할 각자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도 끝나지 않은 듯 보였다. 그렇게 각자가 맞이한 현실을 살아가던 세 여성은 캐롤라인의 활동을 통해 카샤와 만나게 되고 또 헤르타와 연결되며 조금은 떨쳐내고 치유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사람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장작처럼 마른 사람들, 순식간에 몰아넣어져 가스에 질식하던 사람들, 그리고 불에 태워지던 모습들...어릴 적 본 영화 때문인지 그 시대의 모습을 보는 게 쉽지 않다. 이 소설은 실존인물을 토대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이라는 점에서 읽어내는 과정이 가볍지 않았고 운명이 엉망이 되는 순간이 기다라는 걸 알기에 읽어가는 내내 막막했다. 살아돌아왔지만 남은 삶 동안 떠나지 않을 기억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느껴보게 된다. 실제를 살아 낸 그들의 가슴아프고 용감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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