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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유괴 ㅣ 붉은 박물관 시리즈 2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11월
평점 :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며 재밌게 읽은 <붉은 박물관>의 후속작 <기억 속의 유괴>가 오랜 기다림 없이 출간되어 반가웠다. 붉은 박물관이라 불리는 범죄 자료관의 관장 '히이로 사에코'의 궁금 가득한 고백으로 끝난 전작이었기에 그녀의 사연이 들려지지 않을까 예상했던 후속작은 수사기관 내에서 '데라다'의 수사만을 전해 듣고 추리했던 사에코가 본격적으로 밖으로 나와 함께 활약하는 모습이 눈에 띄인다. 그렇게 사에코는 수사 1과에서 징계먹고 파견된 '데라다 사토시'와 5건의 사건을 해결한다.
형사사건의 증거품이나 유류품이 들어간 비닐 팩에 QR코드 라벨을 붙이며 정리 작업을 하던 중 사에코는1991년에 일어난 여고생 살해사건에 주목한다. 화단에서 뇌타박상으로 사망한 여고생. 당시 선배에게 고백하던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은 목격자의 증언에 따라 함께 활동했던 미술 동아리 선배들이 용의자로 떠올랐으나 밝혀진 것 없이 사건이 종료되고 15년이 지났다. 자료를 검색하던 사에코는 한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학생을 찾아보라고 지시한다.
1990년 여러 지역에서 연쇄 방화사건이 발생하지만 정작 불이 붙은 뒤 집안에 전화해 피하라는 범인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렇게 8건의 사건이 일어나고서 멈춘 사건의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는데 사에코는 자료를 통해 범인의 의도를 밝혀낸다.
1999년 가방 안에서 토막난 남자의 사체가 발견되고 비슷한 시간에 그의 아내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로인해 아내가 범인으로 의심받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제외된다. 범인은 왜 사체를 토막내야 했을까 그 이유에 집중하던 사에코는 의심되는 용의자 중 한 명을 골라낸다.
1990년 여러 직원들에게 돈을 빌려주었던 회사원이 충동적인 범행으로 살해된 정황이 발견된다. 차용증에 써 있던 사람들을 조사했지만 결정적인 증거 없이 수사는 종료되었다. 당시 손을 다쳤던 피해자와 집에 남아 있던 발판 의자. 그 상황을 이상하게 바라보던 사에코는 가면을 쓰고 있는 범인을 지목한다.
1988년 일어난 아동 유괴사건의 주인공은 데라다의 친구였다. 당시 유괴범은 양부모에게 키워진 친구의 친어머니로 그 사실은 그의 가슴 속 응어리로 남아 있다. 유괴 당시의 기억을 전해 들은 사에코는 이 유괴사건에 담겨있는 깊은 의미를 파악해내고 진실을 들려준다.
두 편의 시리즈까지 읽고나니 붉은 박물관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정감있게 다가온다. 각각의 단편들이 모두 흥미로웠고 사건의 개요와 추리 해결까지 빠르게 전개되기에 가독성도 좋고 드라마를 보는 듯 활약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사에코의 추리가 들려지기 전 나름 누가 범인일지 예상해보지만 매번 찾아내기는 쉽지 않았다. 붉은 박물관에 쌓여 있는 수 많은 사연 중 앞으로 만나고 해결될 사건은 무엇일지 다음 시리즈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