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슐리외 호텔 살인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1
아니타 블랙몬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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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슐리외 호텔 스위트 룸에 장기 투숙 중인 50대의 독신녀 미스 애덤스는 호텔에서 보낸 오랜 시간만큼 호텔 안의 사람들과 친숙하다. 잠깐 머물다 떠나는 투숙객에게 적당한 거리감을 두는 게 낫다는 걸 알면서도 호기심이 많은 그녀는 새로이 투숙한 모녀, 부부, 신사에게 관심이 절로 간다. 어느 때처럼 평범한 일상을 보낸던 미스 애덤스는 자신의 스위트 룸 거실에서 목이 그어진 채 매달려 있는 한 남자가 발견되면서 그 평범한 일상이 깨져버린다.  


살해당한 남자는 유명탐정 제임스 리드로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일주일 전 호텔에 잠입하여 조사 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에게 사건을 의뢰한 사람은 누구이며 그는 누구를, 무엇을 조사하고 있었던 것일까. 사건을 맡은 버니언 경위가 조사해나가는 가운데 또 다시 살해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사건현장마다 미스 애덤스가 연관되자 그녀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된다. 조사가 진행될수록 호텔 안에 모여있는 사람들 각자의 숨겨진 과거와 비밀들이 밝혀지는데 모두가 의심스럽다.  

 

호텔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꽤나 흉악스런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많은 등장인물들 중에 누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지, 누가 어둠 속에서 일을 벌이는 범인인지 쉽게 예상되지 않았다. 드디어 죽은 자가 남겨놓은 메세지가 들려지는 가운데 많은 등장인물들의 수 많은 의심스러운 상황들이 잘 버물어진 반전의 결말이 드러난다. 1937년에 쓰여졌으나 작품발표 후 몇 년 뒤 작가가 사망하면서 오랜 시간동안 묻혀있다 뒤늦게 세상에 나온 <리슐리외 호텔 살인>은 동시대에 활동했던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과는 다른 분위기를 전해주었고 어릴 적 즐겨읽던 고전추리소설의 추억을 떠올려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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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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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비아 지역의 총독 얀 하안은 동인도회사의 비밀 지배조직인 신사 17인회에 합류하기 위해 부인 사라와 딸 리아, 정부 크리지와 그녀의 두 아들과 함께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사르담호에 탑승하고 동인도회사를 위해 일해왔지만 어떤 영문인지 갑작스런 죄명을 받고 체포된 유명 탐정 새미와 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파트너 아렌트 역시 탑승한다. 배가 출발하기 전 누더기를 걸친 문둥병자가 나타나 사르담호는 암스테르담에 닿을 수 없을 거라는 저주의 말을 퍼붓고는 갑자기 불에 타버리는데...혀가 잘려있던 문둥병자는 어떻게 말을 할 수 있었던 걸까. 


저주를 흘려듣지 않은 사라는 누군가 사르담호를 노리는 것이 아닐까 염려되어 남편 얀 총독에게 배의 출발을 말려보지만 거절당하고 항해는 시작된다. 하지만 배 안에서 이상한 상징들이 발견되고 배 안에 감도는 악의를 느낀 아렌트는 새미의 조언을 받으며 사라와 함께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바다 위에서 함께 출항했던 일곱 척의 배가 아닌 여덟 개의 불빛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걸 보게되는데...


암스테르담을 향하는 얀 총독의 목적과 아렌트와의 관계, 새미 핍스에 대한 엇갈린 평가, 사랑하는 전 남편을 잊지 못하고 가슴에 안고사는 크리지, 전직 마녀 사냥꾼 목사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탑승자, 과격한 선원들과 어디선가 나타났다 사라자는 문둥병자...사라지는 물건과 여덟 번째 불빛과 함께 연이어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살인사건들은 정말 오래 전 풀려났다는 악마 올드 톰의 소행인 것일까.   


저주를 안고 출항한 배는 되돌아갈수 없이 앞을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연이어 일어나는 괴이한 모습들과 살인사건들 속에서 범인의 정체와 의도를 추리하기는 쉽지 않았다. 정말 초자연적인 현상이 감도는 것인지 누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응징하는 것인지...두꺼운 페이지를 읽는 동안 내내 궁금했던 진실은 마지막에 이르러 폭풍치듯 드러난다. 밝혀내는 과정이나 다음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데 있어 사라의 용맹함과 판단력은 내내 돋보였으며 때로는 오싹했고 때로는 알쏭달쏭하며 여러 장르를 떠올리게 하는 판타지 미스터리 추리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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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 아를르캥과 어릿광대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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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다고 생각했던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가 2020년 일본에서 새롭게 출간되면서 다시금 그의 활약을 볼수 있게 되었다. 미술작품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간다고해서 은행원이 아닌 모습의 한자와를 예상해봤는데 여전히 철두철미한 은행원 한자와 나오키는 자신의 위치에서 정의롭고 현명하게 대처하며 활약하고 있었다.   


도쿄중앙은행 오사카 지점 융자과 과장으로 부임한지 한달이 된 한자와 나오키는 '센바공예사'의 M&A를 성공시키라는 업무를 지시받는다. 하지만 센바공예사의 대표 도모유키는 M&A에 응할 생각이 없음을 밝히며 융자지원을 부탁하지만 이익창출과 실적이 우선인 윗선은 M&A만이 방법이라고 못 받는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미술 전문 출판사지만 최근 적자란에 허덕이고 있고 센바공예사를 인수하겠다는 회사는 의외로 인터넷 쇼핑몰 회사인 '자칼'이었다. 어떤 이유로 센바공예사에 주목하는지 한자와는 궁금해진다.   


M&A를 성사시키려는 윗선과 융자를 위한 담보도 없어 위기에 처한 센바공예사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쌓여있는 앙금으로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고 지냈던 외숙모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센바공예사의 융자를 지원해주고 싶은 한자와의 도움으로 마음이 움직인 외숙모는 돌아가신 외삼촌이 남겨놓은 보물상자에서 실마리를 찾으면 도와주겠다고 제안한다. 결국 수수께끼를 풀어낸 한자와는 숨겨져있던 보물을 발견하지만 현대미술의 거장 니시나 조의 석판화 <아를르캥과 피에로>와 얽혀있는 또 다른 수수께끼를 만나게 되는데...  


책속에서도 언급되지만 상사운이 없는 한자와는 이번에도 자신에게 실책을 덮어씌우려는 그들로 인해 궁지에 몰리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적반하장인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 약육강식의 조직사회에서 가만히 있으면 당할 뿐이라며 당한 만큼 배로 갚아준다며 응징하는 한자와의 행보는 현실에서는 쉽지 않기에 대리만족하게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람들과 함께 프로답게 일하는 한자와는 역시나 매적적이다. 미술작품에 숨겨진 진실을 풀어가는 한자와는 이전 작품 속 모습과 비슷하면서도 새로웠고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와주길 기다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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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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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워커홀릭이었던 변호사 비요른은 아내 카타리나의 소개로 명상코치 요쉬트 브라이트너를 소개받는다명상수업에 매료되어 마음의 치료를 받은 비요른은 의뢰인이자 조폭 두목 드라간으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 요구로 인해 위기에 봉착하지만 명상수업을 떠올리며 거꾸로 드라간을 살해하고 만다그렇게 살인자가 되버린 비요른은 드라간을 찾는 부하들과 드라간의 상대파 두목 보리스 사이에 끼여 꼬인 일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몇 건의 살인을 추가한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 비요른은 더 이상의 살인은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아내 카타리나딸 에밀리와 함께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한 곳으로 휴가를 떠나온다하지만 음식점 직원 닐스 덕분에 모든 기분을 망쳐버린 비요른은 닐스를 골탕먹일 생각으로 작은(?) 장난을 쳤다 본의아니게 닐스 역시 살해하고 만다자책 끝에 명상코치 요쉬트를 다시 찾아간 비요른은 그를 통해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 부터 상처받은 채 살고있는 5살된 내면아이의 존재를 찾아내고 파트너로 함께한다.

 

한편 더 이상의 살인이 싫어 상대조직의 보스 보리스를 드라간의 운전사 샤샤가 운영중인 유치원 지하실에 갇혀놓았는데 어느 날 그가 사라졌다보리스를 지하실에 숨어있다는 사실은 샤샤와 자신만 알고있는데 누가...? 그러나 사라졌던 보리스가 다시 지하실로 돌아오고 익명의 누군가는 보리스의 목을 가져오지 않으면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해온다또 다시 눈 앞에 찾아온 꼬인 상황들에 비요른은 내면아이와 함께 하나씩 처리해가는데...비요른은 생각지도 못한 마지막 결론으로 다음을 궁금하게 한다.

 

전편은 명상수업으로이번에는 내면아이를 만나며 자신을 컨드롤 해가는 살인 변호사 비요른이 더 익숙하고 친근하게 다가왔다평화롭게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일들이 다시 꼬일대로 꼬여 등장하는 상황에서 하나씩 해결해가고 풀어가는 과정이 이 시리즈의 묘미다명상효과로내면아이를 만나며 살인을 이어가는 그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3권에서 그가 또 다시 위기상황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어떤 결말로 완성될지 그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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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사
유디트 타슐러 지음, 홍순란 옮김, 임홍배 감수 / 창심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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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기간 학생들의 창작워크샵 활동을 위해 선정된 작가들이 각각 고등학교에 배정되고 작가 크사버는 마틸다가 교사로 있는 학교에 배정받게 된다. 일정확인을 위해 이메일주고받던 두 사람은 대학시절에 만나 오랫동안 연인으로 함께했던 서로를 알아보고 16년만에 반가운 재회를 한다.


크사버는 반가워하고 마틸다는 갑자기 떠났던 크사버에게 원망스런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두 사람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와 과거의 추억 그리고 긴 공백 안을 채우고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작가 유망주였던 크사버를 깊이 사랑했던 마틸다와 마틸다에게 의지하며 편안함을 얻었던 크사버, 간절히 아이를 원했던 마틸다와 다르게 아이를 원하지 않았던 크사버, 그리고 평생 함께할거라 믿었던 마틸다와 작가로서 인정받게 된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크사버. 몇 개월 뒤 기사를 통해 이미 임신한 채 부유한 상속녀와 결혼한다는 소식에 크게 상처받은 마틸다와 몇 년뒤 갑자기 아이가 납치되어 떠들석했던 사건으로 역시 상처받고 부인과 이혼한 크사버.


두 사람이 주고 받는 이메일과 과거로 거슬러 크사버와 마틸다가 사랑했던 그 순간부터 함께 행복했던 시간들, 그리고 헤어지고 서로가 살아온 인생이야기가 들려지는 가운데 서로가 어떤 마음으로 사랑했고 어떤 슬픔과 배신을 남기고 헤어졌는지 그 이후 어떤 상처와 사건들이 있었는지 알게 해준다. 거기에 크라버의 할아버지 이야기와 함께 소설을 창작하던 그 시절처럼 크사버와 마틸다는 각자가 지어낸 소설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마틸다는 자신의 집 지하실에 감금되어 있는 젊은 연인에 대해 들려준다. 그녀의 이야기는 소설일까? 아니면 진실일까?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며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아닌 한쪽에서 전달하는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 감정을 추스리고 그에 대한 나의 감정을 답하는 이메일이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소설은 주인공 각자가 느끼는 감정을 따라가게 한다. 짧게 한 문장에서 던져지는 강렬함과 함께 답하지 않으면 전달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는 진한 여운이 남겨지기도 한다.


독일 최초의 추리문학 작가인 프리드리히 글라우저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글라우저 문학상을 수상한 <국어교사>는 크사버의 아이 납치사건의 진실을 궁금하게 끌고 가지만 추리소설보다는 헤어진 남과 여를 통해 사랑과 이별, 배신과 상처, 용서와 이해 등등 인간적인 주제가 더 강렬하게 전해졌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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