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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모 Chang-mo ㅣ K-픽션 25
우다영 지음, 스텔라 김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4월
평점 :
(#소설 #창모)
<저자 - 우다영>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남,
2014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등단했다.
소설집 <밤의 징조와 연인들>이 있다.
<나의 생각>
k- 픽션 시리즈는 최근 발표된 가장 우수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엄선하여
출간하는 출판사라고 한다.
일단 창모라는 뭘까, 호기심부터 생겼다.
그리고 책 페이지가 100p 되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창모라는 아이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갖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분노를 표출하는 성격장애를 또한 갖고 있다.
그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3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틱 장애를 가진 친구의 손이 눈에 거슬린다며 철봉과 손을
테이프로 고정시킨 장면!
오른팔을 수시로 휘두르는 틱이 있다는 것을 나는 기억하고 있었다
팔이 이상하게 움직이잖아. 거슬려서 그렇게 해 둔 거야(p10)
두번째는 교육에서 수다를 떠는 친구에게 자기 눈앞에 알짱되지 말라는 경고 장면!
창모는 느닷없이 그중 한 여자애에게 앞에서
계속 알짱거리면 죽여 버리겠다고 말한다.
죽여 버릴 거야, 죽어! 죽어! 죽어(p14)
세번째는 버스에서 임신부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온 우산 뽀족한 부분에 대한 오해 장면!
우산 치워요. 당장 저리 치우라니까
옷 다 젖는 거 안 보여(p24)
창모는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주 죽고 싶다,
죽이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 쓰고 친구다.
그런 불행의 기운은 자신을 감싸게 되는 법이다.
그런 기운을 타인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으므로 점점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되고,
혼자만의 세계에 더욱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창모에게는 유일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있다.
바로 창모속에 나오는 작가다.
대화 내용은 중요한 게 아니고 그냥 창모한테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니까,
나는 도움을 주려던 거였고 도움이 됐으니까 결과적으로 기분 나쁠 일이 아니지
웃긴다. 걔가 너한테 그런 호의를 받을 자격이 있어?
나는 그냥 내 눈앞에 보이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거야.
창모나 창모가 해치려는 사람들은 실제로 위험해질 수 있고,
내가 조금만 도와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그걸 알고도 막지 못하면 내 마음도 다칠 테니까.
사람이 사람을 돕는 세상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 게 아닐까(p48)
작가는 글 속에서 말하고 있다.
창모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니까,
나는 도움을 주려던 거였고, 도움이 됐으니까 결과적으로 기분 좋다고,
창모는 어쩌면 그 대화로 안정을 되찾고
자신을 괴롭혔던 마음을 진정시켰으며 그 분노를 타인에게
사회에게 표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창모라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좋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타인과 경쟁해야 한다. 그 경쟁이 당연시 되버린 사회,
한낮의 피크닉을 즐기던 강가의 수많은 사람도 아무런 미동 없이
남자가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정말 그를 보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은 그저 저 이상하고 위험한 것을 어서 치워 버리길,
그것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길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p82)
어느날 울타리 바깥의 사람을 상상하게 되었다면,
그에게 창모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울타리를 세운 방어 행위가
창모를 울타리 밖으로 밀쳐낸 공격의 행사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웅크림이 주는 폭력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창모가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들,
창모가 처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상상하고
그것을 외면하는 일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것이 이제 죄가 된다.
내 것이 아닌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고 경험하게 되는
공감의 능력처럼, 창모와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고
그 미래들이 영원히 사라지는 일에 슬픔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돕는 일은 거창한 행위가 아니고
숭고한 각오도 필요 없으며 단지 이런 작은 슬픔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창모>를 쓰는 내내 생각했다.(p90)
작가는 말한다.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고 경험하게 되는 공감의 능력,
창모와 같은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자신의 울타리에서
밀어내는 행위가 아닌 그 아이의 슬픔과 고통을 다만
공감하자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이유를 알수 없는 묻지마 살인, 조현병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인하는 뉴스,
세월호의 아픔, 대구지하철의 아픔, 그 소식을 접하면서
창모에서 작가가 한 행동처럼
다만 창모의 이야기를 들어준 것만으로
사람을 돕는 일을 했어, 공감하고 그런 사람들이
재발하는 사회가 구축되는 길을 함께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