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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사교육에 속고 있다 - 대치동 입시전문가, 대한민국 사교육 신화를 뒤집다
박재원.정수현 지음 / 스쿨라움(김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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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신학 외 서적을 읽은 듯 하다. 본 서는 지갑을 열어 구입했거나 혹은 도서관에서 눈에 띄어 읽은 책도 아니고 우연히 블로그를 타고 다니다가 부모2.0 이라는 포털을 방문하여 얻은 책이다. 대한민국에서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공유하고 나누는 장인데 회원가입하면 본 서를 선물로 증정한다기에 얼른 하고 받았다.
'회원가입'이라는 일년의 귀찮은 노력을 쏟아서 그런지 완전공짜가 주는 가벼움으로 책을 던져 버리지 않고 읽어 갔다.

저 자는 대치동에서 신화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던 소위 잘나가는 강사였는데 학원 일선에서 만나는 아이들과의 접촉을 통해서 '참교육'에 대해서 고민하며 이 책을 썼다고 털어놓는다. '돈'을 포기하고 '가치'를 선택한다는 결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조금씩 알아가는 요즘, 책의 내용을 떠나서 저자의 결단에 일단 박수를 보낸다.

사교육에 속고 있는 실태를 꼬집으면서 저자는 내내 하는 이야기가 이성이 아닌 감성에 관심을 가져주라고 부모님께 부탁한다. 공부의 주체가 부모가 되어버린 지금, 그 틈바구니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아이들이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거다. 돈과 부모의 학벌이 자녀의 학력을 결정한다고 하는 '환경론'의 허구를 여러가지 자료들과 개인적 상담자료를 들어가며 설득은 하는데 설득이 여간 엉성하지가 않다. 그래도 취지가 가상하니 눈감아 주며 읽어줬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공부의 핵심은 '공부하라'고 요구하는 잔소리가 아니라 그저 자녀들과 하는 수다로 시작되는 정서적 기반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역설하는데 정서적 기반 혹은 아이들의 정서를 함양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예가 너무 빈하다. 정작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사람들이 부모들이라면 정서를 위해서 무엇을 구체적으로 부모님들이 신경쓰고 챙겨야 하는지를 더 개진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는 몇가지 원칙적 차원에서 정서 함양의 방법들을 말하고 있다.
1. 격려한다
2. 평가하지 않는다
3. 보람을 느끼게 한다
4. 흥미를 느끼도록 한다
5.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게 한다

이 얼마나 원칙적인 말들인가? 부모가 궁금한 것은 도대체 어디까지 격려하고 어떻게 보람을 느끼게 하며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이다.
' 흔히 공부하는 놈들 가운데 있으면 공부하겠지'하고 대치동에 보내는 부모님들은 아이가 대치동에서 공부에 흥미를 갖을 것을 기대하며 보내고 대치동을 통해 오르는 성적으로 보람을 느끼기를 바랄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부모님도 알고 있는 원칙보다는 실제적 각론을 짚어 주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교육 문제에 특별히 관심 있는 부모님들 가운데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 것인지 갈팡질팡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번 가볍게 읽어보아도 좋을 책이다. 점수를 짜게 준 것은 페이지와 내용 구성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데 있다. 참교육을 기치로 책을 쓰는 것이라면 가격은 합리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책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물론 회원가입을 했다고 '공짜'로 받긴 했지만 구입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미안한 책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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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칠 수 있는 용기 - 출간 10주년 증보판
파커 J. 파머 지음, 이종인 옮김 / 한문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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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초에 파커 파머의 가르침과 배움의 영성을 읽으며 헤매던 기억이 생생해서 다소 주저함으로 읽은 책인데 미리부터 겁을 먹어 그런지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던 책이다. 전작보다 10여년 후에 쓴 책이라서 쉬워진 건지...
전체 내용은 가르침과 배움의 영성에서 드러낸 교육 원리들을 구체적으로 해설한 듯한 느낌이 든다.

왜 가르침에 있어 "용기"가 필요할까?
가 르침과 배움의 현장은 온갖 공포로 우리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을까 싶고 학과 지식이 없다는 비판을 받을까 싶고 지루하다는 비판을 받을까 싶고...이것은 학생 입장에서 역시 마찬가지이다. 포장된 권위를 가지고 아이들을 억압하는 선생님에 대하여 공포를 갖기 때문에 그들은 '침묵'으로 선생님의 가르침에 응답한다. 이 정도의 공포는 현장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치부할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파머는 그 공포에 대한 두려움이 진정한 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공포는 가르치는 자의 내적 분열을 조장하고 내적 진실과는 관계없는 연기자로 강단에 서게 한다는 것이다. 내적 진실과 외부적 표현의 간격이 넓어질 수록 우리는 지칠 수 밖에 없고 처음의 열정이 식어 냉소주의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파머는 과감하게 자신의 공포를 인정하라고 도전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공포를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우리의 정체성과 성실성이 강화되고 학생을 대상으로 인식하는 객관론적 교육의 허상을 부수고 관계적인 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관계적 지식(relational knowing)은 이제 가장 객관적인 학문이라고 하는 순수과학에서조차도 주창하는 인식론이다. 가르침과 배움의 공간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참여"로 상호의존성 및 상호연결성을 바탕으로 한 진리의 커뮤니티여야 한다. 교사의 열정은 학생에게 향하는 것도 아니고 교육 자체에도 아니고 그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야기의 주제에 맞추어져야 한다. 주제를 그 공간에 한 가운데 둠으로써 교사를 포함한 학생들은 주제 중심의 커뮤니티로 연결되고 상호간의 소통을 통해 교육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제에 대하여 객관적인 지식을 가능한한 많이 습득하여 이것을 단순히 전달하려 하는 객관주의적 교육 방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으며 교사로서의 공포, 두려움을 인정하고 "함께" 공간을 창출하는 관계적 모델의 예가 된다. 이 모델의 실제적인 예를 파머는 교회라 한다. 하나님이라는 영원한 주제에 교역자와 신도들이 함께 헌신하며 주제에 대한 논의와 투신을 함으로써 공동체가 형성되고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델이 학교 현장에서도 가능하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파머의 주장이다.
이런 교육의 시작이 바로 가르치는 자의 내면을 살피는 것이고 자기정체성과 성실성을 회복하는 일이며 이를 도울 수 있는 것이 교사 커뮤니티 안에서의 소통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상황은 교사 커뮤니티 조차도 경쟁관계로 엮여 있어 가장 관계적 소통이 활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연기'가 요구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테크닉의 전수가 아니라, 구체적 상황에서 대처방안이 아니라 두려움을 가진 내가 수용되고 용납되는 교사 커뮤니티가 나의정체성과 성실성을 강화시키며 강화된 정체성을 통해서 내적 진실과 외부 현실의 간극을 좁혀보려는 시도가 생기고 이 시도가 교육개혁의 작은 움직임이 된다고 말한다.
제도 개선을 통한 교육 개혁이 얼마나 쓸 데 없는 일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 소위 전수받은 테크닉이 내가 처한 상황에서 그다지 소용없는 일임을 깨닫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교사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연기'가 아닌 참여적 공간으로써 가르침과 배움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 참 교육 개혁의 실천이고 진보이다.

얼개야 이렇다 치고 본문 구석구석마다 우리의 현장을 꼬집는 그의 통찰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 얼마나 먼 길인지 알게 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한다고 파머는 말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지성이 아니라 감성이 요구되고 영성이 포기되지 않는 교육의 길이다. 주제에 대한 경이를 회복하고 교육 주체가 두려움을 인정하고 서로를 향한 의존성을 키워갈 때 진정한 교육은 이루어질 수 있다. 꼼꼼히 읽으며 곱씹어도 좋을 만큼의 내용의 깊이와 통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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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bi00 2009-11-08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르칠 수 있는 용기 회복...그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첫마음을 회복하는 것..그러나 첫마음의 회복이 쉬운 것이 아니다. 다시금 천착해야 하는 깊은 영혼의 세계를 인정하고 침묵하고 살피고 내다보는 일이 나의 즐거움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눌 수 있는 신뢰의 서클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서른살 경제학 - 30대를 위한 생존 경제학 강의
유병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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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를 읽고 있는데 도서관에 이 책을 가져간다는 것이 깜빡해서 집에다 두고 와서 도서관 책상 위에 놓인 서른살 경제학을 들춰보았다.
제목만 봤을 때는 흔히 나이를 연관시킨 제목들이 상술에 쩔어 있는 책들이 많아서 기피하려고 하는데 차례를 살펴보고 부담이 없겠다 싶어서 빌려놨었다. 그런데 들춰보는데서 끝내려는 다짐이 한장 한장 읽어가면서 결국은 끝장까지 읽어버리는 독서로 이어졌고 경제를 아는 30대가 된 것 같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장점이라면 장점이랄까?
이 책은 저자도 밝히듯이 서점가에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재테크의 잔재주를 부리는 책과는 거리를 유지하며 경제의 일반을 논하는 큰 그림을 제공하려 애썼다. 330여장 되는 분량으로 경제 일반을 아우른다는 것도 욕심이지만 그 이상은 일반적 상식 수준의 경제 지식이 필요한 내게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적정량의 분량과 부크홀츠의 책이 줄 수 없는 국내 경제의 실례를 통해 경제의 각종 개념과 친숙하게 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배어 있다.

현재 국내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실례를 보여준 것은 흥미롭기 이를 데 없었다.
순환출자구조의 부조리를 삼성그룹의 실례를 통해 분석해 주어서 비자금 조성 여부로 특검 중에 있는 삼성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금융과 관련한 각종 지표와 개념 설명을 차근차근 실례를 들어 해 준 것도 인상적이다. 이해는 가지만 얼마나 남아 있을지는 내일부터 신문보며 경제관련 기사의 이해도를 점검하는 데서 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고 한가지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저자의 연구는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30대가 짊어져야 할 사회구조다. 지금의 30대는 한국의 베이붐 1세대의 출산정책에 따라 전체인구대비 최대인구분포를 가지며 30대가 중년이 되어서 '사오정' '오륙도'를 회자할 때는 지금의 구조조정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양극화의 심화는 중년이 얼마남지 않은 30대의 실존을 불안한 바람 앞에 촛불로 몰아가고 있다는 거다.
이러한 위기가 30대부터 경제에 눈을 뜨고 노년을 준비해야 할 당위를 만든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고령화 사회 진입과 30대의 인구수가 가지는 치열한 경쟁구조를 감안하면 노년의 이야기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해야 하나?

고성장 시대가 저물고 저성장 시대가 지속되는 향후 경제 구조 속에서 저자의 재테크 제언은 부동산과 제1금융상품은 아니라는 거다. 부동산이야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몇년만 지나도 은퇴한 베이붐 세대들의 매각이 본격화 되면서 거품이 가실 것이고 저금리가 본격화 된 이 시점에서 은행권 금융상품으로 재테크하는 것은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의 관계를 비춰보면 오히려 금리를 웃도는 물가성장률로 마이너스 수익을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고로 선진구조의 재테크는 주식시장이며 리스크가 적은 펀드가 노년을 준비하는 30대의 경제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거다. 맞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더 마음에 들었던 저자의 제안은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재테크"라는 점이다.
금리 몇 퍼센트에 연연하기보다는 나의 경쟁력을 높히는 것이 몇 퍼센트 금리에 관심 갖는 것보다 낫다는 거다.

매뉴얼 대로 재테크를 할 수 없는 형편의 나로서는 얼마나 위로가 되는 제언인지..^^

경제란 기사에 나오는 개념들의 주요 의미를 파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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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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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의 책은 처음 읽는데 알라딘 서평을 기웃거려보니 상당한 지명도를 소유한 경제학자인가 보다. 하기야 약력을 보아도 경제학의 산실인 캠브리지에서 교편을 잡고 있으니 보통은 아니겠다 싶었다.

제목에서 보여준 비틀기는 시종일관한 이 책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짐작하게 한다.

신자유주의 논의는 이미 한미FTA 이전부터 활발하게 진행이 되었고 글로벌 시대의 경제구도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정책기조처럼 회자되었는데 장하준 교수는 말도 안되는 속임수라는 거다. 쉽게 말하면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 대부분의 부자나라의 거짓말을 포장한 경제 용어라고 일축한다.

소시 쩍부터 경제 하면 '시장'의 힘과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하는 애덤스미스의 개념들만 머리 속에 둥둥떠다니니 작은 정부, '시장' 중심의 신자유주의 경제가 잘못된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공평한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니 얼마나 이상적인 경제논리인가! 그러나 저자는 이렇듯 당연한 진술에서 과연 '공평'한 경쟁이 가능한가 하고 되묻는다. 소위 시장 중심의 경제를 운운하는 대부분의 부자나라들이 '돕는다'는 명목으로 개발도상국에 신자유주의 정책을 수용할 것은 종용하지만 완전히 개방된 시장에서 선진국의 경제주체와 개도국의 경제주체가 공평한 경쟁이 가당키나 하냐는 거다. 그러니 그들은 돕는 척을 하며 개도국을 삼키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다.

자본주의가 마치 시장이 주도한 경제논리인 것처럼 가장하지만 실제 역사는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각종 규제와 정부의 보호 속에서 성장한 경제 논리가 자본주의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19세기 만해도 서구 열강이 산업화로 일어나기 위해 비대한 정부가 각종 규제로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고 경쟁할 능력이 갖추어지기 까지 그것이 짧게는 10년, 30년 길게는 100년이 걸리도록 보호해 놓고선 이제 필살기를 익히고 나니 개도국에는 정부가 크면 안된다는 둥 시장이 경제를 이끌어가도록 두어야 한다는 둥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인다는 거다.

이 책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신자유주의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역사적 반례로 일관한다. 헛소리말라는 거지.

혼자 힘으로도 겨우 서있는 개도국을 상대로한 시장개방 압력은 있는 놈이 더한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떠올리게 한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왜 이런 짓을 할까?
저자는 '그것이 가장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옳은 길을 찾아 가는 것은 의도하지 않게 많은 불편한 진실을 직면해야 하고 그것을 넘어야 하지만 그저 쉬운 길만 찾아가면 혹시 만나게 되는 불편한 진실들을 덮고 내 이익은 챙길 수 있지 않겠는가!
인생사 그래서 옳게 사는 게 어려운 게 아니겠는가.

읽는 내내 비판적이다보니 왜 이 사람은 신자유주의에 대해 이렇게 앨러지 반응을 할까 혹은 지나치다라는 생각도 했는데 그 비판이 개도국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꼼수에 말려 그나마 힘없이 서 있는데 주저 앉을까 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에 공감하고 또 공감했다.
대단한 것처럼 떠벌리는 국가적 관계 역시 개인 간의 관계에서 발견되는 이기주의적인 꾀의 연장이라는 생각을 하니 한 숨 뿐 인데 그 가운데서도 이렇듯 약자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품고 있는 분을 만나니 마음 한켠이 따스해진다.

한미FTA로 자유무역에 대한 환상을 정부가 끊임없이 심어주고 있고 한편에서는 못살겠다고 농민들의 데모가 끊이지 않아 농산물 남아도는지 알았더니 농산물 자급률이 35%밖에 되지 않는다니 자유무역하면 농산물 시장의 주도권이 결국 남 손에서 놀아나는 거고 안그래도 전세계적으로 애그플레이션을 걱정 하던 차에 쌀사먹기도 힘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새우깡 가격도 오르고 통계청 가보니 농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대비 두자리수 퍼센트씩 인상되었다.

국가 경제 꾸리는 분들이야 일류 경제학자들이겠지만 장하준 교수는 일류가 삼류보다 못할 때가 있다고도 하니 트렌드 쫓아가다 망하는 1997년 같은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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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경제학 - 30대를 위한 생존 경제학 강의
유병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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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를 읽고 있는데 도서관에 이 책을 가져간다는 것이 깜빡해서 집에다 두고 와서 도서관 책상 위에 놓인 서른살 경제학을 들춰보았다.
제목만 봤을 때는 흔히 나이를 연관시킨 제목들이 상술에 쩔어 있는 책들이 많아서 기피하려고 하는데 차례를 살펴보고 부담이 없겠다 싶어서 빌려놨었다. 그런데 들춰보는데서 끝내려는 다짐이 한장 한장 읽어가면서 결국은 끝장까지 읽어버리는 독서로 이어졌고 경제를 아는 30대가 된 것 같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장점이라면 장점이랄까?
이 책은 저자도 밝히듯이 서점가에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재테크의 잔재주를 부리는 책과는 거리를 유지하며 경제의 일반을 논하는 큰 그림을 제공하려 애썼다. 330여장 되는 분량으로 경제 일반을 아우른다는 것도 욕심이지만 그 이상은 일반적 상식 수준의 경제 지식이 필요한 내게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적정량의 분량과 부크홀츠의 책이 줄 수 없는 국내 경제의 실례를 통해 경제의 각종 개념과 친숙하게 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배어 있다.

현재 국내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실례를 보여준 것은 흥미롭기 이를 데 없었다.
순환출자구조의 부조리를 삼성그룹의 실례를 통해 분석해 주어서 비자금 조성 여부로 특검 중에 있는 삼성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금융과 관련한 각종 지표와 개념 설명을 차근차근 실례를 들어 해 준 것도 인상적이다. 이해는 가지만 얼마나 남아 있을지는 내일부터 신문보며 경제관련 기사의 이해도를 점검하는 데서 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고 한가지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저자의 연구는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30대가 짊어져야 할 사회구조다. 지금의 30대는 한국의 베이붐 1세대의 출산정책에 따라 전체인구대비 최대인구분포를 가지며 30대가 중년이 되어서 '사오정' '오륙도'를 회자할 때는 지금의 구조조정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양극화의 심화는 중년이 얼마남지 않은 30대의 실존을 불안한 바람 앞에 촛불로 몰아가고 있다는 거다.
이러한 위기가 30대부터 경제에 눈을 뜨고 노년을 준비해야 할 당위를 만든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고령화 사회 진입과 30대의 인구수가 가지는 치열한 경쟁구조를 감안하면 노년의 이야기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해야 하나?

고성장 시대가 저물고 저성장 시대가 지속되는 향후 경제 구조 속에서 저자의 재테크 제언은 부동산과 제1금융상품은 아니라는 거다. 부동산이야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몇년만 지나도 은퇴한 베이붐 세대들의 매각이 본격화 되면서 거품이 가실 것이고 저금리가 본격화 된 이 시점에서 은행권 금융상품으로 재테크하는 것은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의 관계를 비춰보면 오히려 금리를 웃도는 물가성장률로 마이너스 수익을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고로 선진구조의 재테크는 주식시장이며 리스크가 적은 펀드가 노년을 준비하는 30대의 경제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거다. 맞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더 마음에 들었던 저자의 제안은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재테크"라는 점이다.
금리 몇 퍼센트에 연연하기보다는 나의 경쟁력을 높히는 것이 몇 퍼센트 금리에 관심 갖는 것보다 낫다는 거다.

매뉴얼 대로 재테크를 할 수 없는 형편의 나로서는 얼마나 위로가 되는 제언인지..^^

경제란 기사에 나오는 개념들의 주요 의미를 파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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